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여름마다 찾아오는 무좀과의 전쟁…주블리아, 새 강자 되나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평년보다 빨리 찾아온 더위로 피부과를 찾는 이가 늘고 있다. 여름철 복병 무좀 때문이다. 무좀 환자들의 고민은 초여름부터 시작된다.
여름에는 겨울과 달리 맨발로 식당 등 실내에 들어가거나 발을 노출시켜야 할 일이 많다. 갈라진 발가락 사이를 긁거나 발바닥이나 발 옆에 발생한 소수포를 노출시키는 것은 여간 민망한 일이 아니다. 특히 여성이라면 ‘굴욕’에 가깝다.
무좀은 피부사상균(곰팡이균)에 의해 발생하는 피부병 중 피부·모발·손발톱에 생기는 병변이다. 용어 그대로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무좀은 잘 씻지 않아 생기는 더러운 질환이라는 편견이 있다.
따라서 민간요법에 의지해 혼자 치료를 시도하다가 증상이 더욱 악화돼 병원을 찾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민간요법을 동원한 치료는 이차 감염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 연고제는 ‘라미실’이 점유율 1위
그래픽=권민정 기자
국내 무좀 치료제 시장은 약 872억원(손발톱 무좀 치료제 포함) 규모다. 이 가운데 피부에 발생하는 일반 무좀을 치료하기 위한 의약품의 시장 규모는 약 421억원에 달한다.
무좀 원인균을 제거하는 바르는 항진균제는 GSK의 라미실과 바이엘코리아의 카네스텐이 시장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의사의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다.
글로벌 제약 시장조사 기관 IMS헬스에 따르면 지난해 라미실은 120억원(점유율 28.5%), 카네스텐은 30억원(7.1%)의 국내 매출을 기록했다.
테르비나핀을 주성분으로 하는 라미실 크림은 1992년 영국에서 처음 출시된 이후 세계 100여 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한국에서는 1993년 7월 처음 출시됐고 2010년부터 동화약품이 국내 판매를 맡고 있다.
라미실은 1주일간의 치료 과정이 완료된 후에도 최대 7일간 살진균 작용이 가능할 정도로 충분히 피부에 축적되는 특성을 지녔다. 라미실의 진균학적 치료율은 91.4%로, 10명 중 9명은 진균학적 치료가 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라미실 원스 크림은 특허 받은 약물 전달 기술로 단 한 번만 발라도 효과가 최대 13일간 지속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동화약품에 따르면 라미실 원스는 지난해 약 78억원, 라미실 크림은 약 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사진) 국내 무좀 치료제 시장점유율 1위인 라미실 제품군. /동화약품 제공
클로트리마졸을 주성분으로 하는 카네스텐 크림은 벤질알코올을 함유해 가려움증이 심한 무좀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발톱 무좀 환자 연간 120만 명
최근엔 피부사상균이 손톱이나 발톱에 침입해 발생하는 손발톱 무좀(조갑백선)으로 고통 받는 환자가 늘면서 관련 치료제의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손발톱 무좀은 환자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각질을 통해 발에서 발로 전염된다. 손발톱 무좀은 전염성이 매우 강해 가족 등에게 쉽게 감염을 일으킬 수 있고 감염된 손발톱에 닿았을 때 무좀균이 다른 부위에도 옮겨져 이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손발톱 무좀은 대중목욕탕이나 수영장 등의 공공장소에서도 쉽게 감염된다. 어린이와 노인 등 면역력이 약한 이들은 진균 감염에 취약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다른 질환을 앓고 있거나 면역 체계가 취약한 사람이 손발톱 무좀을 치료하지 않으면 더 심각한 감염과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손발톱 무좀은 균의 침범 형태 및 부위에 따라 위부 측부 조갑하 조갑진균증, 표재성 조갑진균증, 근위부 조갑하 조갑진균증, 조갑내 조갑진균증, 전이영양성 조갑진균증 등 다섯 가지 임상형으로 분류된다. 오랫동안 방치할수록 치료가 어렵고 재발률 또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발병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손발톱 무좀 환자는 연간 120만 명 내외다. 남성(48%)보다 여성(52%)이 조금 더 많은 게 특징이다. 여성의 주요 감염 원인은 ‘하이힐’로 알려져 있다. 여성이 즐겨 신는 하이힐은 발가락이 들어가는 공간이 좁아 땀이 차기 쉽고 스타킹까지 신으면 피부사상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심평원에 따르면 국내 손발톱 무좀의 연간 치료비(요양급여비용)는 2012년 약 380억원에서 지난해 약 420억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손발톱 무좀의 대표 증상인 손발톱 변형·탈색·분리·각질화 등은 외상이나 건선·편평태선·종양·혈관질환·염증성질환 등 무수히 많은 질환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따라서 현미경검사·진균배양검사·조직검사 등을 통한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이지현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국내 손발톱 무좀 환자들은 전염성과 재발 가능성이 높은 질환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며 “손발톱 무좀을 완치하기 위해서는 앓고 있는 질환과 손발톱 상태 등 환자 특성을 고려한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발톱 무좀의 치료법으로는 경구용 항진균제(전문의약품)를 복용하거나 감염 부위에 국소도포제를 바르는 약물치료와 레이저 치료 등이 있다.
