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을 위한 AI 시대 직종별 '생존 가이드'

[커버스토리=인공지능(AI) 시대, 인간은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정답은 '업무 능력의 진화'…'틀' 벗어나고 '사람'에게 관심 가져라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 1960년대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는 ‘인간 컴퓨터(Human Computer)’라고 불리는 직업이 있었다. NASA에서 필요한 복잡한 수학 연산을 처리하는 직업이다.
그런데 어느 날 IBM 컴퓨터가 NASA에 들어온다. 인간 컴퓨터 업무를 해왔던 도로시 본(Dorothy Vaughan)은 직감했다. 자신이 아무리 계산을 빠르고 정확하게 잘하더라도 컴퓨터를 이길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도로시 본은 IBM 컴퓨터를 다루기 위해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프로그래머로서 자신의 역할을 빠르게 ‘재정립’하는 데 공을 들였다. 현재 도로시 본은 나사 최초의 흑인 여성 관리자로 기록돼 있다.

인공지능(AI) 시대, 인간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말해주는 사례다.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 도로시 본과 같은 ‘빠른 태세 전환’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제 중요한 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이다.

흔히들 20세기는 ‘인간을 로봇화한 시대’였다고 표현한다. 1913년 탄생한 포드의 대량생산 시스템은 ‘효율성’을 높이는 데 최적화된 업무 방식이었다. 이 때문에 업무의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는 인간의 감정과 같은 요소는 쉽게 무시되곤 했다.

하지만 21세기 AI 시대에는 다시 인간의 ‘감정’이 주목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세기의 핵심 가치로 여겨졌던 효율성의 문제는 AI가 해결해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람’이란 키워드가 그 무엇보다 중요해지는 세상이 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막연하긴 마찬가지다. 업무를 ‘사람 중심’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일까. 사람 중심의 업무를 위해 우리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을까. 서비스업$제조업$기술직$사무관리직으로 나눠 그 힌트를 찾아봤다.

◆ 영업·서비스직-‘휴먼 터치’한 일을 찾아라

일본의 2위 은행인 미즈호은행에서는 2014년부터 AI 왓슨이 적용된 ‘페퍼로봇’이 콜센터$은행 창구에서의 고객 상담 등의 업무에 투입됐다. 페퍼가 새로운 행원으로 채용되며 기존 은행 점원들의 업무 방식 또한 상당히 달라졌다.

기존의 은행 콜센터 상담사들은 고객이 질문하면 종이 매뉴얼을 참고해 상담을 진행했다. 하지만 지금 상담사는 AI가 모니터에 답변을 띄워 주면 이를 참고해 더욱 빠르고 친절하게 고객의 질문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AI가 고객의 목소리를 음성인식을 통해 자동으로 인지한다. 고객의 질문 키워드를 상담원이 입력하기도 전에 각각의 고객에 맞춰 몇몇 ‘추천 답안’들에 대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은행 창구에서도 이와 같은 변화는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페퍼로봇이 창구 직원의 자리를 대신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곳에서도 여전히 사람의 역할은 필요하다. 페퍼가 주로 복잡한 금융 정보를 확인해서 알려주거나 고객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덕분에 기존의 행원들은 고객 한 명 한 명의 ‘상황과 감정’을 관찰하고 그에 따라 적절히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본에서 ‘인공지능의 변화와 일하는 방법의 변화’라는 주제로 활발하게 강연 활동을 하고 있는 일하는 방법 전문가 후지노 다카노리 컨설턴트는 “AI가 머리 부분을 대신해 줌으로써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마음’의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영업과 서비스직은 앞으로 더욱더 ‘휴먼 터치’한 방향으로 진화해 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후지노 컨설턴트는 하나의 상황을 예로 든다. 내일모레 대학에 입학하는 아들을 둔 아버지가 ‘아들 대신 통장 계좌를 만들고 싶다’고 은행에 찾아왔다. 이때 은행 직원은 ‘자상한 아버지를 둬서 아드님은 행복하시겠어요’와 같은 대답을 할 수 있다. 고객의 감정 상태를 헤아려 ‘순간적으로 적절한 대답을 떠올리는’ 일은 AI는 할 수 없다.

