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나이더 일렉트릭 에릭 리제 부사장·김경록 한국 대표 인터뷰
- 5월29일 ‘이노베이션 서밋 서울 2018’ 개최
(사진) 에릭 리제 글로벌 마케팅 수석 부사장.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서울에서 5월 29일 열리는 ‘이노베이션 서밋’을 맞아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에릭 리제 글로벌 마케팅 수석부사장이 한국을 찾았다. 리제 부사장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의 대표를 맡은 경험이 있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조예가 깊다.
그와 함께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몽골의 김경록 대표가 슈나이더의 현재와 미래를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20여 년간 ‘슈나이더 맨’으로 재직해 온 리제 부사장과 김 대표를 통해 글로벌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그리는 비전을 들어봤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시대에 따라 기업 포트폴리오를 변화해 왔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적합한 변화 모델을 찾았나요.
“(에릭 리제 부사장)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1836년 프랑스에서 전형적인 하드웨어 제조업체로 시작했습니다. 21세기 이후에는 저탄소 녹색 성장 실현에 초점을 두고 사업 분야를 다양하게 확장해 시대의 변화에 앞장섰죠.
우리는 인벤시스·아비바·PROFACE·폭스보로·펠코 등 기업을 인수하며 에너지 관리는 물론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강점을 갖춘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김경록 대표)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전사적으로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왔습니다. 기존에는 전력과 산업 자동화의 ‘스페셜리스트’로 고객과의 접점을 이뤘지만 고객사에서 전체적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필요로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요청을 받아들여 2007년부터 ‘에너지 매니지먼트’라는 표현을 처음 선보인 후 그룹의 사업 구조를 차차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사진) 김경록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대표.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다른 정보기술(IT) 기업과 비교할 때 가진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리제 부사장) 현재 데이터센터가 세계 전력의 10%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점유율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여 효율적 에너지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죠. 이를 위해 1만여 명 이상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디지털 혁신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또 슈나이더 일렉트릭 IT 사업부는 토털 IT 솔루션을 제공해 하이퍼스케일부터 에지컴퓨팅, 네트워크에 이르기까지 에너지 저장과 전력의 안전성을 주도합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데이터센터의 쿨링을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DCIM 쿨링 옵티마이즈’ 솔루션도 발표했어요.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차이점은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현장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죠. 전 세계에서 200여 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글로벌 서비스 네트워크를 갖춰 생산이나 전기에서 고객에게 문제점이 발생하면 비즈니스에 차질이 없도록 즉시 해결하고 있습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시스템을 활용한 후 에너지 효율성이 높아진 사례를 소개해 주세요.
“(리제 부사장) 빌딩 관리 이야기를 먼저 해볼까요. 우리는 전 세계 약 100만 개의 빌딩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설계에서 시운전까지 과정에서 최상급의 효율성을 제고하죠.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빌딩 관리 시스템이 적용된 건물로는 힐튼 가든 인 두바이몰과 힐튼호텔·메리어트호텔 등이 있습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본사 건물인 르하이브는 2008년부터 2017년 사이 6분의 1 가까이 에너지 소비를 줄였습니다. 올 하반기 문을 열 영국 축구팀 토트넘 핫스퍼의 새로운 런던 구장에서는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기술력을 적용해 20%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이룰 것입니다.
대표적 사례는 2015년 5월 문을 연 글로벌 회계법인 딜로이트의 유럽 본사 빌딩 ‘디 엣지(The Edge)’입니다. 여기에 빌딩 에너지 관리 시스템인 ‘에코스트럭처 빌딩’을 설치했습니다. 건물 곳곳에 2만8000개의 센서를 설치해 각 층과 사무실마다 직원 수, 현재 실내외 온도, 냉난방 상황, 조명 밝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건물 중앙 서버에 전송합니다.
중앙 서버는 이 데이터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조명과 냉난방 스위치를 조절하죠. 이를 통해 동일한 크기의 일반 빌딩보다 전기 사용량을 30% 줄였습니다. ‘디 엣지’는 영국녹색건축인증제도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빌딩’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올렸습니다.” 리제 부사장
“(김 대표)한국에도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기술이 적용된 빌딩이 많습니다. 우선 광화문 D타워에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에너지 관리 시스템 일부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냉난방 공조 시스템으로 약 20%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내고 있죠. 이케아 광명점에도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적용됐습니다. 데이터센터에 적용된 예로는 코아엔지니어링과 부산은행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코아엔지니어링은 DCIM 쿨링 옵티마이즈를 통해 데이터센터에서 약 30% 정도 에너지 쿨링 비용을 감소시켰습니다.”
