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긴축에 너도나도 ‘짠테크’ 시작…‘봉투 생활비·캘린더 저축’ 눈길
티끌 모아 태산? 요즘엔 티끌 모아 티끌이란 말이 더 와 닿는 저금리 시대다. 3년 만기 적금을 넣어도 계산기를 두드리면 ‘애걔’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눈치도 없이 물가는 속절없이 오른다.
그러니 어쩌랴. 소소하게 나가는 생활비라도 쥐어짜는 수밖에…. 이른바 ‘짠테크(소비를 최소화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짠돌이와 재테크 합성어)’의 탄생이다.
소비 근절 분위기에 은행도 관련 상품을 출시하며 짠테크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한번쯤 들어본, 하지만 실천에는 옮기지 못한 ‘티끌 재테크’ 전략을 모았다.
#. “카드를 긁을 때마다 설정해 둔 금액이 자동으로 빠져요. 저는 2000원으로 해 놓았는데 한 달 만에 10만원이 모였어요.”
임펑펑(30·가명) 씨는 최근 티끌 모으기에 열심이다. 편의점에서 생각 없이 집은 핫바와 맥주, 덥다고 잡아 탄 택시 내역들이 눈덩이가 돼 돌아오자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신규 적금에 가입했다.
카드 결제 때마다 임 씨가 설정한 금액이 자동 이체돼 적립되는 방식이다. 소액이라고 만만하게 봤는데 모아 보니 무시할 만한 금액이 아니었다. 임 씨는 “내 주머니에서 나갔지만 공돈이 생기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1일, 1개월, 52주…짠테크 열풍
‘짠테크’에 빠진 이들이 늘고 있다. 월급은 오르지 않고 새는 돈이 많으니 한 푼이라도 아끼자는 위기감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30세대에게 인기다. 방송이나 책에서 권하는 재테크 방식은 목돈이 모아져야 할 수 있다 보니 목돈 없는 사회 초년생, 월급 받자마자 카드 값으로 다 써버린 젊은 직장인들이 티끌 재테크를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재테크는 많은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닌 만큼 ‘엄청난’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누구나 무리하지 않고 쉽게 도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테면 ‘봉투 생활비’다. 준비물은 한 달 생활비와 30개의 종이봉투다. 생활비를 한꺼번에 인출해 이를 30개 봉투에 나눠 매일 한 봉투씩 쓴 뒤 월말에 남은 돈을 모아 다시 저금하는 방식이다.
체크(신용)카드와 달리 줄어드는 돈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고 또 하루 생활비에서 지출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습관이 돼 재테크에 도움을 준다. 이러면 카드를 덜 쓰게 돼 현금영수증으로 연말정산 소득공제 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만일 1일 분할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3일이나 7일로 기간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달력(캘린더) 저축’도 있다. 매일 1000원씩 늘려 가는 저축 방식으로 1일에 1000원, 2일에 2000원, 3일에 3000원…30일엔 3만원을 저축하다 보면 어느새 한 달 46만5000원을 모을 수 있다. 1년이면 558만원이다.
이는 익히 알려진 ‘풍차 돌리기’ 적금과 유사하다. 풍차 돌리기 적금은 정해진 기간 동안 매달 새로운 적금에 가입해 적금 통장 수를 늘리는 방식이다. 매달 10만원짜리 1년 만기 적금을 가입한다고 가정해 보자.
다달이 신규 적금에 가입해 1월에는 1개 적금에 10만원, 2월에는 2개 적금에 10만원씩 총 20만원, 12월에는 12개 적금에 10만원씩 총 120만원을 예치한다. 1년이 지나면 적금 만기가 돌아와 처음에 부은 적금 120만원과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이를 매년 이어 가면 매달 월급 외의 돈이 생기는 기분은 물론 이를 다시 모아 목돈을 만들기도 쉽다.
최근에는 모바일로 예·적금에 쉽게 가입할 수 있어 편리하지만 저금리 기조에서는 이자 수익에 방점을 두지 않는 것이 좋다.
길이를 더 늘려 ‘52주(1년) 적금’도 있다. 쉽게 말하면 달력 저축을 주 단위로 바꾼 것이다. 1주 차에 1000원, 2주 차에 2000원…52주 차에 5만2000원씩 1년이면 137만8000원이다.
