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따라잡기⑨]
상승세 탄 VN지수, 하반기 더 오른다…시총 1위 비나밀크, 2위 비엣콤뱅크 등 각광
(사진) 베트남 호찌민증권거래소 / 한국경제신문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요즘 자산가들 중 베트남 주식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꽤 많아요. 신흥시장 중에서도 베트남의 미래 가치를 높게 보고 있다는 거죠.”
국내 한 증권사의 강남 지역 지점에서 고액 자산가들을 상대하는 프라이빗뱅커(PB)가 건넨 말이다. 최근 자산가들은 베트남 펀드보다 주식시장에 직접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장세가 좋아 수익률이 꽤 높았던 데다가 삼성전자의 베트남 공장 증설 등 국내 대기업들의 베트남 투자 소식이 연일 전해지고 있는 것도 자산가들의 관심을 높이는 요인이다.
기본적으로 ‘10년 뒤 미래의 삼성전자’가 될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것이 자산가들의 전략이다. 그래서인지 베트남 주식시장에 투자한 자금을 기업 한두 개에 ‘올인’하기보다 대여섯 개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베트남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지만 문제는 정보력이다. 미래의 삼성전자를 찾기 위해서는 그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분석이 기본적 바탕이 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는 국내 기업들만큼 충분한 기업 정보를 얻기가 마땅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베트남 주식 투자에 성공하기 위한 나침반이 될 수 있도록 베트남 호찌민거래소에 상장된 대표적인 기업 5곳의 투자 정보를 소개한다.
◆상반기 ‘잘나간’ VN지수, 하반기엔 더 오른다?
베트남 증시를 대표하는 VN지수는 올 들어서만 15% 수준의 상승을 기록했다. 2017년 1월 3일 기준 672.01에서 7월 19일 기준 771.30까지 뛰었다. 올해 상반기만 비교할 때 중국 상하이종합지수(3%)와 태국 SET지수(2%) 등 주변 시장과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강세다.
베트남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젊은 경제’이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면적은 33만1210㎢로 한반도의 1.5배 크기다. 전체 9400만 명의 인구 중 30세 이하가 60%를 차지한다. 이들은 대부분이 대도시에 밀집해 노동 계층을 형성하고 있다. 그만큼 내수 시장이 받쳐 주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VN지수 고공 행진의 배경에는 국제 신용 평가사들이 5월부터 잇달아 베트남의 신용 등급을 상향 조정한 영향이 컸다. 무디스는 베트남의 국가 신용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고 피치도 베트남의 장기 외화 및 동화 표시 채권 발행자 등급(IDR) 전망을 ‘긍정적’으로 한 단계 올렸다. 피치는 지속적인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 뚜렷한 경기 회복, 경상수지 흑자 유지, 환율 안정세, 외채 부담 축소, 외화보유액 증가 등 긍정적인 요인이 신용 등급 상향의 배경이라고 밝혔다.
국내 증권업계 유일한 베트남 출신 애널리스트인 부쑤안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출범한 정권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이 베트남 시장의 가장 큰 기대 요인”이라며 “새 정부는 올해 상반기까지 경기 안정화 정책 기조를 유지해 왔지만 하반기부터는 경기 부양책으로 변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의회는 지난해 4월 쩐다이꽝 국가주석과 응우옌쑤언푹 총리를 새 지도부로 선출했다.
실제로 베트남 중앙은행은 7월 7일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주요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2014년 3월 이후 3년여 만이다. 부쑤안토 애널리스트는 “베트남의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5.7%로, 연간 성장률 목표치인 6.7%에 못 미쳤다”며 “연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반기에 추가 통화 완화 등 경기 부양책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반기에도 VN지수 강세를 예상하는 이유다. 특히 하반기에는 베트남 증시에 선물 시장이 새로 도입될 예정이다. 현재 베트남 주식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비율은 80%에 달한다. 선물 시장이 개설되면 기관투자가의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VN지수 레벨을 한 단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국내 증권사 및 금융회사들은 하반기 VN지수가 700~830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나밀크부터 비엣콤은행까지 ‘베트남 대표 기업 5개’
베트남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자 한국투자증권은 7월 초 베트남 상장사들을 초청해 기업설명회를 열었다. 국내에서 베트남 기업들을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나밀크·비엣콤뱅크 등 베트남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한국을 방문해 투자자들에게 향후 비전과 경영 계획을 밝혔다.
