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와 예술가의 협업은 서로에게 새로운 영감을 줍니다”
[한경비즈니스= 김영은 기자] 모든 사물과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시대다. 예술과 산업의 경계도 마찬가지다.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시대에 기업이나 브랜드는 예술가나 유명인과의 공동 작업 이른바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과거 이런 협업은 주로 패션업계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엔 그 범위가 식품·외식, 자동차, 전자제품 등 모든 산업에 걸쳐 확대됐다.
예술 중에서도 산업과의 협업이 가장 자연스럽고 활발한 영역을 굳이 꼽자면 팝아트(대중예술)일 것이다. 팝아트의 본질이 산업사회가 생산해 낸 대중적인 이미지를 작품에 수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출신 현대미술가 스티븐 윌슨은 최근 글로벌 브랜드의 가장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는 주인공이다. 에르메스·나이키·칼라거펠트·코카콜라·시트로엥·게리쏭 등 많은 브랜드에서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서울 금호미술관에서 아시아 첫 전시회를 개최한 스티븐 윌슨을 만나 예술과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전시가 아시아 최초 전시인 만큼 의미가 클 것 같습니다.
“유럽이나 미국이 아닌 새로운 시장에서 전시하게 돼 매우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또 지금까지 가졌던 전시 중 가장 큰 규모의 개인전을 한국에서 열게 돼 의미가 큽니다.”
◆작품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저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물건이나 느낌을 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 스스로를 팝 아티스트로 제한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친숙한 대상과 널리 알려진 사물을 그려냄으로써 제 작품에 모든 이들이 접근할 수 있고 사물과의 연관성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작품에서 ‘흘러내림’ 기법을 자주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사이키델릭(환각적 도취 상태를 재현한 예술)에 관심이 있어서요. 액체가 흘러내리는 형태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 작품 중 다수는 다른 색 위에 3겹의 색을 덧입혀 작업하고 있습니다. 각 층은 개별적으로 다른 이미지를 담고 있지만 3겹이 다른 색 위에 덧입혀질 때 전체적으로 하나의 ‘형태’를 만들어 냅니다.”
◆작품에 대한 예술적 영감은 어디서 얻나요.
“가장 주가 되는 두 개의 축은 팝아트 운동(1960년대 앤디 워홀, 리히텐슈타인 등 미국 팝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일어난 사조)과 1960~1970년대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엄의 사이키델리아 포스터입니다. 사이키델릭의 영향은 제가 사용하는 흘러내림과 형태에 주요하게 반영이 됐고요.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물과 아이콘을 저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는 데에는 팝아트의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팝과 사이키델릭의 경계에 있죠.”
◆한국 화장품 브랜드 게리쏭과의 협업에서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나요.
“게리쏭의 상징적인 말 로고를 통해 말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도록 표현했습니다. 다양한 색의 조화를 통해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게리쏭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저는 유명한 상표와 작업하고 이에 대해 저만의 시각을 만들어 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게리쏭 상표는 매우 상징적이고 제가 그리기에 완벽했던 만큼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기업과 컬래버래이션하는 팝 아티스트와 산업 디자이너 간의 경계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요.
“자신만의 스타일과 미학을 만들어 내는지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가 아티스트와 협력을 원하면 아티스트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해당 브랜드에 사용하려고 하죠. 산업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결과물을 함께 작업하는 브랜드의 미학에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개인이 자신과 자신의 작업을 나타내는 방식에 따라 경계선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성향을 뚜렷하게 해 정확한 설정을 두고 작업을 표현하면 대중은 예술가를 인지할 수 있죠. 브랜드 미학의 이익과 개념 방식에 맞춰 작업하면 산업에 대한 디자인으로 경계를 넘게 됩니다.”
◆ 기업은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아티스트 입장에서 산업과의 협업은 어떤 의미를 갖나요.
“브랜드와 예술가 간 협업은 절대적으로 상호간에 이익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이 같은 협업을 통해 예술가들은 브랜드가 보유하고 있던 수많은 팬과 추종자들에게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죠. 이는 곧 예술가의 위상으로도 이어집니다. 한편 회사는 예술가를 통해 브랜드에 대한 새롭고 독특한 접근성을 얻게 됩니다.”
◆소셜 미디어 등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이 팝아트의 개념을 확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물론입니다. 소셜 미디어는 팝아트의 완벽한 파트너입니다. 소셜 미디어는 예술가들이 일반 대중에 대해 직접적으로 접근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이와 같은 접근은 더 이상 전시장을 방문하거나 작품을 수집하는 데 국한되지 않게 됐습니다.