이러한 달력 저축이나 52주 적금에 ‘강제성’을 더하기 위해 최근 2030세대들은 소모임을 자청하기도 한다. 소모임 멤버끼리 채팅창을 개설해 매일 또는 매주의 저축(적금) 상황을 알리는 것이다. 만일 저축을 하지 못하면 벌점을 매기거나 벌금을 내는 식으로 저축을 강제한다. 이른바 2030식 ‘계’다.
보다 강제적으로 짠테크를 이용하고 싶다면 은행의 도움을 빌리는 것도 좋다. 최근 은행들은 예·적금에 짠테크를 접목한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경쟁적으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KEB하나·IBK기업 등 잇달아 출시
우리은행의 ‘위비 짠테크 적금’은 봉투 생활비, 캘린더 저축, 52주 적금의 전략을 그대로 차용한 상품이다.
먼저 요일 중 하루를 선택해 최초 이체 금액(1000~5만원)을 설정하면 지정 요일(영업일)에 설정 금액이 자동이체되고 그다음 요일부터 전 요일에 이체된 금액에 1000원씩 더해 자동이체되는 식이다.
52주 적금 전략을 활용한 것으로 회사는 50주 이상 적립에 성공하면 금리 우대 연 1.0%의 혜택을 제공한다. 이 밖에 캘린더 저축과 봉투 생활비 저축 방식도 선택할 수 있어 기준 일자(200회) 이상 이체 성공 시 연 1.0%의 금리 우대 혜택이 주어진다.
KEB하나은행은 매일(이하 영업일) 적금 가입 고객에게 문자를 보내 이체를 종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KEB하나은행의 ‘오늘은 얼마니? 적금’에 가입하면 매일 1번씩 ‘목표를 위해 얼마나 저축하시겠어요?’라는 1일 저축 격려 문자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이 문자에 ‘적금 별칭’과 ‘저축액’을 답장으로 보냄으로써 자동이체되는 구조다. 예컨대 적금 계좌 별칭을 ‘금연’으로 설정하면 ‘금연을 위해 얼마나 저축하시겠어요?’라는 문자 메시지를 매일 한 번씩 받게 되고 이에 ‘금연, 1만원’이라고 답장을 보내면 이체가 완료된다.
이는 KEB하나은행의 대화형 문자 뱅킹 서비스인 ‘텍스트뱅킹’을 이용한 것으로, 문자 메시지를 통해 간편하게 짠테크를 이용할 수 있어 편의성을 높였다. 은행 관계자는 “커피·군것질·담배 등 일상생활 속에서 소소하게 지출되는 비용을 아껴 매일매일 저축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적금 상품”이라고 말했다.
돈을 쓰는 동시에 저축을 강제하는 상품도 있다. IBK기업은행은 체크 및 신용카드 결제 때마다 가입 고객이 설정한 금액 또는 1만원 미만의 잔돈을 결제 계좌에서 적금 통장으로 자동이체하는 ‘IBK평생설계저금통 서비스’를 내놓았다.
커피를 마시면 자동으로 설정해 둔 3000원이 저축으로 빠진다. 1만원 미만 잔돈 이체를 선택했다면 3000원짜리 커피를 마시고 7000원이 저축되는 셈이다.
은행은 앞으로도 짠테크에 특화한 상품을 개발해 출시할 계획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 스스로 돈을 통제할 수 있는 재미와 즐거움을 느끼면서 합리적인 소비와 저축 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바일 전용 상품을 계속해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김미정 우리은행 디지털금융부 차장
“저축 습관 기르고 싶다면? 짠테크”
시중은행이 ‘짠테크’ 상품 출시에 바쁘다. 올해 5월 ‘위비 짠테크 적금’을 출시한 우리은행도 그중 하나다. 은행은 왜 짠테크 상품에 주목했을까. 우리은행의 김미정 디지털금융부 차장에게 그 이유를 들었다.
Q. 위비 짠테크 적금, 왜 만들었나요.
“이 상품은 2030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최신 재테크 트렌드인 ‘짠테크’를 금융 상품에 그대로 녹여낸 상품이에요. 모바일 거래에 친숙한 2030세대는 은행의 향후 핵심 고객이기도 하죠. 이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기획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짠테크가 유행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금 젊은 세대는 저금리 시대에서 은행의 금리만으로 투자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고 실질소득이 감소하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어요. 그렇다 보니 이들이 돈을 모으기 위해 지출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봅니다.”
