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에게 눈도장 콱~  ‘新대체투자 3인방’

[재테크 인사이드]
P2P금융 ‘연체율’ 따져보고 투자…'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고위험·고수익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테크라고 하면 예·적금과 주식$부동산만 떠올리던 시절이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요즘 재테크’ 방법 또한 예전과는 달라졌다. 핀테크를 바탕으로 2030세대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 새로운 대체 투자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정보기술(IT)을 통해 대출자와 투자자를 직접 연결하는 ‘P2P 금융’과 자금이 필요한 수요자가 온라인을 통해 펀딩할 수 있는 ‘크라우드 펀딩’ 그리고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가 그 대표 주자들이다.

투자자들에게는 선택의 범위가 넓어졌다는 장점이 있지만 새롭게 등장한 투자 상품들 인만큼 그 특징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新)대체 투자 3인방의 특징과 주의할 점 등을 정리했다.

◆ 1년 만에 시장 규모 4배…안정적인 수익률 추구한다면 ‘P2P 금융’

P2P 금융은 쉽게 말해 온라인을 통해 ‘대출’과 ‘투자’를 연결해 주는 핀테크 서비스다. 예를 들어, 자금이 필요한 개인은 P2P 금융을 통해 보다 저렴한 이자에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투자자는 말하자면 ‘대출 채권 상품’에 투자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대출과 투자의 모든 과정은 온라인을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지점 운영비용, 인건비, 대출 영업비용 등의 불필요한 경비를 고스란히 투자수익률로 돌려줄 수 있다.

P2P 금융의 투자수익률이 꾸준히 10% 안팎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이다. P2P 금융 투자의 수익률은 투자하는 대출 상품에 따라 차이가 있다. 대체로 부동산 관련 P2P는 15% 안팎이고 개인 신용 대출은 10% 안팎이다. 현재로서는 P2P 대출의 1인당 투자 금액은 상품당 500만원, 업체당 1000만원으로 제한돼 있다. 지난해부터 적용되고 있는 정부의 ‘P2P 대출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다.


높은 수익률과 함께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도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장점이다. 1만~10만원 정도의 금액만 있어도 손쉽게 투자를 시작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목표 수익률과 상환 방법, 상환 기간이 정해진 채권 상품이기 때문에 매월 정해진 날짜에 수익금이 상환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꼬박꼬박 수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다 관리하기도 쉽다.

최근에는 투자 상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부동산과 개인 신용 대출 외에도 최근에는 유동화대출(ABL)$부실채권(NPL) 등의 전문적인 분야에 대한 투자 상품이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한국P2P협회에 따르면 2017년 12월을 기준으로 회원사들의 누적 대출 금액만 1조8000억원을 넘어선다. 2016년 12월 46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에 시장 규모가 4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현재 협회에 등록된 P2P 업체는 60여 개 정도다. 비회원사들까지 더하면 200여 개 업체로 추정된다.

P2P 금융 투자자들의 성별과 연령대를 살펴보면 ‘30대 남성’이 주도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부동산 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P2P 금융 업체 루프펀딩은 1월 11일 2017년 투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남성 투자자의 비율이 67%로 여성 투자자(33%)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연령대를 살펴보면 30대가 41%로 가장 많았고 40대와 20대가 각각 22%, 50대 이상이 15%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의 1회 평균 투자 금액은 320만7951원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투자수익률은 16.7%였고 재투자율은 74%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투자 횟수는 5.8회였다.

30~40대가 주도하는 P2P 금융 투자의 특징은 개인 신용 P2P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개인 신용 대출만 전문으로 하는 P2P 업체 렌딧이 지난해 12월 14일 발표한 ‘2017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투자 고객을 분석한 결과 남성이 75%, 여성이 25%로 나타났다. 연령별 비율은 30대가 47.6%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고 40대가 23.9%, 50대 이상이 15.5%, 20대 이하는 13%였다.

렌딧은 지역별 비율도 함께 발표했는데 서울이 45.1%, 경기도가 33.9%, 경상도가 10.4% 등으로 나타났다. 투자자 1명당 평균 투자 금액은 334만원, 평균 수익률은 11.2%, 재투자율은 67.8%로 나타났다. 부동산 대출과 개인 신용 대출 모두 재투자율이 70% 안팎으로 높다는 것은 P2P 금융 투자가 1회성 투자 상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투자 자금을 유입하는 대체 투자 상품으로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다.

