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 “‘안방’부터 해결한다”

[스페셜 리포트Ⅰ: 2018년 질주할 신차②]
국내 완성차 5사의 신차 전략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위기의 한국 자동차 산업’이란 수식어는 최근 몇 년간 우리 차 산업계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특히 2017년 한 해 동안 이는 더 두드러졌다.

노사 임금 협상이 발목을 잡았고 여기에 통상임금에 대한 법원 판결도 노동자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내려지면서 회사 측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여기에 더해 중국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갈등과 글로벌 경제 악화 등으로 해외시장에서는 위기가 지속된 한 해였다. 이 같은 악재는 저조한 판매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국내 5개 완성차 업체(현대·기아·한국GM·르노삼성·쌍용)는 2017년 총 819만6053대를 팔았다. 전년 대비 6.92% 감소한 수치다. 이 기간 내수와 해외 판매는 각각 155만80대(+2.41%), 664만5973대(-7.91%)를 기록했다.

이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올해를 단단히 벼르고 있다. 외부적 요인이 많은 해외야 그렇다 쳐도 내수만은 회복시키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더욱이 국내 경제성장률과 실업률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어 내수 확대를 통한 실적 회복에도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전략적 신차를 통해 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 현대자동차

(사진) '2018 북미 국제 오토 쇼'에서 공개된 2018년형 '벨로스터'./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일단 올해 ‘벨로스터’, ‘싼타페’, ‘넥쏘’, ‘코나 EV’등 4종(상품성 개선 모델, 연식 변경 모델 제외)의 신차 출시를 준비 중이다.

선봉은 신형 벨로스터다. 2018 북미 국제 오토 쇼에서 공개된 벨로스터는 이전 모델보다 차체가 낮아지고 차의 앞부분이 길어 보이는 쿠페 스타일로 외관을 변경했다.

실내는 운전자 중심의 비대칭 구조다. 엔진은 1.4리터 카파 가솔린 터보와 1.6리터 감마 가솔린 터보의 두 가지다. 변속기는 7단 듀얼클러치(DCT)와 6단 수동을 조합했다.

4월에는 코나 EV가 출시된다. 코나 EV는 국내 최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로 1회 충전 주행거리(자체 인증 기준)가 최대 390km에 달한다. 1월 15일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했고 1월 17일까지 총 8568대가 팔렸다.

이는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1만4351대)의 59.7%에 달하는 수치이자 전기차 1위 아이오닉 일렉트릭(현대차)의 연간 판매량(7932대)을 뛰어넘은 기록이다.

상반기에는 4세대를 맞는 싼타페도 출격한다. 신규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디자인과 상품성이 특징이다. 차체를 키우고 소형 SUV 코나를 통해 선보인 새로운 디자인 정체성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간 주행등을 올리고 헤드램프를 낮춘 분리형 컴포지트 램프를 적용하는 것. 현대차 상징이 된 캐스케이딩 그릴은 크기를 넓혀 과감한 인상을 구현한다. 기존 2.0리터, 2.2리터 디젤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구성을 유지했다.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18’에서 공개된 넥쏘도 상반기에 출시된다.

넥쏘는 차세대 동력인 수소연료전지 시스템과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ADAS) 등을 장착했고 5분 이내의 충전 시간으로 세계 최고 수준인 590km 이상(인증 전)의 항속거리를 구현하는 등 현대차의 미래 기술력이 집대성된 미래형 SUV다.

▶ 기아자동차

(사진) ‘니로 EV’ 콘셉트카./ 기아차 제공

기아차는 올해 완전 변경 모델인 ‘K3’, ‘K9’과 함께 ‘니로 EV 선행 콘셉트’ 모델을 출시하기로 계획을 세웠고 아직 미정이긴 하지만 ‘프라이드’ 완전 변경 모델도 올해 출시를 고민 중이다.

우선 새로 선보이게 될 K3는 ‘준중형의 고급화’를 바탕으로 중형에 가까운 상품성이 반영될 예정이다. 탑재한 엔진은 1.6리터 가솔린·디젤·액화석유가스(LPG)로 각각 132마력, 136마력, 120마력을 발휘한다.

외관은 스팅어, 프로씨드 콘셉트 카에 쓰인 날카로운 인상의 전면부를 적용했다. 패밀리 룩인 호랑이코 그릴을 중심으로 배치한 헤드램프는 포르쉐와 유사한 4 LED 주간 주행등이 채택된 것으로 알려졌다.