레이저 치료는 치료비가 고가인데다 손발톱의 표면만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진균이 침투한 피부에 대한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경구용 항진균제는 국소도포제에 비해 치료율이 높은 편이지만 피부 발진이나 소화기계 부작용 발생 위험이 높다.
◆주블리아, 경구제 수준의 치료 효과
IMS헬스에 따르면 국내 손발톱 무좀 치료제 시장은 2012년 약 81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약 339억원 규모로 4배 이상 커졌다.
주요 제품은 한국메나리니의 ‘풀케어(점유율 47.9%)’, 갈더마코리아 ‘로세릴(12.9%)’, 한독 ‘로푸록스(8.3%)’ 등이다. 이들 제품은 모두 일반의약품이다. 2012년 100억원도 안 되던 손발톱 무좀 치료제 시장은 2013년 한국메나리니의 풀케어 출시 이후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2014년까지 풀케어의 독주 체제가 이어졌지만 이후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2015년 한국콜마가 풀케어 복제약 제품 기술 상업화에 성공한 이후 국내 제약사들이 너도나도 복제약을 출시하면서부터다. 한때 67%에 달했던 풀케어의 시장점유율은 현재 50% 이하로 떨어졌다.
최근엔 미국·일본 판매 1위 손발톱 무좀 치료제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관련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바르는 손발톱 무좀 치료제 ‘주블리아(성분명 에피나코나졸, 전문의약품)’를 6월 1일 출시했다.
(사진) 최근 국내에 도입된 미국·일본 판매 1위 손발톱 무좀 치료제 주블리아. /동아쏘시오그룹 제공
주블리아는 2014년 일본 가켄제약이 개발한 제품으로, 먹는 무좀 치료제 수준의 우수한 치료 효과와 부작용이 적은 국소도포제의 장점을 지녔다. 동아에스티는 2016년 가켄제약과 판권 계약을 하고 올 5월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품목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주블리아는 기존 국소제는 물론 주요 경구제 성분인 이트라코나졸보다 높은 진균학적 치료율을 보이는 등 우수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주블리아는 특히 기존 국소제 대비 뛰어난 약물 침투력으로 사포질 없이도 유효 성분이 손발톱의 깊은 곳까지 빠르게 도달한다. 기존 바르는 외용제는 딱딱한 손발톱의 특성상 약물 투과율이 낮아 효과가 부족한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주블리아는 본체와 브러시가 일체형으로 디자인 돼 우수한 밀착력과 사용 편의성을 갖췄고 액이 새거나 깨질 염려도 없다.
주블리아는 국소 작용으로 간대사 및 약물 상호작용이 낮다는 점도 특징이다. 임상에서 부작용 발현율은 약 7.5%로 대부분이 경미한 피부 부작용에 불과했고 도포 부위의 피부염 등 국소 부위에 한정됐다는 게 동아에스티 측의 설명이다.
주블리아는 201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2015년 북미 지역에서 약 3억4000만 달러(약 4048억원), 일본에서 약 199억 엔(약 213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북미·일본 시장 1위 손발톱 무좀 치료제로 인정받고 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주블리아는 기존 국소 도포형 손발톱 무좀 치료제로 효과를 보지 못했거나 간 기능·위장관 장애 등의 부작용으로 경구용 항진균제 복용을 꺼리는 손발톱 무좀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돋보기
무좀은 예방이 중요…발병 시 민간 처방 자제해야
무좀은 병의 상태와 발생 부위, 원인균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초기 족부백선(발 무좀)은 바르는 약만 1~2개월 사용해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1주일 안에 가려움은 물론 발가락이 갈라지거나 물집이 생기는 증상이 사라진다. 하지만 증상이 없어졌다고 해서 무좀이 완치된 것은 아니다. 현미경 관찰을 통해 진균의 박멸을 확인한 후 치료를 끝내야 한다.
만약 진물이 심하다면 약 도포 전 진물을 없애기 위해 약물에 발을 담그는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증상이 심하면 먹는 무좀약(전문의약품)을 복용해야 한다.
