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에서 드론·스마트 선박까지 ‘지능화 혁명’

[커버스토리] 핵심 기술③ - 무인 이동체
- 대규모 테스트베드 속속 가동…6대 공동 원천기술 개발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자율주행차·드론·스마트 선박 등을 중심으로 하는 ‘무인 이동체’ 시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분야다. 국내에서도 차세대 핵심 기술인 ‘무인 이동체’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의지가 강력하다. 연평균 19%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차세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2017년 12월 ‘무인 이동체 기술혁신과 성장 10개년 로드맵’을 수립했다.

이와 함께 2018년부터 육·해·공 무인 이동체에 모두 적용되는 6대 공통 원천 기술(탐지 및 인식, 통신, 자율 지능, 동력원 및 이동, 인간~이동체 간 인터페이스, 시스템 통합) 및 차세대 플랫폼 개발을 지원할 방침이다.

◆육-자율주행차, 올해부터 달린다

SF영화에서나 등장했던 ‘무인 자동차’가 우리 상상보다 훨씬 빨리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이달 중 경기도 판교에서 실제로 자율주행 셔틀버스가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른바 ‘제로셔틀(Zero Shuttle)’이다.

차세대 융합기술연구원이 3년간 개발한 ‘제로셔틀’은 그야말로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KT(통신)·대창모터스(차체)·언맨드솔루션(자율주행 솔루션)·넥스리얼(영상 분석)·서돌전자통신(V2X 시스템) 등 다양한 기업의 기술력이 더해져 완성됐다. 일반 차량이 달리는 실제 도로 환경에서 운행할 수 있도록 차량·사물 간 통신(V2X) 기술을 이용하는데, 관제센터를 중심으로 신호등을 비롯한 각종 도로 인프라, 주변 차량, 보행자 등 도로에서 자율주행차가 마주할 다양한 요소와 소통하면서 운행된다.



미국의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자율주행차의 시장 규모를 2015년 30억 달러(약 3조원)에서 2035년 2900억 달러(약 310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달리 국내 자율주행차 시장은 이제 시작이다. 회계·컨설팅 기업 KPMG인터내셔널이 최근 발간한 ‘자율주행차 준비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20개 국가 중 10위를 기록했다. 실제로 최고 기술국인 미국과 국내 자율주행차의 기술 격차는 3.9년 정도로 평가된다.

하지만 2018년을 기점으로 국내 자율주행차업계의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정부 지원 정책은 국내 자율주행차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한다.

먼저 정부는 ‘2020년까지 고속도로 준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준자율주행은 자율주행 중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만 운전자가 개입하는 수준을 말한다. 2018년 말 완공 예정이 자율주행차 테스트베드 ‘케이시티(K-City)’조성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실제 상황과 유사한 환경에서 실험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가 전제돼야 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약 11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2022년까지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첨단 도로 시스템 차세대 지능형 교통 체계(G-ITS)와 정밀CPS(Cyber Physical System : 사이버 물리 시스템) 등 종합적인 인프라 구축도 함께 진행된다.

◆해-세계는 지금 ‘스마트 선박’ 전쟁 중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해운업계는 지금 ‘스마트 선박’ 경쟁이 한창이다. 네덜란드의 운송 업체인 포트라이너는 ‘테슬라 선박(Tesla ships)’이라고 불리는 2개의 거대한 전기 바지선(자율 운항 선박)을 올가을까지 건조할 예정이다. 일본 선사 MOL은 영국 엔지니어링 회사 롤스로이스 마린과 선박의 자율적인 항해를 위한 지능 인식 시스템(IAS)을 공동 개발한다.

한국도 스마트 선박 기술 개발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들 역시 조선 산업의 미래 기술인 스마트 선박 기술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 또한 스마트 선박의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자율 운항 선박’의 조기 도입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2022년까지 한국형 자율 운항 선박의 최초 운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충돌을 회피하는 ‘안전 운항’과 최적 항로를 찾는 ‘경제 운항’ 등 핵심 시스템과 통합 항해 장치, 항적 제어장치 등 스마트 환경 핵심 기자재 등의 개발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개발된 기술을 바탕으로 실제 선박을 제작·운항하기 위한 테스트베드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자율 운항 선박의 항만 접안과 물류 이송을 위한 제어·관리 시스템 개발 등을 통한 항만 플랫폼 고도화, 운항 상태와 정보를 공유하는 보안 체계 구축도 추진된다.

◆공-137조원 규모의 ‘하늘 전쟁’

전자 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배달용 드론을 개발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고 디즈니는 엔터테인먼트 쇼에 드론을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중국 드론 업체인 이항은 사람을 태우고 자율주행하는 ‘드론 택시(Ehang 184)’를 올해 안에 상용화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글로벌 회계 컨설팅 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2020년 드론이 대체할 경제적 가치를 1270억 달러(약 137조원)라고 전망했다. 현재 해외시장에서 드론은 미디어·엔터테인먼트·농업·건설 부문 등에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고 향후 보험·통신·배송 부문에까지 그 활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비해 국내 드론 산업은 아직 태동기다. 정부는 현재 세계 7위 수준인 국내 드론 기술 경쟁력을 5위권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2022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입해 핵심 기술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26년까지 산업용 드론 6만 대를 상용화해 현재 704억원인 드론 시장 규모를 4조1000억원대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선 드론 비행 수요가 많은 지역을 거점(허브)으로 정해 고도 150m 이하에 장거리·고속 비행 드론을 위한 하이웨이를 조성할 계획이다. 드론의 실시간 위치와 비행경로 등을 통합 관리하는 ‘드론 교통관리 시스템(UTM)’도 함께 도입된다. 또한 2020년까지 전남 고흥군에 항공기급 무인기의 성능·인증 시험 등을 하는 국가종합비행시험장이 구축된다.

2017년 8월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에서 출범한 ‘드론 기업 지원 허브’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보기술(IT)·소프트웨어·콘텐츠 등 이종 산업 분야 업체(200여 개)와 드론 스타트업(20여 개)의 집적·기업 간 융합을 지원할 방침이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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