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K뷰티 랜드마크’ 세우다

[컴퍼니]
신세계의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 첫 플래그십 스토어 강남역에 오픈


(사진) 서울 강남역 '시코르 플래그십 스토어 1호점' 내부 모습.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신세계백화점의 대형 화장품 편집매장인 ‘시코르(CHICOR)’가 서울 강남역에 ‘시코르 플래그십 스토어 1호점’의 문을 열었다. 시코르가 ‘길거리 상점(로드숍)’ 형태의 매장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6년 12월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서 첫선을 보인 시코르는 그간 신세계백화점이나 스타필드 등 대형 쇼핑몰 내부에서 매장을 내왔다. 신세계 관계자는 “시코르가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면서 이번에 로드숍까지 진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코르는 정유경 신세계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각별하게 관심을 기울이는 사업 중 하나다. ‘세련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다(Chic or Nothing)’는 뜻을 담은 이름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려는 20~30대를 주요 고객층으로 설정한 화장품 편집매장이다.

◆국내외 250개 브랜드 입점

2016년 12월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 첫 매장을 연 이후 강남점, 부산 센텀시티점, 스타필드 고양점, 광주점 등에 5개 매장을 운영해 왔다. 이번에 강남역 플래그십 스토어 1호점까지 문을 열면서 매장 수는 총 6개가 됐다.



강남역점은 시코르의 첫 대형 단독 매장인 만큼 기존 매장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특징이 있다. 가장 먼저 독특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세심한 제품 배치를 통해 고객이 마치 거대한 화장대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도록 매장 내부를 꾸몄다.

매장 크기와 상품군의 구성도 기존 매장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이다. 우선 규모를 살펴보면 매장 면적은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총 1061㎡(321평)에 달한다. 이 공간을 250여 개에 달하는 뷰티 브랜드들이 빼곡하게 차지하고 있다.

종류도 다양하다. 나스·맥·바비브라운·메이크업포에버·슈에무라 등 고가에 속하는 화장품 제품들이 즐비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끄는 국내 중견기업 브랜드 화장품들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시코르는 이번 강남역점의 문을 열면서 온라인에서 뜨고 있는 국내 중견기업 브랜드 화장품을 입점시키는 데 더욱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신세계 바이어가 직접 하나하나 써보고 차별화된 상품을 발굴해 낸 것이다.

그 결과 기존 매장에서는 판매하지 않았던 라뮤즈·렛미스킨·핑크원더 등을 추가 입점시켰다. 이번 매장에 입점한 250여 개 브랜드 가운데 60여 개가 국내 중소기업 브랜드로 알려졌다. 해당 브랜드들은 판로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얻고 고객들은 새 상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세계 관계자는 “향후에도 시코르 강남역점은 다양한 국내 화장품 브랜드 발굴에 주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존 시코르 매장과 차별성 강조

다양한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도 돋보인다. 시코르 강남역점의 주변은 영화관·식당 등 다양한 상점이 즐비한 국내 최대 상권으로 꼽힌다. 하루 유동인구만 25만 명에 달한다. 더욱이 강남권 최대 어학원 밀집 지역이어서 유동인구의 대부분이 20~30대 젊은 층이다.

이에 따라 신세계 측은 젊은 층들의 취향을 잡기 위한 서비스를 철저하게 준비했다. 각 층을 콘셉트에 맞춰 각각 다르게 구성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시코르 강남역점의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매장은 각각의 테마에 맞춰 꾸며져 있다.

1층에선 최신 뷰티 트렌드를 만날 수 있다. 색조, 네일케어 용품, 뷰티 소품 등 트렌디한 제품군을 제공한다. 각각의 상품을 제품군별로 모아 물건을 찾는 고객들이 한눈에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했다.

2층은 스킨케어와 보디 용품 등 기초 제품으로 꾸몄다. 신세계의 란제리 중심 편집숍인 ‘엘라코닉’ 코너도 따로 준비했다.

지하 1층은 헤어 케어와 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 구성했다. 특히 지하 1층 한쪽에 늘어나는 남성 그루밍족을 위한 ‘멘케어존’과 ‘키즈존’을 새롭게 구성한 것이 눈에 띈다. 여성뿐만 아니라 젊은 남성 고객도 사로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매장 전체적으로 보면 시코르의 특징이었던 체험형 공간을 더욱 강화했다. 스킨케어나 색조 화장품을 자유롭게 테스트해 볼 수 있는 ‘뷰티 스테이지’를 기존 매장보다 큰 규모로 구성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체험형 공간을 추가로 배치했다. 전문 아티스트가 상주하는 ‘스타일링바’와 눈썹을 손질해 주는 ‘브로우바’를 예로 들 수 있다.

기존 매장에는 없었던 키오스크를 도입해 고객 편의성을 높인 것도 시코르 강남역점의 특징이다. 매장 곳곳에 터치형 키오스크를 놓고 고객들이 직접 상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했다. 카테고리별 상품 순위나 리뷰 정보 역시 키오스크를 통해 검색할 수 있다.

김영섭 신세계백화점 해외잡화담당 상무는 “2030 여성들의 놀이터이자 중소 뷰티 브랜드의 등용문이었던 시코르가 백화점 밖에서 고객들을 만나게 됐다”며 “시코르 플래그십 스토어 1호점이 강남 지역 뷰티 랜드마크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시코르 로드숍의 추가 출점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신세계 관계자는 “시코르 강남역점 매장의 성과를 살펴본 후 향후 로드숍의 추가 확장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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