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 ‘이것이 블록체인 경제다’ 북 콘서트 개최…5인의 전문가 열띤 토론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올 초 암호화폐 열풍이 한국 사회를 휩쓸었다. 투기가 아니냐는 오명도 안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너머의 ‘블록체인’을 여전히 주목하고 있다. 전에 없던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신기술이기 때문이다.
한경비즈니스 특별취재팀은 3월 16일 발간한 단행본 ‘이것이 블록체인 경제다’를 통해 블록체인의 A부터 Z를 조망했다. 이와 함께 강남구 삼성동 롯데액셀러레이터에서 블록체인 담론을 확산시키기 위해 출간 기념 북 콘서트를 3월 27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세열 한국IBM 블록체인기술리더 실장, 오명운 블록체인 칼럼니스트, 고우균 메디블록 대표, 전하진 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장, 최공필 금융연구원 미래금융연구센터장이 참석해 블록체인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나눴다. 이홍표 한경비즈니스 기자가 사회를 맡았다.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세상의 ‘원동력’
오후 7시부터 시작된 북 콘서트에는 100여 명의 청중이 몰려 ‘블록체인’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글과컴퓨터 대표를 지내고 한국 ‘인터넷 혁명’을 직접 체험한 전하진 위원장은 “처음 블록체인을 접했을 때 1990년대 후반 일어났던 ‘닷컴’ 열풍과 비슷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최공필 센터장은 “블록체인은 정부 주도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정부의) 개입 없이도 경제 주체로 민간이 나설 수 있는 신기술”이라고 정의했다. 오명운 칼럼니스트는 블록체인을 ‘위·변조가 불가능한 거대한 복제 장부’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은 다양한 산업군에 활용할 수 있다. 스타트업 메디블록은 의료 정보 관리에 블록체인을 접목했다. 고우균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의료 정보를 관리한다면 정보의 주체가 병원이 아닌 개인이 되고 민감한 개인 정보를 강력하게 보호할 수 있어 활용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 사회에 던져진 화두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분리할 수 있느냐’였다. 북 콘서트에 참여한 청중 또한 이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있었다.
결론을 말하자면 완전한 분리는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였다. 최공필 센터장은 암호화폐를 블록체인 세계를 구현하는 ‘인센티브’로 봤다. 현실 세계에서 ‘화폐’를 통해 경제활동이 이뤄지듯이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세상에서 보상해 줌으로써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전하진 위원장 또한 암호화폐는 이른바 ‘블록체인 대륙’에서 많은 이들이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채굴부터 해외 ICO까지, ‘쏟아진 궁금증’
블록체인이 창출할 비즈니스에도 눈길이 쏠린다. 일찌감치 블록체인에 주목한 IBM은 자체 개발한 플랫폼 ‘하이퍼레저 패브릭’을 통해 금융·물류·유통 등 다양한 기업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세열 실장은 비즈니스 창출의 예로 글로벌 기업 ‘소니’를 꼽았다. 소니의 자회사인 소니글로벌에듀케이션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학생들의 학적 관리 플랫폼을 개발했다. 그 후 취업 기관 등 제삼의 기관이 학생의 정보를 요청함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생성됐다.
박 실장은 “글로벌 시장보다 한국의 블록체인 기술은 6개월에서 1년 정도 발전이 늦다고 본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산업 생태계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논의는 각국의 규제로까지 이어졌다. 전 위원장은 정부가 규제를 가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주장했다. 전 위원장은 “‘만약 암호화폐 공개(ICO) 금지처럼 규제가 더 강화된다면 젊은이들의 창업을 막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해서는 블록체인 기술이 추구하는 분산 신뢰 기능을 채택해 이 조건을 만족한 거래소에 ICO의 기회가 단계적으로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2017년 9월 국내에서 ICO를 전면 금지했다. 이에 따라 국내 암호화폐 기업가들은 해외에서의 ICO를 추진 중이다.
고우균 대표는 지난해 11월 암호화폐 ‘메디토큰’의 ICO를 영국령 지브롤터에서 진행한 경험이 있다. 고 대표는 “지브롤터를 택한 이유는 영국 런던이 블록체인의 ‘허브’로 불리는 곳이기 때문”이라며 “그 명성만큼 영국은 ICO에 관한 특별한 규제가 없이 상당히 열려 있었다”고 말했다.
실효성에 대한 의견이 갈릴지라도 지금 이 순간 블록체인 기술이 쉼 없이 진화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오명운 칼럼니스트는 향후 블록체인이 보완해야 할 점을 ‘확장성’이라고 꼽았다. 그는 “비트코인은 다른 암호화폐와 교환할 때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린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청중의 질문도 쏟아졌다. 한 청중은 최근 성행하고 있는 암호화폐 다단계에 대해 협회가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물었다.
전 위원장은 “현재 관련 대책을 논의 중”이라며 “현재는 ICO를 진행하는 팀들의 배경을 정확히 확인하고 그들이 만든 백서의 내용을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해당 팀이 ‘수익을 보장한다’는 등의 표현을 쓰고 있다면 매우 위험한 곳으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암호화폐 채굴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기존 채굴 방식은 전기가 지나치게 많이 사용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채굴 방식에서 작업 증명(PoW)이 아닌 지분 증명(PoS)이 주목받고 있다. 박세열 실장, 최공필 센터장, 오명운 칼럼니스트 등은 암호화폐들의 채굴 방식 중 PoS 방식이 점차 더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mjlee@hankyung.com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올 초 암호화폐 열풍이 한국 사회를 휩쓸었다. 투기가 아니냐는 오명도 안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너머의 ‘블록체인’을 여전히 주목하고 있다. 전에 없던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신기술이기 때문이다.
