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훈 GC녹십자 종합연구소장 “개발 까다로운 백신에 집중…작년 2140억원 수출”
입력 2018-04-10 17:56:55
수정 2018-04-10 17:56:55
[커버스토리=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찾아라…불꽃 튀는 신약 전쟁]
-GC녹십자, 면역글로빈 FDA 승인 눈앞…국내외 바이오벤처에도 꾸준히 투자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기초 백신은 제품 개발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더구나 개발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시장성이 낮다. 대부분의 제약사가 뛰어들기를 꺼릴 수밖에 없는 분야다. 하지만 질병에 대한 개념을 치료에서 예방으로 바꾸기 위해 묵묵히 노력 중인 제약 기업도 있다. GC녹십자가 주인공이다.
GC녹십자는 2015년 사상 최대 규모인 1020억원을 투자한 이후 매년 매출액의 10% 수준의 금액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하석훈 GC녹십자 종합연구소장은 “지난 50년이 성공과 실패 경험의 축적으로 글로벌 ‘백신 강자’로서의 추진력을 쌓는 시간이었다면 올해는 앞으로의 50년을 준비함과 동시에 다음 단계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약력 : 1963년생. 1986년 서울대 식품공학과 졸업. 1988년 카이스트 생물공학 석사. 2006년 연세대 생명공학 박사. 2005년 녹십자(현 GC녹십자) 입사. 2017년 GC녹십자 종합연구소장(현). /사진=GC녹십자 제공
▶백신의 경제적 효과가 궁금합니다.
“GC녹십자가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대표적 품목은 독감·수두·Tdap(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백신을 꼽을 수 있습니다.
올해 기준 세계 독감 백신 시장은 약 6조4000억원, 수두 백신 시장은 약 2조6000억원, Tdap 백신 시장은 약 1조7000억원이며 향후 매년 5~1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근 성인용 파상풍·디프테리아(Td) 백신을 출시했습니다.
“맞습니다. 올 1월 GC녹십자가 출시한 ‘녹십자티디백신’은 성인용 파상풍과 디프테리아를 동시에 예방하는 백신입니다. 영·유아기에 소아용 백신을 접종한 후 청소년기에 추가 접종하고 이후 매 10년마다 추가적으로 접종해야 하는 백신이죠.
2016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이후 생산 전 과정에 국내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지난해에도 여러 성과가 있었죠.
“지난해 8월 결핵 예방을 위한 BCG백신의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식약처로부터 승인 받았습니다. 균주 확보부터 공정을 개발하는 전 과정이 매우 어렵지만 임상 단계에 진입하게 됐다는 점에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BCG 백신을 허가받게 되면 국가 필수 예방접종 백신임에도 불구하고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결핵 예방 백신의 국산화가 가능합니다.
이어 10월에는 노인용 고용량 4가 독감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 1상 시험 계획을 승인 받았습니다.”
▶노인용 고용량 4가 독감 백신은 조금 생소합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허가된 고령자용 독감 백신으로는 고함량인 사노피 제품과 면역 증강제를 사용한 세퀴러스 제품 등 두 가지가 있고 두 제품 모두 3가 백신입니다. 미국에서는 고령층 인구 증가에 따라 고령자용 독감 백신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국내에서도 고령자 인구 비율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고령층에게 더 좋은 효력을 보이는 백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이고요. 3~4년 내 국내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 번 접종으로 4종류의 독감 바이러스를 동시에 예방할 수 있죠.”
▶올해 핵심 R&D 전략은 뭡니까.
“기존 품목의 업그레이드와 신약 개발 등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제품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품질 개선은 물론 용량 및 제형의 다변화, 해외 진출을 통한 시장 확대 등을 진행 중입니다.
신약 개발 부문의 핵심은 기존 제품군 위주의 신규 제품 개발과 질환 중심의 신규 품목을 개발하는 전략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기존 제품군에서의 신규 제품 개발은 혈액 분획 제제의 원료인 혈장의 효율적 사용을 추구 중입니다.
백신 제제에서는 Td 백신 개발이 Tdap 백신 개발로 이어지도록 하는 등 기존 허가 제품을 기반으로 일부 항원을 추가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유전자 재조합 단백질 제제에서는 간 이식 환자에게 필요한 기존의 헤파빅(혈장 유래)을 대체한 헤파빅-진(유전자 재조합) 등을 개발 중입니다. 질환 중심의 신규 제품은 항암 및 희귀 질환 치료제 개발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수출 현황은 어떻습니까.
“지난해 수출액은 214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요 수출 품목은 혈액제제와 백신 제제입니다. 독감 백신과 수두 백신은 범미보건기구(PAHO)의 입찰에서 꾸준히 1위를 차지하며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알부민과 정맥면역글로불린(IVIG) 등 혈액제제 역시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요. 희귀 질환 치료제인 헌터라제(헌터증후군 치료제)의 수출도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조만간 기대되는 성과는요.
