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만의 기업 가치 100배 키우기 9]
- 조직과 사업에 맞는 사람을 써야…때로는 부적합한 인재를 내보내라
[신현만 커리어케어 회장] Q = 최근 회사에 최고경영자(CEO)가 새로 부임해 경영 혁신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경영 혁신의 일환으로 인적 쇄신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조직과 사업이 큰 폭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인력을 내보내고 필요한 인력을 영입하려는 겁니다. 이를 위해 현재 인사팀을 중심으로 변화에 대한 수용성이 떨어지거나 업무 성과가 부진한 부적합 직원들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에서 인적 쇄신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의 강점 중 하나가 조직 충성심인데 장기근속 직원들을 내보내면 충성심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이런 의견을 내는 사람들은 직원들의 “성과가 부진한 것은 시장의 변화에 따라 회사가 사업을 바꿨기 때문이지 직원들의 업무 역량이나 태도 때문이 아니다”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직원들을 내보내기보다 재교육을 통해 새로운 경영 환경에 적응하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문제가 되는 직원에게도 좀 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습니다. 조직에 부적합한 직원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언제까지 기회를 주면서 기다려야 할까요.
A = 어느 조직이든 부적합 직원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조직 책임자의 눈에는 조직에 적합하지 않은 직원들이 훨씬 많아 보입니다. 조직의 CEO들에게 “제 역할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으면 “절반 이상”이라고 응답하는 사람이 드뭅니다. 이들에게 다시 “조직을 다시 꾸린다면 현재의 직원 중 몇 명을 채용하겠느냐”고 물으면 “글쎄요, 절반 정도”라는 대답을 가장 많이 듣게 됩니다. 이렇게 업종이나 기업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조직의 CEO들이 만족하는 구성원들은 평균적으로 절반을 넘지 않습니다.
조직에 부적합자가 많은 것은 채용 오류 때문입니다. 미국 금융회사 캐피털원의 공동 창업자인 리처드 페어뱅크 CEO는 “대부분의 기업은 주어진 시간의 2%를 직원 채용에 쓰고 75%는 채용 오류를 수습하는 데 쓴다”고 말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채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채용 성공률은 예상보다 높지 않습니다. 당장은 적임자를 뽑았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적임자가 아니라는 쪽으로 생각이 바뀔 때가 많습니다. 아무리 면접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채용 실패율을 30% 밑으로 떨어뜨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론 채용 오류의 책임이 전적으로 현재의 조직 책임자에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재임 기간이 짧은 사람들은 전임자들의 채용 오류를 그대로 물려받았기 때문입니다. 또 경영 환경 변화도 계속해 부적합자들을 만들어 냅니다. 기업들은 시장의 변화에 따라 제품과 서비스만 바꾸는 게 아니라 조직이나 사업 구조를 대폭 변경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바뀐 조직과 사업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적합자들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 부적합자들은 더 빠르게 늘어납니다.
기업들은 이런 직원들이 생겨나는 것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교육을 통해 직원들이 바뀐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애를 씁니다. 기업들이 직원들의 자기 계발을 지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직원들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식과 경험의 축적을 돕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적합자가 생겨나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늘어나는 부적합 직원을 계속 방치하면 회사의 업무 분위기나 성과에 큰 부담이 생깁니다. 조직이 마비되면서 조직 가동률이 떨어지고 생산성이 하락하게 되는 것이죠. 조직에 군살이 붙기 시작하면 경영 환경 변화에 대한 대처 능력이 떨어져 결국 위기를 맞게 됩니다.
환경 바뀌면 사람도 바뀌어야
해답은 분명합니다. 군살을 떼어내고 부적합한 직원을 내보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먼저 문제가 되는 직원에게 알려 자발적인 개선을 유도해야 합니다. 부적합자의 일부는 이 과정에서 제 길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세계에 빠져 있다가 화들짝 놀라 자신과 주변을 바라보게 되고 오류를 수정하는 것이죠. 하지만 절대 다수는 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했는데도 여전히 변화하지 않습니다. 결국 조직 밖으로 내보내는 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결정하는 기업들은 많지 않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당사자의 반발이나 조직원들의 사기 저하 같은 부담스러운 상황에 처하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또 당사자가 자리를 비우는 과정에서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피하고 싶은 것도 영향을 미칩니다. 당사자에 대한 측은지심도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런 것들이 겹쳐 결정을 미루고 또 미뤄집니다. 하지만 결정을 미룬다고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상황이 악화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살아남지 못할 사람들을 하차시키지 않고 방치한다는 것은 조직은 물론 당사자에게도 옳지 않은 일입니다. 사람들은 대체로 비정한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직원을 내보내는 것도 망설입니다.