-세계적인 기업들과 협력하려면 우수한 보안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보안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요.
“(김 대표) 사이버 보안은 절대적으로 중요하죠.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에코스트럭처’를 통해 모든 단계에서 보안력을 강화했습니다. 에코스트럭처는 모든 하드웨어를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해 이 장치에서 나온 데이터를 분석하고 비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외부 인증도 받았습니다. 산업용 기기의 네트워크 보안을 평가하는 ‘아킬레스 커뮤니케이션’에서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일부 기술들은 최고 등급인 ‘레벨2’ 인증을 받았습니다.
한국에서는 지리·정치적 특수성으로 사이버 보안이 매우 중요하고 고객들도 민감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보안 기술은 더욱 향상될 것입니다.”
(사진)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에코스트럭처 VR’이라는 산업 현장의 환경을 3D 가상현실로 구현, 운영자가 VR 기기로 운영을 훈련해 볼 수 있는 오퍼레이터 트레이닝 시뮬레이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18년 4월 ‘이노베이션 서밋 파리’에서 고객이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이노베이션 서밋’이 서울에서 5월 29일 개최됩니다. 어떤 행사인가요.
“(김 대표)이번 ‘이노베이션 서밋 서울 2018’의 주제는 ‘디지털 경제와 파워(Powering and Digitizing the Economy)’입니다. 올해 시드니를 시작으로 파리·서울·싱가포르·인도네시아·도쿄 등지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디지털 기술이 산업 분야에서 어떻게 혁신을 이루는지 제시해요.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고객과 파트너사 관계자들이 참석하지만 서울 행사에서는 대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했습니다. ‘젊음&여성 재능&슈나이더 일렉트릭(Young & Female Talents & Schneider Electric)’이라는 이름으로 미래를 이끌어 갈 여대생들이 참여 대상입니다. 역량 있는 인재들에게 글로벌 기술의 동향 및 미래를 이끌어 나가는 리더로서의 조건을 강연합니다.
여기에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매년 ‘고 그린 인더 시티’라는 글로벌 프로그램을 개최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이들에게 세계 연수와 취업 지원의 기회를 제공하죠. 이를 통해 인재 발굴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전 세계 각국의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에도 참여한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나라에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요.
“(리제 부사장)최근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100개의 스마트 시티를 조성하는 인도의 첫째 프로젝트 ‘나야 라이푸르’ 관련 계약을 체결하게 됐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 완전히 통합된 슈나이더의 플랫폼 아래 도시를 구축하는 거대 프로젝트입니다. 과거의 낡은 기술을 사용하는 것보다 도시를 더 빠르고 훌륭하게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2018년 블룸버그 성평등지수에 선정되는 등 양성평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김 대표)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양성평등과 다양성, 여성 인재 고용에 대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유엔여성’이 전 세계 여성이 겪고 있는 불평등 해소를 위해 남성들이 지지자로 나서줄 것을 호소하는 캠페인 ‘히포쉬(HeForShe)’에서 임팩트 기업 부문 챔피언으로 선정됐습니다.
또 작년 4분기 기준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남녀 임금평등지수가 89%에 도달했습니다. 이는 2020년 목표치였던 85%보다 높은 것으로, 공장 등 현장 노동자를 제외하면 남녀 간 임금 격차가 거의 없는 것입니다.
여기에 1년에 한 번 남녀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 특별 지원 자금을 운영하죠. 현재 입사하는 신입 사원 중 절반은 꼭 여성을 뽑도록 의무화하고 있어 평직원에서는 40%, 임원급에서는 30% 이상을 여성으로 채용하자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또 ‘글로벌 패밀리 리브 정책’도 운영 중입니다. 개인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에 유급휴가를 보장해 주는 정책이죠. 모든 직원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직원 스스로가 자신이 고유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안정감을 토대로 업무에서 최선을 다하도록 지원합니다.”
(사진)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에코스트럭처 오그멘티드 오퍼레이터(EcoStruxure Augmented Operator)는 산업용 AR 솔루션으로 제조 설비 기기에 적용돼 가상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실시간 값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프랑스 보드뢰이유 지역 슈나이더 일렉트릭 공장에서 담당자가 해당 솔루션으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리제 부사장님은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의 대표직을 맡은 경험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한국 시장이 가진 특징을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리제 부사장) 한국에서는 약 5년 반 동안 근무했었습니다. 저는 문화·음식·사람 등 한국의 모든 것을 사랑합니다.