“올해엔 면역글로불린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 5%’의 미국 허가가 중요한 과제입니다. 향후 GC녹십자 혈액제제 전체 사업을 북미 시장과 연결할 교두보이기 때문이죠.
이 밖에 백신과 유전자 재조합 단백질 제제의 국내외 품목 허가를 앞두고 있어요. 혈액제제 국내외 임상 2건 이상, 백신 국내외 임상 2건 이상, 유전자 재조합 단백질 제제 국내 임상 2건 이상 등이 계획돼 있습니다.”
▶바이오 벤처에도 투자 중이죠.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의 일환으로 오랜 기간 바이오벤처에 투자해 왔습니다. 규모가 큰 제약사라고 할지라도 모든 분야에서 연구·개발을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죠.
GC녹십자는 2005년 면역 치료제 개발 전문 기업인 ‘바이오리더스’에 투자했고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추가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2011년엔 미국 생명공학 기업인 ‘마크로제닉스’, 2013년엔 면역질환 및 항암 치료제 개발 전문 기업인 미국 ‘아르고스’와 백신 개발 전문 기업인 ‘유바이오로직스’, 지난해에는 유전체 분석 기업인 ‘싸이퍼롬’에 투자한 데 이어 최근에는 종합 헬스 케어 플랫폼 회사인 ‘캐어랩스’에 투자를 이어 가고 있습니다.
특히 2006년부터 면역 항암제 개발 기업 제넥신과 지속형 빈혈 치료제(GX-E2)를 공동 개발하고 있고 현재 임상 2상을 진행 중입니다.”
▶향후 목표가 궁금해집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선 신약 개발이 갈수록 중요합니다. 개발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 혁신 신약 중심의 적극적 R&D 투자로 빠르고 정확하게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발굴하고 개발할 겁니다.
또한 올해 안에 예상하는 IVIG-SN의 미국 허가를 통해 북미 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로 도약, 기존의 기타 지역(Rest of World) 시장뿐만 아니라 유럽 등 제약 선진 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축적된 역량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GC녹십자의 영향력과 가치를 확장해 나갈 겁니다.”
choies@hankyung.com
[커버스토리=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찾아라…불꽃 튀는 신약 전쟁 기사 인덱스]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찾아라…불꽃 튀는 신약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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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 “임상 3상 뇌전증 신약, 미국서만 연 1조원 매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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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영 동아에스티 연구본부장 “치매 치료 신약 개발 꿈이 아니다”
-SK바이오팜·SK바이오텍 날개 ‘훨훨’…SK(주) 기업가치 제고 본격화
-엄무용 SK바이오텍 대전·세종공장장 “2020년 글로벌 톱10 CMO로 도약할 것”
-GC녹십자, 면역글로빈 FDA 승인 눈앞…국내외 바이오벤처에도 꾸준히 투자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기초 백신은 제품 개발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더구나 개발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시장성이 낮다. 대부분의 제약사가 뛰어들기를 꺼릴 수밖에 없는 분야다. 하지만 질병에 대한 개념을 치료에서 예방으로 바꾸기 위해 묵묵히 노력 중인 제약 기업도 있다. GC녹십자가 주인공이다.
GC녹십자는 2015년 사상 최대 규모인 1020억원을 투자한 이후 매년 매출액의 10% 수준의 금액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하석훈 GC녹십자 종합연구소장은 “지난 50년이 성공과 실패 경험의 축적으로 글로벌 ‘백신 강자’로서의 추진력을 쌓는 시간이었다면 올해는 앞으로의 50년을 준비함과 동시에 다음 단계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약력 : 1963년생. 1986년 서울대 식품공학과 졸업. 1988년 카이스트 생물공학 석사. 2006년 연세대 생명공학 박사. 2005년 녹십자(현 GC녹십자) 입사. 2017년 GC녹십자 종합연구소장(현). /사진=GC녹십자 제공
▶백신의 경제적 효과가 궁금합니다.
“GC녹십자가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대표적 품목은 독감·수두·Tdap(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백신을 꼽을 수 있습니다.
올해 기준 세계 독감 백신 시장은 약 6조4000억원, 수두 백신 시장은 약 2조6000억원, Tdap 백신 시장은 약 1조7000억원이며 향후 매년 5~1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근 성인용 파상풍·디프테리아(Td) 백신을 출시했습니다.
“맞습니다. 올 1월 GC녹십자가 출시한 ‘녹십자티디백신’은 성인용 파상풍과 디프테리아를 동시에 예방하는 백신입니다. 영·유아기에 소아용 백신을 접종한 후 청소년기에 추가 접종하고 이후 매 10년마다 추가적으로 접종해야 하는 백신이죠.
2016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이후 생산 전 과정에 국내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지난해에도 여러 성과가 있었죠.