한경비즈니스 특별취재팀은 3월 16일 발간한 단행본 ‘이것이 블록체인 경제다’를 통해 블록체인의 A부터 Z를 조망했다. 이와 함께 강남구 삼성동 롯데액셀러레이터에서 블록체인 담론을 확산시키기 위해 출간 기념 북 콘서트를 3월 27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세열 한국IBM 블록체인기술리더 실장, 오명운 블록체인 칼럼니스트, 고우균 메디블록 대표, 전하진 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장, 최공필 금융연구원 미래금융연구센터장이 참석해 블록체인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나눴다. 이홍표 한경비즈니스 기자가 사회를 맡았다.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세상의 ‘원동력’
오후 7시부터 시작된 북 콘서트에는 100여 명의 청중이 몰려 ‘블록체인’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글과컴퓨터 대표를 지내고 한국 ‘인터넷 혁명’을 직접 체험한 전하진 위원장은 “처음 블록체인을 접했을 때 1990년대 후반 일어났던 ‘닷컴’ 열풍과 비슷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최공필 센터장은 “블록체인은 정부 주도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정부의) 개입 없이도 경제 주체로 민간이 나설 수 있는 신기술”이라고 정의했다. 오명운 칼럼니스트는 블록체인을 ‘위·변조가 불가능한 거대한 복제 장부’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은 다양한 산업군에 활용할 수 있다. 스타트업 메디블록은 의료 정보 관리에 블록체인을 접목했다. 고우균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의료 정보를 관리한다면 정보의 주체가 병원이 아닌 개인이 되고 민감한 개인 정보를 강력하게 보호할 수 있어 활용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 사회에 던져진 화두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분리할 수 있느냐’였다. 북 콘서트에 참여한 청중 또한 이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있었다.
결론을 말하자면 완전한 분리는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였다. 최공필 센터장은 암호화폐를 블록체인 세계를 구현하는 ‘인센티브’로 봤다. 현실 세계에서 ‘화폐’를 통해 경제활동이 이뤄지듯이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세상에서 보상해 줌으로써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전하진 위원장 또한 암호화폐는 이른바 ‘블록체인 대륙’에서 많은 이들이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채굴부터 해외 ICO까지, ‘쏟아진 궁금증’
블록체인이 창출할 비즈니스에도 눈길이 쏠린다. 일찌감치 블록체인에 주목한 IBM은 자체 개발한 플랫폼 ‘하이퍼레저 패브릭’을 통해 금융·물류·유통 등 다양한 기업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세열 실장은 비즈니스 창출의 예로 글로벌 기업 ‘소니’를 꼽았다. 소니의 자회사인 소니글로벌에듀케이션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학생들의 학적 관리 플랫폼을 개발했다. 그 후 취업 기관 등 제삼의 기관이 학생의 정보를 요청함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생성됐다.
박 실장은 “글로벌 시장보다 한국의 블록체인 기술은 6개월에서 1년 정도 발전이 늦다고 본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산업 생태계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논의는 각국의 규제로까지 이어졌다. 전 위원장은 정부가 규제를 가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주장했다. 전 위원장은 “‘만약 암호화폐 공개(ICO) 금지처럼 규제가 더 강화된다면 젊은이들의 창업을 막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해서는 블록체인 기술이 추구하는 분산 신뢰 기능을 채택해 이 조건을 만족한 거래소에 ICO의 기회가 단계적으로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2017년 9월 국내에서 ICO를 전면 금지했다. 이에 따라 국내 암호화폐 기업가들은 해외에서의 ICO를 추진 중이다.
고우균 대표는 지난해 11월 암호화폐 ‘메디토큰’의 ICO를 영국령 지브롤터에서 진행한 경험이 있다. 고 대표는 “지브롤터를 택한 이유는 영국 런던이 블록체인의 ‘허브’로 불리는 곳이기 때문”이라며 “그 명성만큼 영국은 ICO에 관한 특별한 규제가 없이 상당히 열려 있었다”고 말했다.
실효성에 대한 의견이 갈릴지라도 지금 이 순간 블록체인 기술이 쉼 없이 진화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오명운 칼럼니스트는 향후 블록체인이 보완해야 할 점을 ‘확장성’이라고 꼽았다. 그는 “비트코인은 다른 암호화폐와 교환할 때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린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청중의 질문도 쏟아졌다. 한 청중은 최근 성행하고 있는 암호화폐 다단계에 대해 협회가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물었다.
전 위원장은 “현재 관련 대책을 논의 중”이라며 “현재는 ICO를 진행하는 팀들의 배경을 정확히 확인하고 그들이 만든 백서의 내용을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해당 팀이 ‘수익을 보장한다’는 등의 표현을 쓰고 있다면 매우 위험한 곳으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암호화폐 채굴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기존 채굴 방식은 전기가 지나치게 많이 사용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채굴 방식에서 작업 증명(PoW)이 아닌 지분 증명(PoS)이 주목받고 있다. 박세열 실장, 최공필 센터장, 오명운 칼럼니스트 등은 암호화폐들의 채굴 방식 중 PoS 방식이 점차 더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