서수홍 고려대 안암병원 피부과 교수는 “최근 개발된 약은 간독성이나 위장 장애 등의 부작용이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무좀 치료제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하에 사용하게 되면 약 80~90% 증상을 완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좀은 무엇보다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무좀을 오래 방치하면 세균 감염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 세균이 발생하면 무좀약을 발라도 별 효과가 없기 때문에 이차적인 문제를 같이 해결하면서 치료해야 한다.
무좀을 빨리 치료하기 위해 각질 용해제(껍질 벗기는 약) 등을 바르는 행위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이 약을 바르게 되면 병변 부위의 피부가 제거돼 가려움증 해소에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만 자극성 피부염이나 이차 세균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증상이 쉽게 치료되지 않는다면 접촉 피부염 등 다른 질환을 무좀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무좀은 발에 발생하는 습진과 감별하기가 어렵고 농포성 건선이나 수장족저 농포증, 아토피성 수족부 습진 등과 혼동되기도 한다.
서 교수는 “무좀을 완치하기 위해선 치료를 게을리하지 말고 꾸준히 약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좀은 증상이 사라지고 외관상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더라도 재발 위험이 있기 때문에 약 3~4주간 곰팡이 박멸을 위한 약을 발라주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무좀 예방을 위해서는 발을 위생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발은 매일 씻은 후 발가락 사이까지 완전히 말려야 한다. 여름철에는 꼭 끼는 신발을 피하고 가급적 통풍이 잘되는 샌들을 신는 것이 좋다. 양말은 반드시 면양말을 선택하고 최소 하루 한 번은 갈아 신어야 한다. 집 안에서는 되도록 맨발로 지내는 것이 좋다.
특히 무좀 발생 시 민간 처방에 의지하는 것은 금물이다. 요즈음에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무좀에 효과적인 민간요법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식초·마늘·정로환 등 매우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당장에라도 완치될 것 같은 솔깃한 내용이 즐비하다. 하지만 섣불리 사용했다가는 화학적 화상을 입거나 이차 세균에 감염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잘못된 선택으로 병을 더 키워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매년 줄지 않는 이유다.
서 교수는 “발바닥이 가렵다고 해서 모두 무좀이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피부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며 “특히 민간 처방은 이차 감염 등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choies@hankyung.com
여름마다 찾아오는 무좀과의 전쟁…주블리아, 새 강자 되나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평년보다 빨리 찾아온 더위로 피부과를 찾는 이가 늘고 있다. 여름철 복병 무좀 때문이다. 무좀 환자들의 고민은 초여름부터 시작된다.
여름에는 겨울과 달리 맨발로 식당 등 실내에 들어가거나 발을 노출시켜야 할 일이 많다. 갈라진 발가락 사이를 긁거나 발바닥이나 발 옆에 발생한 소수포를 노출시키는 것은 여간 민망한 일이 아니다. 특히 여성이라면 ‘굴욕’에 가깝다.
무좀은 피부사상균(곰팡이균)에 의해 발생하는 피부병 중 피부·모발·손발톱에 생기는 병변이다. 용어 그대로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무좀은 잘 씻지 않아 생기는 더러운 질환이라는 편견이 있다.
따라서 민간요법에 의지해 혼자 치료를 시도하다가 증상이 더욱 악화돼 병원을 찾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민간요법을 동원한 치료는 이차 감염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 연고제는 ‘라미실’이 점유율 1위
그래픽=권민정 기자
국내 무좀 치료제 시장은 약 872억원(손발톱 무좀 치료제 포함) 규모다. 이 가운데 피부에 발생하는 일반 무좀을 치료하기 위한 의약품의 시장 규모는 약 421억원에 달한다.
무좀 원인균을 제거하는 바르는 항진균제는 GSK의 라미실과 바이엘코리아의 카네스텐이 시장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의사의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다.
글로벌 제약 시장조사 기관 IMS헬스에 따르면 지난해 라미실은 120억원(점유율 28.5%), 카네스텐은 30억원(7.1%)의 국내 매출을 기록했다.
테르비나핀을 주성분으로 하는 라미실 크림은 1992년 영국에서 처음 출시된 이후 세계 100여 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한국에서는 1993년 7월 처음 출시됐고 2010년부터 동화약품이 국내 판매를 맡고 있다.
