신약 ‘카티스템’…인공관절 대체재 되나

[비즈니스 포커스]
메디포스트 개발 세계 첫 동종 줄기세포 치료제…무릎 연골 재생에 효과


(사진) 실험 중인 메디포스트 연구원. /메디포스트 제공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메디포스트가 개발한 무릎 연골 재생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이 인공관절의 대체재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티스템은 노화나 반복된 외상으로 손상된 무릎 연골 세포를 재생시킨다. 현재 국내에서만 5000여 명의 환자에게 투여 수술이 진행됐다.

만 65세 이상에 한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인공관절 수술비는 200만~300만원(입원비 별도)인 반면 카티스템의 수술비는 1000만원(입원비 별도) 내외로 환자 부담액이 상대적으로 높다. 하지만 인공관절 수술은 집도의의 스킬에 따라 수술 결과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카티스템은 인공관절보다 수술이 비교적 간단하고 입원 기간(평균 7일)도 짧다. 인공관절 수술 후 입원 기간은 평균 25일에 달한다.

◆재수술 필요 없고 회복 기간도 빨라


(사진) 메디포스트의 무릎 연골 재생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 /메디포스트 제공

카티스템은 2012년 1월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은 세계 최초 동종(타가) 줄기세포 치료제다. 제대혈로부터 유래된 간엽줄기세포를 주원료로 하며 퇴행성관절염이나 반복적 외상에 의한 무릎 연골 손상의 치료에 사용된다.

카티스템은 자가 줄기세포 치료제가 만 50세 이하에게만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받은 것과 달리 고령의 환자에게도 수술을 할 수 있다. 카티스템은 현재 50~70대 고령 연골 손상 환자에게 사실상 유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메디포스트는 다른 사람의 줄기세포를 이용한 동종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11년간 270억원을 투자했다. 2012년 5월부터 본격 출시된 카티스템은 국내에서만 약 40개 종합병원과 300개 정형외과 등에서 활용 중이다.

카티스템은 인공관절 수술을 대체할 만한 여러 장점을 바탕으로 의사와 환자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수명이 15~20년에 그치는 인공관절과 달리 카티스템은 재수술이 거의 필요 없기 때문이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는 15년 뒤 재수술을 받아야 한다.

카티스템은 수술 후 약 1주일의 입원 기간을 거쳐 1년 정도 지나면 연골이 완전히 재생된다는 게 메디포스트와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카티스템 공동 개발자인 하철원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무릎을 절개한 후 뼈에 구멍을 뚫고 그 위에 약제를 도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라며 “건강한 사람의 연골이 2~3mm 정도인데 정상 연골의 절반 이상 재생된 사례가 67% 정도에 달한다”고 말했다.

카티스템은 거스 히딩크 한국 축구대표팀 전 감독이 선택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히딩크 전 감독은 2014년 1월 7일 서울의 한 정형외과에서 오른쪽 무릎에 카티스템 투여 수술을 받았다.

그는 당초 유럽에서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수술 후 골프나 테니스 등의 취미를 즐기기 위해 카티스템을 선택했다. 인공관절보다 무릎 연골을 근본적으로 재생시키는 방법을 택한 셈이다. 그는 2014년 11월 치료 10개월 만에 완치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5월 미국 임상 1상, 2a상 마무리


(그래픽=송영 기자)

카티스템은 임상시험에서 97.7%의 치료 효과를 보였다. 임상 3상 환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5월 종료한 5년 장기 추적 임상 결과도 탁월하다.

메디포스트는 카티스템의 제3상 임상시험 투여군 및 대조군을 대상으로 삼성서울병원 등 10개 임상시험센터에서 ‘장기 추적 관찰 연구자 임상’을 진행했다.

카티스템은 무릎 통증·기능성·활동성 평가(IKDC), 골관절염 증상 평가(WOMAC), 통증지수 평가(VAS) 등 모든 평가 방식에서 대조군에 비해 월등히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약물에 의한 심각한 부작용’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는 “장기 추적 임상을 통해 카티스템의 치료 효과와 안전성이 장기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카티스템을 발목 연골 손상에도 적용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하 교수는 “10년 전에 처음 카티스템을 수술 받았던 환자의 예후가 아직도 좋은 상태”라며 “재생된 연골이 장기적으로 유지되는 사례가 더욱 많아지면 향후 인공관절의 대안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티스템은 2013년부터 홍콩에 수출되고 있다. 홍콩에서는 허가 전 인증 처방 제도를 통해 환자에게 연 100건 이상 투여 중이다.

메디포스트는 또 카티스템의 중국 내 생산과 임상시험을 위해 중국 현지 합작투자회사와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GMP) 구축 등에 대한 사전 준비를 진행 중이다.

일본에서는 ‘글로벌 첨단 바이오 의약품 기술 개발 사업’ 국책 과제의 일환으로 현지 합작사를 통해 일본 식약처와 공식 사전 회의를 진행 중이다. 올해 안에 임상 승인을 획득한다는 계획이다.

양 대표는 “올해 5월이면 미국 내 임상 1상, 2a상의 피험자 추적 관찰을 마치고 현 단계 임상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착실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