같은 상황에 AI 로봇은 아버지에게 통장 계좌를 개설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데 그칠 것이다. 바로 여기에 ‘인간의 경쟁력’이 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세심하게 파악하고 고객과 원활하게 ‘소통’하는 능력이 영업과 서비스직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해질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영업·서비스직에서 ‘휴먼 터치’한 일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전혀 다른 방식의 업무 스타일을 설계해야 한다. 기존의 관습을 없애고 처음부터 다시 ‘고객에게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고객과 어떻게 교류하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가설을 세우고 이를 직접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다양한 가설의 밑바탕이 되는 것이 방대한 데이터다. 바로 AI가 활약할 수 있는 지점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AI 벤처 기업인 데이터로봇에서 개발한 ‘데이터로봇’이라는 플랫폼을 활용하면 데이터 분석가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몇 분 만에 분석해 낼 수 있다. 고객들의 기본 정보를 입력한 뒤 계약 가능성이 높은 고객들을 예측하고 싶다면 데이터로봇이 3분 만에 답을 찾아준다.

예전에 비해 AI를 통해 ‘답을 찾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짧아졌다면 경쟁력은 ‘누가 더 효율적인 질문’을 찾느냐에 있다. 사람이 해야 할 몫이다. 인문학적 사고와 인간의 호기심, 창의력 같은 가치들이 그 어느 때보다 ‘직업 능력’으로서 중요하게 부각되는 이유다.

[영업·서비스직에서 행복하게 일하는 방법]
-‘일에 감정을 담지 마라’는 시대는 끝났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감정의 교류’에 집중하자.
-인간미 넘치는 ‘말 한마디’가 큰 힘을 발휘한다. 감정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에 힘을 쏟자.
-업무를 진행할 때 ‘데이터’와 친해지자. 인간은 ‘질문’하고 AI는 ‘답’을 찾는다.

◆ 제조업- 제조업에도 ‘감정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제조 현장에서 기계가 사용되기 시작한 건 매우 오래전의 일이다. 이미 글로벌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제품 제작, 운송, 창고 정리까지 로봇이 거의 모든 일을 도맡는 스마트공장의 확산 속도 또한 빨라지고 있다.

더욱이 스스로 판단하고 분석 가능한 AI 로봇이라면 ‘공장’에서 사람의 역할은 필요 없어지는 듯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오히려 제조업 현장에서 AI의 접목이 수많은 첨단 직업을 탄생시킬 것으로 보인다.

미국 리싱크 로보틱스에서 개발한 산업용 로봇 ‘백스터’는 마치 사람과 같은 형태를 하고 있다. 인간의 머리 위치에 회전하는 액정표시장치(LCD) 스크린을 장착해 얼굴의 역할을 하게 했다. 얼굴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이 스크린을 통해 ‘표정’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백스터는 사람이 접근하면 얼굴이 오렌지색으로 변하고 작업이 순조롭지 않으면 슬픈 표정을 짓는다. 이 얼굴을 중심으로 양쪽에 긴 팔이 달려 있다. 이 양손을 통해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조작할 수 있다.



그런데 일반적인 공장용 로봇과 다른 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공장에서 기계를 돌리기 전에는 사람이 작업 내용을 자세하게 프로그래밍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백스터는 이런 과정이 없어도 간단하게 새로운 업무를 지시할 수 있다. 학습이 가능한 AI 로봇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백스터의 양손을 잡고 동작을 통해 작업 내용을 ‘가르칠 수 있다.’ 놀라운 것은 이 백스터 한 대를 구입하는데 200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일해도 지치지 않는 데다 과로로 인해 업무 능력이 저하될 걱정 또한 없다. 특히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이라면 백스터와 같은 AI 로봇을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후지노 컨설턴트는 “제조업 현장은 애초에 일손이 부족하기 때문에 과중한 업무로 인해 노동자가 피로를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며 “AI가 이와 같은 업무를 해결하면 사람은 더욱 편하게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다름 아닌 ‘감정 커뮤니케이션’이다. 백스터에 굳이 사람의 ‘얼굴 표정’을 심어 놓은 것 또한 이와 일맥상통한다.

예전부터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의 풍경을 생각하면 ‘삭막하다’거나 ‘비인간적이다’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게 사실이다. 저마다 주어진 일을 하는 데 바빠 옆 동료와 담소조차 나누기 힘든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AI가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사람들은 동료들과 ‘인간적인 교류’를 할 여유가 생긴다. 말하자면 업무 중 ‘수다 타임’이다. 그것도 아주 많이….

후지노 컨설턴트는 “인간이 직장에서 하는 일은 대체로 고되고 특히 제조 현장의 업무는 더욱 그렇다”며 “업무 중 떠드는 수다는 근무 태만이라는 예전의 고정관념을 버려야 할 때가 왔다”고 조언한다.

