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인사이트]
민간의 유동성 공급 늘어나며 주가 상승 전망…미국 은행주 ‘매력’ 커져
[한경비즈니스= 신동준 미래에셋대우 운용전략실장] 주가 하락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술주의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또 하나의 걱정거리로 지목되고 있는 것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대차대조표(balance sheet) 축소다.
위기에 빠진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Fed의 대차대조표상 자산 규모는 2007년 말 9000억 달러에서 현재 4조5000억 달러로 급증했다. Fed는 올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작 시점을 제외한 자산 축소의 구체적 실행 계획을 이미 밝혔다. 자산 축소는 9월에 발표하고 10월부터 시작할 것이라는 것이 현재 금융시장의 컨센서스다.
(사진)골드만삭스(가운데) 전경이 보이는 뉴욕 월스트리트/ 한국경제신문
◆유동성 ‘줄일 만하니까 줄이는 것’
‘Fed가 유동성을 공급했을 때 자산 가격이 상승했으니 흡수할 때는 하락할 것’이라는 걱정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러한 오해 때문에 금융시장의 가격 변동성이 여전히 높다.
하지만 Fed의 자산 축소나 유동성 흡수는 본질적으로 ‘줄일 만하니까 줄이는 것’이다. 그래서 Fed의 자산 축소에도 불구하고 장기 금리 상승이 제한되면서 주가는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이유는 금융시장의 유동성은 Fed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Fed가 밝힌 대차대조표 축소 계획에 따르면 1년 차에는 3000억 달러, 2~3년 차에는 각각 6000억 달러의 유동성이 흡수될 예정이다. 흡수되는 규모만큼 자생력을 회복한 민간의 유동성 창출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된다. 숫자를 통해 가늠해 보자.
현재 미국의 총통화량은 13조5000억 달러이며 대출 잔액을 포함한 상업은행의 총신용 규모는 12조7000억 달러다. 즉 대출 등 상업은행의 신용 창출이 연 2.4%만 증가하면 1년 차에 Fed가 흡수할 3000억 달러를 상쇄할 수 있다. 연 4.7%면 2~3년 차에 Fed가 흡수할 연 6000억 달러를 상쇄할 수 있다. 2011년 이후 상업은행의 신용 증가율 연 4.9%를 감안하면 Fed의 1년 차 유동성 흡수 규모는 민간의 신용 창출에 따라 충분히 상쇄되고도 남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최근 미국 상업은행의 대출을 포함한 신용 증가율이 빠른 속도로 둔화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할 만한 요인이다. 미국 상업은행의 대출 증가율은 1년 전 8%에서 현재 3%대로 낮아진 상태다. Fed의 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금융 환경이 여전히 완화적인데다 경험적으로 대출 증가율이 미국의 경기 선행지표들에 약 1년 정도 후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미국의 신용 증가율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경기 선행지표들은 대체로 2016년 상반기에 반등을 시작했다.
Fed가 유동성 흡수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민간의 자생력이 회복됐다고 본다고 할 수 있다. 이전보다 정부나 중앙은행의 도움을 적게 받아도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Fed의 대차대조표 축소에도 불구하고 민간의 유동성 공급으로 장기 금리의 상승 폭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주가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조심해야 하는 타이밍은 그 이후다.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이 아니라 대출 등 민간의 유동성 창출이 활발해질 때 찾아온다. 대차대조표 축소 초기에 장기 금리는 큰 혼란 없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민간의 신용 창출 속도가 은행의 규제 완화와 결합돼 빨라지고 마침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Fed의 금리 인상 속도도 함께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때는 장기 금리의 상승 폭도 커질 위험이 높다. 물론 이런 상황이 실현되기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듯하다.
◆미 민간은행 수익성, 바닥 찍고 회복 중
미국은 신용 창출을 이끌어 낼 은행에 대한 규제 완화 논의가 한창이다. 금융 규제 완화를 담은 금융선택법은 최근 하원을 통과했다. 다만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수정을 거쳐 상원을 통과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에 따라 금융 규제 완화는 의회를 통과하지 않는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 진행 중이다. 미국 재무부의 금융 규제 개편 권고안에 따라 상당 부분이 감독 기관의 규정 개정으로 시행할 수 있다. 트럼프 정부는 현재 규정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기 위해 금융 규제 기관의 수장에게 규제 완화를 선호하는 인물들을 임명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Fed의 금융 규제 담당 부의장으로 지명한 랜달 퀄츠 이사는 은행 규제 간소화 등 금융 규제 완화를 주장해 온 인물이다
6월 말 발표된 Fed의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최종 결과에 따르면 사상 처음으로 34개의 모든 금융회사들이 테스트를 통과했다.