Q. 위비 짠테크 적금은 짠테크의 무엇을 녹여냈나요.
“저금리와 경기 불황 상황에서 고객들이 소소한 지출을 줄여 이를 저축으로 돌릴 수 있도록 부담 없는 수준으로 설계했어요. 절약과 저축 습관을 기르는 데 최적화된 상품이죠. 특히 스스로 돈을 통제한다는 즐거움과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서비스와 UI를 만들었어요. 예컨대 ‘핫 딜’ 개념을 적용했는데, 위비뱅킹의 모바일 메신저인 ‘위비톡’에서 매월 둘째 주 화요일 오후 2시 ‘짠딜’을 열어 상품 가입 고객 선착순 500명을 선정해 금리 우대 혜택을 제공합니다.”
Q. 실제 시중에서 짠테크 상품이 잘 판매되나요.
“매달 2회 열리는 ‘짠딜’은 상품 출시 후 지금까지 오픈 5분 만에 모두 마감됐어요. 짠딜을 공지하면 기다렸다가 상품에 가입하는 이들도 많죠. ‘위비 짠테크 적금’을 출시한 지 한 달쯤 됐는데 가입자 수가 1만 명에 육박한 것을 보면 짠테크에 대한 고객 관심이 매우 높은 것 같아요.”
Q. 혹시 다른 짠테크 방법도 있을까요.
“옛날 저금통은 눈에 보이니까 저금도 쉬웠잖아요. 모바일 예·적금은 간편하긴 하지만 로그인이나 공인인증서를 필요로 해 귀찮기도 했죠. 최근에는 생각날 때마다 간편하게 저금할 수 있는 상품들이 많아졌어요. 우리은행에는 별도의 로그인이나 인증서 없이 버튼 하나 누르는 것만으로도 자동이체할 수 있는 ‘위비 꾹 적금’이란 상품이 있어요. 꾹꾹 누르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티끌 모아 태산같이 쌓인’ 적금 잔액을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티끌 모아 태산? 요즘엔 티끌 모아 티끌이란 말이 더 와 닿는 저금리 시대다. 3년 만기 적금을 넣어도 계산기를 두드리면 ‘애걔’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눈치도 없이 물가는 속절없이 오른다.
그러니 어쩌랴. 소소하게 나가는 생활비라도 쥐어짜는 수밖에…. 이른바 ‘짠테크(소비를 최소화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짠돌이와 재테크 합성어)’의 탄생이다.
소비 근절 분위기에 은행도 관련 상품을 출시하며 짠테크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한번쯤 들어본, 하지만 실천에는 옮기지 못한 ‘티끌 재테크’ 전략을 모았다.
#. “카드를 긁을 때마다 설정해 둔 금액이 자동으로 빠져요. 저는 2000원으로 해 놓았는데 한 달 만에 10만원이 모였어요.”
임펑펑(30·가명) 씨는 최근 티끌 모으기에 열심이다. 편의점에서 생각 없이 집은 핫바와 맥주, 덥다고 잡아 탄 택시 내역들이 눈덩이가 돼 돌아오자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신규 적금에 가입했다.
카드 결제 때마다 임 씨가 설정한 금액이 자동 이체돼 적립되는 방식이다. 소액이라고 만만하게 봤는데 모아 보니 무시할 만한 금액이 아니었다. 임 씨는 “내 주머니에서 나갔지만 공돈이 생기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1일, 1개월, 52주…짠테크 열풍
‘짠테크’에 빠진 이들이 늘고 있다. 월급은 오르지 않고 새는 돈이 많으니 한 푼이라도 아끼자는 위기감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30세대에게 인기다. 방송이나 책에서 권하는 재테크 방식은 목돈이 모아져야 할 수 있다 보니 목돈 없는 사회 초년생, 월급 받자마자 카드 값으로 다 써버린 젊은 직장인들이 티끌 재테크를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재테크는 많은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닌 만큼 ‘엄청난’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누구나 무리하지 않고 쉽게 도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테면 ‘봉투 생활비’다. 준비물은 한 달 생활비와 30개의 종이봉투다. 생활비를 한꺼번에 인출해 이를 30개 봉투에 나눠 매일 한 봉투씩 쓴 뒤 월말에 남은 돈을 모아 다시 저금하는 방식이다.
