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신인맥] 백운규 장관, 韓 탈원전 밑그림 그린다

[스페셜리포트-대한민국 신인맥23 : 산업통상자원부]
백운규 장관, 산업 및 에너지 정책에 통찰력…정책 결정 ‘뚝심’ 보여줘


(사진)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산업통상자원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약력
1964년 경남 마산 출생.
1986년 한양대 무기재료공학과 졸업.
1988년 미국 버지니아폴리테크닉주립대 재료공학 석사.
1991년 미국 클렘슨대 세라믹공학 박사.
1991년 미국 국립표준연구소(NIST) 연구원.
1992년 창원대 신소재융합공학과 조교수 및 부교수.
1999년 한양대 공과대학 교수.
2015년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학과장·공과대학 3학장.
2017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현).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생산·소비·판매 등 실물경제가 움츠러들면 흔히 ‘경제가 어렵다’고 말한다. 이러한 실물경제를 관장하는 정부 부처는 바로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다.

산업부의 앞에는 전과 다른 어마어마한 변화가 예고돼 있다. 미국을 선두로 전 세계적으로 ‘신보호무역주의 주의보’가 발령됐다. 동시에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까지 대비해야 한다.

복잡한 상황 속에서 문재인 정부는 학자 출신의 백운규 장관에게 산업부의 운항을 맡겼다. 백 장관은 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인물이기도 하다.

◆韓 에너지 학계에 업적 남긴 과학자

백운규 장관은 국내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 전문가로 불린다.

경남 마산에서 태어난 백 장관은 한양대 무기재료공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버지니아폴리테크닉주립대에서 재료공학 석사, 미국 클렘슨대에서 세라믹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장관 전까지 모교인 한양대에서 에너지공학과 교수 겸 제 3공과대학 학장을 맡아 왔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경선 후보 시절부터 문 캠프 산하 ‘새로운대한민국위원회’에서 에너지 분야 정책 수립을 주도해 왔다.

백 장관이 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목됐을 당시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백운규 후보자는 에너지 수요 예측,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권위 있는 학자로서 산업 및 에너지 정책에 대한 통찰력으로 새 정부의 산업 통상 자원 정책을 이끌어 갈 적임자”라고 말했다.

‘학자 출신’인 백 장관은 에너지 분야에서 굵직굵직한 연구 성과를 내왔다. 한양대 교수로 재직하던 2008년, 세계 최초 수계 리튬 2차전지용 음극 재료 및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백 장관은 교육부와 한국과학재단으로부터 ‘이달의 과학자상’을 받았다. 뒤이어 2010년 미국 일리노이대 존 로저스 교수팀과 함께 차세대 에너지원인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기술이다.

◆“흔들림 없이 탈원전 로드맵 그려갈 것”

백 장관에 대해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내리는 이유다.

‘남의 일’인 줄만 알았던 지진이 경주 및 포항에서 발생하며 사회적으로 원전을 바라보는 불안감이 커졌다. 하지만 원자력이 국내 에너지 생산의 30%를 책임진다는 점, 신규 원전 공사 중단에 따른 산업계의 피해와 대체에너지 자원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 근거해 탈원전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백 장관은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날개를 달아 줄 든든한 인물로 꼽힌다. 최근 백 장관은 탈원전 정책에 대한 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뚝심 있는 자세를 보였다. 10월 24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후속 조치 에너지 전환(탈원전) 로드맵’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백 장관은 “탈원전에 대한 정책은 대선 때 선택받았고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탈원전 로드맵을 시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노하우와 기술을 가진 국내 원전 기술력과 인력을 ‘탈원전’ 정책하에 버려두는 것은 낭비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 때문에 산업부는 이른바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탈원전 정책을 밀고 나가지만 적극적 수출을 통해 해외에 원전 설계 기술을 전파하는 것이다. 12월 6일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건설 사업권에 대해 한국전력이 사실상 수주에 성공했는데, 산업부는 이를 측면에서 지원해 왔다. 원전 기술 수출에 대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한 것이다.

백 장관 앞에 놓인 과제는 탈원전뿐만이 아니다. 산업부는 무역·투자, 산업·기술, 통상정책, 에너지·자원을 총괄하는 핵심 부처다. 당장 내년 미국이 수출의 문턱을 높일 것이 확실시된다. 또 급변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각 산업군의 애로 사항을 수렴해야 한다. 중견기업 관련 정책 또한 중소기업청에서 산업부 몫으로 정리됐다. 전에 없던 복잡한 상황에서 백 장관이 보여줄 ‘리더십’에 전 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백운규 장관의 말·말·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신산업 육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적극 창출하겠다.”
(7월 4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인사 청문회에서)

“국내 탈원전 정책과 원전 수출은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10월 10일 원전수출전략협의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의 원칙은 국익 극대화다.”
(10월 13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돋보기 :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산업부로 돌아온 ‘FTA 최고 전문가’


(사진)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한국경제신문)

세계 각국의 활발한 교류로 국가 간 경계선이 갈수록 희미해지는 시대다. 특히 한국은 내년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코앞에 두고 개발도상국들과의 신규 FTA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자연스레 통상교섭본부장 자리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폐지됐던 ‘통상교섭본부’를 4년 만인 지난 7월 부활시켰다.

이에 따라 부활한 통상교섭본부장 자리를 누가 차지할지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정부의 선택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었다. 김 본부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한·미 FTA 협상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1998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통상전문관으로 공직과 인연을 처음 맺었고 2003년 통상교섭조정관, 2004년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냈다.

국내에서는 ‘FTA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노무현 정부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국내 통상정책의 방향을 설정할 적임자라는 평가다.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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