하지만 비정함이 싫다고 해서 엄격함까지 잃어서는 안 됩니다.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는 사람의 이직을 막고 몇 달, 몇 년씩 불안과 초조와 긴장 속에서 움츠린 채 지내도록 하는 게 옳을까요. 아니면 당장은 힘들고 막막할 수도 있지만 회사를 떠나 새로운 곳에서 자신의 길을 발견하도록 돕는 게 옳을까요. 어떤 사람이 자기 자리에서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버티게 만드는 것은 그 사람이 더 나은 곳을 찾는 기회를 박탈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를 하차시키지 않는 것이 그를 배려하고 온정을 베푸는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핑계일 뿐입니다. 어쩌면 그가 자리를 지키게 만드는 것은 문제가 불거져 불편한 상황이 조성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진정한 배려나 온정은 단기적 관점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봐도 당사자에게 도움이 돼야 합니다. 그런데 하차시키지 않는 것은 단기적으로 도움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해가 됩니다.
짐 콜린스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한 기업들을 조사한 결과 비정하지는 않지만 엄격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비정한’ 것은 마구 자르고 난도질하는 것, 속 깊은 배려 없이 사람들을 제멋대로 해고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에 비해 ‘엄격한’ 것은 시기나 직급과 관계없이 정해진 기준을 철저하게 적용해 부적합자를 퇴출시키는 것입니다. 이 기준의 적용에는 고위직도 예외가 없습니다.
콜린스 교수의 얘기처럼 비정한 것은 직원을 내보내는 것 자체가 아니라 불분명하고도 자의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글로벌 기업 임직원들의 업무 강도는 상당히 셉니다. 업무에 필요한 능력들을 갖추지 못하고 기대하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오래 견디지 못하게 만드는 엄격함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따라서 회사의 기준을 밑도는 임직원이라면 직급의 고하를 막론하고 떠나게 됩니다. 글로벌 기업의 임직원들은 이렇게 부적합한 조직 구성원을 하차시키는 조치를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 직원 간 ‘역량의 균일성’도 고려할 것
이에 비해 국내 기업에서는 이 같은 엄격함이 임직원들에게 아직까지는 낯설게 느껴집니다. 귀하 회사의 일부 임직원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부적합 직원의 하차를 추진하면 “그동안 같이 고생했는데 어떻게 내보내느냐”는 반응이 나옵니다. 불편하고 부담스럽지만 스스로 조직을 떠나기 전까지 그대로 둬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온정주의가 아직도 조직 문화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문화를 개선하지 않으면 조직의 성장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조직의 책임자는 부적합한 직원의 퇴출을 늦춰서는 안 됩니다. 만약 조직과 사업의 책임자가 부적합한 직원에 대해 관용을 베풀고 있다면 그는 책임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봐야 합니다. 조직에 부적합한 직원을 남겨두는 것은 조직의 가치를 훼손하고 사업의 발전을 가로막아 결과적으로 모두를 힘들게 만들 뿐이니까요.
우리는 가끔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조직 구성원들에게 일을 제대로 하고 더 빨리 하고 더 많이 하라고 압력을 가하는 조직 책임자들을 봅니다. 하지만 이런 압력이 성과를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조직이 제대로 성과를 내려면 기본적으로 일 잘하는 사람이 모여 있어야 하고 일을 잘 못하거나 안 하는 사람이 없어야 합니다. 조직이 이렇게 적합한 사람들로 채워지면 웬만한 문제는 모두 사라집니다. 조직과 사업에 적합한 사람들은 자신의 필요성에 따라 자발적으로 움직입니다. 따라서 누구에게 압력을 가할 필요성을 느낀다면 십중팔구는 그를 잘못 채용한 것입니다.
임직원이 부적합해 바꿔야겠다는 판단이 서면 가급적 최단 시일 안에 실행에 옮기십시오. 그래야 그 빈자리에 더 적합한 사람을 채울 수 있습니다. 공간을 만들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인재가 있어도 영입할 수 없습니다. 조직에 인재가 오지 않는 것은 인재가 없어서가 아니라 들어올 자리가 없기 때문인 곳이 많습니다.
업무 효율은 인재의 역량 수준 못지않게 역량의 균일성이 큰 영향을 미칩니다. 조직 구성원들의 역량 편차가 좁아져야 생산성이 높아지고 성과도 늘어납니다. 따라서 조직과 사업에 적합한 인재를 채워 경영 성과를 키우겠다고 생각한다면 부적합한 직원을 하차시키는 일부터 시작하십시오. 기업은 이렇게 부적합한 직원의 자리에 적합한 사람을 채워 넣는 과정에서 성장하고 발전합니다. 콜린스 교수의 말처럼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 아니라 적합한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니까요.