라미실은 1주일간의 치료 과정이 완료된 후에도 최대 7일간 살진균 작용이 가능할 정도로 충분히 피부에 축적되는 특성을 지녔다. 라미실의 진균학적 치료율은 91.4%로, 10명 중 9명은 진균학적 치료가 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라미실 원스 크림은 특허 받은 약물 전달 기술로 단 한 번만 발라도 효과가 최대 13일간 지속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동화약품에 따르면 라미실 원스는 지난해 약 78억원, 라미실 크림은 약 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사진) 국내 무좀 치료제 시장점유율 1위인 라미실 제품군. /동화약품 제공
클로트리마졸을 주성분으로 하는 카네스텐 크림은 벤질알코올을 함유해 가려움증이 심한 무좀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발톱 무좀 환자 연간 120만 명
최근엔 피부사상균이 손톱이나 발톱에 침입해 발생하는 손발톱 무좀(조갑백선)으로 고통 받는 환자가 늘면서 관련 치료제의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손발톱 무좀은 환자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각질을 통해 발에서 발로 전염된다. 손발톱 무좀은 전염성이 매우 강해 가족 등에게 쉽게 감염을 일으킬 수 있고 감염된 손발톱에 닿았을 때 무좀균이 다른 부위에도 옮겨져 이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손발톱 무좀은 대중목욕탕이나 수영장 등의 공공장소에서도 쉽게 감염된다. 어린이와 노인 등 면역력이 약한 이들은 진균 감염에 취약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다른 질환을 앓고 있거나 면역 체계가 취약한 사람이 손발톱 무좀을 치료하지 않으면 더 심각한 감염과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손발톱 무좀은 균의 침범 형태 및 부위에 따라 위부 측부 조갑하 조갑진균증, 표재성 조갑진균증, 근위부 조갑하 조갑진균증, 조갑내 조갑진균증, 전이영양성 조갑진균증 등 다섯 가지 임상형으로 분류된다. 오랫동안 방치할수록 치료가 어렵고 재발률 또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발병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손발톱 무좀 환자는 연간 120만 명 내외다. 남성(48%)보다 여성(52%)이 조금 더 많은 게 특징이다. 여성의 주요 감염 원인은 ‘하이힐’로 알려져 있다. 여성이 즐겨 신는 하이힐은 발가락이 들어가는 공간이 좁아 땀이 차기 쉽고 스타킹까지 신으면 피부사상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심평원에 따르면 국내 손발톱 무좀의 연간 치료비(요양급여비용)는 2012년 약 380억원에서 지난해 약 420억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손발톱 무좀의 대표 증상인 손발톱 변형·탈색·분리·각질화 등은 외상이나 건선·편평태선·종양·혈관질환·염증성질환 등 무수히 많은 질환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따라서 현미경검사·진균배양검사·조직검사 등을 통한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이지현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국내 손발톱 무좀 환자들은 전염성과 재발 가능성이 높은 질환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며 “손발톱 무좀을 완치하기 위해서는 앓고 있는 질환과 손발톱 상태 등 환자 특성을 고려한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발톱 무좀의 치료법으로는 경구용 항진균제(전문의약품)를 복용하거나 감염 부위에 국소도포제를 바르는 약물치료와 레이저 치료 등이 있다.
레이저 치료는 치료비가 고가인데다 손발톱의 표면만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진균이 침투한 피부에 대한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경구용 항진균제는 국소도포제에 비해 치료율이 높은 편이지만 피부 발진이나 소화기계 부작용 발생 위험이 높다.
◆주블리아, 경구제 수준의 치료 효과
IMS헬스에 따르면 국내 손발톱 무좀 치료제 시장은 2012년 약 81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약 339억원 규모로 4배 이상 커졌다.
주요 제품은 한국메나리니의 ‘풀케어(점유율 47.9%)’, 갈더마코리아 ‘로세릴(12.9%)’, 한독 ‘로푸록스(8.3%)’ 등이다. 이들 제품은 모두 일반의약품이다. 2012년 100억원도 안 되던 손발톱 무좀 치료제 시장은 2013년 한국메나리니의 풀케어 출시 이후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2014년까지 풀케어의 독주 체제가 이어졌지만 이후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2015년 한국콜마가 풀케어 복제약 제품 기술 상업화에 성공한 이후 국내 제약사들이 너도나도 복제약을 출시하면서부터다. 한때 67%에 달했던 풀케어의 시장점유율은 현재 50% 이하로 떨어졌다.
최근엔 미국·일본 판매 1위 손발톱 무좀 치료제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관련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바르는 손발톱 무좀 치료제 ‘주블리아(성분명 에피나코나졸, 전문의약품)’를 6월 1일 출시했다.
