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 경영전략]
아마존·GE·자포스의 ‘4차 산업혁명’ 대응 전략
(사진)온라인 신발 판매 기업 자포스의 직원들. (/자포스 홈페이지)
[전창록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올해 6월 초부터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여러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해야 하는지가 주요 주제였다.
“4차 산업혁명은 융합의 혁명이고 기하급수적 변화의 시대다. 그래서 기하급수적 성장의 기회가 열려 있다. 이걸 잡으려면 지금 당장 대응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 얘기를 하면 업종과 기업의 경영 환경 그리고 대표 본인의 준비 여부에 따라 반응 정도가 제각각이다. 하지만 공통적인 한 가지 질문과 우려가 있다. 바로 ‘변화 속도’의 이슈였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얼마나 빨리 움직여야 하는가’, ‘기존 사업과의 밸런스를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가’ 등 CEO가 갖는 너무나 당연한 우려이고 질문이다.
필자가 책상 위에서 ‘변화의 당위’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CEO들은 이미 현실의 ‘실행’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기업을 이끌어 온 CEO들의 경험과 동물적 직감이 ‘반 발짝’만 앞서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이런 질문에 동감을 표시하면서도 동시에 필자도 질문한다.
“그러면 과연 ‘누구’보다 반 발짝 앞서 움직이길 원하는 것입니까. 또 ‘어떻게’ 반 발짝만 앞설 것이고 그것은 얼마나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실행 속도의 기준과 방법에 대한 질문이 그것이다.
◆기존의 전략으론 도저히 따라가지 못해
“‘누구’보다 반 발짝입니까.”
많은 CEO들이 경쟁사보다 반 발짝 앞서기를 원한다. 그러면 과연 경쟁사보다 앞선 그 반 발짝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코닥으로 대변되던 필름 시장이 무너졌을 때 분명 코닥은 그 시장 내에서 경쟁사보다 반 발짝 앞에 있었다. 하지만 아날로그 필름 산업과 시장 자체가 무너질 때 그 시장과 산업에서 경쟁사보다 반 발짝 앞에 있다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었다.
글로벌 호텔 체인 힐튼이 숙박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가 자신의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을까. 스마트폰 시장의 팽창으로 아날로그 카메라 시장, 캠코더 시장이 사라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산업 자체의 붕괴가 일상화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경쟁사보다 빠르게’라는 관점은 큰 의미가 없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필자의 가장 큰 주장의 하나는 융합의 혁명으로 산업 간, 시장 간 경쟁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자신의 경쟁자가 어디에서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데 있다. 자신의 경쟁은 어디에도 없거나 동시에 어디에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반 발짝을 앞설 것이고 그것은 지속 가능한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가장 큰 특징은 기하급수적 변화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비벡 와드와 카네기멜론대 교수나 피터 디아만디스 X프라이즈재단 회장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산술급수적 변화가 1, 2, 3, 4처럼 단계적이고 점증적인 변화라면 기하급수적 변화는 2, 4, 8, 16처럼 매번 2배씩 뛰는 변화를 의미한다. 반 발짝은 1.5 2.5와 같은 산술급수적 체계 내 경쟁 우위의 변화 개념이다.
다음 걸음이 2에서 4로 8로 가는 기하급수적 변화의 체계에서 반 발짝은 존재하지도 않고 지속 가능성의 측면에서 의미도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업에서의 변화는 혁신과 동의어다. 어떻게 변화하고 혁신해야 기하급수적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변화 속도 그리고 혁신의 기준점과 방법을 바꿔야 한다. 사실 이 두 개의 얘기는 하나의 얘기이기도 하다. 기준점이 달라지면 방법은 따라서 달라진다. 서 있는 곳이 바뀌면 풍경이 바뀌게 되고 생각도 달라진다는 얘기다.
문 샷 싱킹이라는 말이 있다. 1962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인류를 달에 보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보니 모든 것이 혁신적으로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 생각의 바탕에는 달을 더 잘 보기 위해 망원경 성능을 높이는 대신 달에 갈 수 있는 탐사선을 제작하겠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 혁신적인 발상을 의미한다.
처음부터 10% 개선하기보다 10배 혁신을 하겠다는 급진적이고 과감한 생각을 의미한다. 기하급수적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혁신의 기준점과 방법에 대해 세 가지 기업의 사례를 통해 한번 보자.
