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서울서 대규모 전시회 연 럭셔리 브랜드 ‘투톱’ 루이비통·샤넬
(사진) 서울 DDP에서 열리고 있는 루이비통의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 전시회./
루이비통코리아 제공
[한경비즈니스=김민지 인턴기자] 루이비통·샤넬·까르띠에 등 세계 최정상급 명품 브랜드들이 잇달아 서울에서 대규모 전시회를 열어 화제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선 루이비통의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가, 디뮤지엄에선 샤넬의 ‘마드모아젤 프리베’, 서울시립미술관에선 까르띠에의 ‘하이라이트’ 전시가 각각 진행되고 있다. 새로 출시된 제품들이 아닌 브랜드의 역사가 담겨 있는 제품들을 전시하는 것이 이번 패션업계 전시회들의 눈에 띄는 특징이다.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서울을 주요 무대로 삼는 이유가 무엇일까.
영국 런던의 시장조사 전문 회사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이 2016년 12월 발표한 ‘대한민국 명품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명품 시장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모니터는 한국 명품 시장의 번영 요인이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섬세하고 까다로운 취향이라고 전했다. 해외 럭셔리 브랜드들은 이러한 한국 소비자의 취향 때문에 서울을 새로운 트렌드 및 제품 모델을 실험하기 적합한 일명 ‘테스트베드(실험 무대)’로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랜드 철학’ 알리는 게 핵심
럭셔리 브랜드 전시회는 소비자들이 브랜드의 철학과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경험하도록 한다. 따라서 이는 브랜드 정체성을 정립하는 동시에 소비자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이색적인 마케팅 전략이다.
럭셔리 브랜드들은 예술성이 강조된 전시회를 열어 관객들에게 브랜드 유산의 예술적 가치를 전달하고 관객들이 브랜드 제품들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인식하도록 유도한다.
럭셔리 브랜드 전시회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스토리텔링 기법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스토리텔링 기법은 브랜드의 역사와 발자취를 자연스럽게 풀어냄으로써 대중의 브랜드 이해도 향상은 물론이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 관객도 ‘이색적인 경험’에 즐거워
(사진) 1910년에 제작된 루이비통의 플라워 트렁크./ 루이비통코리아 제공
루이비통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8월 27일까지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Volez, Voguez, Voyagez)’ 전시회를 연다. 패션 전시의 대가로 잘 알려진 올리비에 사이야르 큐레이터가 기획한 이번 전시는 1854년 루이비통 창립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160여 년을 ‘여행’과 함께 진화한 브랜드의 역사를 조명한다.
아티스트 디렉터 겸 무대 세트 디자이너로 활약하고 있는 로버트 칼슨은 한국에 헌정하는 공간을 추가해 총 10개의 주제로 이번 전시를 구성했다.
주제별로 분류된 루이비통의 전시품들은 각 시대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준다. 특히 19세기 이후 교통수단 진화에 따른 여행 스타일의 변화를 조명하고 각 변화를 당시 루이비통 의상과 여행 가방을 통해 보여준다.
루이비통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을 ‘예술적 영감을 주는 나라’라고 묘사하고 한국과의 유대 관계를 강조했다. 특히 1900년에 루이비통과 한국이 나란히 파리 만국 박람회에 참가한 인연에 주목하며 당시 프랑스 현지 박물관에 기증됐던 악기들을 선보였다.
관객들이 발걸음을 쉽게 떼지 못한 곳은 바로 전시의 마지막 공간이었다. 여기에서 관객들은 루이비통 장인들이 루이비통 제품을 제작하는 과정을 바로 앞에서 직접 볼 수 있었다. 통역사도 배치돼 관객들이 자유롭게 질문을 주고받을 수 있다.
루이비통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버크 회장은 “이번 전시를 위해 사이야르 큐레이터는 루이비통의 역사를 마주하며 그곳에 담긴 비밀을 풀어내려고 했고 루이비통의 과거·현재·미래에 대한 신선한 관점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사진) 샤넬 마드모아젤 프리베 전시회./ 한국경제신문
샤넬은 ‘마드모아젤 프리베 서울’ 전시를 7월 19일까지 서울 디뮤지엄에서 개최한다.
2012년 서울 비욘드뮤지엄에서 열린 ‘더 리틀 블랙 재킷’과 2014년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컬처 샤넬전’ 이후 국내에서 열린 셋째 샤넬 전시회다.
마드모아젤 프리베 전시는 기존 샤넬의 전시들과 달리 브랜드 고유의 독창성과 디지털을 접목했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관람객들로 하여금 단지 전시품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져보고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샤넬은 관객들이 샤넬의 역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디지털 장치와 무대를 마련했다. 관객들은 향수 체험실에서 샤넬의 넘버5 향수의 원재료를 시향하고 비디오 감상실에서 칼 레거펠트 감독의 단편영화 ‘더 리턴’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실제 샤넬의 오트쿠튀르 공방을 모티브로 한 ‘감각 전시실’에선 샤넬의 대표적인 원단들을 직접 만져볼 수 있다. 관객들은 이 원단들 사이를 걸어 다니며 코코 샤넬의 그림자 영상을 감상하는 등 이색적인 ‘디지털 샤넬’을 체험할 수 있다.
