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박정원 회장의 경영]
현장 중시하는 두산 4세…2016년 그룹 회장 취임 후 재무구조 개선 마무리
(편집자 주/)지난 2년간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숨 가쁘게 달려온 두산그룹이 비로소 그 결실을 봤다.
2분기 (주)두산의 영업이익은 3890억원, 매출액은 4조58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 7.9% 증가했다.
(주)두산 자체 사업의 선전과 함께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 호조가 이뤄낸 성과다. 과거 주류·유통에서 활약하던 두산그룹은 1990년대 들어 새로운 분야로 눈을 돌리며 발 빠르게 체질을 개선해 왔다.
지난해에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취임하며 내실 다지기와 함께 불확실한 경제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한 답을 찾고 있다. 위기를 극복한 두산그룹의 비법을 들여다봤다.
(사진)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취임한 2016년 두산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대내외적인 세계 경기 침체로 두산의 재무구조는 악화돼 있는 상태였다.
박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진행 중이던 구조조정 마무리와 재원 확보를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만 했다. 그가 맨 처음 내건 두산그룹의 과제 또한 ‘재무구조 개선’이었다.
◆두산밥캣 상장 이뤄내며 분위기 확 바꿔
두산그룹이 택한 해결책은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이었다. 두산은 2014년 KFC 매각을 시작으로 2016년 3월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부문 매각까지 비주력 분야에 대한 과감한 정리 작업을 실행했다. 그뿐만 아니라 (주)두산의 두산동아, 두산건설의 렉스콘 사업, HRSG 사업 등도 정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산그룹 회장에 취임한 박정원 회장은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우선 지난해 11월 두산밥캣을 상장시키며 큰 고비를 넘겼다. 두산은 두산밥캣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약 3000억원 수준의 현금을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 또 공모 당시 제외한 두산인프라코어 잔여 지분도 상장 이후 자금 조달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 재무 여력이 더욱 높아졌다.
두산 관계자는 “이번 IPO에서 외부 투자자 지분을 전량 매출에 반영함으로써 5400억원에 이르는 재무 개선 효과를 거두게 되며 해당 지분에 대한 연 6.9%의 배당 부담도 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IPO에 따른 두산의 재무 개선 효과는 총 1조원 안팎이다.
박 회장은 평소 현장에서 답을 찾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회장에 취임한 후부터 생산 현장을 연이어 방문했다.
지난해 4월 경남 창원에 있는 두산중공업을 시작으로 두산인프라코어 인천·군산 사업장과 (주)두산 전자 BG, 산업차량 BG 국내 생산 현장, 중국 옌타이 미국 코네티컷 등에 자리한 해외 생산 현장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뒤이어 미국 북동부 코네티컷에 자리한 두산 퓨엘셀 아메리카(DFCA) 사업장을 방문했고 11월엔 베트남 꽝아이성 융 산업공단에 자리한 두산비나 사업장을 방문해 생산 현장을 점검했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현장은 기업 활동의 핵심이며 현장의 성과가 곧 그룹의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박 회장의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두산은 향상된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었다. 2016년 (주)두산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난해 총매출액 16조4000억원, 영업이익 9172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매출액은 전년 대비 2.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경쟁력 개선과 구조조정 효과로 8446억원 증가했다. 0.4%에 머물렀던 영업이익률도 5.6%로 개선됐다.
또 0.1배 수준이던 이자보상배율(ICR)이 1.6배로 증가하는 등 강화된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
올해 2분기 또한 안정적 실적을 이어 갔다. (주)두산의 2분기 영업이익은 38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매출액은 4조58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늘었다.
두산그룹은 이에 대해 “(주)두산 자체 사업과 인프라코어의 실적 호조 및 그룹의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향상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리 준비하는 100년 성장”
박 회장은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러한 박 회장의 ‘정중동의 리더십’은 두산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는 밑바탕이 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7월 에너지저장장치(ESS) 소프트웨어 원천 기술 보유 업체인 미국의 ‘원에너지시스템즈’를 인수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두산중공업은 ESS 분야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컨트롤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또 ESS의 설계·설치·시운전 등의 과정을 일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부터 두산그룹은 ‘두산은 지금, 내일을 준비합니다’라는 새로운 메시지를 앞세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에너지’, ‘워터’, ‘건설장비’ 등 3편으로 제작돼 두산의 비즈니스에 대한 가치와 미래 성장 동력을 표현하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새로운 캠페인에는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공격 경영’을 두산의 색깔로 만들어 100년 성장을 준비하겠다는 박 회장의 의지가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올해 매출 19조1000억원, 영업이익 1조2000억원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박 회장은 2017년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변수들로 인해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며 “각오를 단단히 하고 하나로 모은 역량을 바탕으로 성과를 창출하는 ‘위닝 팀(Winning Team)’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돋보기 : 박정원 회장은 누구]
4세 경영 포문 연 ‘준비된 경영자’, (주)두산 회장 맡으며 경험 쌓아
2016년 3월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에 이어 박정원 회장이 취임하면서 두산그룹은 본격적으로 4세가 경영 전반에 등장하게 됐다.