K9 후속은 차체 크기와 동력계를 비롯한 주요 품목을 개선해 제네시스 EQ900과 맞붙게 된다. 외관의 전면부는 대형 그릴을 중심으로 후드와 헤드램프를 분리하고 펜더가 헤드램프 일부를 감싼 형태를 채택했다.

최근 스팅어 및 그랜저를 통해 선보인 스타일로, 실내는 아우디·BMW·제네시스 등의 고급 브랜드가 쓰는 수평형 레이아웃과 인체 공학적 구성으로 채운다. 엔진은 V6 3.3리터 트윈터보, V6 3.8리터, V8 5.0리터로 구성하며 뒷바퀴 굴림을 기본으로 4WD도 마련된다.

현대차 EQ900와 동일한 라인업으로 기아차의 플래그십 지위를 확고히 다진다는 전략이다. 편의 및 안전 품목은 반자율주행 시스템과 개선된 커넥티드 기술을 적용하며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니로 EV 선행 콘셉트는 외장 기능을 통합한 심리스(Seamless) 스타일의 외관과 주행 조작 요소를 최소화해 자율주행에 최적화된 단순하고 직관적인 인테리어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와 교감하는 자동차의 구현을 목표로 하는 기아차의 미래 친환경차 디자인의 방향성이 담겨 있다. 64kWh 리튬 폴리머 배터리팩과 강력한 150kW 전기모터가 탑재됐다.

▶ 한국GM

(사진) 한국GM의 전기자동차 ‘쉐보레 볼트 EV’./ 한국GM 제공

한국GM은 순수 전기자동차인 ‘쉐보레 볼트 EV’를 시작으로 올해 내수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월 15일부터 볼트 EV의 사전 계약을 시작했고 3시간 만에 올해 도입 예정이었던 물량 5000대를 완판했다.

볼트 EV는 150kW 싱글 모터를 장착해 최고 출력 204마력의 힘을 발휘한다. 최대 토크는 36.7kg·m이다. 특히 1회 충전으로 383km 정도를 달릴 수 있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시판되는 전기차 중 주행 가능 거리가 가장 길다. 급속으로 1시간 충전 시 약 300km 넘게 주행할 수 있다. 완속 충전 시간은 9시간 45분이다.

한국GM은 또 캡티바 후속으로 미국산 에퀴녹스를 들여온다. 상반기 출시 예정인 에퀴녹스는 2004년부터 생산한 중형 SUV로, 미국 시장에서 연간 20만 대 이상 판매되는 인기 차종이다.

길이 4652mm, 너비 1843mm, 높이 1661mm이며 휠베이스는 2725mm다. 동력계는 1.5리터 가솔린 터보, 2.0리터 가솔린 터보, 1.6리터 디젤 등을 갖췄다.

▶ 르노삼성차

(사진) 르노삼성 ‘클리오’./ 연합뉴스

르노삼성은 르노의 B세그먼트 해치백 ‘클리오’를 올해 한국 시장에 소개할 예정이다. 소형 크로스오버 QM3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글로벌 인기 차종으로, 1990년 1세대 출시 후 유럽에서만 1000만 대 이상 판매됐다.

이미 국내에서 효율 인증도 받았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클리오 1.5리터 디젤은 6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해 최고 90마력, 최대 22.4kg·m의 성능을 낸다. 효율은 복합 기준 리터당 17.0km로 1등급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km당 109g이다.

▶ 쌍용자동차

(사진) 쌍용차의 ‘코란도 투리스모’./ 쌍용차 제공

쌍용차는 완성차 업계 5곳 중 가장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출시 예정이었던 ‘코란도 투리스모’와 ‘렉스턴 스포츠’를 이미 공개하고 판매에 나섰다. 서두른 이유는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리기 위해서다. 전략은 적중했다.

렉스턴 스포츠는 사전 예약 기간 나흘 만에 2500대 신청자가 몰릴 정도로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렉스턴 스포츠는 쌍용차가 중형 SUV 시장 1위를 노리고 프로젝트명 ‘Q200’으로 주력 개발해 온 오픈형 렉스턴 모델이다. 국내시장 판매 목표는 월 2500대, 연 3만 대로 설정했다.

cwy@hankyung.com

[스페셜 리포트Ⅰ: 2018년 질주할 신차 기사 인덱스]
- 2018년 질주할 신차 80종 ‘스탠바이’완료
- 위기 극복 “‘안방’부터 해결한다”
- ‘왕좌’ 자리 놓고 자존심 건 한판 승부
- “지난해 너무 쏟아냈나”…숨 고르는 일본차
- 지난해 재미 본 SUV, 올해도 줄줄이 준비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