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내 남친의 전 여친, 생각지도 못한 사이가 주는 뜻밖의 위로
[한경비즈니스=이혜영 마시멜로 에디터] 책 ‘허즈번드 시크릿’에서는 ‘남편의 비밀 편지’로, 책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에서는 ‘사소한 거짓말이 불러온 살인’이라는 호기심으로 파장을 일으켰던 리안 모리아티가 이번에도 ‘최면술사의 러브스토리’라는 궁금증 가득한 로맨스 소설을 들고 돌아왔다.
바로 ‘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다. 최면 치료사로 일하는 서른다섯 살의 싱글 엘런은 최면으로 방문자들이 자기 행동을 이해하고 정면으로 대면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
부인과 사별하고 여덟 살짜리 아들 잭을 키우고 있는 잘생긴 패트릭과 데이트를 시작했을 때 엘런은 패트릭의 전 여자 친구 사스키아가 그를 3년째 스토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른 사람의 심리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엘런은 사스키아에게 묘한 흥미를 느끼고 그녀를 꼭 한번 만나고 싶다고 생각한다. 엘런이 알지 못하는 사실이 있다면 이미 그 여자를 만났다는 것이다.
◆628쪽의 연애 그리고 심리소설
그간 탁월하고 예리한 시선으로 여성의 삶의 문제를 풀어내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고루 인정받았던 리안 모리아티의 필력이 그대로 녹아 있는 이 소설은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그를 스토킹하는 과거의 여자와 그와 연애하는 현재의 여자 심리가 서로 교차되면서 펼쳐진다.
‘최면치료사’인 주인공의 직업 설정은 사람 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매개체로 작용한다.
언뜻 보기엔 치정극 같은 설정이지만 이 소설은 첫 장면부터 마지막까지 시시각각 변하고 출렁이는 두 여성의 심리를 매우 세심하게 따라간다. 이 때문에 그저 그런 연애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보다 복잡 미묘한 심리소설에 가깝고 그래서 매우 현실적이다.
사건 사고가 휘몰아치는 극성 강한 스토리라기보다 잔잔하던 일상에 돌덩이가 던져지듯 공감에 공감을 거듭할 수 있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모든 상황이 나와 내 주변의 이야기 같기에 628쪽이나 되는 분량이 순식간에 읽힌다.
이 소설의 독특한 재미는 서로 적대적일 수밖에 없는 관계에 놓인 두 여성의 심리가 묘하게 합쳐지는 데 있다. 사별한 전 부인을 둔 한 남자의 현재와 과거의 여자 친구인 둘은 시간이 지날수록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서로에 대한 호기심은 결국 상대방과 본인 스스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치유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들 사이에는 ‘최면’이 놓여 있다. 여기에서 최면은 자신의 속마음을 나타내고 깨닫게 되는 매개물이자 화해와 용서를 이끌어 내는 또 하나의 마법 같은 선물이다.
엘런이 사스키아를 이해한다고 말했을 때 사스키아는 이렇게 묻는다. “혹시 나한테 최면을 걸었나요.”
사랑한다는 이유로 주고받게 되는 인간관계 속 상처는 무수히 많다. 세상 그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였던 관계가 순식간에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됐을 때 우리는 그 상처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까.
소설은 생각지도 못한 사이나 관계가 뜻밖의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끝까지 따뜻하고 촉촉한 감성으로 보여준다.
-내 남친의 전 여친, 생각지도 못한 사이가 주는 뜻밖의 위로
[한경비즈니스=이혜영 마시멜로 에디터] 책 ‘허즈번드 시크릿’에서는 ‘남편의 비밀 편지’로, 책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에서는 ‘사소한 거짓말이 불러온 살인’이라는 호기심으로 파장을 일으켰던 리안 모리아티가 이번에도 ‘최면술사의 러브스토리’라는 궁금증 가득한 로맨스 소설을 들고 돌아왔다.
바로 ‘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다. 최면 치료사로 일하는 서른다섯 살의 싱글 엘런은 최면으로 방문자들이 자기 행동을 이해하고 정면으로 대면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
부인과 사별하고 여덟 살짜리 아들 잭을 키우고 있는 잘생긴 패트릭과 데이트를 시작했을 때 엘런은 패트릭의 전 여자 친구 사스키아가 그를 3년째 스토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른 사람의 심리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엘런은 사스키아에게 묘한 흥미를 느끼고 그녀를 꼭 한번 만나고 싶다고 생각한다. 엘런이 알지 못하는 사실이 있다면 이미 그 여자를 만났다는 것이다.
◆628쪽의 연애 그리고 심리소설
그간 탁월하고 예리한 시선으로 여성의 삶의 문제를 풀어내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고루 인정받았던 리안 모리아티의 필력이 그대로 녹아 있는 이 소설은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그를 스토킹하는 과거의 여자와 그와 연애하는 현재의 여자 심리가 서로 교차되면서 펼쳐진다.
‘최면치료사’인 주인공의 직업 설정은 사람 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매개체로 작용한다.
언뜻 보기엔 치정극 같은 설정이지만 이 소설은 첫 장면부터 마지막까지 시시각각 변하고 출렁이는 두 여성의 심리를 매우 세심하게 따라간다. 이 때문에 그저 그런 연애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보다 복잡 미묘한 심리소설에 가깝고 그래서 매우 현실적이다.
사건 사고가 휘몰아치는 극성 강한 스토리라기보다 잔잔하던 일상에 돌덩이가 던져지듯 공감에 공감을 거듭할 수 있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모든 상황이 나와 내 주변의 이야기 같기에 628쪽이나 되는 분량이 순식간에 읽힌다.
이 소설의 독특한 재미는 서로 적대적일 수밖에 없는 관계에 놓인 두 여성의 심리가 묘하게 합쳐지는 데 있다. 사별한 전 부인을 둔 한 남자의 현재와 과거의 여자 친구인 둘은 시간이 지날수록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서로에 대한 호기심은 결국 상대방과 본인 스스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치유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들 사이에는 ‘최면’이 놓여 있다. 여기에서 최면은 자신의 속마음을 나타내고 깨닫게 되는 매개물이자 화해와 용서를 이끌어 내는 또 하나의 마법 같은 선물이다.
엘런이 사스키아를 이해한다고 말했을 때 사스키아는 이렇게 묻는다. “혹시 나한테 최면을 걸었나요.”
사랑한다는 이유로 주고받게 되는 인간관계 속 상처는 무수히 많다. 세상 그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였던 관계가 순식간에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됐을 때 우리는 그 상처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까.
소설은 생각지도 못한 사이나 관계가 뜻밖의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끝까지 따뜻하고 촉촉한 감성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