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6개 기관에 배정된 기관장 연봉 예산 분석…평균액 1억2600만원
(사진)기타공공기과닝 카이스트 총장의 지난해 연봉(예산 기준)은 3억2500만원으로 전체 공공기관장 가운데 가장 많았다./한국경제신문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현재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지정된 공공기관 수는 338개다. 흔히 공공기관을 ‘신이 부러워하는 직장’, ‘신이 감춰 놓은 직장’이라고 한다.
결코 낮지 않은 연봉과 다양한 복지, 게다가 정년까지 보장하는 만큼 누구나 들어가고 싶어 하는 곳이 바로 공공기관이다. 이렇다 보니 입사 경쟁률 또한 심해 채용 과정에서 각종 비리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공공기관을 이끄는 수장들이 지난해 받은 연봉은 대략 얼마나 될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한경비즈니스는 전체 공공기관 가운데 ‘공공기관 경영 정보 공개 시스템(이하 알리오)’에 기관장 연봉 관련 예산(2017년 기준)을 공개한 316개(공기업 35개, 준정부기관 92개, 기타공공기관 189개) 기관들을 분석했다.
그 결과 공공기관들은 지난해 기관장 연봉으로 평균 1억원이 훌쩍 넘는 예산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관장은 대통령 연봉(약 2억2600만원)을 뛰어넘는 금액이 책정되기도 했다.
◆기재부가 공공기관 사장 연봉 결정
2007년 4월부터 시행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공기관은 공기업·준정부기관·기타공공기관으로 나뉜다. 이 같은 분류 체계는 각각의 유형별 기관장 연봉 책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장의 연봉은 기획재정부가 마련한 ‘공기업·준정부기관 임원 보수 지침’에 따라 결정된다. 기본급과 고정수당, 실적수당, 급여성 복리후생비를 모두 합산한 금액이 이들의 연봉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공기업·준정부기관장의 연봉은 매년 정무직 공무원 중 차관의 연봉과 연계해 정해진다. 차관급의 기본 연봉은 약 1억2500만원 선으로,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장의 기본 연봉이 이를 넘어서면 안 된다는 얘기다.
물론 예외 규정도 있다. 직원이 2만 명 이상이면서 자산 규모가 50조원 이상인 공기업 기관장의 연봉은 해당 연도 차관의 연봉보다 10%까지 높게 정할 수 있다. 또한 금융형 준정부기관장의 연봉도 해당 연도 차관 연봉보다 50%까지 높게 받을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이런 지침을 토대로 기재부는 매년 2월 정도에 개별적으로 공기업·준정부기관에 각각의 기관장 연봉에 대한 예산을 배정한다. 즉, 이 시기에 기관장들의 최종 연봉이 결정되는 셈이다. 반면 기타공공기관은 이와 달리 기재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 자율적으로 기관장의 연봉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알리오를 통해 살펴본 결과 지난해 책정된 316개 공공기관장들에게 주어진 연봉 예산 평균액은 1억2600만원으로 조사됐다. 준정부기관이 1억34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공기업(1억2600만원)과 기타공공기관(1억2200만원) 순서였다.
물론 배정된 예산 전액이 공공기관장의 연봉으로 쓰이지 않는 곳도 종종 있다. 하지만 만약 삭감되더라도 그 규모는 대략 2~3% 내외라고 한 공기업 관계자는 귀띔했다.
◆카이스트 총장 연봉, 대통령보다 위
유형별로 보면 먼저 공기업은 특히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들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0위권 내 순위만 봐도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와 그 산하 발전자회사들이 대거 포진했다.
현재 알리오의 통계만 놓고 본다면 강원랜드 사장에게 지난해 가장 높은 1억5800만원이 연봉 예산으로 주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강원랜드가 공기업 중 가장 높은 기관장 연봉 예산을 배정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강원랜드는 올 들어 공기업으로 신규 지정됐다. 지난해까지는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돼 기재부의 통제를 받지 않았던 만큼 기관장의 연봉을 자체적으로 높게 정할 수 있었다. 이런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공기업으로 분류되다 보니 1위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해 실질적으로 기관장의 연봉이 가장 높게 책정된 곳은 한전으로 약 1억4800만원이다. 한전의 직원 수는 2만 명이 넘고 자산은 180조원에 육박한다. 공기업 중 유일하게 기관장 연봉 책정에서 예외 규정을 적용받고 있다.
