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의 돈이 인도로 몰리나

[해외투자 따라잡기⑭]
8% 성장률 전망,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아…‘포스트 차이나’ 유력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포스트 차이나’ 인도, 글로벌 경제성장을 이끄는 슈퍼 파워로 부상(Superpower India to Replace China as Growth Engine).”

블룸버그통신이 9월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내놓은 인도 경제 전망이다. 아시아 경제는 인도의 성장세에 힘입어 셋째 번영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란 예측도 함께 내놓았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국가, 인도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인도 센섹스지수, 올 들어 20% 넘게 상승

7.1%. 2016년 인도의 경제성장률이다.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러시아와 브라질은 1%대, 중국은 6%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인도는 2022년까지 7.9% 수준의 경제성장을 이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는 세계 2위의 거대한 인구를 바탕으로 세계 7위의 국내총생산(GDP) 규모(2조910억 달러, 1인당 1617달러)를 보유한 국가다. 구매력 기준 GDP 규모는 2008년 일본을 앞선 이후 줄곧 3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풍부한 노동력과 거대한 내수 시장을 갖추고 있다. 구글·페이스북·우버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 시장에 앞다퉈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다.

높은 경제성장률에 힘입어 인도 주식시장 또한 승승장구하고 있다. 인도 뭄바이증권거래소(BSE)의 대표 지수인 센섹스지수는 10월 26일 3만3151.26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뭄바이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센섹스지수는 올 들어서만 22% 넘게 올랐다. 2014년 5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취임 이후 46% 급등한 수치다. 글로벌 증시가 호황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인도 증시의 상승세는 유독 두드러진다.


(사진) 뭄바이증권거래소 / 사진=연합뉴스

문남중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투자처로서의 인도 시장의 매력을 크게 세 가지 꼽았다. 먼저 모디 총리의 확고한 국정 주도권을 바탕으로 높은 성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2014년 집권 이후 올해로 4년째를 맞은 모디 총리는 적극적인 개혁 정책을 추진 중이다.

여전히 60% 정도의 높은 지지율을 보여 2019년 총선에서도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모디 총리는 특히 제조업을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삼기 위한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캠페인을 앞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각종 규제를 철폐하는 등 적극적으로 시장 개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둘째, 사회 기반 시설이 낙후돼 건설 및 인프라 산업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인도의 건설 및 인프라 산업은 2025년까지 매년 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물류 개선을 위한 연계 수송망 구축과 도시 인프라 및 관계 시설이 필요하다. 도로·교량·철도·항만 등 관련 부문에 대한 투자가 매년 5~6%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 올해 7월부터 실시된 단일 상품서비스세(부가가치세)도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도 정부는 그동안 상품서비스세를 주마다 16~27%씩 다르게 부과했다. 이에 따라 이중과세 문제를 비롯한 복잡한 세금 체계가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치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하지만 모디 총리는 모든 품목을 5%, 12%, 18%, 28% 등 4가지 범주로 나눠 부과했다. 인도 정부는 상품서비스세를 적용하면 경제성장률이 2%포인트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모디노믹스 가시화, 기대감�

최근 들어 인도 증시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고평가에 대한 우려가 조금씩 제기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의 전망은 대체로 낙관적이다. 특히 증시가 잠시 주춤거렸던 9월을 지나 4분기에 접어들면서 인도 증시의 상승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올 7월 상품서비스세 도입으로 인도 경제 주체들 간의 혼란이 4분기에 접어들면서 점차 해소되며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기대다. 여기에 최근 국경지대인 둥랑에서 중국과의 군사 대치를 종료한 것도 인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문 애널리스트는 “2015년 이후 인도로 들어오는 글로벌 자금이 확대되고 있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이 그만큼 인도의 경제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얘기”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인도는 최근 1년 사이에 5대 신흥시장 중에서 국가별 펀드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곳으로 나타났다.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에 따르면 7월 말까지 1년간 인도 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약 170억 달러(약 19조2000억원) 규모다. 같은 기간 중국과 브라질 펀드는 각각 76억 달러(약 8조5800억원), 60억 달러(약 6조7700억원)가 유입됐다.

남택민 하나금융투자 해외 전문 프라이빗뱅커(PB)는 “올해 초부터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특히 신흥국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며 “그중에서도 인도는 모디노믹스가 가시화되기 시작하는 단계여서 투자 적기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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