금융감독원은 1월 8일 P2P 금융 투자 시 주의할 점을 발표했다. 가장 먼저 P2P 가이드라인 미준수 업체는 피해야 한다. P2P 금융 업체가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투자금을 업체 자산과 분리해 은행·신탁업자 등 공신력 있는 기관에 투자자의 재산이라는 것을 밝히고 예치·신탁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둘째,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해 지난해 8월 29일 대부업법 시행령이 개정됐다. P2P 대출 업체의 연계 대부업자는 반드시 2월 말까지 금융위원회에 등록해야 한다. 투자자는 등록 여부를 금감원 금융 소비자 정보 포털 ‘파인(fine.fss.or.kr)’의 ‘등록 대부 업체 통합 관리→P2P 연계대부업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셋째, P2P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연체율’이다. 2017년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P2P 금융회사들이 연체율 0%가 많았는데, 이는 대출 상환 날짜가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착시 현상’이 적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 P2P 금융 업체 전체의 연체율은 7.12%까지 올라갔다. 특히 부동산 관련 P2P업체들은 연체율이 13.71%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투자를 결정하기 전 연체율과 수익률 등 과거 실적과 대출 심사 능력, 사후 관리 시스템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투자 금액의 일정 부분(1~3%)을 돌려주는 리워드(reward) 방식이나 과도한 이벤트·경품 등은 투자자의 판단을 흐릴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P2P 금융 상품은 원금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각 P2P 금융 업체가 어떤 추심 제도와 안전장치를 준비하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 50만원 이하 소액 투자 비율 49%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크라우드 펀딩’도 최근 2030대를 중심으로 쏠쏠한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2016년 1월 이후 국내에서도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제도가 도입된 이후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중이다.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은 투자자가 어떤 스타트업이나 문화 활동 프로젝트에 돈을 투자하면 그 대가로 투자한 회사의 주식이나 채권 등의 ‘증권’을 보상받게 되는 크라우드 펀딩 형태를 말한다. 창업 7년 이내 비상장회사가 대상이다.

10만원 단위의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한데다 스타트업부터 문화$사회적 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할 수 있다. 단순히 수익만 추구하는 재테크에서 벗어나 다양한 관심사를 충족할 수 있어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욜로 재테크’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서 운영하는 크라우드 펀딩 정보 사이트 ‘크라우드넷’에 따르면 2016년 2월 이후 현재까지 펀딩에 성공한 기업은 모두 280개로, 펀딩 성공 금액만 455억원에 이른다. 전체 투자자 수는 2만3100명 정도다. 일반 투자자 1인당 기업별 평균 투자 금액은 110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중 50만원 이하 소액 투자자의 비율이 2016년 29%에서 2017년 49%로 크게 늘었다.

2017년 한 해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의 발행 규모는 270억원에 달한다. 2016년 발행 규모가 165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여 만에 무려 63% 정도 성장한 수치다. 2017년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의 발행 건수 또한 총 179건으로 전년 동기(108건) 대비 약 66% 증가했다. 월평균 성공 건수 또한 15.34건으로 지난해(10.5건)에 비해 45.7% 증가했다.
지난 1년간 크라우드 펀딩에 투자한 사람은 모두 1만6232명으로 나타났는데, 그중 남성이 67%(1만471명)이고 여성이 33%(5231명)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30대가 40%, 20대가 30%, 40대가 20% 정도다. 이들이 투자한 산업 분야는 정보통신업이 45%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이 27%로 그다음이었다.

