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1000만 명을 움직이는 나' 인플루언서 시대] -오진세 CJ E&M 다이아티비 국장...중국·북미·유럽 등 해외 진출 지원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CJ E&M의 DIA TV(다이아티비)는 2013년 국내 최초 다중 채널 네트워크(MCN) 사업을 시작해 창작자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모토를 내걸고 아시아 최대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
MCN 시장에 대형 자본이 들어서면 자칫 창작자의 자율성을 해치는 것은 아닐까. 서울 강남구 다이아티비 사무실에서 4월 30일 만난 오진세 국장은 이러한 걱정이 ‘기우’였다는 것을 증명했다. 오 국장은 “다이아티비가 숨어 있는 인플루언서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MCN 산업 전체를 성장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CJ E&M이 ‘MCN’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모바일의 등장으로 콘텐츠에 대한 정의가 점점 바뀌고 있죠. 기존에 방송용 콘텐츠처럼 완성된 형태를 갖추지 않더라도 클립형 콘텐츠나 GIF 형태의 콘텐츠가 ‘짤방’이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얻고 있어요.
이런 콘텐츠를 만들거나 즐기는 이들은 2010년대 초반만 해도 10대 청소년이었어요. 우리는 이러한 ‘넥스트 제너레이션’을 어떻게 잡을지 고민했고요. 그러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인플루언서들이 활발히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걸 알게 됐고 10대들이 이들에게 열광한다는 것을 알게 됐죠.”
-다이아티비는 MCN 산업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우선 인플루언서들과의 파트너십을 맺고 이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현재 파트너를 맺은 인플루언서들은 약 1400팀입니다.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를 관리하는 역할과 함께 ‘브랜디드 콘텐츠’를 만드는 일도 하죠. 방송의 간접광고(PPL)와 비슷한 개념이에요. 기업이 협찬한 제품을 주제로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거예요.
인플루언서에겐 중요한 수입원이고 우리도 일종의 수수료를 얻어요. 또 2017년 아시아 최초로 MCN 방송 채널 ‘다이아티비’를 개국했어요. 모바일 기기나 PC로만 접할 수 있었던 1인 방송을 TV로 끌어왔죠.”
-인플루언서들과 어떤 관계를 유지하나요.
“기본적인 것은 ‘콘텐츠를 잘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에요. 예를 들어 인플루언서들이 방송을 제작할 때 사용하는 음원이나 폰트에 대한 저작권을 해결하는 것이에요.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유롭게 음원이나 폰트를 사용하도록 다이아티비가 도와주고 있죠.
또 하나는 ‘에코넥션’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유튜브·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각 채널에서 내 방송의 구독자가 각각 몇 명인지 볼 수 있게 만들었어요. 다이아티비가 독자적으로 만든 시스템이죠. 인플루언서들은 에코넥션을 통해 현재 내가 MCN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요.
여기에 해외 진출도 추진하죠. 북미의 ‘비키(VIKI)’나 프랑스의 ‘데일리모션’과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들과 제휴, 인플루언서들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어요.
해외 진출은 다이아티비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 중 하나인데 인터넷 규제가 심한 중국은 조금 다른 전략이 필요해요. 중국 안에서 허용되는 플랫폼 진출이 필수죠. 이 때문에 ‘중국판 유튜브’인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유쿠’와 협약을 맺었어요.”
-연예 기획사의 ‘매니지먼트’와 유사해 보이는데 인플루언서들과 관계를 설정하는 다이아티비만의 기준이 있나요.
“인플루언서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 것이에요. 기존 연예 기획사가 연예인을 관리하는 매니지먼트와 다른 모델을 찾고 있어요. 지금 인플루언서들과 맺고 있는 파트너십도 모두 다 똑같은 조건을 적용하지는 않아요. 인플루언서 개개인에 따라 특화된 매니지먼트를 적용하죠.
다양한 시도를 통해 어떤 것이 MCN 시장에서 가장 최적화된 계약 모델인지 연구 중이에요. 인플루언서들과 파트너를 맺을 때는 ‘지속성’과 ‘독창성’을 봐요.
지속성은 인플루언서가 방송을 꾸준히 올릴 수 있을지에요. 신기하게도 인플루언서가 방송을 정말 ‘좋아서’ 해야만 오래갈 수 있어요. 구독자는 인플루언서가 방송을 즐기고 있는지, 억지로 하는지 다 알거든요. ‘독창성’은 쏟아지는 콘텐츠 중에서도 차별화된 게 무엇인지 파악해요.”