(사진) 최근 국내에 도입된 미국·일본 판매 1위 손발톱 무좀 치료제 주블리아. /동아쏘시오그룹 제공
주블리아는 2014년 일본 가켄제약이 개발한 제품으로, 먹는 무좀 치료제 수준의 우수한 치료 효과와 부작용이 적은 국소도포제의 장점을 지녔다. 동아에스티는 2016년 가켄제약과 판권 계약을 하고 올 5월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품목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주블리아는 기존 국소제는 물론 주요 경구제 성분인 이트라코나졸보다 높은 진균학적 치료율을 보이는 등 우수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주블리아는 특히 기존 국소제 대비 뛰어난 약물 침투력으로 사포질 없이도 유효 성분이 손발톱의 깊은 곳까지 빠르게 도달한다. 기존 바르는 외용제는 딱딱한 손발톱의 특성상 약물 투과율이 낮아 효과가 부족한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주블리아는 본체와 브러시가 일체형으로 디자인 돼 우수한 밀착력과 사용 편의성을 갖췄고 액이 새거나 깨질 염려도 없다.
주블리아는 국소 작용으로 간대사 및 약물 상호작용이 낮다는 점도 특징이다. 임상에서 부작용 발현율은 약 7.5%로 대부분이 경미한 피부 부작용에 불과했고 도포 부위의 피부염 등 국소 부위에 한정됐다는 게 동아에스티 측의 설명이다.
주블리아는 201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2015년 북미 지역에서 약 3억4000만 달러(약 4048억원), 일본에서 약 199억 엔(약 213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북미·일본 시장 1위 손발톱 무좀 치료제로 인정받고 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주블리아는 기존 국소 도포형 손발톱 무좀 치료제로 효과를 보지 못했거나 간 기능·위장관 장애 등의 부작용으로 경구용 항진균제 복용을 꺼리는 손발톱 무좀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돋보기
무좀은 예방이 중요…발병 시 민간 처방 자제해야
무좀은 병의 상태와 발생 부위, 원인균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초기 족부백선(발 무좀)은 바르는 약만 1~2개월 사용해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1주일 안에 가려움은 물론 발가락이 갈라지거나 물집이 생기는 증상이 사라진다. 하지만 증상이 없어졌다고 해서 무좀이 완치된 것은 아니다. 현미경 관찰을 통해 진균의 박멸을 확인한 후 치료를 끝내야 한다.
만약 진물이 심하다면 약 도포 전 진물을 없애기 위해 약물에 발을 담그는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증상이 심하면 먹는 무좀약(전문의약품)을 복용해야 한다.
서수홍 고려대 안암병원 피부과 교수는 “최근 개발된 약은 간독성이나 위장 장애 등의 부작용이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무좀 치료제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하에 사용하게 되면 약 80~90% 증상을 완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좀은 무엇보다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무좀을 오래 방치하면 세균 감염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 세균이 발생하면 무좀약을 발라도 별 효과가 없기 때문에 이차적인 문제를 같이 해결하면서 치료해야 한다.
무좀을 빨리 치료하기 위해 각질 용해제(껍질 벗기는 약) 등을 바르는 행위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이 약을 바르게 되면 병변 부위의 피부가 제거돼 가려움증 해소에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만 자극성 피부염이나 이차 세균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증상이 쉽게 치료되지 않는다면 접촉 피부염 등 다른 질환을 무좀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무좀은 발에 발생하는 습진과 감별하기가 어렵고 농포성 건선이나 수장족저 농포증, 아토피성 수족부 습진 등과 혼동되기도 한다.
서 교수는 “무좀을 완치하기 위해선 치료를 게을리하지 말고 꾸준히 약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좀은 증상이 사라지고 외관상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더라도 재발 위험이 있기 때문에 약 3~4주간 곰팡이 박멸을 위한 약을 발라주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무좀 예방을 위해서는 발을 위생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발은 매일 씻은 후 발가락 사이까지 완전히 말려야 한다. 여름철에는 꼭 끼는 신발을 피하고 가급적 통풍이 잘되는 샌들을 신는 것이 좋다. 양말은 반드시 면양말을 선택하고 최소 하루 한 번은 갈아 신어야 한다. 집 안에서는 되도록 맨발로 지내는 것이 좋다.
특히 무좀 발생 시 민간 처방에 의지하는 것은 금물이다. 요즈음에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무좀에 효과적인 민간요법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식초·마늘·정로환 등 매우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당장에라도 완치될 것 같은 솔깃한 내용이 즐비하다. 하지만 섣불리 사용했다가는 화학적 화상을 입거나 이차 세균에 감염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잘못된 선택으로 병을 더 키워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매년 줄지 않는 이유다.
서 교수는 “발바닥이 가렵다고 해서 모두 무좀이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피부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며 “특히 민간 처방은 이차 감염 등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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