예술가들이 대중과 직접적으로 소통해 자기만의 관객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됐죠. 예술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 예술에 참여하는 대중에 대한 경계를 무너뜨리는 어떠한 방법들도 긍정적으로 봅니다. 대중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모든 방식의 기술이 예술가의 명성과 위상을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kye0218@hankyung.com
[한경비즈니스= 김영은 기자] 모든 사물과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시대다. 예술과 산업의 경계도 마찬가지다.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시대에 기업이나 브랜드는 예술가나 유명인과의 공동 작업 이른바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과거 이런 협업은 주로 패션업계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엔 그 범위가 식품·외식, 자동차, 전자제품 등 모든 산업에 걸쳐 확대됐다.
예술 중에서도 산업과의 협업이 가장 자연스럽고 활발한 영역을 굳이 꼽자면 팝아트(대중예술)일 것이다. 팝아트의 본질이 산업사회가 생산해 낸 대중적인 이미지를 작품에 수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출신 현대미술가 스티븐 윌슨은 최근 글로벌 브랜드의 가장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는 주인공이다. 에르메스·나이키·칼라거펠트·코카콜라·시트로엥·게리쏭 등 많은 브랜드에서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서울 금호미술관에서 아시아 첫 전시회를 개최한 스티븐 윌슨을 만나 예술과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전시가 아시아 최초 전시인 만큼 의미가 클 것 같습니다.
“유럽이나 미국이 아닌 새로운 시장에서 전시하게 돼 매우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또 지금까지 가졌던 전시 중 가장 큰 규모의 개인전을 한국에서 열게 돼 의미가 큽니다.”
◆작품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저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물건이나 느낌을 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 스스로를 팝 아티스트로 제한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친숙한 대상과 널리 알려진 사물을 그려냄으로써 제 작품에 모든 이들이 접근할 수 있고 사물과의 연관성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작품에서 ‘흘러내림’ 기법을 자주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사이키델릭(환각적 도취 상태를 재현한 예술)에 관심이 있어서요. 액체가 흘러내리는 형태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 작품 중 다수는 다른 색 위에 3겹의 색을 덧입혀 작업하고 있습니다. 각 층은 개별적으로 다른 이미지를 담고 있지만 3겹이 다른 색 위에 덧입혀질 때 전체적으로 하나의 ‘형태’를 만들어 냅니다.”
◆작품에 대한 예술적 영감은 어디서 얻나요.
“가장 주가 되는 두 개의 축은 팝아트 운동(1960년대 앤디 워홀, 리히텐슈타인 등 미국 팝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일어난 사조)과 1960~1970년대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엄의 사이키델리아 포스터입니다. 사이키델릭의 영향은 제가 사용하는 흘러내림과 형태에 주요하게 반영이 됐고요.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물과 아이콘을 저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는 데에는 팝아트의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팝과 사이키델릭의 경계에 있죠.”
◆한국 화장품 브랜드 게리쏭과의 협업에서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나요.
“게리쏭의 상징적인 말 로고를 통해 말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도록 표현했습니다. 다양한 색의 조화를 통해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게리쏭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저는 유명한 상표와 작업하고 이에 대해 저만의 시각을 만들어 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게리쏭 상표는 매우 상징적이고 제가 그리기에 완벽했던 만큼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기업과 컬래버래이션하는 팝 아티스트와 산업 디자이너 간의 경계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요.
“자신만의 스타일과 미학을 만들어 내는지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가 아티스트와 협력을 원하면 아티스트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해당 브랜드에 사용하려고 하죠. 산업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결과물을 함께 작업하는 브랜드의 미학에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개인이 자신과 자신의 작업을 나타내는 방식에 따라 경계선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성향을 뚜렷하게 해 정확한 설정을 두고 작업을 표현하면 대중은 예술가를 인지할 수 있죠. 브랜드 미학의 이익과 개념 방식에 맞춰 작업하면 산업에 대한 디자인으로 경계를 넘게 됩니다.”
◆ 기업은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아티스트 입장에서 산업과의 협업은 어떤 의미를 갖나요.
“브랜드와 예술가 간 협업은 절대적으로 상호간에 이익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이 같은 협업을 통해 예술가들은 브랜드가 보유하고 있던 수많은 팬과 추종자들에게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죠. 이는 곧 예술가의 위상으로도 이어집니다. 한편 회사는 예술가를 통해 브랜드에 대한 새롭고 독특한 접근성을 얻게 됩니다.”
◆소셜 미디어 등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이 팝아트의 개념을 확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물론입니다. 소셜 미디어는 팝아트의 완벽한 파트너입니다. 소셜 미디어는 예술가들이 일반 대중에 대해 직접적으로 접근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이와 같은 접근은 더 이상 전시장을 방문하거나 작품을 수집하는 데 국한되지 않게 됐습니다.
예술가들이 대중과 직접적으로 소통해 자기만의 관객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됐죠. 예술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 예술에 참여하는 대중에 대한 경계를 무너뜨리는 어떠한 방법들도 긍정적으로 봅니다. 대중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모든 방식의 기술이 예술가의 명성과 위상을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