한국은 일본과 함께 아시아 지역에서 글로벌 마케팅을 가장 잘 이해하는 국가입니다. 저는 한국의 역량이 바로 마케팅에 있다고 봅니다. 브랜드를 성장의 동력으로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한국에서 배우고 싶습니다.”
-김경록 대표님은 어떻게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를 맡게 되셨습니까.
“(김 대표) 저는 공정 자동화 엔지니어로 출발해 2000년 슈나이더 일렉트릭에 입사해 영업부터 시작했습니다.
특약점 관리를 포함해 조선 해양 분야, 빌딩 사업 분야, 아시아·태평양 지역 고객 품질관리 등 다양한 부서를 두루 거쳤죠. 2013년부터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한국과 몽골의 대표직을 맡게 됐습니다.”
-향후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어떤 사업을 펼칠 계획인가요.
“(김 대표)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는 크게 두 가지를 생각 중입니다. 우선 회사의 성장입니다. 단순한 매출 성장이 아니라 협력사와의 동반 성장을 꿈꿉니다. 우리의 핵심 사업을 국내 협력사와 공유할 것입니다.
또 조직 구성원의 성장도 중요합니다.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역량 있는 직원들이 글로벌 플랫폼 속에서 활약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원할 것입니다. 저를 비롯한 기업의 리더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리제 부사장)통합 플랫폼인 ‘에코스트럭처’를 통해 디지털 경제를 강화할 계기를 마련할 것입니다. 현재 글로벌 시장은 플랫폼 시장으로의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죠.
우리의 에코스트럭처는 빌딩·선박·발전소·공장 등 전력을 사용하는 모든 곳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조율해 최적화된 운영법을 찾을 것입니다.
‘모든 단계에서의 혁신’을 에코스트럭처를 통해 실현할 것입니다. 마케팅 분야에서의 목표도 따로 있습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비즈니스 규모에 비해 브랜드가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편입니다. 브랜드를 널리 알리기 위해 우리는 디지털 플랫폼의 접근성을 높여 많은 이들이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기술력과 비전을 누리게끔 할 것입니다.”
mjlee@hankyung.com
- 5월29일 ‘이노베이션 서밋 서울 2018’ 개최
(사진) 에릭 리제 글로벌 마케팅 수석 부사장.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서울에서 5월 29일 열리는 ‘이노베이션 서밋’을 맞아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에릭 리제 글로벌 마케팅 수석부사장이 한국을 찾았다. 리제 부사장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의 대표를 맡은 경험이 있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조예가 깊다.
그와 함께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몽골의 김경록 대표가 슈나이더의 현재와 미래를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20여 년간 ‘슈나이더 맨’으로 재직해 온 리제 부사장과 김 대표를 통해 글로벌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그리는 비전을 들어봤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시대에 따라 기업 포트폴리오를 변화해 왔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적합한 변화 모델을 찾았나요.
“(에릭 리제 부사장)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1836년 프랑스에서 전형적인 하드웨어 제조업체로 시작했습니다. 21세기 이후에는 저탄소 녹색 성장 실현에 초점을 두고 사업 분야를 다양하게 확장해 시대의 변화에 앞장섰죠.
우리는 인벤시스·아비바·PROFACE·폭스보로·펠코 등 기업을 인수하며 에너지 관리는 물론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강점을 갖춘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김경록 대표)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전사적으로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왔습니다. 기존에는 전력과 산업 자동화의 ‘스페셜리스트’로 고객과의 접점을 이뤘지만 고객사에서 전체적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필요로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요청을 받아들여 2007년부터 ‘에너지 매니지먼트’라는 표현을 처음 선보인 후 그룹의 사업 구조를 차차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사진) 김경록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대표.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다른 정보기술(IT) 기업과 비교할 때 가진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리제 부사장) 현재 데이터센터가 세계 전력의 10%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점유율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여 효율적 에너지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죠. 이를 위해 1만여 명 이상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디지털 혁신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또 슈나이더 일렉트릭 IT 사업부는 토털 IT 솔루션을 제공해 하이퍼스케일부터 에지컴퓨팅, 네트워크에 이르기까지 에너지 저장과 전력의 안전성을 주도합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데이터센터의 쿨링을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DCIM 쿨링 옵티마이즈’ 솔루션도 발표했어요.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차이점은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현장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죠. 전 세계에서 200여 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글로벌 서비스 네트워크를 갖춰 생산이나 전기에서 고객에게 문제점이 발생하면 비즈니스에 차질이 없도록 즉시 해결하고 있습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시스템을 활용한 후 에너지 효율성이 높아진 사례를 소개해 주세요.