투자자의 비율로만 보면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을 주도하는 이들은 ‘30대 남성’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2016년과 비교하면 투자자 저변이 확대되는 흐름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2016년 20대 투자자 비율은 15%에 불과했지만 2017년에는 2배 가까이 비율이 높아졌다. 여성 투자자의 비율도 2016년 28%에 비해 8% 정도 높아졌다.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크라우드 펀딩 전문 플랫폼이나 국내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들을 통하는 것도 가능하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크라우드 펀딩 전문 플랫폼 와디즈가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IBK증권이나 키움증권 등도 크라우드 펀딩 전용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하는 방법은 먼저 증권사나 은행 등을 통해 ‘증권형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증권형 계좌는 온라인으로도 개설할 수 있다. 투자금을 이체할 때에는 일반 은행 계좌로 가능하지만 투자한 증권, 즉 주식 또는 채권을 입고할 때에는 증권 계좌가 필요하다. 이후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 투자 회원으로 가입하고 투자할 기업이나 프로젝트를 선별해 투자하면 된다. 크라우드 펀딩은 금융업에 속한다. 이 때문에 이자소득에 대해 15.4%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혁신 창업 정책’에 따라 창업 7년 내 기술 우수 기업에 대한 크라우드 펀딩에 투자한 금액은 ‘엔젤 투자 소득공제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직장인들에게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크라우드 펀딩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높은 수익률이다. 2014년 설립된 봉제 의복 제조업체 에스와이제이는 2016년 IBK투자증권의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약 7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해 지난해 5월 코넥스에 상장했다. 상장 첫날 에스와이제이의 주가는 15% 뛰어올랐다. 이 업체의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거둬들인 수익률은 199%에 달했다.

이처럼 크라우드 펀딩의 투자수익률은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인 만큼 ‘고위험 투자 상품’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지난해 9월 국회 본회의에서 크라우드 펀딩의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이 통과됐다. 이를 통해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에 대한 일반 투자자의 투자 한도가 연간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특정 기업에 대해서는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 암호화폐 투자, 하루 평균 102번 가상화폐 앱 들여다봐

“아빠, 생일 선물로 1비트코인만 주세요.” “뭐? 1570만원? 세상에, 1720만원은 큰돈이란다. 대체 1690만원을 받아서 어디에 쓰려고 그러니.”

최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비트코인 풍자 글이다. 1분에 한 번씩 가격이 변하는 비트코인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 최근 2030대 투자자들의 관심은 비트코인에서 시작해 비트코인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루아침에 ‘일확천금’의 꿈을 이룬 성공담이 전해지는가 하면 그 반대로 ‘쪽박’을 찬 사연들도 속속 쏟아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가상화폐의 대표 주자다. 이 밖에 이더리움$리플 등 전 세계 시장에 등록돼 있는 가상화폐 종류만 1400여 개에 달한다. 그중 국내에서 거래가 가능한 코인은 120여 개 종이다.

이와 같은 가상화폐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층은 단연 20~30세대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지난해 11월 비트코인 투자자 40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대와 30대가 각각 29%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2030만 하더라도 비트코인 투자자의 절반을 넘어서는 압도적인 비율이다. 뒤를 이어 40대가 20%, 50대가 12%였고 10대도 4%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사이트 사람인에서 직장인 94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있다고 응답한 직장인들의 1인 평균 투자액은 566만원으로 나타났다. P2P 금융(300만원대), 크라우드 펀딩(기업당 110만원)과 비교해도 투자 금액이 가장 많다.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코인 거래로 시세 차익을 얻는 것이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거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식 투자와 비슷하다. 하지만 365일 24시간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현재 국내에 운영 중인 가상화폐 거래소는 37개 이상으로 파악된다. 이들 가상화폐 거래소의 하루 거래 규모는 58억 달러(약 6조2000억원) 수준이다. 전세계에서 거래되는 296억 달러(약 31조7000억원)의 19.7%에 해당하는 수치다. 국내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의 3대 가상화폐(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거래량을 기준으로 산정한 수치다.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방법 또한 간단하다. 거래소 사이트에 회원 가입한 후 간단한 본인 인증을 받으면 된다. 이후 거래소에서 부여 받은 자신의 가상 계좌에 투자금을 입금하고 해당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가상화폐를 주식처럼 시세에 따라 사고팔 수 있다. 최근에는 PC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시세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2030세대의 인기 요인 중 하나다.

문제는 급격한 가격 변동성이다. 단 하루 만에 몇 백만원씩 올랐다 내렸다 반복하는 통에 한순간에 ‘천국’과 ‘지옥’이 갈리기 십상이다. 더욱이 24시간 돌아가는 시장의 특성상 ‘비트코인 좀비’라는 신조어가 유행할 정도다. 일상생활을 영위하지 못한 채 하루 종일 가상화폐 시세만 들여다보는 등의 부작용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분석 업체 와이즈앱이 지난해 12월 가상화폐 관련 앱 10개의 사용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인당 하루 평균 102번 가상화폐 앱을 열어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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