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5일 경매 예정…이통 3사 간 균일한 주파수 확보 가능해져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다가올 5G 시대의 성패를 좌우할 ‘쩐의 전쟁’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월 3일 ‘5G 주파수 경매 최종안’을 공개했다.
6월 15일로 예정된 경매에 나오는 주파수는 3.5㎓ 대역 280㎒ 폭(3420〜3700㎒), 28㎓ 대역 2400㎒ 폭(265~289㎓)으로 총 2680㎒ 폭이다.
이 중 3.5㎓ 대역은 ‘황금 주파수’로 불리며 관심이 집중됐다. 280㎒ 폭 중 통신 3사가 각각 얼마나 가져갈 수 있을지가 핵심이었다.
◆SK텔레콤 ‘유감’ KT·LG유플 ‘미소’
과기정통부는 최종 경매안을 통해 3.5㎓의 주파수 총량 제한을 100㎒ 로 정했다. 이에 따라 경매에서 아무리 높은 금액을 베팅한 이통사라도 100㎒ 이상은 가져갈 수 없다.
한 이통사가 가져갈 수 있는 주파수가 100㎒ 로 한정되자 100·100·80, 혹은 100·90·90의 할당 예상 시나리오를 그릴 수 있게 됐다.
과기정통부는 “모든 사업자가 유사한 환경에서 5세대 혁신을 시도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초기인 점을 고려해 효율적인 주파수 이용보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방지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주파수 총량 제한에 대해 SK텔레콤과 ‘반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생각은 달랐다. 업계 1위 SK텔레콤은 ‘시장 경쟁’을 내세우며 경쟁이 치열한 3.5㎓ 내 총량 제한을 120㎒ 로 주장해 왔다. 하지만 ‘1위’ SK텔레콤을 추격하는 쪽인 KT와 LG유플러스는 ‘균등 발전’을 위해 총량 제한 100㎒ 를 원했다.
만약 SK텔레콤이 자금을 내세워 120㎒ 를 가져간다면 경매에서 진 이통사는 최악의 경우 40㎒ 만을 가져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업계는 80㎒ 폭을 최소 5G 서비스 가능 폭으로 보고 있다.
그 결과 3사의 희비가 갈렸다. 특히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120㎒ 의 총량 제한을 원한다고 주장해 왔던 SK텔레콤의 실망이 컸다.
SK텔레콤은 공식 의견을 통해 “이번 주파수 경매 계획이 통신 서비스 고객의 최대 편익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점, 한정된 주파수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제한한 점에서 유감”이라고 밝혔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매우 바람직한 조치’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관건은 ‘최종 경매가’…최대 8조 예상
이제 관심의 대상은 경매 낙찰가로 쏠린다. 과기정통부는 최저 경쟁 가격을 4월과 변함없이 3.5㎓ 대역은 10년 이용에 2조6544억원, 28㎓는 5년에 6216억원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경매 총가격은 3조2760억원으로 책정됐다. 28㎓ 대역의 이용 기간이 5년으로 설정된 것은 향후 시장 잠재력은 크지만 현재로서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선 최초 경매가를 3조원으로 예상했는데 확정된 가격은 이를 넘어섰다. 과거 경매 사례를 비춰보면 최저가의 1.5~2배에서 낙찰이 이뤄진다. 이에 따라 최종 낙찰가는 4조~8조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윤경근 KT 재무실장은 5월 3일 열린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경매 총량 제한을 100㎒로 제한해 사업자가 공정한 경쟁 기회가 주어진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다만 망 구축에 큰 규모에 투자비가 수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매 시작가는 부담이 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5G 주파수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5월 3일 영국에서 열린 5G 주파수 경매에서는 한때 최초 시작가의 37배까지 가격이 올랐다. 이 경매에는 보다폰·텔레포니카 등 5개 통신사가 참여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에서 5G용으로 사용될 3.4㎓ 대역의 5㎒ 폭당 경매 가격은 최초 입찰가인 100만 파운드(약 15억원)에서 3782만4000파운드(약 563억원)까지 치솟았다. 영국 업계는 최종가를 2조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매가가 지나치게 치솟으면 부담이 소비자의 가계 통신비로 고스란히 전이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승자의 저주’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매 규칙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경매 방식은 ‘클럭 경매’로 무기명 블록 경매다. 기존의 방식보다 블록을 잘개 쪼개 조합 입찰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1단계는 블록당 최저가로 시작해 이통 3사가 제출한 블록양이 공급량과 일치할 때까지 라운드가 지속되며 총 50라운드다. 라운드마다 입찰금을 올리는 비율은 최대 1%를 넘지 않게 0.3~0.75% 사이에서 결정된다.
3사가 균등한 수준으로 주파수를 가져갈 수 있게 되면서 예상보다 과열 경쟁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통사 관계자는 “3사가 비슷한 양을 가져갈 수 있게 되면서 가격이 뛰기 전 경매가 1차에서 종료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예상했다.
mjlee@hankyung.com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다가올 5G 시대의 성패를 좌우할 ‘쩐의 전쟁’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월 3일 ‘5G 주파수 경매 최종안’을 공개했다.
