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로 떠오른 스마트베타 ETF 활용법

[해외투자 따라잡기⑪]
가치주 투자하는 밸류 전략이 인기…장기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현재 해외에선 스마트베타 상장지수펀드(ETF)가 가장 뜨거운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만 봐도 알 수 있다.

미국에 상장되는 주식 ETF의 트렌드를 통해 글로벌 주식 ETF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 가늠할 수 있다. 미국 ETF 시장은 상장 ETF 수, 총운용 자산 등 다방면에서 전 세계를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5월 기준 미국에 상장된 ETF는 2000개가 조금 넘는다. 전 세계 상장 ETF가 7000개가 조금 안 되는 것을 고려하면 약 30%가 미국에 상장돼 있다는 것이다. 총운용 자산을 기준으로 보면 미국 ETF 시장이 글로벌 ETF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좀 더 명확히 알 수 있다.

미국에 상장된 ETF 총운용 자산은 2조8000달러로 전 세계에 상장된 ETF 총운용 자산인 4조 달러의 70%다. 이런 미국 ETF 시장에서 스마트베타의 비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스마트베타 ETF의 순자산 총액은 약 6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미국 전체 ETF 순자산 총액의 약 24%다. 2010년 기준으로 전체 ETF 시장에서 스마트베타의 비율이 12.7%였던 것을 감안하면 성장 속도가 매우 가파르다.

◆다양한 지수 구성이 특징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도 스마트베타 ETF에 대해 모르는 투자자들이 많다. 스마트베타 ETF는 큰 틀에서 보면 기존의 ETF가 추구하는 시가총액 방식에서 벗어난 모든 전략을 칭한다.

일반적으로 ETF는 대표적인 패시브(passive) 투자로, 시장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스피200이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등 ‘시가총액 비율’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단순히 지수를 따라가는 구조다.

하지만 점차 시장을 능가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면서 기존 시장지수 내 종목들의 비율 결정 방식을 달리하거나 종목을 선별하고 지수를 재구성하는 욕구가 강해지면서 스마트베타 ETF가 탄생했다.

스마트베타 ETF는 패시브 투자로 사용하는 시가총액 가중 벤치마크 이외에 모든 지수를 벤치마크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패시브 투자라고 할 수 있다.

펀드매니저 투자 전략인 기업의 내재 가치나 성장 모멘텀, 낮은 변동성, 고배당 등 특정 요인을 활용해 지수를 가공한다. 즉, 특정 요소에 따라 지수를 구성해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미국 S&P500 ETF에 투자하지 않고 미국 고배당 ETF에 투자한다면 스마트베타 투자가 된다. 또한 10개 종목에 10%씩 투자하는 것도 스마트베타 전략이다. 이

밖에 사회책임투자지수 등도 모두 스마트베타에 포함된다. 쉽게 설명하면 지수 움직임 이상의 수익(알파)을 추구하는 주식형 펀드와 지수 상승 폭과 같은 수익(베타)을 노리는 ETF의 장점을 합해 놓은 상품이다.

◆대형주 독주하면 부진한 성과

스마트베타 ETF의 주요 전략으로는 크게 5가지가 꼽힌다. △이익이나 장부 가치, 현금 흐름, 매출 등 펀더멘털 대비 주가가 낮은 종목에 투자하는 밸류(Value) △주가 변동성이 낮은 종목에 투자하는 낮은 주가 변동성(Low Volatility) △최근 주가 모멘텀이 큰 종목에 투자하는 모멘텀(Momentum) △이익 성장률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성장(Growth) △이익률 안전정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퀄리티(Quality) 전략 등이다.

이밖에 △시가총액 가중지수 대비 중소형주의 비율을 높이는 사이즈(Size) △시장 대비 베타(수익률)가 큰 종목에 투자하는 하이 베타(High Beta)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배당(Dividend) 전략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기에는 주가 변동성이 낮거나 이익률 안전정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밸류 또는 낮은 주가 변동성 전략을 권유한다.

반면 경기 확장기에는 펀더멘털 대비 주가가 낮은 종목 또는 주가 모멘텀이 큰 종목, 중소형주의 비율을 높이는 전략이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금리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미국처럼 점진적인 금리 상승이 예상된다면 하이 베타 전략과 사이즈 전략이 과거 사례로 봤을 때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스마트베타 ETF 투자에서 특히 유의할 점은 스마트베타가 언제나 기존 패시브 투자 대비 양호한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스마트베타의 장기 성과를 보면 주요 스마트베타 전략이 좋은 결과를 내긴 했지만 장기라는 기간은 10년 이상”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가치주에 투자하는 밸류 전략 스마트베타 ETF만 봐도 장기적으로는 시장을 이겼지만 2011년 이후에는 시장 성과에 못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스마트베타 전략은 대부분이 시가총액 가중지수 대비 대형주 비율이 낮기 때문에 대형주가 독주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과를 기록할 수밖에 없다.

하 애널리스트는 “개인 투자자가 스마트베타 ETF에 투자할 때는 기존 ETF보다 조금 더 나은 수익률을 얻겠다는 마음으로 장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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