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면 눈 앞에 아침밥이... '진화하는 아침 배송'

[BUSINESS FOCUS]
고객 잠든 사이 대문 앞까지 배달하는 ‘새벽 배송’으로 진화 중


(사진)배달의 민족은 온디맨드 집밥 배송 서비스인 '배민프레시'를 운영하고 있다.(/배민프레시)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아침은 황제처럼, 점심은 왕자처럼, 저녁은 거지처럼’이라는 말이 있다. 하루 세 끼 중 아침밥이 인간의 삶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크다는 뜻이다. 하지만 눈 뜨자마자 출근하기에 바쁜 현대인들에게 잘 차려진 아침 밥상은 사치가 된 지 오래다.

이러한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아침밥을 집 앞까지 배송해 주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저녁에 주문을 받은 후 새벽길을 달려 고객의 문 앞에 신선한 아침밥을 전달한다. 그 종류 또한 가정간편식(HMR)에서 도시락, 죽, 빵, 산지에서 직접 재배한 식재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새벽이슬 맞으며 집 앞으로 오는 ‘아침밥’

최근 CJ대한통운은 택배업계 최초로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각 가정으로 가정간편식을 배송하는 새벽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들이 저녁에 가정간편식을 주문하면 CJ대한통운의 택배 시스템을 통해 아침 식사 전까지 집에서 받을 수 있다. 현재 배송 대상 지역은 서울과 수도권으로 한정돼 있지만 앞으로 전국 주요 도시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향후 CJ대한통운은 CJ제일제당·CJ오쇼핑·CJ푸드빌 등 그룹 내 계열사와 아침 배송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계획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 매일 신선한 아침을 배달한다. 앞서 한국야쿠르트는 국·탕·요리·김치·반찬 등을 야쿠르트 아줌마가 직접 전달하는 ‘잇츠온(EATS ON)’ 브랜드를 통해 가정간편식 시장에 진출했다.

소비자들은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웹페이지를 통해 가정간편식을 주문할 수 있다. 주문이 접수되면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계약을 한 업체에서 요리해 소비자가 지정한 날짜에 야쿠르트 아줌마가 배달해 준다.

‘배달의 민족’의 배민프레시는 끼니를 챙기기 힘들 정도로 바쁜 현대인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집밥과 반찬을 배송해 주는 ‘온디맨드 집밥 배송’ 서비스다. 배민프레시는 현재 150여 개의 파트너사와 함께 3000여 개의 상품을 제공하고 있고 올해부터 집밥 메뉴인 반찬과 국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배민프레시는 2015년 11월 국내 반찬 정기 배송 1위 업체 ‘더푸드’를 인수했다. 배민프레시는 이용자의 주문과 동시에 제품이 준비되며 재고를 두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모든 제품이 신선한 상태를 유지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간편식뿐만이 아니다. 장을 볼 시간조차 없는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산지에서 직접 재배한 신선한 농산물들을 집 앞에 배송해 주는 서비스도 있다.

2012년에 설립돼 2016년 12월 SK플래닛의 자회사로 편입된 스타트업 ‘헬로네이처’는 ‘신선한 먹거리의 유통’을 상거래 모델로 삼고 있다. 헬로네이처는 산지에서 직접 재배한 채소·과일·육류·식료품 등을 온라인으로 바로 주문해 배달해 준다. 모든 제품에 생산 농부의 이름이 붙어있고 자체 안전성 검사를 시행해 소비자의 신뢰성을 확보했다.


(사진)베민프레시가 제공하는 김치.(/배민프레시)

◆아침 배달의 핵심, ‘새벽 배송’

‘신선한 아침’의 핵심은 고객이 아침에 눈을 뜨면 바로 식사거리를 만날 수 있도록 배달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아침 배송에 뛰어든 기업들은 ‘새벽 배송’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여념이 없다. 이제 새벽 배송은 신선식품 배송 방식의 표준 형태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민프레시는 2013년 국내 최초로 온라인 커머스 분야에 새벽 배송 방식을 도입했다. 배민프레시는 2016년 10월 서울시 송파구 복합물류센터에 ‘프레시센터’를 오픈했다. 프레시센터는 보관·포장·배송 등 물류의 전 과정이 식품을 당일 생산해 이른 시간 안에 전달해야 하는 ‘신선 배송’에 최적화돼 있다.

이를 위해 배민프레시는 경기도 부천에 자리해 있던 기존 물류센터를 크게 확장해 서울로 이전했다. 서울·경기 소재 수백 개의 배민프레시 파트너사들이 주문 당일 생산한 식품들이 모두 송파구 프레시센터로 집결되며 통합 물류 시스템에 따라 신선 포장된 후 12시간 내에 배송이 완료된다.

CJ대한통운은 가정간편식 배송 시장 진출을 일찌감치 준비해 왔다. 올해 4월 첫 서비스를 시작해 안정화 기간을 거친 후 이달 초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현재 35여 개 업체가 만든 가정간편식을 하루 1200~ 1500상자씩 배송하고 있다.