뉴엔티응옥란 노바랜드 매니저는 “지난해 7월 이후 베트남의 외국인 투자 제한이 완화되면서 향후 외국인 투자 비율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베트남 정부가 자본시장 육성과 개방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만큼 베트남이 좋은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 시가총액 1위 기업, 비나밀크
“4년 내 매출 35억 달러를 달성하고 글로벌 50대 유제품 업체로 도약할 것입니다.”
쩐찌손 비나밀크 시니어매니저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비나밀크는 현재 시가총액 221조 동(11조5000억원)으로 베트남 시총 1위 기업이다. 1976년에 설립된 국영 유제품 기업으로 베트남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생산 품목은 200여 개이며 요구르트·연유·우유 등이 주력 제품이다. 베트남 전국에 13개 공장 및 10개의 젖소 목장을 보유하고 있고 240여 개의 직영 매장, 1600여 개의 마트, 21만여 개의 소매점, 600여 개의 편의점을 통해 제품이 유통되고 있다.
2006년 1월 상장 이후 1년 만에 주가가 80배 가까이 오르며 ‘베트남 증시의 상징’이 됐다. 현재 주가는 약 15만3000동(약 7947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비나밀크는 지난해 20억9000만 달러의 매출과 4억200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7%와 20.3% 증가했다. 해외 수출이 증가한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비나밀크는 일본·미국·호주·대만 등 전 세계 총 43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베트남 최초로 유럽 기준을 만족하는 유기 농장을 보유해 국제 표준을 맞추고 있다.
◎베트남 대표 은행, 비엣콤뱅크
신흥국의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수혜를 보는 업종은 은행과 같은 금융 분야다. 베트남 증시의 호조세가 지속되면서 금융주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다. 비엣콤뱅크(VCB)는 베트남 최초의 민영화 은행으로 베트남 증시에 상장된 은행 중 시가총액 137조1000억 동(7조1000억원)으로 1위다. 전체 시가총액 순위로는 비나밀크에 이어 2위다. 베트남 정부가 7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주가는 3만8100동(1979원) 수준이다.
VCB는 현재 100개의 지점과 30개의 영업점에서 개인 및 기업 대출, 외환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과거 대외 무역 결제, 외채 계약, 외환 관리 등을 담당하는 유일한 창구였고 베트남 중앙은행이 2000~2005년 은행 시스템 개혁을 진행할 때 최초로 구조조정이 완료됐다.
2016년 이자 수익은 전년에 비해 20.1% 증가한 16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28.6% 증가한 3억1000만 달러다. VCB는 인지도와 신뢰성이 높아 대출 확대, 신규 신용 상품 개발 등으로 실적이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VCB는 정부의 정책에 따라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기 위해 4~8%의 지분을 보유한 4개 은행(MBbank, Eximbank, SaiGon Bank, Ocean Bank) 중 2개 은행의 지분을 모두 매각할 예정이다. 지분 매각 부분이 수익에 반영되면 수익 증가 폭이 확대될 수 있다.
◎베트남 대표 식품 대기업, 마산그룹
베트남을 대표하는 식품 대기업 마산그룹은 시가총액 46조8000억 동(2조5000억원)으로 전체 7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주가는 4만1150동(2137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민간 기업으로는 베트남 최대 규모다. 내수 시장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음식료를 기반으로 사료 가공, 금융 서비스, 광물 개발 등 다각화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4년 광업, 2015년 사료 사업을 새로 시작했고 모두 2015년부터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
2010~2015년 평균 매출 증가율은 40%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평균 순이익 증가율도 130%에 달했다. 2016년 매출은 19억4000만 달러, 순이익은 1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41%, 89% 늘어났다. 대부분 사업 부문의 수익이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우수한 기업의 인수와 외상 매출 대금의 회수를 강화한 것이 실적 호조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앞으로 연평균 매출 증가율 25~30%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우수한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합병(M&A)을 진행해 사료 생산능력을 30% 늘릴 계획이다.