체크(신용)카드와 달리 줄어드는 돈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고 또 하루 생활비에서 지출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습관이 돼 재테크에 도움을 준다. 이러면 카드를 덜 쓰게 돼 현금영수증으로 연말정산 소득공제 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만일 1일 분할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3일이나 7일로 기간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달력(캘린더) 저축’도 있다. 매일 1000원씩 늘려 가는 저축 방식으로 1일에 1000원, 2일에 2000원, 3일에 3000원…30일엔 3만원을 저축하다 보면 어느새 한 달 46만5000원을 모을 수 있다. 1년이면 558만원이다.
이는 익히 알려진 ‘풍차 돌리기’ 적금과 유사하다. 풍차 돌리기 적금은 정해진 기간 동안 매달 새로운 적금에 가입해 적금 통장 수를 늘리는 방식이다. 매달 10만원짜리 1년 만기 적금을 가입한다고 가정해 보자.
다달이 신규 적금에 가입해 1월에는 1개 적금에 10만원, 2월에는 2개 적금에 10만원씩 총 20만원, 12월에는 12개 적금에 10만원씩 총 120만원을 예치한다. 1년이 지나면 적금 만기가 돌아와 처음에 부은 적금 120만원과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이를 매년 이어 가면 매달 월급 외의 돈이 생기는 기분은 물론 이를 다시 모아 목돈을 만들기도 쉽다.
최근에는 모바일로 예·적금에 쉽게 가입할 수 있어 편리하지만 저금리 기조에서는 이자 수익에 방점을 두지 않는 것이 좋다.
길이를 더 늘려 ‘52주(1년) 적금’도 있다. 쉽게 말하면 달력 저축을 주 단위로 바꾼 것이다. 1주 차에 1000원, 2주 차에 2000원…52주 차에 5만2000원씩 1년이면 137만8000원이다.
이러한 달력 저축이나 52주 적금에 ‘강제성’을 더하기 위해 최근 2030세대들은 소모임을 자청하기도 한다. 소모임 멤버끼리 채팅창을 개설해 매일 또는 매주의 저축(적금) 상황을 알리는 것이다. 만일 저축을 하지 못하면 벌점을 매기거나 벌금을 내는 식으로 저축을 강제한다. 이른바 2030식 ‘계’다.
보다 강제적으로 짠테크를 이용하고 싶다면 은행의 도움을 빌리는 것도 좋다. 최근 은행들은 예·적금에 짠테크를 접목한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경쟁적으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KEB하나·IBK기업 등 잇달아 출시
우리은행의 ‘위비 짠테크 적금’은 봉투 생활비, 캘린더 저축, 52주 적금의 전략을 그대로 차용한 상품이다.
먼저 요일 중 하루를 선택해 최초 이체 금액(1000~5만원)을 설정하면 지정 요일(영업일)에 설정 금액이 자동이체되고 그다음 요일부터 전 요일에 이체된 금액에 1000원씩 더해 자동이체되는 식이다.
52주 적금 전략을 활용한 것으로 회사는 50주 이상 적립에 성공하면 금리 우대 연 1.0%의 혜택을 제공한다. 이 밖에 캘린더 저축과 봉투 생활비 저축 방식도 선택할 수 있어 기준 일자(200회) 이상 이체 성공 시 연 1.0%의 금리 우대 혜택이 주어진다.
KEB하나은행은 매일(이하 영업일) 적금 가입 고객에게 문자를 보내 이체를 종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KEB하나은행의 ‘오늘은 얼마니? 적금’에 가입하면 매일 1번씩 ‘목표를 위해 얼마나 저축하시겠어요?’라는 1일 저축 격려 문자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이 문자에 ‘적금 별칭’과 ‘저축액’을 답장으로 보냄으로써 자동이체되는 구조다. 예컨대 적금 계좌 별칭을 ‘금연’으로 설정하면 ‘금연을 위해 얼마나 저축하시겠어요?’라는 문자 메시지를 매일 한 번씩 받게 되고 이에 ‘금연, 1만원’이라고 답장을 보내면 이체가 완료된다.