또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해 일반 택배가 아닌 가정간편식만 배송하도록 하는 신규 전담 조직과 전용 터미널을 꾸렸다. 기존 택배 시스템을 통해 배송 추적도 가능하고 배송이 끝난 뒤 배송 사진을 찍어 제공한다. 부재 중이었던 고객도 택배 앱을 통해 배송이 완료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CJ대한통운은 택배업계 최초로 새벽 배송에 뛰어들며 세부적인 사항에 각별히 신경 썼다. 전담 조직 개설은 물론 새벽 배송을 하는 배달원들의 안전에도 각별히 유의하고 있다. 사업 초기지만 반응도 긍정적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새벽 배송은 도로에 차가 많지 않은 시간에 이뤄지기 때문에 시간을 잘 지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가정간편식 업체들 또한 공신력 있는 CJ대한통운의 물류 인프라를 활용하며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야쿠르트 또한 자사의 가장 큰 장점은 배송이라고 말한다. 소비자들은 2000원의 소액 제
품이라도 단품 주문이 가능하며 별도 배송료도 없다. 또한 야쿠르트 아줌마가 전동 카트에 탑재된 냉장 시설에 제품을 담아주기 때문에 소비자가 제품을 받을 때까지 신선하게 유지된다.

1971년 도입된 야쿠르트 아줌마는 현재 전국에서 1만3000명이 활동하고 있다.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고 배송 시장을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헬로네이처의 직접 배송은 ‘프레시 메신저’로 불리는 배송 운전사가 냉장 차량을 통해 강남·송파·서초 일대에 배송을 다니는 방식이다. 헬로네이처의 정직원으로 소속돼 있는 배송 운전사들은 주문을 받은 후 다음 날 아침 농가를 직접 방문한 뒤 수확한 상품을 주간 시간대에 배송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자체 물류 시스템을 통해 24시간 내 배달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강남과 서초 등 일부 지역에서는 밤 12시까지만 주문하면 그다음 날 오전 8시까지 집으로 배달하는 신선 배송 제도를 도입했다.

3월부터 새벽 배송 지역에 서대문구를 추가해 서울 전 지역인 25개구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다. 앞으로 성남 분당 등 경기도 11개 지역에서만 진행하는 새벽 배송을 경기도 전 지역까지 넓혀 갈 예정이다.

아침밥 배송의 성장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증가로 아침밥 배송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인 가구 중에서 홀로 사는 노인 가구의 증가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CJ대한통운은 택배업계 최초로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었다. (/CJ대한통운)

◆균형 잡힌 식단이 성패 여부 결정한다

기업들 또한 아침밥 배송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전략을 어떻게 세우냐다. 아침밥 배송 시장의 주 고객층은 경제력을 갖춘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등 2030세대다.

이 때문에 다소 비용이 높더라도 질 좋은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가정간편식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유통 기업 관계자는 “저렴한 한 끼 식사는 이미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풍성한 아침’을 먹기 원하는 소비자 층이 주요 고객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택배 업계 최초로 새벽 배송을 시작한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현재 가정간편식 업체 35곳과 제휴를 맺고 있는데 앞으로 더 많은 업체와 협력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아침밥 시장의 경쟁이 ‘질’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승신 교수는 “아침밥 시장은 영양을 고려한 식단 구성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특히 특정 소비자 층을 겨냥한 맞춤형 식단 메뉴 개발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mjlee@hankyung.com


돋보기
‘싱글족’ 등에 업고 성장하는 HMR 시장

아침 배송의 중심에는 매년 성장하고 있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있다. HMR은 홈 밀 리플레이스먼트(Home Meal Replacement) 영문 앞글자로 일종의 즉석식품을 말한다. 가정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1차 조리 식품으로, 이미 한 단계 조리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요리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의 규모는 2010년 7700억원에서 지난해 2조3000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연평균 20% 정도의 높은 성장치다. 1인 가구 증가와 가정의 소비 패턴 변화에 기인한 것이다.

업계는 올해 HMR 시장이 3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미 이마트·동원그룹·SPC삼립·아워홈 등 국내 대부분의 식품 기업들이 HMR 상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체 HMR 브랜드를 출시해 배송해 주는 기업도 있다. 대표적 기업인 한국야쿠르트는 ‘잇츠온’을 아침 배송에 도입함으로써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잇츠온은 주문 후 요리에 들어가고 냉장식품으로만 유통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현재 35개의 HMR 브랜드와 제휴한 CJ대한통운 또한 향후 아침밥 배송에 계열사들의 제품을 포함할 가능성이 높다.

아침 식사는 빠듯한 출근 시간 때문에 최대한 짧은 시간 조리해야 한다. 이 때문에 아침 배송 시장에서 1차 조리 과정을 거친 HMR 제품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에는 유기농 식품, 저염식, 죽처럼 환자를 위한 HMR 상품들 또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제품군이 갈수록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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