◎베트남 부동산의 ‘뜨는 별’, 노바랜드
지난해 12월 상장된 노바랜드는 베트남 증시의 ‘라이징 스타’다. 노바랜드는 1992년 설립돼 사료와 수의 약품 등을 생산·판매해 왔다. 2007년 노바그룹을 설립해 식품 공급과 부동산 투자 등의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2009년부터 본격적인 부동산 개발 투자 사업을 진행하며 현재는 신도시를 개발하는 부동산 개발사로 자리매김했다.
2016년 매출은 3억3000만 달러, 순이익은 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10.3%, 275% 증가했다. 현재 주가는 6만8500동(3558원) 수준으로, 시가총액 40조3000억 동(2조1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2017년 레이크뷰 시티, 더 트레조 등 11개 고급 아파트의 투자 프로젝트를 완성하며 분양을 시작할 계획이다. M&A와 신규 프로젝트 등으로 2020년까지 꾸준한 수익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최대 IT 기업, FPT
정보기술(IT)업계 1위의 민간 기업인 FPT는 통신 기기 판매, 소프트웨어 개발, 인터넷 서비스, TV 프로그램 제작, 광고, 부동산, 건설, 교육 등 다양한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19조9000억 동(1조3000억원)으로 현재 주가는 4만7450동(2465원)에 거래되고 있다.
2016년 매출은 17억7000만 달러, 순이익은 9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4154%, 30.9% 증가했다. 특히 IT 및 통신 부문의 매출이 꾸준히 증가해 성장률이 각각 38%와 18%를 기록했다. 하노이와 호찌민 등 주요 대도시를 비롯해 전국에 광랜 설치를 진행하고 있어 향후 서비스 질 상향 및 고객층 확대가 예상된다. 업계 최초로 싱가포르·미얀마에 지사를 설립하고 일본과 말레이시아에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vivajh@hankyung.com
상승세 탄 VN지수, 하반기 더 오른다…시총 1위 비나밀크, 2위 비엣콤뱅크 등 각광
(사진) 베트남 호찌민증권거래소 / 한국경제신문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요즘 자산가들 중 베트남 주식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꽤 많아요. 신흥시장 중에서도 베트남의 미래 가치를 높게 보고 있다는 거죠.”
국내 한 증권사의 강남 지역 지점에서 고액 자산가들을 상대하는 프라이빗뱅커(PB)가 건넨 말이다. 최근 자산가들은 베트남 펀드보다 주식시장에 직접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장세가 좋아 수익률이 꽤 높았던 데다가 삼성전자의 베트남 공장 증설 등 국내 대기업들의 베트남 투자 소식이 연일 전해지고 있는 것도 자산가들의 관심을 높이는 요인이다.
기본적으로 ‘10년 뒤 미래의 삼성전자’가 될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것이 자산가들의 전략이다. 그래서인지 베트남 주식시장에 투자한 자금을 기업 한두 개에 ‘올인’하기보다 대여섯 개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베트남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지만 문제는 정보력이다. 미래의 삼성전자를 찾기 위해서는 그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분석이 기본적 바탕이 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는 국내 기업들만큼 충분한 기업 정보를 얻기가 마땅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베트남 주식 투자에 성공하기 위한 나침반이 될 수 있도록 베트남 호찌민거래소에 상장된 대표적인 기업 5곳의 투자 정보를 소개한다.
◆상반기 ‘잘나간’ VN지수, 하반기엔 더 오른다?
베트남 증시를 대표하는 VN지수는 올 들어서만 15% 수준의 상승을 기록했다. 2017년 1월 3일 기준 672.01에서 7월 19일 기준 771.30까지 뛰었다. 올해 상반기만 비교할 때 중국 상하이종합지수(3%)와 태국 SET지수(2%) 등 주변 시장과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강세다.