“(리제 부사장) 빌딩 관리 이야기를 먼저 해볼까요. 우리는 전 세계 약 100만 개의 빌딩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설계에서 시운전까지 과정에서 최상급의 효율성을 제고하죠.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빌딩 관리 시스템이 적용된 건물로는 힐튼 가든 인 두바이몰과 힐튼호텔·메리어트호텔 등이 있습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본사 건물인 르하이브는 2008년부터 2017년 사이 6분의 1 가까이 에너지 소비를 줄였습니다. 올 하반기 문을 열 영국 축구팀 토트넘 핫스퍼의 새로운 런던 구장에서는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기술력을 적용해 20%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이룰 것입니다.
대표적 사례는 2015년 5월 문을 연 글로벌 회계법인 딜로이트의 유럽 본사 빌딩 ‘디 엣지(The Edge)’입니다. 여기에 빌딩 에너지 관리 시스템인 ‘에코스트럭처 빌딩’을 설치했습니다. 건물 곳곳에 2만8000개의 센서를 설치해 각 층과 사무실마다 직원 수, 현재 실내외 온도, 냉난방 상황, 조명 밝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건물 중앙 서버에 전송합니다.
중앙 서버는 이 데이터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조명과 냉난방 스위치를 조절하죠. 이를 통해 동일한 크기의 일반 빌딩보다 전기 사용량을 30% 줄였습니다. ‘디 엣지’는 영국녹색건축인증제도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빌딩’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올렸습니다.” 리제 부사장
“(김 대표)한국에도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기술이 적용된 빌딩이 많습니다. 우선 광화문 D타워에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에너지 관리 시스템 일부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냉난방 공조 시스템으로 약 20%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내고 있죠. 이케아 광명점에도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적용됐습니다. 데이터센터에 적용된 예로는 코아엔지니어링과 부산은행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코아엔지니어링은 DCIM 쿨링 옵티마이즈를 통해 데이터센터에서 약 30% 정도 에너지 쿨링 비용을 감소시켰습니다.”
-세계적인 기업들과 협력하려면 우수한 보안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보안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요.
“(김 대표) 사이버 보안은 절대적으로 중요하죠.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에코스트럭처’를 통해 모든 단계에서 보안력을 강화했습니다. 에코스트럭처는 모든 하드웨어를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해 이 장치에서 나온 데이터를 분석하고 비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외부 인증도 받았습니다. 산업용 기기의 네트워크 보안을 평가하는 ‘아킬레스 커뮤니케이션’에서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일부 기술들은 최고 등급인 ‘레벨2’ 인증을 받았습니다.
한국에서는 지리·정치적 특수성으로 사이버 보안이 매우 중요하고 고객들도 민감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보안 기술은 더욱 향상될 것입니다.”
(사진)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에코스트럭처 VR’이라는 산업 현장의 환경을 3D 가상현실로 구현, 운영자가 VR 기기로 운영을 훈련해 볼 수 있는 오퍼레이터 트레이닝 시뮬레이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18년 4월 ‘이노베이션 서밋 파리’에서 고객이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이노베이션 서밋’이 서울에서 5월 29일 개최됩니다. 어떤 행사인가요.
“(김 대표)이번 ‘이노베이션 서밋 서울 2018’의 주제는 ‘디지털 경제와 파워(Powering and Digitizing the Economy)’입니다. 올해 시드니를 시작으로 파리·서울·싱가포르·인도네시아·도쿄 등지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디지털 기술이 산업 분야에서 어떻게 혁신을 이루는지 제시해요.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고객과 파트너사 관계자들이 참석하지만 서울 행사에서는 대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했습니다. ‘젊음&여성 재능&슈나이더 일렉트릭(Young & Female Talents & Schneider Electric)’이라는 이름으로 미래를 이끌어 갈 여대생들이 참여 대상입니다. 역량 있는 인재들에게 글로벌 기술의 동향 및 미래를 이끌어 나가는 리더로서의 조건을 강연합니다.