패션과 증강현실(AR) 기술의 조화 역시 신선하다. 관객들은 전시 관람 중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해 특정 벽을 비추면 현재와 과거를 잇는 AR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evelynkim@hankyung.com
서울서 대규모 전시회 연 럭셔리 브랜드 ‘투톱’ 루이비통·샤넬
(사진) 서울 DDP에서 열리고 있는 루이비통의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 전시회./
루이비통코리아 제공
[한경비즈니스=김민지 인턴기자] 루이비통·샤넬·까르띠에 등 세계 최정상급 명품 브랜드들이 잇달아 서울에서 대규모 전시회를 열어 화제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선 루이비통의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가, 디뮤지엄에선 샤넬의 ‘마드모아젤 프리베’, 서울시립미술관에선 까르띠에의 ‘하이라이트’ 전시가 각각 진행되고 있다. 새로 출시된 제품들이 아닌 브랜드의 역사가 담겨 있는 제품들을 전시하는 것이 이번 패션업계 전시회들의 눈에 띄는 특징이다.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서울을 주요 무대로 삼는 이유가 무엇일까.
영국 런던의 시장조사 전문 회사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이 2016년 12월 발표한 ‘대한민국 명품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명품 시장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모니터는 한국 명품 시장의 번영 요인이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섬세하고 까다로운 취향이라고 전했다. 해외 럭셔리 브랜드들은 이러한 한국 소비자의 취향 때문에 서울을 새로운 트렌드 및 제품 모델을 실험하기 적합한 일명 ‘테스트베드(실험 무대)’로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랜드 철학’ 알리는 게 핵심
럭셔리 브랜드 전시회는 소비자들이 브랜드의 철학과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경험하도록 한다. 따라서 이는 브랜드 정체성을 정립하는 동시에 소비자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이색적인 마케팅 전략이다.
럭셔리 브랜드들은 예술성이 강조된 전시회를 열어 관객들에게 브랜드 유산의 예술적 가치를 전달하고 관객들이 브랜드 제품들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인식하도록 유도한다.
럭셔리 브랜드 전시회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스토리텔링 기법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스토리텔링 기법은 브랜드의 역사와 발자취를 자연스럽게 풀어냄으로써 대중의 브랜드 이해도 향상은 물론이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 관객도 ‘이색적인 경험’에 즐거워
(사진) 1910년에 제작된 루이비통의 플라워 트렁크./ 루이비통코리아 제공
루이비통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8월 27일까지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Volez, Voguez, Voyagez)’ 전시회를 연다. 패션 전시의 대가로 잘 알려진 올리비에 사이야르 큐레이터가 기획한 이번 전시는 1854년 루이비통 창립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160여 년을 ‘여행’과 함께 진화한 브랜드의 역사를 조명한다.
아티스트 디렉터 겸 무대 세트 디자이너로 활약하고 있는 로버트 칼슨은 한국에 헌정하는 공간을 추가해 총 10개의 주제로 이번 전시를 구성했다.
주제별로 분류된 루이비통의 전시품들은 각 시대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준다. 특히 19세기 이후 교통수단 진화에 따른 여행 스타일의 변화를 조명하고 각 변화를 당시 루이비통 의상과 여행 가방을 통해 보여준다.
루이비통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을 ‘예술적 영감을 주는 나라’라고 묘사하고 한국과의 유대 관계를 강조했다. 특히 1900년에 루이비통과 한국이 나란히 파리 만국 박람회에 참가한 인연에 주목하며 당시 프랑스 현지 박물관에 기증됐던 악기들을 선보였다.
관객들이 발걸음을 쉽게 떼지 못한 곳은 바로 전시의 마지막 공간이었다. 여기에서 관객들은 루이비통 장인들이 루이비통 제품을 제작하는 과정을 바로 앞에서 직접 볼 수 있었다. 통역사도 배치돼 관객들이 자유롭게 질문을 주고받을 수 있다.
루이비통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버크 회장은 “이번 전시를 위해 사이야르 큐레이터는 루이비통의 역사를 마주하며 그곳에 담긴 비밀을 풀어내려고 했고 루이비통의 과거·현재·미래에 대한 신선한 관점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사진) 샤넬 마드모아젤 프리베 전시회./ 한국경제신문
샤넬은 ‘마드모아젤 프리베 서울’ 전시를 7월 19일까지 서울 디뮤지엄에서 개최한다.
2012년 서울 비욘드뮤지엄에서 열린 ‘더 리틀 블랙 재킷’과 2014년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컬처 샤넬전’ 이후 국내에서 열린 셋째 샤넬 전시회다.
마드모아젤 프리베 전시는 기존 샤넬의 전시들과 달리 브랜드 고유의 독창성과 디지털을 접목했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관람객들로 하여금 단지 전시품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져보고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샤넬은 관객들이 샤넬의 역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디지털 장치와 무대를 마련했다. 관객들은 향수 체험실에서 샤넬의 넘버5 향수의 원재료를 시향하고 비디오 감상실에서 칼 레거펠트 감독의 단편영화 ‘더 리턴’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실제 샤넬의 오트쿠튀르 공방을 모티브로 한 ‘감각 전시실’에선 샤넬의 대표적인 원단들을 직접 만져볼 수 있다. 관객들은 이 원단들 사이를 걸어 다니며 코코 샤넬의 그림자 영상을 감상하는 등 이색적인 ‘디지털 샤넬’을 체험할 수 있다.
패션과 증강현실(AR) 기술의 조화 역시 신선하다. 관객들은 전시 관람 중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해 특정 벽을 비추면 현재와 과거를 잇는 AR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evelyn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