테스트 통과로 자본이 탄탄하다는 진단이 내려진 미국 은행들은 행정부의 금융 규제 완화 분위기를 타고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대대적인 주주 환원 계획을 발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씨티그룹·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제이피모간체이스·웰스파고 등 미국의 6대 대형 은행들은 향후 4개 분기 동안 950억~970억 달러를 주주에게 돌려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행들의 수익성은 이미 바닥을 찍고 회복 중이다. 장기 금리가 오르지 않더라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을 확대해 수익성 개선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예대 업무 비율이 높은 지역 은행들은 장·단기 금리 차가 확대돼야 수익성이 개선된다.
반면 사업 포트폴리오가 분산돼 있고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 부문에서 수익이 창출되는 대형 은행은 장·단기 금리 차 축소에 영향을 덜 받는다. 테스트 결과가 양호했던 뱅크오브아메리카·제이피모간체이스·웰스파고 등 리테일 비율이 높은 은행들은 현재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진다면 향후 6~12개월 내 신용 등급 상향도 기대된다.
하반기의 다양한 이벤트들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 그간 주가 상승을 주도한 기술주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이미 그런 움직임이 몇 차례 목격됐다. 밸류에이션의 절대 수준이 높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기술주의 성장성과 중·장기 상승 추세가 꺾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지만 독보적인 주도력이 약해진다면 다른 한 자리는 은행주가 채울 가능성이 있다. 은행주는 금융 위기의 원흉으로 지목되면서 눌려 있던 투자 심리가 개선되는 큰 전환기에 있다. 이익 전망도 개선 중이고 배당도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올해 성과는 부진하다. 이익 개선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돼 있지 않아 가격 측면에서도 분명 매력적이다.
민간의 유동성 공급 늘어나며 주가 상승 전망…미국 은행주 ‘매력’ 커져
[한경비즈니스= 신동준 미래에셋대우 운용전략실장] 주가 하락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술주의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또 하나의 걱정거리로 지목되고 있는 것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대차대조표(balance sheet) 축소다.
위기에 빠진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Fed의 대차대조표상 자산 규모는 2007년 말 9000억 달러에서 현재 4조5000억 달러로 급증했다. Fed는 올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작 시점을 제외한 자산 축소의 구체적 실행 계획을 이미 밝혔다. 자산 축소는 9월에 발표하고 10월부터 시작할 것이라는 것이 현재 금융시장의 컨센서스다.
(사진)골드만삭스(가운데) 전경이 보이는 뉴욕 월스트리트/ 한국경제신문
◆유동성 ‘줄일 만하니까 줄이는 것’
‘Fed가 유동성을 공급했을 때 자산 가격이 상승했으니 흡수할 때는 하락할 것’이라는 걱정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러한 오해 때문에 금융시장의 가격 변동성이 여전히 높다.
하지만 Fed의 자산 축소나 유동성 흡수는 본질적으로 ‘줄일 만하니까 줄이는 것’이다. 그래서 Fed의 자산 축소에도 불구하고 장기 금리 상승이 제한되면서 주가는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이유는 금융시장의 유동성은 Fed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Fed가 밝힌 대차대조표 축소 계획에 따르면 1년 차에는 3000억 달러, 2~3년 차에는 각각 6000억 달러의 유동성이 흡수될 예정이다. 흡수되는 규모만큼 자생력을 회복한 민간의 유동성 창출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된다. 숫자를 통해 가늠해 보자.
