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단지성’ 활용, 대체투자 영역 확장해 나갈 것”

[스페셜 리포트 Ⅱ = 신혜성 와디즈 대표]


(사진) 신혜성 와디즈 대표/ 사진=와디즈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는 2012년 5월 설립 이후 국내에서 크라우드 펀딩 산업을 선도해 오고 있는 업체다.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분야에서도 시장점유율 40%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로부터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의 성장 가능성과 투자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들어봤다.

-최근 정부가 ‘모험자본 활성화’를 위해 크라우드 펀딩에도 많은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네 사실 금융시장에서 모험자본은 거의 존재하지 않던 영역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전 세계적으로 성장의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빠르게 ‘비상장, 스타트업 투자’로 자금 공급이 전환되는 흐름이에요. 최근 국내의 분위기는 여러 면에서 고무적입니다. 투자 한도 상향, 광고 규제 완화, 투자자 소득공제 혜택 등 전방위적으로 상황이 개선되고 있어요. 최근에는 모험자본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벤처투자공모펀드 조성을 허용한다는 계획이 발표됐어요. 개인적으로는 공모펀드 조성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가능하도록 허용한다면 좀 더 일찍 이 시장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는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분야에서도 ‘발행 증권의 다양성’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들었습니다. 국내는 어떤가요.

“국내외 모두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은 크게 주식과 채권 등 두 가지 방식을 준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가장 큰 차이라면 한국은 예탁제도를 도입해 모든 주식이나 채권을 사고 팔수 있도록 장치를 만들었다는 점이에요. 그럼 점에서 분명한 장점이지만 동시에 예탁이 가능한 ‘규격화된 증권’으로 그 범위가 제한돼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투자 계약의 형태를 증권으로 변환해 진행하다 보니 창업 기업의 특성에 맞는 투자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어요.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미국 방식의 컨버터블 노트(우선 투자하고 향후 성과가 나왔을 때 전환 가격을 결정하는 오픈형 전환사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어요. 앞으로는 이처럼 새로운 유형의 투자도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시행 2년이 다 돼가지만 투자자들의 관심과 비교하면 투자 환경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아쉬운 부분이 참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도 그런 상황에서 국내 크라우드 펀딩 시장은 빠르게 성장해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이 중요한 것은 투자금이 부동산과 같은 안전자산이 아닌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실물경제에 바로 들어간다는 점이에요. 이 때문에 특히 민간 자본이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에 들어오는 것에 큰 혜택을 주면 좋겠습니다. 전향적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대신 크라우드 펀딩 중개업체 대한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은 투자 대상이 금융권이 관심 두기 어려운 일종의 ‘틈새시장’입니다. 투자 대상을 선별할 만한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의미일 수도 있는데 투자 대상을 어떻게 선별하나요.

“기존 금융회사는 투자 상품이 안정화돼 있는 상황에서 발생 가능한 사고 위험을 3% 미만으로 줄이는 방법으로 업무를 합니다. 우리가 중개하는 회사들은 3%의 성공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회사예요. 완전히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합니다. 과거의 기록을 기반으로 하는 신용 평가 모델로는 기업을 발굴하기 어렵죠. 그래서 새로운 투자 영역은 심사역들의 직관에 의해 이뤄집니다. 그런데 심사역 몇 사람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참여자들로부터 ‘집단지성’을 끌어내는 거예요. 와디즈에서는 일종의 ‘배심원’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조건을 충족한 회원들 중에서 배심원을 선정하고 이들의 질문과 토론 등을 통해 평가를 하는 거죠. 와디즈는 금융회사이면서도 소셜 서비스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많은 참여자들이 좋은 결과를 함께 만들어 내는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와디즈와 같은 크라우드 펀딩 업체들이 스타트업에서부터 문화$예술 등 다양한 투자 대상을 발굴하고 투자 트렌드를 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체 투자가 큰 화두예요. 기존 상장 주식과 채권만으로는 투자수익률이 제한되기 때문에 기관투자가들은 벌써부터 대체 투자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에는 대체 투자 플랫폼이 생겨나 최근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통해 대체 투자 펀드가 조성되는 사례도 생기고 있어요. 향후에는 소셜 벤처, 사회적 기업이나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등으로 더욱 확장해 갈 계획입니다.

다만, 비상장 대체 투자 상품은 분명 위험성이 높은 투자인 만큼 사람들이 ‘잘 모른 채’ 투자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와디즈는 국내 크라우드 펀딩 산업의 개척자이면서 핀테크 산업의 개척자라는 책임감이 커요. 다양성을 기반으로 집단의 지혜가 작동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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