-향후 인기 콘텐츠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하우 투(How to)’ 콘텐츠예요. 예전에는 정보를 얻기 위한 검색을 텍스트로 했죠. 그런데 요새 1020세대는 영상으로 검색하는 것에 더 익숙해요. 그래서 ‘지식형 콘텐츠’가 갈수록 인기를 끌 것으로 보여요.
애견 전문가가 강아지를 돌보는 법을 알려주고 애널리스트가 투자 방법을 설명해 주는 거죠. 지금이 정보형 콘텐츠라면 앞으로는 더 높은 수준의 지식형 콘텐츠, 전문가용 콘텐츠가 떠오를 거예요.”
-MCN 산업의 진화 방향은 어떤 쪽으로 이뤄질까요.
“다이아티비의 파트너인 축구 인플루언서 ‘감스트’가 MBC의 2018 러시아 월드컵 홍보 대사로 위촉됐어요. 홍보 대사뿐만 아니라 디지털 콘텐츠에서 월드컵 해설도 하게 됐죠. 기존 방송들이 인플루언서들과 협업을 시작했다는 것은 방송 간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는 증거예요.
최종적으로는 예술의 경계도 무너질 것으로 봐요. 최근 다이아티비는 ‘커튼콜 프로젝트’를 통해 대도서관이나 헤이지니 같은 유명 크리에이터를 연극 무대에 세웠죠. 순수예술의 끝인 연극과 현대무용에 크리에이터들을 참여시킴으로써 문화 콘텐츠 간 경계를 허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죠.”
-앞으로 다이아티비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우리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에 주목하고 있어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는 구독자가 적지만 굉장히 독창적이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인플루언서들을 다이아티비에서 부르는 말이죠.
대표적 분야는 정보기술(IT)이에요. IT에는 앞으로 출시될 상품의 성능을 예상하거나 신제품을 분석하는 전문 블로거들이 상당히 많아요. 접근성이 높아 많은 구독자를 확보하긴 힘들지만 이들을 IT 기업과 연계한다면 엄청난 폭발력을 가질 것이라고 봐요.
전문성과 독창성을 지닌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를 발굴함으로써 MCN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려고 해요. 개인적인 바람은 기존 언론뿐만 아니라 자본을 지닌 기업들이 MCN 산업에 더 진출했으면 좋겠어요. 시장의 ‘파이’가 커져야만 MCN 산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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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CJ E&M의 DIA TV(다이아티비)는 2013년 국내 최초 다중 채널 네트워크(MCN) 사업을 시작해 창작자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모토를 내걸고 아시아 최대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
MCN 시장에 대형 자본이 들어서면 자칫 창작자의 자율성을 해치는 것은 아닐까. 서울 강남구 다이아티비 사무실에서 4월 30일 만난 오진세 국장은 이러한 걱정이 ‘기우’였다는 것을 증명했다. 오 국장은 “다이아티비가 숨어 있는 인플루언서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MCN 산업 전체를 성장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CJ E&M이 ‘MCN’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모바일의 등장으로 콘텐츠에 대한 정의가 점점 바뀌고 있죠. 기존에 방송용 콘텐츠처럼 완성된 형태를 갖추지 않더라도 클립형 콘텐츠나 GIF 형태의 콘텐츠가 ‘짤방’이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얻고 있어요.
이런 콘텐츠를 만들거나 즐기는 이들은 2010년대 초반만 해도 10대 청소년이었어요. 우리는 이러한 ‘넥스트 제너레이션’을 어떻게 잡을지 고민했고요. 그러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인플루언서들이 활발히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걸 알게 됐고 10대들이 이들에게 열광한다는 것을 알게 됐죠.”
-다이아티비는 MCN 산업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우선 인플루언서들과의 파트너십을 맺고 이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현재 파트너를 맺은 인플루언서들은 약 1400팀입니다.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를 관리하는 역할과 함께 ‘브랜디드 콘텐츠’를 만드는 일도 하죠. 방송의 간접광고(PPL)와 비슷한 개념이에요. 기업이 협찬한 제품을 주제로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거예요.
인플루언서에겐 중요한 수입원이고 우리도 일종의 수수료를 얻어요. 또 2017년 아시아 최초로 MCN 방송 채널 ‘다이아티비’를 개국했어요. 모바일 기기나 PC로만 접할 수 있었던 1인 방송을 TV로 끌어왔죠.”
-인플루언서들과 어떤 관계를 유지하나요.