이는 KEB하나은행의 대화형 문자 뱅킹 서비스인 ‘텍스트뱅킹’을 이용한 것으로, 문자 메시지를 통해 간편하게 짠테크를 이용할 수 있어 편의성을 높였다. 은행 관계자는 “커피·군것질·담배 등 일상생활 속에서 소소하게 지출되는 비용을 아껴 매일매일 저축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적금 상품”이라고 말했다.
돈을 쓰는 동시에 저축을 강제하는 상품도 있다. IBK기업은행은 체크 및 신용카드 결제 때마다 가입 고객이 설정한 금액 또는 1만원 미만의 잔돈을 결제 계좌에서 적금 통장으로 자동이체하는 ‘IBK평생설계저금통 서비스’를 내놓았다.
커피를 마시면 자동으로 설정해 둔 3000원이 저축으로 빠진다. 1만원 미만 잔돈 이체를 선택했다면 3000원짜리 커피를 마시고 7000원이 저축되는 셈이다.
은행은 앞으로도 짠테크에 특화한 상품을 개발해 출시할 계획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 스스로 돈을 통제할 수 있는 재미와 즐거움을 느끼면서 합리적인 소비와 저축 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바일 전용 상품을 계속해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김미정 우리은행 디지털금융부 차장
“저축 습관 기르고 싶다면? 짠테크”
시중은행이 ‘짠테크’ 상품 출시에 바쁘다. 올해 5월 ‘위비 짠테크 적금’을 출시한 우리은행도 그중 하나다. 은행은 왜 짠테크 상품에 주목했을까. 우리은행의 김미정 디지털금융부 차장에게 그 이유를 들었다.
Q. 위비 짠테크 적금, 왜 만들었나요.
“이 상품은 2030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최신 재테크 트렌드인 ‘짠테크’를 금융 상품에 그대로 녹여낸 상품이에요. 모바일 거래에 친숙한 2030세대는 은행의 향후 핵심 고객이기도 하죠. 이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기획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짠테크가 유행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금 젊은 세대는 저금리 시대에서 은행의 금리만으로 투자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고 실질소득이 감소하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어요. 그렇다 보니 이들이 돈을 모으기 위해 지출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봅니다.”
Q. 위비 짠테크 적금은 짠테크의 무엇을 녹여냈나요.
“저금리와 경기 불황 상황에서 고객들이 소소한 지출을 줄여 이를 저축으로 돌릴 수 있도록 부담 없는 수준으로 설계했어요. 절약과 저축 습관을 기르는 데 최적화된 상품이죠. 특히 스스로 돈을 통제한다는 즐거움과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서비스와 UI를 만들었어요. 예컨대 ‘핫 딜’ 개념을 적용했는데, 위비뱅킹의 모바일 메신저인 ‘위비톡’에서 매월 둘째 주 화요일 오후 2시 ‘짠딜’을 열어 상품 가입 고객 선착순 500명을 선정해 금리 우대 혜택을 제공합니다.”
Q. 실제 시중에서 짠테크 상품이 잘 판매되나요.
“매달 2회 열리는 ‘짠딜’은 상품 출시 후 지금까지 오픈 5분 만에 모두 마감됐어요. 짠딜을 공지하면 기다렸다가 상품에 가입하는 이들도 많죠. ‘위비 짠테크 적금’을 출시한 지 한 달쯤 됐는데 가입자 수가 1만 명에 육박한 것을 보면 짠테크에 대한 고객 관심이 매우 높은 것 같아요.”
Q. 혹시 다른 짠테크 방법도 있을까요.
“옛날 저금통은 눈에 보이니까 저금도 쉬웠잖아요. 모바일 예·적금은 간편하긴 하지만 로그인이나 공인인증서를 필요로 해 귀찮기도 했죠. 최근에는 생각날 때마다 간편하게 저금할 수 있는 상품들이 많아졌어요. 우리은행에는 별도의 로그인이나 인증서 없이 버튼 하나 누르는 것만으로도 자동이체할 수 있는 ‘위비 꾹 적금’이란 상품이 있어요. 꾹꾹 누르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티끌 모아 태산같이 쌓인’ 적금 잔액을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