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메르 대통령 탄핵론에 요동치는 브라질

[돈이 되는 경제지표]

◆ 테메르 대통령 탄핵론에 요동치는 브라질…헤알화 폭락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신흥국 경제 대국인 브라질 금융시장이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탄핵론으로 요동치고 있다. 테메르 대통령의 정치 스캔들이 5월 17일 언론에 보도된 이후 브라질 헤알화와 주식이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브라질 신문사인 ‘우 글로부(O Globo)’는 5월 17일 테메르 대통령이 뇌물 수수 혐의로 복역 중인 정치인(에두아르드 쿠냐 전 하원의장)의 입을 막기 위해 뇌물 제공을 승인했고 이를 담은 녹음테이프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브라질은 지난해 10월 지우마 호셰프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또다시 정치적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구조 개혁을 강하게 추진하던 정치 세력의 약화로 향후 브라질 경제개혁이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5월 18일 브라질 증시 이보베스파(Ibovespa)지수는 하루 만에 8.80% 급락하며 6만1597.05에 거래를 마쳤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9년 만의 최대 낙폭이다. 폭락을 거듭해 주식 매매가 일시 정지되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외환시장에서 브라질 헤알화의 가치도 급락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 대비 헤알화 가치는 7.87% 폭락하며 달러당 3.386헤알까지 밀렸다.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만의 최저치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올해 달러를 팔아 헤알을 보유했다면 매월 8%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올해 상승분을 단 하루 만에 모두 잃은 셈이다. 이번 사태는 정치적 리스크 때문에 이머징 마켓에서 수익률 사냥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초까지 헤알화의 강세로 국내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헤알화 표시 브라질 국채도 투자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브라질 자산 가격의 약세와 높은 변동성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브라질의 경기지표 개선 추세 등을 고려할 때 예전에 비해 맷집이 강해졌기 때문에 2013년이나 2015년의 위기가 반복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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