베트남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젊은 경제’이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면적은 33만1210㎢로 한반도의 1.5배 크기다. 전체 9400만 명의 인구 중 30세 이하가 60%를 차지한다. 이들은 대부분이 대도시에 밀집해 노동 계층을 형성하고 있다. 그만큼 내수 시장이 받쳐 주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VN지수 고공 행진의 배경에는 국제 신용 평가사들이 5월부터 잇달아 베트남의 신용 등급을 상향 조정한 영향이 컸다. 무디스는 베트남의 국가 신용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고 피치도 베트남의 장기 외화 및 동화 표시 채권 발행자 등급(IDR) 전망을 ‘긍정적’으로 한 단계 올렸다. 피치는 지속적인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 뚜렷한 경기 회복, 경상수지 흑자 유지, 환율 안정세, 외채 부담 축소, 외화보유액 증가 등 긍정적인 요인이 신용 등급 상향의 배경이라고 밝혔다.
국내 증권업계 유일한 베트남 출신 애널리스트인 부쑤안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출범한 정권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이 베트남 시장의 가장 큰 기대 요인”이라며 “새 정부는 올해 상반기까지 경기 안정화 정책 기조를 유지해 왔지만 하반기부터는 경기 부양책으로 변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의회는 지난해 4월 쩐다이꽝 국가주석과 응우옌쑤언푹 총리를 새 지도부로 선출했다.
실제로 베트남 중앙은행은 7월 7일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주요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2014년 3월 이후 3년여 만이다. 부쑤안토 애널리스트는 “베트남의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5.7%로, 연간 성장률 목표치인 6.7%에 못 미쳤다”며 “연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반기에 추가 통화 완화 등 경기 부양책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반기에도 VN지수 강세를 예상하는 이유다. 특히 하반기에는 베트남 증시에 선물 시장이 새로 도입될 예정이다. 현재 베트남 주식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비율은 80%에 달한다. 선물 시장이 개설되면 기관투자가의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VN지수 레벨을 한 단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국내 증권사 및 금융회사들은 하반기 VN지수가 700~830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나밀크부터 비엣콤은행까지 ‘베트남 대표 기업 5개’
베트남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자 한국투자증권은 7월 초 베트남 상장사들을 초청해 기업설명회를 열었다. 국내에서 베트남 기업들을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나밀크·비엣콤뱅크 등 베트남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한국을 방문해 투자자들에게 향후 비전과 경영 계획을 밝혔다.
뉴엔티응옥란 노바랜드 매니저는 “지난해 7월 이후 베트남의 외국인 투자 제한이 완화되면서 향후 외국인 투자 비율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베트남 정부가 자본시장 육성과 개방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만큼 베트남이 좋은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 시가총액 1위 기업, 비나밀크
“4년 내 매출 35억 달러를 달성하고 글로벌 50대 유제품 업체로 도약할 것입니다.”
쩐찌손 비나밀크 시니어매니저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비나밀크는 현재 시가총액 221조 동(11조5000억원)으로 베트남 시총 1위 기업이다. 1976년에 설립된 국영 유제품 기업으로 베트남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생산 품목은 200여 개이며 요구르트·연유·우유 등이 주력 제품이다. 베트남 전국에 13개 공장 및 10개의 젖소 목장을 보유하고 있고 240여 개의 직영 매장, 1600여 개의 마트, 21만여 개의 소매점, 600여 개의 편의점을 통해 제품이 유통되고 있다.
2006년 1월 상장 이후 1년 만에 주가가 80배 가까이 오르며 ‘베트남 증시의 상징’이 됐다. 현재 주가는 약 15만3000동(약 7947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비나밀크는 지난해 20억9000만 달러의 매출과 4억200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7%와 20.3% 증가했다. 해외 수출이 증가한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비나밀크는 일본·미국·호주·대만 등 전 세계 총 43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베트남 최초로 유럽 기준을 만족하는 유기 농장을 보유해 국제 표준을 맞추고 있다.