(사진)GE와 쿼키의 협업으로 만든 에어컨. (/GE 홈페이지)
◆최고의 혁신 기업 아마존의 사례는
첫째는 혁신의 기준점이라는 관점에서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최근 언론에 많이 회자되는 회사다. 아마존은 올 초에 시가총액 세계 4위로 화제가 됐다. 얼마 전에는 손만 대면 성공한다는 의미의 ‘아마존 이펙트(Amazon Effect)’가 의류 시장에서도 통했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그리고 7월 10일 아마존 프라임 데이 때는 30시간 만에 1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해 시끄러웠다. 아마존 프라임 데이 세일은 2015년 아마존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처음 기획한 행사다.
프라임 데이 세일에는 프라임 회원만 참여할 수 있다. 회원이 되려면 연간 99달러(11만3000원) 또는 월 10.99달러(1만2560원)의 회비를 내야 한다.
이런 결과의 바탕에는 아마존의 지속적인 기술혁신이 있다. 카바 시스템(물류 자동화), 프라임 에어(드론 배송 시스템), 아마존 고(무인 판매점)까지…. 무엇이 이런 지속적인 기술혁신을 가능하게 할까.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경쟁자에 집중하면 무언가를 시도하는 경쟁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고객에게 집중하면 훨씬 더 주도적이고 전향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아마존은 고객 중심주의 전략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고객이 원하는 물건을,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 배송하는 온 디맨드 전략이 그것이다.
그 시각에서만이 우리는 아마존이 초기에 그 어려울 때부터 미국 전역에 물류센터를 세우고 물류센터 내 키바 로봇을 배치하고 집요하게 ‘프라임’, ‘프라임 나우’, ‘프라임 에어’, ‘예측 배송’ 특허를 냈다(원하는 시점에).
‘아마존 대시’, ‘아마존 에코’, ‘에코 룩’을 통해 고객의 데이터를 쌓았다(원하는 물건을). ‘아마존 프레시’, ‘아마존 고(원하는 장소)’까지의 영역 파괴적인, 때로는 자기 파괴적인 혁신을 했다(한경비즈니스 1117호 참조).
아마존의 혁신과 관련해 한 가지만 더 얘기하고 싶다. 아마존에서 부하 직원이 매니저에게 다가와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매니저는 기본적으로 ‘예스’라고 답해야 한다. 매니저가 ‘노’라고 말하고 싶으면 그것이 왜 나쁜지 두 장의 설명문을 써야 한다.
다시 말해 아마존은 ‘노’라고 말하는 것에 수반되는 마찰력을 높여 더 많은 아이디어가 테스트 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둘째는 혁신의 방법과 관련된 제너럴일렉트릭(GE)의 사례다. 그전에 최근 화제가 됐던 18세의 인도 소년이 64g짜리 초소형 인공위성을 만든 이야기를 소개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주최하는 국제 발명 대회에서 이 소년은 탄소섬유를 재료로 8개의 센서가 내장된 인공위성을 3D 프린터로 만들어 출품했고 우승했다. NASA는 이것을 로켓에 실어 우주로 보내 실험할 예정이다.
이렇듯 이제 혁신의 요체는 외부 자원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 것인지에 달려 있다. 천재들의 집단인 NASA조차 외부의 자원을 경진 대회를 통해 활용하려고 한다.
GE는 이미 2012년에 미국의 크라우드 소싱 기업인 쿼키와 파트너십을 맺고 외부 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GE는 2013년 쿼키의 90만 회원들에게 GE의 특허와 기술에 마음대로 접근할 수 있게 해줬다.
이를 통해 스마트 홈 기기 제작을 목표로 하는 공동 브랜드의 사물인터넷(IoT) 운동 ‘윙크 즉각적 연결’이 시작됐다.
또 2013년에는 알래스카항공·캐글과 함께 플라이트 퀘스트라는 상금 경진 대회를 열었다. 캐글은 과학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다.
이 경진대회는 비행기 도착 시간을 더 정확하게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이 과제였다. 우승한 알고리즘은 현재의 기술보다 도착 시간을 40%나 더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증명됐다.