전통적으로 두산그룹은 ‘형제 경영’을 통해 형제 간 순서대로 그룹 회장직을 수행해 왔다. 박정원 회장을 시작으로 4세로 그룹 회장 승계가 이뤄지며 형제 경영에서 사촌 경영으로 변모하게 됐다.
박 회장 외에도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두산가 4세로는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 박진원 네오플럭스 부회장, 박서원 (주)두산 전무 등이 있다. 순서대로 회장직을 맡아 온 두산가의 전통이 사촌 경영 체제에서도 순조롭게 이어질지 큰 관심사다.
2017년 5월 31일 기준으로 박정원 회장은 두산그룹의 지주사인 (주)두산의 보통주 6.62%를 갖고 있는 단일 최대 주주다. 두산 오너가들은 모두 비슷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박 회장의 지분이 다소 많은 편이다.
전직 회장인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주)두산의 보통주 3.84%를, 박정원 회장의 동생인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은 4.41%를 소유하고 있다.
박정원 회장은 취임 전부터 높은 지분을 바탕으로 ‘준비된 경영자’란 평가를 받아 왔다. 박 회장은 4세 중 최초로 그룹회장 직함을 달았다. 그룹 회장을 맡기 전에는 지주사인 (주)두산 회장직을 역임해 왔다.
특히 지주사의 회장직을 수행하며 그룹의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도 앞장서 왔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또 박정원 회장은 야구단인 두산베어스의 구단주도 맡고 있다. 신인을 발굴하는 내부 육성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두산베어스의 ‘화수분 야구’는 평소 박 회장의 경영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mjlee@hankyung.com
[커버스토리 '박정원의 두산, 이제 시작이다' 기사 인덱스]
-두산인프라코어 2년만에 이룬 '깜짝 실적'의 비법
-박정원 회장, 정중동 리더십으로 '두산의 내일' 연다
현장 중시하는 두산 4세…2016년 그룹 회장 취임 후 재무구조 개선 마무리
(편집자 주/)지난 2년간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숨 가쁘게 달려온 두산그룹이 비로소 그 결실을 봤다.
2분기 (주)두산의 영업이익은 3890억원, 매출액은 4조58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 7.9% 증가했다.
(주)두산 자체 사업의 선전과 함께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 호조가 이뤄낸 성과다. 과거 주류·유통에서 활약하던 두산그룹은 1990년대 들어 새로운 분야로 눈을 돌리며 발 빠르게 체질을 개선해 왔다.
지난해에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취임하며 내실 다지기와 함께 불확실한 경제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한 답을 찾고 있다. 위기를 극복한 두산그룹의 비법을 들여다봤다.
(사진)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취임한 2016년 두산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대내외적인 세계 경기 침체로 두산의 재무구조는 악화돼 있는 상태였다.
박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진행 중이던 구조조정 마무리와 재원 확보를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만 했다. 그가 맨 처음 내건 두산그룹의 과제 또한 ‘재무구조 개선’이었다.
◆두산밥캣 상장 이뤄내며 분위기 확 바꿔
두산그룹이 택한 해결책은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이었다. 두산은 2014년 KFC 매각을 시작으로 2016년 3월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부문 매각까지 비주력 분야에 대한 과감한 정리 작업을 실행했다. 그뿐만 아니라 (주)두산의 두산동아, 두산건설의 렉스콘 사업, HRSG 사업 등도 정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산그룹 회장에 취임한 박정원 회장은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우선 지난해 11월 두산밥캣을 상장시키며 큰 고비를 넘겼다. 두산은 두산밥캣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약 3000억원 수준의 현금을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 또 공모 당시 제외한 두산인프라코어 잔여 지분도 상장 이후 자금 조달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 재무 여력이 더욱 높아졌다.
두산 관계자는 “이번 IPO에서 외부 투자자 지분을 전량 매출에 반영함으로써 5400억원에 이르는 재무 개선 효과를 거두게 되며 해당 지분에 대한 연 6.9%의 배당 부담도 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IPO에 따른 두산의 재무 개선 효과는 총 1조원 안팎이다.
박 회장은 평소 현장에서 답을 찾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회장에 취임한 후부터 생산 현장을 연이어 방문했다.