현재 미국의 총통화량은 13조5000억 달러이며 대출 잔액을 포함한 상업은행의 총신용 규모는 12조7000억 달러다. 즉 대출 등 상업은행의 신용 창출이 연 2.4%만 증가하면 1년 차에 Fed가 흡수할 3000억 달러를 상쇄할 수 있다. 연 4.7%면 2~3년 차에 Fed가 흡수할 연 6000억 달러를 상쇄할 수 있다. 2011년 이후 상업은행의 신용 증가율 연 4.9%를 감안하면 Fed의 1년 차 유동성 흡수 규모는 민간의 신용 창출에 따라 충분히 상쇄되고도 남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최근 미국 상업은행의 대출을 포함한 신용 증가율이 빠른 속도로 둔화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할 만한 요인이다. 미국 상업은행의 대출 증가율은 1년 전 8%에서 현재 3%대로 낮아진 상태다. Fed의 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금융 환경이 여전히 완화적인데다 경험적으로 대출 증가율이 미국의 경기 선행지표들에 약 1년 정도 후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미국의 신용 증가율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경기 선행지표들은 대체로 2016년 상반기에 반등을 시작했다.
Fed가 유동성 흡수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민간의 자생력이 회복됐다고 본다고 할 수 있다. 이전보다 정부나 중앙은행의 도움을 적게 받아도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Fed의 대차대조표 축소에도 불구하고 민간의 유동성 공급으로 장기 금리의 상승 폭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주가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조심해야 하는 타이밍은 그 이후다.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이 아니라 대출 등 민간의 유동성 창출이 활발해질 때 찾아온다. 대차대조표 축소 초기에 장기 금리는 큰 혼란 없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민간의 신용 창출 속도가 은행의 규제 완화와 결합돼 빨라지고 마침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Fed의 금리 인상 속도도 함께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때는 장기 금리의 상승 폭도 커질 위험이 높다. 물론 이런 상황이 실현되기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듯하다.
◆미 민간은행 수익성, 바닥 찍고 회복 중
미국은 신용 창출을 이끌어 낼 은행에 대한 규제 완화 논의가 한창이다. 금융 규제 완화를 담은 금융선택법은 최근 하원을 통과했다. 다만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수정을 거쳐 상원을 통과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에 따라 금융 규제 완화는 의회를 통과하지 않는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 진행 중이다. 미국 재무부의 금융 규제 개편 권고안에 따라 상당 부분이 감독 기관의 규정 개정으로 시행할 수 있다. 트럼프 정부는 현재 규정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기 위해 금융 규제 기관의 수장에게 규제 완화를 선호하는 인물들을 임명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Fed의 금융 규제 담당 부의장으로 지명한 랜달 퀄츠 이사는 은행 규제 간소화 등 금융 규제 완화를 주장해 온 인물이다
6월 말 발표된 Fed의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최종 결과에 따르면 사상 처음으로 34개의 모든 금융회사들이 테스트를 통과했다.
테스트 통과로 자본이 탄탄하다는 진단이 내려진 미국 은행들은 행정부의 금융 규제 완화 분위기를 타고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대대적인 주주 환원 계획을 발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씨티그룹·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제이피모간체이스·웰스파고 등 미국의 6대 대형 은행들은 향후 4개 분기 동안 950억~970억 달러를 주주에게 돌려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행들의 수익성은 이미 바닥을 찍고 회복 중이다. 장기 금리가 오르지 않더라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을 확대해 수익성 개선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예대 업무 비율이 높은 지역 은행들은 장·단기 금리 차가 확대돼야 수익성이 개선된다.
반면 사업 포트폴리오가 분산돼 있고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 부문에서 수익이 창출되는 대형 은행은 장·단기 금리 차 축소에 영향을 덜 받는다. 테스트 결과가 양호했던 뱅크오브아메리카·제이피모간체이스·웰스파고 등 리테일 비율이 높은 은행들은 현재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진다면 향후 6~12개월 내 신용 등급 상향도 기대된다.
하반기의 다양한 이벤트들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 그간 주가 상승을 주도한 기술주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이미 그런 움직임이 몇 차례 목격됐다. 밸류에이션의 절대 수준이 높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기술주의 성장성과 중·장기 상승 추세가 꺾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지만 독보적인 주도력이 약해진다면 다른 한 자리는 은행주가 채울 가능성이 있다. 은행주는 금융 위기의 원흉으로 지목되면서 눌려 있던 투자 심리가 개선되는 큰 전환기에 있다. 이익 전망도 개선 중이고 배당도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올해 성과는 부진하다. 이익 개선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돼 있지 않아 가격 측면에서도 분명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