“지난해 8월 결핵 예방을 위한 BCG백신의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식약처로부터 승인 받았습니다. 균주 확보부터 공정을 개발하는 전 과정이 매우 어렵지만 임상 단계에 진입하게 됐다는 점에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BCG 백신을 허가받게 되면 국가 필수 예방접종 백신임에도 불구하고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결핵 예방 백신의 국산화가 가능합니다.
이어 10월에는 노인용 고용량 4가 독감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 1상 시험 계획을 승인 받았습니다.”
▶노인용 고용량 4가 독감 백신은 조금 생소합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허가된 고령자용 독감 백신으로는 고함량인 사노피 제품과 면역 증강제를 사용한 세퀴러스 제품 등 두 가지가 있고 두 제품 모두 3가 백신입니다. 미국에서는 고령층 인구 증가에 따라 고령자용 독감 백신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국내에서도 고령자 인구 비율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고령층에게 더 좋은 효력을 보이는 백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이고요. 3~4년 내 국내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 번 접종으로 4종류의 독감 바이러스를 동시에 예방할 수 있죠.”
▶올해 핵심 R&D 전략은 뭡니까.
“기존 품목의 업그레이드와 신약 개발 등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제품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품질 개선은 물론 용량 및 제형의 다변화, 해외 진출을 통한 시장 확대 등을 진행 중입니다.
신약 개발 부문의 핵심은 기존 제품군 위주의 신규 제품 개발과 질환 중심의 신규 품목을 개발하는 전략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기존 제품군에서의 신규 제품 개발은 혈액 분획 제제의 원료인 혈장의 효율적 사용을 추구 중입니다.
백신 제제에서는 Td 백신 개발이 Tdap 백신 개발로 이어지도록 하는 등 기존 허가 제품을 기반으로 일부 항원을 추가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유전자 재조합 단백질 제제에서는 간 이식 환자에게 필요한 기존의 헤파빅(혈장 유래)을 대체한 헤파빅-진(유전자 재조합) 등을 개발 중입니다. 질환 중심의 신규 제품은 항암 및 희귀 질환 치료제 개발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수출 현황은 어떻습니까.
“지난해 수출액은 214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요 수출 품목은 혈액제제와 백신 제제입니다. 독감 백신과 수두 백신은 범미보건기구(PAHO)의 입찰에서 꾸준히 1위를 차지하며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알부민과 정맥면역글로불린(IVIG) 등 혈액제제 역시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요. 희귀 질환 치료제인 헌터라제(헌터증후군 치료제)의 수출도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조만간 기대되는 성과는요.
“올해엔 면역글로불린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 5%’의 미국 허가가 중요한 과제입니다. 향후 GC녹십자 혈액제제 전체 사업을 북미 시장과 연결할 교두보이기 때문이죠.
이 밖에 백신과 유전자 재조합 단백질 제제의 국내외 품목 허가를 앞두고 있어요. 혈액제제 국내외 임상 2건 이상, 백신 국내외 임상 2건 이상, 유전자 재조합 단백질 제제 국내 임상 2건 이상 등이 계획돼 있습니다.”
▶바이오 벤처에도 투자 중이죠.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의 일환으로 오랜 기간 바이오벤처에 투자해 왔습니다. 규모가 큰 제약사라고 할지라도 모든 분야에서 연구·개발을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죠.
GC녹십자는 2005년 면역 치료제 개발 전문 기업인 ‘바이오리더스’에 투자했고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추가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2011년엔 미국 생명공학 기업인 ‘마크로제닉스’, 2013년엔 면역질환 및 항암 치료제 개발 전문 기업인 미국 ‘아르고스’와 백신 개발 전문 기업인 ‘유바이오로직스’, 지난해에는 유전체 분석 기업인 ‘싸이퍼롬’에 투자한 데 이어 최근에는 종합 헬스 케어 플랫폼 회사인 ‘캐어랩스’에 투자를 이어 가고 있습니다.
특히 2006년부터 면역 항암제 개발 기업 제넥신과 지속형 빈혈 치료제(GX-E2)를 공동 개발하고 있고 현재 임상 2상을 진행 중입니다.”
▶향후 목표가 궁금해집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선 신약 개발이 갈수록 중요합니다. 개발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 혁신 신약 중심의 적극적 R&D 투자로 빠르고 정확하게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발굴하고 개발할 겁니다.
또한 올해 안에 예상하는 IVIG-SN의 미국 허가를 통해 북미 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로 도약, 기존의 기타 지역(Rest of World) 시장뿐만 아니라 유럽 등 제약 선진 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축적된 역량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GC녹십자의 영향력과 가치를 확장해 나갈 겁니다.”
choies@hankyung.com
[커버스토리=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찾아라…불꽃 튀는 신약 전쟁 기사 인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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