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빅사이클의 출발선에 선 현대차

[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신차 효과’터져나올 2018년…정의선 부회장의 ‘본격 행보’ 주목

(사진) 현대차 신형 벨로스터 / 사진 제공=현대차

[한경비즈니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 2017 하반기 자동차·타이어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자동차 산업은 소비재 산업과 사이클 산업으로서의 두 가지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소비재 산업으로서의 성격을 대변하는 지표는 가격의 변동이고 사이클 산업으로서의 성격을 대변하는 지표는 차령(차의 나이)의 흐름이다. 현대차는 약 5년 주기로 늙어짐과 젊어짐을 반복했다. 현대차의 새 차령 사이클은 2003년, 2008년, 2013년에 개시됐다. 이제 2018년에 들어서며 새로운 사이클의 시작을 앞두고 있다.

현대차는 2008년 이후 5년간 지속적으로 이익이 상승했고 기업 가치도 높아졌다. 새로운 사이클에 들어서면서 상품성(연비·디자인·플랫폼)이 대폭 개선됐다. 또한 고유가에 따른 신흥국 수요가 성장했고 세단 시장이 확대되는 우호적 시장 환경도 뒷받침됐다. 이를 바탕으로 차 가격 할인 폭도 줄여 나갔다.

하지만 2013년 시작된 새 사이클은 현대차에 긍정적이지 않았다. 상품성이 크게 개선되지 않아 경쟁력이 약화됐다. 저유가 등 시장 환경도 비우호적이었다. 이 때문에 차 가격 할인 폭도 커졌다. 결국 현대차의 이익과 기업 가치는 우하향됐다.

현재 주식시장에서 자동차 기업의 가치는 해당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유형자산 가치 수준에서 평가된다. 성장성이 크지 않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2018년 새 사이클의 출발선에 들어서면서 기업 가치를 재평가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이번 사이클에서 현대차는 자동차의 핵심 중 하나인 파워트레인(동력전달계)을 10년 만에 교체한다. 이와 함께 터보차저를 채용하고 경량화를 추진해 연비를 25% 정도 개선할 예정이다. 여러 차종의 플랫폼도 대폭 통합된다. 플랫폼 통합은 자동차의 생산성을 높인다. 디자인도 새로 영입한 해외 디자이너들이 대폭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할 시장은 중국 시장이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지난해 문제가 됐던 정치적 이슈의 해결을 기대한다. 중국의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이 종료된다. 로컬 자동차 기업들의 점유율 하락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지난해 1종에 불과했던 신차를 올해 7종이나 내놓는다. 판매량이 늘어나고 가격 할인 폭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가 점유율 측면에서 강점을 보이는 신흥국(인도 15%, 중동 25%, 브라질 14%, 러시아 22%)에서도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의 수혜가 가능하다. 타 시장보다 1년 먼저 신차 효과가 발현된 내수 시장은 지난해 5년 만에 점유율 반등이 나타났다. 유럽 시장도 처음으로 6% 점유율을 넘어섰다.

이 같은 기업 가치 개선 요인들로 올해 한국 자동차 산업의 이익 성장률은 전년 대비 36%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의 이익 성장률은 10% 정도로 예상된다. 자동차 산업의 이익 성장률은 코스피지수의 세 배가 넘는다. 즉 절대 가치 관점에서의 상승과 함께 시장 대비 상대 가치 면에서도 현대차가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행보 또한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2017년을 기점으로 이미 그룹의 인사와 조직에 대한 주요 결정을 정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다. 앞서 말한 이익 상승의 사이클 속에서 지배구조의 변화가 구체화된다면 주가는 더욱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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