직원들 사이의 인간적인 교류를 통해 업무를 통해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즐겁게 일하는 환경’을 만드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평가받게 될 것이다.

이는 특히 제조업뿐만 아니라 어느 업무 분야에 있든지 고위직으로 올라가면서 ‘리더’가 될수록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게 될 것이다. 대부분의 직장에서 지금까지 리더의 업무는 대부분이 지시와 확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AI의 활약이 확대될수록 리더의 역할은 동료나 부하 직원들에게 적절한 칭찬과 격려로 사기를 북돋우고 직원의 불편과 고민을 먼저 헤아리는 데 점점 더 무게중심이 옮겨 갈 것이다.

제조 현장에서 또 하나 중요한 능력이 ‘정확하게 업무를 지시하는 능력’이다. 이는 물론 ‘사람이 사람에게’ 업무를 지시하는 것만 포함되지는 않는다. 백스터와 같은 로봇에도 정확하게 업무를 지시해야 모든 작업 과정이 원활하게 돌아간다.

로봇은 구조화돼 있는 일은 쉽게 학습하지만 구조화돼 있지 않은 일은 학습하지 못한다. 업무의 과정이 복잡한 일일수록 ‘매뉴얼화’하는 것이 더욱 어렵다. 제조 현장에서 논리적인 사고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제조업에서 행복하게 일하는 방법]
-제조업 현장의 노동자들에게는 ‘감정 노동’ 또한 ‘육체노동’ 만큼이나 고되다. 이와 같은 감정을 관리하는 일이 중요한 업무로 부각될 것이다.
-‘근무 중 수다는 태만’이라는 사고방식은 20세기의 고정관념이다. 제조업 현장에서 동료들과 감정을 더욱 많이 나눌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자.
-사람은 같은 작업을 반복하면 ‘싫증’을 낸다. 지치는 일, 싫증나는 일은 로봇에 맡기자. ‘AI에 어떤 업무를 맡길 것인가’, ‘어떻게 알려줄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인간의 일이다.

◆ 기술직-정답을 찾지 않는 연습, 엔지니어의 ‘창조적 사고’

테크놀로지에 기반 한 기술직은 AI와 가장 밀접하게 느껴지는 분야다. 기계와 전기 등을 포함해 정보기술(IT)까지 모든 엔지니어들에게는 ‘최신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들은 AI를 비롯해 매우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는 최신 기술들을 섭렵하며 우리 일상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는 주역들이다.

그러면 이들은 AI와 함께 일하기 위해 지금까지 했던 그대로 크게 변화할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닐까. 후지노 컨설턴트는 “지금까지 엔지니어에게 논리적·분석적 사고가 매우 중요한 가치로 여겨져 왔다면 앞으로는 ‘감성적 요인’ 또한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한다. ‘논리’와 ‘감성’, 완전히 다른 양쪽 끝에 서 있는 이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손에 쥘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 대표적인 예가 구글이다. 구글은 엔지니어들에게 논리적인 사고력만큼이나 ‘감성에서 태어난 창조성’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구글에서는 직원들에게 ‘마인드풀니스’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데 매우 인기가 높다. 이는 쉽게 말해 ‘명상’이다.



후지노 컨설턴트는 “마인드풀니스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라며 “일상에서 마음을 다스리는 것과 정답을 찾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소개한다. 정답을 찾으려면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가 활성화된다. 반대로 정답을 찾지 않으려 노력하다 보면 ‘수직적 사고(논리적 사고)’를 ‘수평적 사고(창조적 사고)’로 전환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정답을 찾아가는 수직적 사고 능력은 AI가 더욱 뛰어나다. 논리적$통계적$분석적인 부분은 AI에 맡겨두고 인간은 ‘창의력’에 집중하는 것이 엔지니어로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창조적 사고를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정답과 상식의 틀’을 자유자재로 벗어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스탠퍼드대에서는 ‘디자인 사고’라는 개념을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의 생각을 철저히 분석한 다음 이를 시각화해 사용자의 예상을 뛰어넘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식이다.