- 조직과 사업에 맞는 사람을 써야…때로는 부적합한 인재를 내보내라
[신현만 커리어케어 회장] Q = 최근 회사에 최고경영자(CEO)가 새로 부임해 경영 혁신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경영 혁신의 일환으로 인적 쇄신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조직과 사업이 큰 폭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인력을 내보내고 필요한 인력을 영입하려는 겁니다. 이를 위해 현재 인사팀을 중심으로 변화에 대한 수용성이 떨어지거나 업무 성과가 부진한 부적합 직원들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에서 인적 쇄신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의 강점 중 하나가 조직 충성심인데 장기근속 직원들을 내보내면 충성심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이런 의견을 내는 사람들은 직원들의 “성과가 부진한 것은 시장의 변화에 따라 회사가 사업을 바꿨기 때문이지 직원들의 업무 역량이나 태도 때문이 아니다”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직원들을 내보내기보다 재교육을 통해 새로운 경영 환경에 적응하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문제가 되는 직원에게도 좀 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습니다. 조직에 부적합한 직원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언제까지 기회를 주면서 기다려야 할까요.
A = 어느 조직이든 부적합 직원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조직 책임자의 눈에는 조직에 적합하지 않은 직원들이 훨씬 많아 보입니다. 조직의 CEO들에게 “제 역할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으면 “절반 이상”이라고 응답하는 사람이 드뭅니다. 이들에게 다시 “조직을 다시 꾸린다면 현재의 직원 중 몇 명을 채용하겠느냐”고 물으면 “글쎄요, 절반 정도”라는 대답을 가장 많이 듣게 됩니다. 이렇게 업종이나 기업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조직의 CEO들이 만족하는 구성원들은 평균적으로 절반을 넘지 않습니다.
조직에 부적합자가 많은 것은 채용 오류 때문입니다. 미국 금융회사 캐피털원의 공동 창업자인 리처드 페어뱅크 CEO는 “대부분의 기업은 주어진 시간의 2%를 직원 채용에 쓰고 75%는 채용 오류를 수습하는 데 쓴다”고 말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채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채용 성공률은 예상보다 높지 않습니다. 당장은 적임자를 뽑았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적임자가 아니라는 쪽으로 생각이 바뀔 때가 많습니다. 아무리 면접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채용 실패율을 30% 밑으로 떨어뜨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론 채용 오류의 책임이 전적으로 현재의 조직 책임자에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재임 기간이 짧은 사람들은 전임자들의 채용 오류를 그대로 물려받았기 때문입니다. 또 경영 환경 변화도 계속해 부적합자들을 만들어 냅니다. 기업들은 시장의 변화에 따라 제품과 서비스만 바꾸는 게 아니라 조직이나 사업 구조를 대폭 변경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바뀐 조직과 사업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적합자들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 부적합자들은 더 빠르게 늘어납니다.
기업들은 이런 직원들이 생겨나는 것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교육을 통해 직원들이 바뀐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애를 씁니다. 기업들이 직원들의 자기 계발을 지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직원들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식과 경험의 축적을 돕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적합자가 생겨나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늘어나는 부적합 직원을 계속 방치하면 회사의 업무 분위기나 성과에 큰 부담이 생깁니다. 조직이 마비되면서 조직 가동률이 떨어지고 생산성이 하락하게 되는 것이죠. 조직에 군살이 붙기 시작하면 경영 환경 변화에 대한 대처 능력이 떨어져 결국 위기를 맞게 됩니다.
환경 바뀌면 사람도 바뀌어야
해답은 분명합니다. 군살을 떼어내고 부적합한 직원을 내보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먼저 문제가 되는 직원에게 알려 자발적인 개선을 유도해야 합니다. 부적합자의 일부는 이 과정에서 제 길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세계에 빠져 있다가 화들짝 놀라 자신과 주변을 바라보게 되고 오류를 수정하는 것이죠. 하지만 절대 다수는 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했는데도 여전히 변화하지 않습니다. 결국 조직 밖으로 내보내는 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결정하는 기업들은 많지 않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당사자의 반발이나 조직원들의 사기 저하 같은 부담스러운 상황에 처하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또 당사자가 자리를 비우는 과정에서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피하고 싶은 것도 영향을 미칩니다. 당사자에 대한 측은지심도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런 것들이 겹쳐 결정을 미루고 또 미뤄집니다. 하지만 결정을 미룬다고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상황이 악화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살아남지 못할 사람들을 하차시키지 않고 방치한다는 것은 조직은 물론 당사자에게도 옳지 않은 일입니다. 사람들은 대체로 비정한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직원을 내보내는 것도 망설입니다.