여기에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매년 ‘고 그린 인더 시티’라는 글로벌 프로그램을 개최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이들에게 세계 연수와 취업 지원의 기회를 제공하죠. 이를 통해 인재 발굴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전 세계 각국의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에도 참여한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나라에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요.
“(리제 부사장)최근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100개의 스마트 시티를 조성하는 인도의 첫째 프로젝트 ‘나야 라이푸르’ 관련 계약을 체결하게 됐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 완전히 통합된 슈나이더의 플랫폼 아래 도시를 구축하는 거대 프로젝트입니다. 과거의 낡은 기술을 사용하는 것보다 도시를 더 빠르고 훌륭하게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2018년 블룸버그 성평등지수에 선정되는 등 양성평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김 대표)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양성평등과 다양성, 여성 인재 고용에 대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유엔여성’이 전 세계 여성이 겪고 있는 불평등 해소를 위해 남성들이 지지자로 나서줄 것을 호소하는 캠페인 ‘히포쉬(HeForShe)’에서 임팩트 기업 부문 챔피언으로 선정됐습니다.
또 작년 4분기 기준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남녀 임금평등지수가 89%에 도달했습니다. 이는 2020년 목표치였던 85%보다 높은 것으로, 공장 등 현장 노동자를 제외하면 남녀 간 임금 격차가 거의 없는 것입니다.
여기에 1년에 한 번 남녀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 특별 지원 자금을 운영하죠. 현재 입사하는 신입 사원 중 절반은 꼭 여성을 뽑도록 의무화하고 있어 평직원에서는 40%, 임원급에서는 30% 이상을 여성으로 채용하자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또 ‘글로벌 패밀리 리브 정책’도 운영 중입니다. 개인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에 유급휴가를 보장해 주는 정책이죠. 모든 직원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직원 스스로가 자신이 고유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안정감을 토대로 업무에서 최선을 다하도록 지원합니다.”
(사진)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에코스트럭처 오그멘티드 오퍼레이터(EcoStruxure Augmented Operator)는 산업용 AR 솔루션으로 제조 설비 기기에 적용돼 가상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실시간 값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프랑스 보드뢰이유 지역 슈나이더 일렉트릭 공장에서 담당자가 해당 솔루션으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리제 부사장님은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의 대표직을 맡은 경험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한국 시장이 가진 특징을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리제 부사장) 한국에서는 약 5년 반 동안 근무했었습니다. 저는 문화·음식·사람 등 한국의 모든 것을 사랑합니다.
한국은 일본과 함께 아시아 지역에서 글로벌 마케팅을 가장 잘 이해하는 국가입니다. 저는 한국의 역량이 바로 마케팅에 있다고 봅니다. 브랜드를 성장의 동력으로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한국에서 배우고 싶습니다.”
-김경록 대표님은 어떻게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를 맡게 되셨습니까.
“(김 대표) 저는 공정 자동화 엔지니어로 출발해 2000년 슈나이더 일렉트릭에 입사해 영업부터 시작했습니다.
특약점 관리를 포함해 조선 해양 분야, 빌딩 사업 분야, 아시아·태평양 지역 고객 품질관리 등 다양한 부서를 두루 거쳤죠. 2013년부터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한국과 몽골의 대표직을 맡게 됐습니다.”
-향후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어떤 사업을 펼칠 계획인가요.
“(김 대표)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는 크게 두 가지를 생각 중입니다. 우선 회사의 성장입니다. 단순한 매출 성장이 아니라 협력사와의 동반 성장을 꿈꿉니다. 우리의 핵심 사업을 국내 협력사와 공유할 것입니다.
또 조직 구성원의 성장도 중요합니다.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역량 있는 직원들이 글로벌 플랫폼 속에서 활약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원할 것입니다. 저를 비롯한 기업의 리더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리제 부사장)통합 플랫폼인 ‘에코스트럭처’를 통해 디지털 경제를 강화할 계기를 마련할 것입니다. 현재 글로벌 시장은 플랫폼 시장으로의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죠.
우리의 에코스트럭처는 빌딩·선박·발전소·공장 등 전력을 사용하는 모든 곳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조율해 최적화된 운영법을 찾을 것입니다.
‘모든 단계에서의 혁신’을 에코스트럭처를 통해 실현할 것입니다. 마케팅 분야에서의 목표도 따로 있습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비즈니스 규모에 비해 브랜드가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편입니다. 브랜드를 널리 알리기 위해 우리는 디지털 플랫폼의 접근성을 높여 많은 이들이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기술력과 비전을 누리게끔 할 것입니다.”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