◎베트남 대표 은행, 비엣콤뱅크
신흥국의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수혜를 보는 업종은 은행과 같은 금융 분야다. 베트남 증시의 호조세가 지속되면서 금융주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다. 비엣콤뱅크(VCB)는 베트남 최초의 민영화 은행으로 베트남 증시에 상장된 은행 중 시가총액 137조1000억 동(7조1000억원)으로 1위다. 전체 시가총액 순위로는 비나밀크에 이어 2위다. 베트남 정부가 7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주가는 3만8100동(1979원) 수준이다.
VCB는 현재 100개의 지점과 30개의 영업점에서 개인 및 기업 대출, 외환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과거 대외 무역 결제, 외채 계약, 외환 관리 등을 담당하는 유일한 창구였고 베트남 중앙은행이 2000~2005년 은행 시스템 개혁을 진행할 때 최초로 구조조정이 완료됐다.
2016년 이자 수익은 전년에 비해 20.1% 증가한 16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28.6% 증가한 3억1000만 달러다. VCB는 인지도와 신뢰성이 높아 대출 확대, 신규 신용 상품 개발 등으로 실적이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VCB는 정부의 정책에 따라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기 위해 4~8%의 지분을 보유한 4개 은행(MBbank, Eximbank, SaiGon Bank, Ocean Bank) 중 2개 은행의 지분을 모두 매각할 예정이다. 지분 매각 부분이 수익에 반영되면 수익 증가 폭이 확대될 수 있다.
◎베트남 대표 식품 대기업, 마산그룹
베트남을 대표하는 식품 대기업 마산그룹은 시가총액 46조8000억 동(2조5000억원)으로 전체 7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주가는 4만1150동(2137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민간 기업으로는 베트남 최대 규모다. 내수 시장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음식료를 기반으로 사료 가공, 금융 서비스, 광물 개발 등 다각화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4년 광업, 2015년 사료 사업을 새로 시작했고 모두 2015년부터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
2010~2015년 평균 매출 증가율은 40%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평균 순이익 증가율도 130%에 달했다. 2016년 매출은 19억4000만 달러, 순이익은 1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41%, 89% 늘어났다. 대부분 사업 부문의 수익이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우수한 기업의 인수와 외상 매출 대금의 회수를 강화한 것이 실적 호조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앞으로 연평균 매출 증가율 25~30%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우수한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합병(M&A)을 진행해 사료 생산능력을 30% 늘릴 계획이다.
◎베트남 부동산의 ‘뜨는 별’, 노바랜드
지난해 12월 상장된 노바랜드는 베트남 증시의 ‘라이징 스타’다. 노바랜드는 1992년 설립돼 사료와 수의 약품 등을 생산·판매해 왔다. 2007년 노바그룹을 설립해 식품 공급과 부동산 투자 등의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2009년부터 본격적인 부동산 개발 투자 사업을 진행하며 현재는 신도시를 개발하는 부동산 개발사로 자리매김했다.
2016년 매출은 3억3000만 달러, 순이익은 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10.3%, 275% 증가했다. 현재 주가는 6만8500동(3558원) 수준으로, 시가총액 40조3000억 동(2조1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2017년 레이크뷰 시티, 더 트레조 등 11개 고급 아파트의 투자 프로젝트를 완성하며 분양을 시작할 계획이다. M&A와 신규 프로젝트 등으로 2020년까지 꾸준한 수익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최대 IT 기업, FPT
정보기술(IT)업계 1위의 민간 기업인 FPT는 통신 기기 판매, 소프트웨어 개발, 인터넷 서비스, TV 프로그램 제작, 광고, 부동산, 건설, 교육 등 다양한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19조9000억 동(1조3000억원)으로 현재 주가는 4만7450동(2465원)에 거래되고 있다.
2016년 매출은 17억7000만 달러, 순이익은 9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4154%, 30.9% 증가했다. 특히 IT 및 통신 부문의 매출이 꾸준히 증가해 성장률이 각각 38%와 18%를 기록했다. 하노이와 호찌민 등 주요 대도시를 비롯해 전국에 광랜 설치를 진행하고 있어 향후 서비스 질 상향 및 고객층 확대가 예상된다. 업계 최초로 싱가포르·미얀마에 지사를 설립하고 일본과 말레이시아에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