2014년에는 로컬모터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퍼스트 빌드’라는 새로운 제조업 모델을 발표했다. GE는 대기업이 스타트업 및 커뮤니티와의 협업을 통해 외부의 자원을 활용하고 혁신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즉 기하급수적 변화의 시대에는 변화 속도를 내부 자원만 갖고서는 어떤 기업도 따라 잡을 수 없다.
(사진)제포 베조스 아마존 CEO(/아마존 홈페이지)
◆기업 문화 안 맞으면 돈 주고 퇴사시켜
셋째는 혁신의 방법과 관련된 내부 기업 문화와 조직 구조에 관한 자포스의 사례다. 외부 자원을 활용해 내부의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내부의 일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해야 할 것인지에 관한 얘기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자율과 내부 직원들의 열정이 필요하다.
자포스는 1999년 설립된 신발 온라인 쇼핑몰 기업이다. 이 회사는 외부와 소통하고 협업하기 위해 자율을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회사다. 자포스의 직원들은 매달 5000통의 전화를 받고 매주 1200통의 e메일에 답한다.
하지만 콜센터 직원에게는 매뉴얼도 없고 전화 상담 시간의 제한도 없다. 최장 상담 시간은 10시간 29분이다.
수습사원 평가 때는 자포스의 문화에 맞는지가 평가의 50%를 차지하고 맞지 않는 사람을 골라내기 위해 회사를 떠날 때 3000달러를 지불하기도 한다.
2013년 12월 1500명의 조직을 완전 자율 체제로 바꾸는 개혁을 단행했다. 모든 직책명을 떼어내고 관리층을 없앴다. 가장 핵심적인 질문은 “직무 명세도 없이 어떻게 사람을 채용하는가”다.
자포스의 채용 담당자들은 “자포스 인사이더”라는 소셜 네트워크에서의 활동이나 Q&A와 상금 경진 대회를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지원자들의 역량, 기업 문화와의 궁합을 살피는 방식으로 채용을 진행한다.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는 기하급수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경쟁사보다 반 발짝 앞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기준점으로 해서(아마존) 한계비용 제로인 외부의 무한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며(GE) 내부가 자율적인 문화와 열정 넘치는 직원으로 가득한 조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자포스).
아마존·GE·자포스의 ‘4차 산업혁명’ 대응 전략
(사진)온라인 신발 판매 기업 자포스의 직원들. (/자포스 홈페이지)
[전창록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올해 6월 초부터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여러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해야 하는지가 주요 주제였다.
“4차 산업혁명은 융합의 혁명이고 기하급수적 변화의 시대다. 그래서 기하급수적 성장의 기회가 열려 있다. 이걸 잡으려면 지금 당장 대응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 얘기를 하면 업종과 기업의 경영 환경 그리고 대표 본인의 준비 여부에 따라 반응 정도가 제각각이다. 하지만 공통적인 한 가지 질문과 우려가 있다. 바로 ‘변화 속도’의 이슈였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얼마나 빨리 움직여야 하는가’, ‘기존 사업과의 밸런스를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가’ 등 CEO가 갖는 너무나 당연한 우려이고 질문이다.
필자가 책상 위에서 ‘변화의 당위’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CEO들은 이미 현실의 ‘실행’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기업을 이끌어 온 CEO들의 경험과 동물적 직감이 ‘반 발짝’만 앞서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이런 질문에 동감을 표시하면서도 동시에 필자도 질문한다.
“그러면 과연 ‘누구’보다 반 발짝 앞서 움직이길 원하는 것입니까. 또 ‘어떻게’ 반 발짝만 앞설 것이고 그것은 얼마나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실행 속도의 기준과 방법에 대한 질문이 그것이다.
◆기존의 전략으론 도저히 따라가지 못해
“‘누구’보다 반 발짝입니까.”
많은 CEO들이 경쟁사보다 반 발짝 앞서기를 원한다. 그러면 과연 경쟁사보다 앞선 그 반 발짝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코닥으로 대변되던 필름 시장이 무너졌을 때 분명 코닥은 그 시장 내에서 경쟁사보다 반 발짝 앞에 있었다. 하지만 아날로그 필름 산업과 시장 자체가 무너질 때 그 시장과 산업에서 경쟁사보다 반 발짝 앞에 있다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었다.