하지만 비정함이 싫다고 해서 엄격함까지 잃어서는 안 됩니다.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는 사람의 이직을 막고 몇 달, 몇 년씩 불안과 초조와 긴장 속에서 움츠린 채 지내도록 하는 게 옳을까요. 아니면 당장은 힘들고 막막할 수도 있지만 회사를 떠나 새로운 곳에서 자신의 길을 발견하도록 돕는 게 옳을까요. 어떤 사람이 자기 자리에서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버티게 만드는 것은 그 사람이 더 나은 곳을 찾는 기회를 박탈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를 하차시키지 않는 것이 그를 배려하고 온정을 베푸는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핑계일 뿐입니다. 어쩌면 그가 자리를 지키게 만드는 것은 문제가 불거져 불편한 상황이 조성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진정한 배려나 온정은 단기적 관점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봐도 당사자에게 도움이 돼야 합니다. 그런데 하차시키지 않는 것은 단기적으로 도움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해가 됩니다.
짐 콜린스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한 기업들을 조사한 결과 비정하지는 않지만 엄격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비정한’ 것은 마구 자르고 난도질하는 것, 속 깊은 배려 없이 사람들을 제멋대로 해고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에 비해 ‘엄격한’ 것은 시기나 직급과 관계없이 정해진 기준을 철저하게 적용해 부적합자를 퇴출시키는 것입니다. 이 기준의 적용에는 고위직도 예외가 없습니다.
콜린스 교수의 얘기처럼 비정한 것은 직원을 내보내는 것 자체가 아니라 불분명하고도 자의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글로벌 기업 임직원들의 업무 강도는 상당히 셉니다. 업무에 필요한 능력들을 갖추지 못하고 기대하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오래 견디지 못하게 만드는 엄격함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따라서 회사의 기준을 밑도는 임직원이라면 직급의 고하를 막론하고 떠나게 됩니다. 글로벌 기업의 임직원들은 이렇게 부적합한 조직 구성원을 하차시키는 조치를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 직원 간 ‘역량의 균일성’도 고려할 것
이에 비해 국내 기업에서는 이 같은 엄격함이 임직원들에게 아직까지는 낯설게 느껴집니다. 귀하 회사의 일부 임직원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부적합 직원의 하차를 추진하면 “그동안 같이 고생했는데 어떻게 내보내느냐”는 반응이 나옵니다. 불편하고 부담스럽지만 스스로 조직을 떠나기 전까지 그대로 둬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온정주의가 아직도 조직 문화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문화를 개선하지 않으면 조직의 성장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조직의 책임자는 부적합한 직원의 퇴출을 늦춰서는 안 됩니다. 만약 조직과 사업의 책임자가 부적합한 직원에 대해 관용을 베풀고 있다면 그는 책임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봐야 합니다. 조직에 부적합한 직원을 남겨두는 것은 조직의 가치를 훼손하고 사업의 발전을 가로막아 결과적으로 모두를 힘들게 만들 뿐이니까요.
우리는 가끔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조직 구성원들에게 일을 제대로 하고 더 빨리 하고 더 많이 하라고 압력을 가하는 조직 책임자들을 봅니다. 하지만 이런 압력이 성과를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조직이 제대로 성과를 내려면 기본적으로 일 잘하는 사람이 모여 있어야 하고 일을 잘 못하거나 안 하는 사람이 없어야 합니다. 조직이 이렇게 적합한 사람들로 채워지면 웬만한 문제는 모두 사라집니다. 조직과 사업에 적합한 사람들은 자신의 필요성에 따라 자발적으로 움직입니다. 따라서 누구에게 압력을 가할 필요성을 느낀다면 십중팔구는 그를 잘못 채용한 것입니다.
임직원이 부적합해 바꿔야겠다는 판단이 서면 가급적 최단 시일 안에 실행에 옮기십시오. 그래야 그 빈자리에 더 적합한 사람을 채울 수 있습니다. 공간을 만들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인재가 있어도 영입할 수 없습니다. 조직에 인재가 오지 않는 것은 인재가 없어서가 아니라 들어올 자리가 없기 때문인 곳이 많습니다.
업무 효율은 인재의 역량 수준 못지않게 역량의 균일성이 큰 영향을 미칩니다. 조직 구성원들의 역량 편차가 좁아져야 생산성이 높아지고 성과도 늘어납니다. 따라서 조직과 사업에 적합한 인재를 채워 경영 성과를 키우겠다고 생각한다면 부적합한 직원을 하차시키는 일부터 시작하십시오. 기업은 이렇게 부적합한 직원의 자리에 적합한 사람을 채워 넣는 과정에서 성장하고 발전합니다. 콜린스 교수의 말처럼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 아니라 적합한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