6월 15일로 예정된 경매에 나오는 주파수는 3.5㎓ 대역 280㎒ 폭(3420〜3700㎒), 28㎓ 대역 2400㎒ 폭(265~289㎓)으로 총 2680㎒ 폭이다.
이 중 3.5㎓ 대역은 ‘황금 주파수’로 불리며 관심이 집중됐다. 280㎒ 폭 중 통신 3사가 각각 얼마나 가져갈 수 있을지가 핵심이었다.
◆SK텔레콤 ‘유감’ KT·LG유플 ‘미소’
과기정통부는 최종 경매안을 통해 3.5㎓의 주파수 총량 제한을 100㎒ 로 정했다. 이에 따라 경매에서 아무리 높은 금액을 베팅한 이통사라도 100㎒ 이상은 가져갈 수 없다.
한 이통사가 가져갈 수 있는 주파수가 100㎒ 로 한정되자 100·100·80, 혹은 100·90·90의 할당 예상 시나리오를 그릴 수 있게 됐다.
과기정통부는 “모든 사업자가 유사한 환경에서 5세대 혁신을 시도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초기인 점을 고려해 효율적인 주파수 이용보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방지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주파수 총량 제한에 대해 SK텔레콤과 ‘반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생각은 달랐다. 업계 1위 SK텔레콤은 ‘시장 경쟁’을 내세우며 경쟁이 치열한 3.5㎓ 내 총량 제한을 120㎒ 로 주장해 왔다. 하지만 ‘1위’ SK텔레콤을 추격하는 쪽인 KT와 LG유플러스는 ‘균등 발전’을 위해 총량 제한 100㎒ 를 원했다.
만약 SK텔레콤이 자금을 내세워 120㎒ 를 가져간다면 경매에서 진 이통사는 최악의 경우 40㎒ 만을 가져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업계는 80㎒ 폭을 최소 5G 서비스 가능 폭으로 보고 있다.
그 결과 3사의 희비가 갈렸다. 특히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120㎒ 의 총량 제한을 원한다고 주장해 왔던 SK텔레콤의 실망이 컸다.
SK텔레콤은 공식 의견을 통해 “이번 주파수 경매 계획이 통신 서비스 고객의 최대 편익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점, 한정된 주파수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제한한 점에서 유감”이라고 밝혔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매우 바람직한 조치’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관건은 ‘최종 경매가’…최대 8조 예상
이제 관심의 대상은 경매 낙찰가로 쏠린다. 과기정통부는 최저 경쟁 가격을 4월과 변함없이 3.5㎓ 대역은 10년 이용에 2조6544억원, 28㎓는 5년에 6216억원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경매 총가격은 3조2760억원으로 책정됐다. 28㎓ 대역의 이용 기간이 5년으로 설정된 것은 향후 시장 잠재력은 크지만 현재로서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선 최초 경매가를 3조원으로 예상했는데 확정된 가격은 이를 넘어섰다. 과거 경매 사례를 비춰보면 최저가의 1.5~2배에서 낙찰이 이뤄진다. 이에 따라 최종 낙찰가는 4조~8조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윤경근 KT 재무실장은 5월 3일 열린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경매 총량 제한을 100㎒로 제한해 사업자가 공정한 경쟁 기회가 주어진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다만 망 구축에 큰 규모에 투자비가 수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매 시작가는 부담이 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5G 주파수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5월 3일 영국에서 열린 5G 주파수 경매에서는 한때 최초 시작가의 37배까지 가격이 올랐다. 이 경매에는 보다폰·텔레포니카 등 5개 통신사가 참여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에서 5G용으로 사용될 3.4㎓ 대역의 5㎒ 폭당 경매 가격은 최초 입찰가인 100만 파운드(약 15억원)에서 3782만4000파운드(약 563억원)까지 치솟았다. 영국 업계는 최종가를 2조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매가가 지나치게 치솟으면 부담이 소비자의 가계 통신비로 고스란히 전이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승자의 저주’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매 규칙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경매 방식은 ‘클럭 경매’로 무기명 블록 경매다. 기존의 방식보다 블록을 잘개 쪼개 조합 입찰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1단계는 블록당 최저가로 시작해 이통 3사가 제출한 블록양이 공급량과 일치할 때까지 라운드가 지속되며 총 50라운드다. 라운드마다 입찰금을 올리는 비율은 최대 1%를 넘지 않게 0.3~0.75% 사이에서 결정된다.
3사가 균등한 수준으로 주파수를 가져갈 수 있게 되면서 예상보다 과열 경쟁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통사 관계자는 “3사가 비슷한 양을 가져갈 수 있게 되면서 가격이 뛰기 전 경매가 1차에서 종료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예상했다.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