준정부기관은 예외 규정을 받는 금융형 기관 8곳(기술보증기금·신용보증기금·중소기업진흥공단·한국장학재단·한국무역보험공사·한국주택금융공사·예금보험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이 상위권에 대거 포진했다. 차관급보다 50%까지 연봉을 높게 책정할 수 있도록 한 만큼 해당 기관장들의 연봉은 대부분 1억9000만원대로 예산이 정해졌다.
기재부가 지침을 갖고 있는 만큼 연봉 자체만 놓고 본다면 공기업·준정부기관장의 편차는 그리 심하지 않다. 하지만 매년 총보수를 따지면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공공기관 경영 평가 결과에 따른 성과급 때문이다.
평가 결과가 좋은 기관장의 ‘총보수’는 차관급의 연봉을 능가한다. 한전 사장을 예로 들면 2016년 연봉은 1억4300만원이었는데 경영 평가 성과급으로만 이와 비슷한 1억3700만원을 수령했다. 총보수를 따지면 2억8000만원을 한 해에 받은 셈이다. 물론 결과가 나쁜 곳은 성과급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반대로 기타공공기관은 자체적으로 수장의 연봉 책정이 가능한 만큼 기관별 편차가 심한 것이 특징이다. 전체 기관 가운데 카이스트 총장의 연봉이 가장 높았다. 3억2500만원으로 대통령보다 많은 돈을 받는다. 이에 반해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장이 받는 연봉은 6100만원으로 카이스트와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용어 설명
-공기업 : 직원 정원이 50인 이상이고 자체 수입액이 총수입액의 2분의 1 이상인 공공기관.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자체 수입이 총수입의 85% 이상인 ‘시장형’과 자체 수입이 총수입의 50% 이상이고 시장형 공기업이 아닌 ‘준시장형’으로 나뉜다.
-준정부기관 : 직원 정원이 50인 이상이고 공기업이 아닌 공공기관 중에서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정한 기관. 기금을 직접 또는 위탁 관리하는 ‘기금 관리형’과 정부 업무를 위탁 집행하는 ‘위탁 집행형’으로 나뉜다.
-기타공공기관 :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을 제외한 공공기관.
enyou@hankyung.com
(사진)기타공공기과닝 카이스트 총장의 지난해 연봉(예산 기준)은 3억2500만원으로 전체 공공기관장 가운데 가장 많았다./한국경제신문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현재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지정된 공공기관 수는 338개다. 흔히 공공기관을 ‘신이 부러워하는 직장’, ‘신이 감춰 놓은 직장’이라고 한다.
결코 낮지 않은 연봉과 다양한 복지, 게다가 정년까지 보장하는 만큼 누구나 들어가고 싶어 하는 곳이 바로 공공기관이다. 이렇다 보니 입사 경쟁률 또한 심해 채용 과정에서 각종 비리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공공기관을 이끄는 수장들이 지난해 받은 연봉은 대략 얼마나 될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한경비즈니스는 전체 공공기관 가운데 ‘공공기관 경영 정보 공개 시스템(이하 알리오)’에 기관장 연봉 관련 예산(2017년 기준)을 공개한 316개(공기업 35개, 준정부기관 92개, 기타공공기관 189개) 기관들을 분석했다.
그 결과 공공기관들은 지난해 기관장 연봉으로 평균 1억원이 훌쩍 넘는 예산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관장은 대통령 연봉(약 2억2600만원)을 뛰어넘는 금액이 책정되기도 했다.
◆기재부가 공공기관 사장 연봉 결정
2007년 4월부터 시행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공기관은 공기업·준정부기관·기타공공기관으로 나뉜다. 이 같은 분류 체계는 각각의 유형별 기관장 연봉 책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장의 연봉은 기획재정부가 마련한 ‘공기업·준정부기관 임원 보수 지침’에 따라 결정된다. 기본급과 고정수당, 실적수당, 급여성 복리후생비를 모두 합산한 금액이 이들의 연봉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공기업·준정부기관장의 연봉은 매년 정무직 공무원 중 차관의 연봉과 연계해 정해진다. 차관급의 기본 연봉은 약 1억2500만원 선으로,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장의 기본 연봉이 이를 넘어서면 안 된다는 얘기다.