글로벌 호텔 체인 힐튼이 숙박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가 자신의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을까. 스마트폰 시장의 팽창으로 아날로그 카메라 시장, 캠코더 시장이 사라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산업 자체의 붕괴가 일상화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경쟁사보다 빠르게’라는 관점은 큰 의미가 없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필자의 가장 큰 주장의 하나는 융합의 혁명으로 산업 간, 시장 간 경쟁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자신의 경쟁자가 어디에서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데 있다. 자신의 경쟁은 어디에도 없거나 동시에 어디에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반 발짝을 앞설 것이고 그것은 지속 가능한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가장 큰 특징은 기하급수적 변화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비벡 와드와 카네기멜론대 교수나 피터 디아만디스 X프라이즈재단 회장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산술급수적 변화가 1, 2, 3, 4처럼 단계적이고 점증적인 변화라면 기하급수적 변화는 2, 4, 8, 16처럼 매번 2배씩 뛰는 변화를 의미한다. 반 발짝은 1.5 2.5와 같은 산술급수적 체계 내 경쟁 우위의 변화 개념이다.
다음 걸음이 2에서 4로 8로 가는 기하급수적 변화의 체계에서 반 발짝은 존재하지도 않고 지속 가능성의 측면에서 의미도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업에서의 변화는 혁신과 동의어다. 어떻게 변화하고 혁신해야 기하급수적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변화 속도 그리고 혁신의 기준점과 방법을 바꿔야 한다. 사실 이 두 개의 얘기는 하나의 얘기이기도 하다. 기준점이 달라지면 방법은 따라서 달라진다. 서 있는 곳이 바뀌면 풍경이 바뀌게 되고 생각도 달라진다는 얘기다.
문 샷 싱킹이라는 말이 있다. 1962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인류를 달에 보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보니 모든 것이 혁신적으로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 생각의 바탕에는 달을 더 잘 보기 위해 망원경 성능을 높이는 대신 달에 갈 수 있는 탐사선을 제작하겠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 혁신적인 발상을 의미한다.
처음부터 10% 개선하기보다 10배 혁신을 하겠다는 급진적이고 과감한 생각을 의미한다. 기하급수적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혁신의 기준점과 방법에 대해 세 가지 기업의 사례를 통해 한번 보자.
(사진)GE와 쿼키의 협업으로 만든 에어컨. (/GE 홈페이지)
◆최고의 혁신 기업 아마존의 사례는
첫째는 혁신의 기준점이라는 관점에서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최근 언론에 많이 회자되는 회사다. 아마존은 올 초에 시가총액 세계 4위로 화제가 됐다. 얼마 전에는 손만 대면 성공한다는 의미의 ‘아마존 이펙트(Amazon Effect)’가 의류 시장에서도 통했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그리고 7월 10일 아마존 프라임 데이 때는 30시간 만에 1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해 시끄러웠다. 아마존 프라임 데이 세일은 2015년 아마존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처음 기획한 행사다.
프라임 데이 세일에는 프라임 회원만 참여할 수 있다. 회원이 되려면 연간 99달러(11만3000원) 또는 월 10.99달러(1만2560원)의 회비를 내야 한다.
이런 결과의 바탕에는 아마존의 지속적인 기술혁신이 있다. 카바 시스템(물류 자동화), 프라임 에어(드론 배송 시스템), 아마존 고(무인 판매점)까지…. 무엇이 이런 지속적인 기술혁신을 가능하게 할까.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경쟁자에 집중하면 무언가를 시도하는 경쟁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고객에게 집중하면 훨씬 더 주도적이고 전향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아마존은 고객 중심주의 전략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고객이 원하는 물건을,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 배송하는 온 디맨드 전략이 그것이다.
그 시각에서만이 우리는 아마존이 초기에 그 어려울 때부터 미국 전역에 물류센터를 세우고 물류센터 내 키바 로봇을 배치하고 집요하게 ‘프라임’, ‘프라임 나우’, ‘프라임 에어’, ‘예측 배송’ 특허를 냈다(원하는 시점에).
‘아마존 대시’, ‘아마존 에코’, ‘에코 룩’을 통해 고객의 데이터를 쌓았다(원하는 물건을). ‘아마존 프레시’, ‘아마존 고(원하는 장소)’까지의 영역 파괴적인, 때로는 자기 파괴적인 혁신을 했다(한경비즈니스 1117호 참조).
