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왕좌 구글·애플, 나도 투자해 볼까

[해외투자 따라잡기③]
4차 산업혁명 선도 기업들 대부분 ‘美 증시’에…‘메가트렌드’ 장기 투자 추천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재주는 로봇이 부리고 돈은 구글이 버는 세상이다. 2016년 구글의 글로벌 매출은 무려 900억 달러(약 100조원)에 달한다. 애플은 더 어마어마하다. 2016년 글로벌 매출이 무려 2156억 달러(약 244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의 ‘달콤한 과실’은 이제부터다. ‘알파고’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해 ‘글로벌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해외 주식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라면 이들 기업에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지사다. 집 안방에 앉아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4차 산업혁명’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IT 공룡이 이끄는 미국 증시 랠리

미국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가 5월 15일(현지 시간)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43포인트(0.48%) 상승한 2402.33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28.44포인트(0.46%) 오른 6149.67을 기록했다. 두 지수가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한 것은 지난 5월 10일 이후 불과 3일 만이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도 강세를 보이며 2만1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처럼 훨훨 나는 미국 증시를 내부적으로 찬찬히 들여다보면 주목할 만한 것이 있다. 지금 미국 증시의 그칠 줄 모르는 상승세를 주도하는 동력은 다름 아닌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들이라는 점이다. 애플만 하더라도 5월 16일을 기준으로 연초 대비 수익률이 35.4%에 달하며 구글 21.4%, 아마존 27.7%, 페이스북 30%, 마이크로소프트 8.6%에 달한다.


(사진)‘나스닥 사상 최고가 마감’을 기록한 최근 뉴욕증권거래소 모습 / 연합뉴스

임상국 KB증권 WM리서치부 종목분석팀장은 “지금 미국 증시의 활황은 2000년대 초반 정보기술(IT) 버블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던 때와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때 당시 글로벌 증시는 펀더멘털과 실적이 수반되지 않은 상황에서 막연한 미래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꿈의 주식들이 급락하며 쓰라린 경험을 겪어야 했다.

이에 비해 현재의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들은 AI와 자율주행차 같은 상상 속의 기술들이 서서히 현실화되며 실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실적 또한 눈에 띄게 호전되면서 주식시장 또한 이에 화답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무엇보다 향후 이들 기업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제품과 서비스들이 다방면에 걸쳐 쏟아져 나올 것이다. 이상흔 NH투자증권 해외상품부 책임연구원은 “해외 주식 투자의 가장 큰 장점은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메가트렌드에 올라탈 수 있는 것”이라며 “아무래도 4차산업을 주도하는 곳이 대부분 미국 기업이기 때문에 미국 시장이 1차적인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증시의 트렌드인 ‘4차 산업혁명’에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우선 미국 시장을 눈여겨보되 장기적으로 미국과 함께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독일과 같은 유럽 국가와 로봇 산업이 발달한 일본 등으로 관심을 확대해 나가는 전략을 권한다. 다만 4차 산업혁명 관련 중국 주식들은 조금 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최근 중국의 전기차 및 가상현실(VR) 관련 주식들의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돈 데다 중국 당국에서 증시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여서 투자할 때 유의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 ETF·펀드 상품도 봇물

4차 산업혁명은 물리적·디지털·생물학적 공간의 경계가 없어지며 융·복합되는 모든 기술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사물인터넷(IoT), AI, 빅데이터 및 클라우드, 자동화 로봇, 자율주행 솔루션, 반도체, 5G 통신 네트워크, 증강·가상현실, 드론, 3D 프린팅, 바이오, 첨단 소재 등 관련 분야는 그야말로 광대하다. 국내 증권사들로부터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투자 종목과 상품을 추천받았다.

4차 산업혁명의 분야 중에서도 최근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를 꼽자면 AI와 자율주행차다. 국내 증권사들은 AI 핵심 기업으로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IBM’을 공통적으로 추천했다.

그래픽 처리 장치(GPU) 생산 기업인 엔비디아를 추천한 곳들도 많았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해외투자영업부 차장은 “GPU 반도체 글로벌 점유율 1위 기업인 엔비디아는 특히 데이터센터 부문의 GPU 매출 증가율이 186%에 달했다”며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이 현재 자사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능력을 AI 구현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GPU 탑재량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차 분야에서는 단연 ‘테슬라’가 압도적으로 많이 추천 종목으로 꼽혔다. 테슬라는 올 들어 시가총액이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를 넘어서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폭했다. 4월 한 달 동안에만 거래된 금액이 2026만 달러에 달한다.

임 팀장은 “미국 증시에서도 시가총액 상위 5위 안에 드는 이들 기업의 주가는 연초 대비 20~30% 이상 상승한 만큼 가격 부담이 커진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미래의 성장 동력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미국 외의 기업들로는 독일의 ‘지멘스’와 일본의 ‘화낙’을 추천했다. 유럽 최대의 산업 엔지니어링 회사인 지멘스는 ‘스마트 팩토리’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공장 내 설비와 기계에 IoT를 설치해 공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의사결정을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화낙은 공장자동화 로봇 및 산업 자동화 장비를 만드는 일본의 대표적인 제조업체다. 글로벌 산업용 로봇 시장점유율 20%로 1위 업체이며 삼성이나 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화낙의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들 ‘4차 산업혁명 주도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개별 주식에 대한 직접투자 외에도 다양한 투자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나 간접펀드를 통해 4차산업 관련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

‘ROBO US(Robo Global Robotics & Automation Index ETF)’가 대표적이다. 글로벌 로봇 및 산업 자동화 장비를 만드는 기업에 투자하는 ETF로, 미국 시장에 상장돼 있다. 국제로봇협회(ID)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시장의 규모는 2018년까지 연평균 11.3%의 성장을 지속하며 25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중 산업용 로봇 및 자동화 장비가 전체 로봇 시장의 66%를 차지하는 가장 큰 섹터다.

간접 펀드 상품으로는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주식·재간접)’를 추천할 만하다. 전 세계 IT 관련 주식 40~60개의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데, 알파벳(구글)·애플·인텔·IBM·바이두 등 세계를 대표하는 IT 기업들에 투자하고 있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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