여기서 핵심은 ‘현장을 느끼고, 손을 움직여서’ 사고하라는 것이다. 24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 프로그램을 설계하던 시대는 끝났다. ‘체험을 통해 몸으로 익히는 사고방식’이 엔지니어에게도 중요해지고 있다. 엔지니어의 창조적 사고를 위한 전제 조건이 있다. 외부와 자유로운 컬래버레이션(협업)과 시행착오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현장형 엔지니어’는 아날로그 데이터와 가까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경쟁력이 높다. AI 시대의 가장 큰 자산은 ‘데이터’다. 어떤 데이터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현재 인터넷에 기록돼 있지 않지만 일상생활에서 발굴해 낼 수 있는 정보가 아날로그 정보다. 예를 들어 내가 언제 아침$점심을 먹었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등이다. ‘시시콜콜해’ 보이는 이와 같은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AI 시대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기술직에서 행복하게 일하는 방법]
-엔지니어에게 논리력과 분석력만 강조되던 시대는 지났다. ‘감성에서 태어난 창조성’과 ‘예민한 신체 감각’이야말로 엔지니어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발상의 유연함을 익히기 위해서는 ‘시행착오’에 익숙해지자. 외부와의 협업에도 열린 마음을 갖자.
-구글과 같은 IT 기업들이 갖고 있지 않은 아날로그 데이터를 발굴하라. 사용자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현장을 체험하자.

◆ 사무관리직-숫자보다 ‘사람’이 중요, 고정관념을 넘어서라

기업을 움직이는 ‘머리’ 역할을 맡고 있는 부서가 바로 인사·경영팀을 비롯한 사무관리직이다. 이들 대부분은 수많은 서류를 작성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숫자와 씨름하느라 온 신경을 집중한다. 후지노 컨설턴트는 “사무직군이야말로 AI와 협력한다면 가장 높은 시너지를 얻을 수 있는 분야”라고 조언한다.

AI 시대에 사무관리직으로 경쟁력을 쌓기 위해서는 우선 기존의 업무 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무관리직은 기본적으로 ‘선례 답습형 업무’가 많아지기 쉬운 분야다. ‘실수 없이 처리해야 하는 일’이 주 업무이기 때문이다. 실패하면 강한 비난을 받지만 성공에 대한 보상은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실수를 낮추는 데’에는 인간보다 AI가 탁월하다. 수많은 서류 작업에 시간을 쏟기보다 이와 같은 업무를 AI에 맡기고 ‘사람’을 중심에 둔 새로운 업무를 찾아나가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인사팀의 신규 채용 과정을 떠올려 보자. 수많은 지원자들의 서류를 검토하는 것부터 지원자들의 일이다. 면접 과정에서 면접자들을 안내하고 관련 서류들을 챙기는 데도 적지 않은 수고가 들어간다.

하지만 이와 같은 과정에 AI가 투입된다면 서류를 확인하고 정리하는 작업에 소요되는 업무 시간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서류를 관리하는 데’ 소요되던 에너지를 아끼는 대신 ‘사람을 관리하는 일’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을 수 있는 것이다.

회사 지원자들의 질문에 인사 담당자가 예전보다 정성껏 응대하는 것과 같은 사소한 변화만으로도 경쟁력의 변화는 상당하다. 조금 더 나아가면 AI를 통해 선별한 회사의 ‘주요 타깃 인재들’의 관리를 강화함으로써 회사의 인적 관리 능력을 향상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말하자면 지원자들에 대한 일대일 관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비용 중심’의 사고를 ‘이윤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사무관리직은 지금까지 직접적으로 매출을 내는 부서라기보다 ‘비용’만 발생하는 부서로 여겨졌다. 하지만 AI를 통해 사무관리직도 ‘이윤을 창출하는 부서’로 진화할 수 있다.

이들 사무관리직에서 업무 중 쌓은 데이터를 통해 AI를 학습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예측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인사부서의 직원들에게 ‘퇴직자의 데이터를 관리’하는 것은 굉장히 과중한 업무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퇴직자 예측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지금 누구에게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정확하게 예측하고 ‘일대일 맞춤 관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면 이와 같은 ‘퇴직자 예측 모델’이 필요한 다른 회사에 서비스를 판매함으로써 직접적인 수익 창출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사무관리직에서 행복하게 일하는 방법]
-선례 답습형에서 미래 지향형으로. ‘노하우’는 이어 가더라도 ‘고정관념’은 버리자.
-숫자 데이터를 관리하는 것은 AI의 일, ‘사람’을 관리하는 것은 사람의 일.
-사무관리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키자. 이를 통해 ‘예측 모델’을 만들고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vivajh@hankyung.com

참고 서적 = ‘2020년 인공지능 시대, 우리들이 행복하게 일하는 방법(후지노 다카노리 지음, 김은혜 옮김, 아이스토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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