아마존의 혁신과 관련해 한 가지만 더 얘기하고 싶다. 아마존에서 부하 직원이 매니저에게 다가와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매니저는 기본적으로 ‘예스’라고 답해야 한다. 매니저가 ‘노’라고 말하고 싶으면 그것이 왜 나쁜지 두 장의 설명문을 써야 한다.
다시 말해 아마존은 ‘노’라고 말하는 것에 수반되는 마찰력을 높여 더 많은 아이디어가 테스트 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둘째는 혁신의 방법과 관련된 제너럴일렉트릭(GE)의 사례다. 그전에 최근 화제가 됐던 18세의 인도 소년이 64g짜리 초소형 인공위성을 만든 이야기를 소개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주최하는 국제 발명 대회에서 이 소년은 탄소섬유를 재료로 8개의 센서가 내장된 인공위성을 3D 프린터로 만들어 출품했고 우승했다. NASA는 이것을 로켓에 실어 우주로 보내 실험할 예정이다.
이렇듯 이제 혁신의 요체는 외부 자원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 것인지에 달려 있다. 천재들의 집단인 NASA조차 외부의 자원을 경진 대회를 통해 활용하려고 한다.
GE는 이미 2012년에 미국의 크라우드 소싱 기업인 쿼키와 파트너십을 맺고 외부 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GE는 2013년 쿼키의 90만 회원들에게 GE의 특허와 기술에 마음대로 접근할 수 있게 해줬다.
이를 통해 스마트 홈 기기 제작을 목표로 하는 공동 브랜드의 사물인터넷(IoT) 운동 ‘윙크 즉각적 연결’이 시작됐다.
또 2013년에는 알래스카항공·캐글과 함께 플라이트 퀘스트라는 상금 경진 대회를 열었다. 캐글은 과학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다.
이 경진대회는 비행기 도착 시간을 더 정확하게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이 과제였다. 우승한 알고리즘은 현재의 기술보다 도착 시간을 40%나 더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증명됐다.
2014년에는 로컬모터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퍼스트 빌드’라는 새로운 제조업 모델을 발표했다. GE는 대기업이 스타트업 및 커뮤니티와의 협업을 통해 외부의 자원을 활용하고 혁신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즉 기하급수적 변화의 시대에는 변화 속도를 내부 자원만 갖고서는 어떤 기업도 따라 잡을 수 없다.
(사진)제포 베조스 아마존 CEO(/아마존 홈페이지)
◆기업 문화 안 맞으면 돈 주고 퇴사시켜
셋째는 혁신의 방법과 관련된 내부 기업 문화와 조직 구조에 관한 자포스의 사례다. 외부 자원을 활용해 내부의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내부의 일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해야 할 것인지에 관한 얘기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자율과 내부 직원들의 열정이 필요하다.
자포스는 1999년 설립된 신발 온라인 쇼핑몰 기업이다. 이 회사는 외부와 소통하고 협업하기 위해 자율을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회사다. 자포스의 직원들은 매달 5000통의 전화를 받고 매주 1200통의 e메일에 답한다.
하지만 콜센터 직원에게는 매뉴얼도 없고 전화 상담 시간의 제한도 없다. 최장 상담 시간은 10시간 29분이다.
수습사원 평가 때는 자포스의 문화에 맞는지가 평가의 50%를 차지하고 맞지 않는 사람을 골라내기 위해 회사를 떠날 때 3000달러를 지불하기도 한다.
2013년 12월 1500명의 조직을 완전 자율 체제로 바꾸는 개혁을 단행했다. 모든 직책명을 떼어내고 관리층을 없앴다. 가장 핵심적인 질문은 “직무 명세도 없이 어떻게 사람을 채용하는가”다.
자포스의 채용 담당자들은 “자포스 인사이더”라는 소셜 네트워크에서의 활동이나 Q&A와 상금 경진 대회를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지원자들의 역량, 기업 문화와의 궁합을 살피는 방식으로 채용을 진행한다.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는 기하급수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경쟁사보다 반 발짝 앞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기준점으로 해서(아마존) 한계비용 제로인 외부의 무한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며(GE) 내부가 자율적인 문화와 열정 넘치는 직원으로 가득한 조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자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