물론 예외 규정도 있다. 직원이 2만 명 이상이면서 자산 규모가 50조원 이상인 공기업 기관장의 연봉은 해당 연도 차관의 연봉보다 10%까지 높게 정할 수 있다. 또한 금융형 준정부기관장의 연봉도 해당 연도 차관 연봉보다 50%까지 높게 받을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이런 지침을 토대로 기재부는 매년 2월 정도에 개별적으로 공기업·준정부기관에 각각의 기관장 연봉에 대한 예산을 배정한다. 즉, 이 시기에 기관장들의 최종 연봉이 결정되는 셈이다. 반면 기타공공기관은 이와 달리 기재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 자율적으로 기관장의 연봉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알리오를 통해 살펴본 결과 지난해 책정된 316개 공공기관장들에게 주어진 연봉 예산 평균액은 1억2600만원으로 조사됐다. 준정부기관이 1억34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공기업(1억2600만원)과 기타공공기관(1억2200만원) 순서였다.
물론 배정된 예산 전액이 공공기관장의 연봉으로 쓰이지 않는 곳도 종종 있다. 하지만 만약 삭감되더라도 그 규모는 대략 2~3% 내외라고 한 공기업 관계자는 귀띔했다.
◆카이스트 총장 연봉, 대통령보다 위
유형별로 보면 먼저 공기업은 특히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들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0위권 내 순위만 봐도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와 그 산하 발전자회사들이 대거 포진했다.
현재 알리오의 통계만 놓고 본다면 강원랜드 사장에게 지난해 가장 높은 1억5800만원이 연봉 예산으로 주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강원랜드가 공기업 중 가장 높은 기관장 연봉 예산을 배정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강원랜드는 올 들어 공기업으로 신규 지정됐다. 지난해까지는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돼 기재부의 통제를 받지 않았던 만큼 기관장의 연봉을 자체적으로 높게 정할 수 있었다. 이런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공기업으로 분류되다 보니 1위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해 실질적으로 기관장의 연봉이 가장 높게 책정된 곳은 한전으로 약 1억4800만원이다. 한전의 직원 수는 2만 명이 넘고 자산은 180조원에 육박한다. 공기업 중 유일하게 기관장 연봉 책정에서 예외 규정을 적용받고 있다.
준정부기관은 예외 규정을 받는 금융형 기관 8곳(기술보증기금·신용보증기금·중소기업진흥공단·한국장학재단·한국무역보험공사·한국주택금융공사·예금보험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이 상위권에 대거 포진했다. 차관급보다 50%까지 연봉을 높게 책정할 수 있도록 한 만큼 해당 기관장들의 연봉은 대부분 1억9000만원대로 예산이 정해졌다.
기재부가 지침을 갖고 있는 만큼 연봉 자체만 놓고 본다면 공기업·준정부기관장의 편차는 그리 심하지 않다. 하지만 매년 총보수를 따지면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공공기관 경영 평가 결과에 따른 성과급 때문이다.
평가 결과가 좋은 기관장의 ‘총보수’는 차관급의 연봉을 능가한다. 한전 사장을 예로 들면 2016년 연봉은 1억4300만원이었는데 경영 평가 성과급으로만 이와 비슷한 1억3700만원을 수령했다. 총보수를 따지면 2억8000만원을 한 해에 받은 셈이다. 물론 결과가 나쁜 곳은 성과급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반대로 기타공공기관은 자체적으로 수장의 연봉 책정이 가능한 만큼 기관별 편차가 심한 것이 특징이다. 전체 기관 가운데 카이스트 총장의 연봉이 가장 높았다. 3억2500만원으로 대통령보다 많은 돈을 받는다. 이에 반해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장이 받는 연봉은 6100만원으로 카이스트와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용어 설명
-공기업 : 직원 정원이 50인 이상이고 자체 수입액이 총수입액의 2분의 1 이상인 공공기관.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자체 수입이 총수입의 85% 이상인 ‘시장형’과 자체 수입이 총수입의 50% 이상이고 시장형 공기업이 아닌 ‘준시장형’으로 나뉜다.
-준정부기관 : 직원 정원이 50인 이상이고 공기업이 아닌 공공기관 중에서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정한 기관. 기금을 직접 또는 위탁 관리하는 ‘기금 관리형’과 정부 업무를 위탁 집행하는 ‘위탁 집행형’으로 나뉜다.
-기타공공기관 :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을 제외한 공공기관.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