“기본적인 것은 ‘콘텐츠를 잘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에요. 예를 들어 인플루언서들이 방송을 제작할 때 사용하는 음원이나 폰트에 대한 저작권을 해결하는 것이에요.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유롭게 음원이나 폰트를 사용하도록 다이아티비가 도와주고 있죠.
또 하나는 ‘에코넥션’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유튜브·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각 채널에서 내 방송의 구독자가 각각 몇 명인지 볼 수 있게 만들었어요. 다이아티비가 독자적으로 만든 시스템이죠. 인플루언서들은 에코넥션을 통해 현재 내가 MCN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요.
여기에 해외 진출도 추진하죠. 북미의 ‘비키(VIKI)’나 프랑스의 ‘데일리모션’과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들과 제휴, 인플루언서들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어요.
해외 진출은 다이아티비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 중 하나인데 인터넷 규제가 심한 중국은 조금 다른 전략이 필요해요. 중국 안에서 허용되는 플랫폼 진출이 필수죠. 이 때문에 ‘중국판 유튜브’인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유쿠’와 협약을 맺었어요.”
-연예 기획사의 ‘매니지먼트’와 유사해 보이는데 인플루언서들과 관계를 설정하는 다이아티비만의 기준이 있나요.
“인플루언서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 것이에요. 기존 연예 기획사가 연예인을 관리하는 매니지먼트와 다른 모델을 찾고 있어요. 지금 인플루언서들과 맺고 있는 파트너십도 모두 다 똑같은 조건을 적용하지는 않아요. 인플루언서 개개인에 따라 특화된 매니지먼트를 적용하죠.
다양한 시도를 통해 어떤 것이 MCN 시장에서 가장 최적화된 계약 모델인지 연구 중이에요. 인플루언서들과 파트너를 맺을 때는 ‘지속성’과 ‘독창성’을 봐요.
지속성은 인플루언서가 방송을 꾸준히 올릴 수 있을지에요. 신기하게도 인플루언서가 방송을 정말 ‘좋아서’ 해야만 오래갈 수 있어요. 구독자는 인플루언서가 방송을 즐기고 있는지, 억지로 하는지 다 알거든요. ‘독창성’은 쏟아지는 콘텐츠 중에서도 차별화된 게 무엇인지 파악해요.”
-향후 인기 콘텐츠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하우 투(How to)’ 콘텐츠예요. 예전에는 정보를 얻기 위한 검색을 텍스트로 했죠. 그런데 요새 1020세대는 영상으로 검색하는 것에 더 익숙해요. 그래서 ‘지식형 콘텐츠’가 갈수록 인기를 끌 것으로 보여요.
애견 전문가가 강아지를 돌보는 법을 알려주고 애널리스트가 투자 방법을 설명해 주는 거죠. 지금이 정보형 콘텐츠라면 앞으로는 더 높은 수준의 지식형 콘텐츠, 전문가용 콘텐츠가 떠오를 거예요.”
-MCN 산업의 진화 방향은 어떤 쪽으로 이뤄질까요.
“다이아티비의 파트너인 축구 인플루언서 ‘감스트’가 MBC의 2018 러시아 월드컵 홍보 대사로 위촉됐어요. 홍보 대사뿐만 아니라 디지털 콘텐츠에서 월드컵 해설도 하게 됐죠. 기존 방송들이 인플루언서들과 협업을 시작했다는 것은 방송 간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는 증거예요.
최종적으로는 예술의 경계도 무너질 것으로 봐요. 최근 다이아티비는 ‘커튼콜 프로젝트’를 통해 대도서관이나 헤이지니 같은 유명 크리에이터를 연극 무대에 세웠죠. 순수예술의 끝인 연극과 현대무용에 크리에이터들을 참여시킴으로써 문화 콘텐츠 간 경계를 허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죠.”
-앞으로 다이아티비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우리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에 주목하고 있어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는 구독자가 적지만 굉장히 독창적이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인플루언서들을 다이아티비에서 부르는 말이죠.
대표적 분야는 정보기술(IT)이에요. IT에는 앞으로 출시될 상품의 성능을 예상하거나 신제품을 분석하는 전문 블로거들이 상당히 많아요. 접근성이 높아 많은 구독자를 확보하긴 힘들지만 이들을 IT 기업과 연계한다면 엄청난 폭발력을 가질 것이라고 봐요.
전문성과 독창성을 지닌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를 발굴함으로써 MCN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려고 해요. 개인적인 바람은 기존 언론뿐만 아니라 자본을 지닌 기업들이 MCN 산업에 더 진출했으면 좋겠어요. 시장의 ‘파이’가 커져야만 MCN 산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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