지난해 4월 경남 창원에 있는 두산중공업을 시작으로 두산인프라코어 인천·군산 사업장과 (주)두산 전자 BG, 산업차량 BG 국내 생산 현장, 중국 옌타이 미국 코네티컷 등에 자리한 해외 생산 현장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뒤이어 미국 북동부 코네티컷에 자리한 두산 퓨엘셀 아메리카(DFCA) 사업장을 방문했고 11월엔 베트남 꽝아이성 융 산업공단에 자리한 두산비나 사업장을 방문해 생산 현장을 점검했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현장은 기업 활동의 핵심이며 현장의 성과가 곧 그룹의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박 회장의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두산은 향상된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었다. 2016년 (주)두산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난해 총매출액 16조4000억원, 영업이익 9172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매출액은 전년 대비 2.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경쟁력 개선과 구조조정 효과로 8446억원 증가했다. 0.4%에 머물렀던 영업이익률도 5.6%로 개선됐다.
또 0.1배 수준이던 이자보상배율(ICR)이 1.6배로 증가하는 등 강화된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
올해 2분기 또한 안정적 실적을 이어 갔다. (주)두산의 2분기 영업이익은 38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매출액은 4조58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늘었다.
두산그룹은 이에 대해 “(주)두산 자체 사업과 인프라코어의 실적 호조 및 그룹의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향상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리 준비하는 100년 성장”
박 회장은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러한 박 회장의 ‘정중동의 리더십’은 두산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는 밑바탕이 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7월 에너지저장장치(ESS) 소프트웨어 원천 기술 보유 업체인 미국의 ‘원에너지시스템즈’를 인수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두산중공업은 ESS 분야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컨트롤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또 ESS의 설계·설치·시운전 등의 과정을 일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부터 두산그룹은 ‘두산은 지금, 내일을 준비합니다’라는 새로운 메시지를 앞세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에너지’, ‘워터’, ‘건설장비’ 등 3편으로 제작돼 두산의 비즈니스에 대한 가치와 미래 성장 동력을 표현하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새로운 캠페인에는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공격 경영’을 두산의 색깔로 만들어 100년 성장을 준비하겠다는 박 회장의 의지가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올해 매출 19조1000억원, 영업이익 1조2000억원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박 회장은 2017년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변수들로 인해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며 “각오를 단단히 하고 하나로 모은 역량을 바탕으로 성과를 창출하는 ‘위닝 팀(Winning Team)’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돋보기 : 박정원 회장은 누구]
4세 경영 포문 연 ‘준비된 경영자’, (주)두산 회장 맡으며 경험 쌓아
2016년 3월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에 이어 박정원 회장이 취임하면서 두산그룹은 본격적으로 4세가 경영 전반에 등장하게 됐다.
전통적으로 두산그룹은 ‘형제 경영’을 통해 형제 간 순서대로 그룹 회장직을 수행해 왔다. 박정원 회장을 시작으로 4세로 그룹 회장 승계가 이뤄지며 형제 경영에서 사촌 경영으로 변모하게 됐다.
박 회장 외에도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두산가 4세로는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 박진원 네오플럭스 부회장, 박서원 (주)두산 전무 등이 있다. 순서대로 회장직을 맡아 온 두산가의 전통이 사촌 경영 체제에서도 순조롭게 이어질지 큰 관심사다.
2017년 5월 31일 기준으로 박정원 회장은 두산그룹의 지주사인 (주)두산의 보통주 6.62%를 갖고 있는 단일 최대 주주다. 두산 오너가들은 모두 비슷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박 회장의 지분이 다소 많은 편이다.
전직 회장인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주)두산의 보통주 3.84%를, 박정원 회장의 동생인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은 4.41%를 소유하고 있다.
박정원 회장은 취임 전부터 높은 지분을 바탕으로 ‘준비된 경영자’란 평가를 받아 왔다. 박 회장은 4세 중 최초로 그룹회장 직함을 달았다. 그룹 회장을 맡기 전에는 지주사인 (주)두산 회장직을 역임해 왔다.
특히 지주사의 회장직을 수행하며 그룹의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도 앞장서 왔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또 박정원 회장은 야구단인 두산베어스의 구단주도 맡고 있다. 신인을 발굴하는 내부 육성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두산베어스의 ‘화수분 야구’는 평소 박 회장의 경영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mjlee@hankyung.com
[커버스토리 '박정원의 두산, 이제 시작이다' 기사 인덱스]
-두산인프라코어 2년만에 이룬 '깜짝 실적'의 비법
-박정원 회장, 정중동 리더십으로 '두산의 내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