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임대주택의 화려한 변신

- 대형사부터 중견사까지 경쟁 치열…차별화된 서비스로 소비자 유혹



(사진) 한화건설이 지은 민간임대주택 ‘수원 권선 꿈에그린’ 전경./ 한화건설 제공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흔히 임대주택은 ‘저소득층의 전용 주택’으로 치부돼 왔다.

임대주택과 자신이 사는 민간 아파트 단지의 구분을 위해 담을 쌓아 통로를 막고 집 근처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아이들과 어울리지 말라며 대놓고 차별하는 입주민과 학부모도 흔히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임대주택에 대한 편견이 깨지고 있다. 특화된 서비스를 갖춘 임대주택이 속속 건설되면서 웬만한 신규 분양 아파트 못지않게 인기를 끌고 있다.

◆ 시장 포화로 임대주택에 눈독

이러한 변화는 건설사들이 주도했다. 국내 주택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중형 건설사는 물론 대형 건설사들까지 임대주택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 구도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는 곧 임대주택의 품질 향상을 가져 왔다.

최근 1~2년 사이 건설사들의 임대주택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GS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한화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과 공공 분양 단지 사업에 적극 뛰어들면서 임대주택의 품질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있다.

최근 2400가구 규모의 기업형 민간 임대주택 ‘수원 권선 꿈에그린’을 선보인 한화건설은 민간 아파트 못지않은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단지 곳곳에 선보여 입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수원 권선 꿈에그린 단지 내에는 조깅 트랙과 야외 카페, 골프연습장·피트니스센터·도서관 등이 설치돼 있다. 여기에 전자제품 렌털·셰어링, 초등학생 등하교 셔틀버스 운영 등 입주민의 생활 편의를 도와주는 각종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롯데건설은 지난 3월 자산 운영 서비스 브랜드인 ‘엘리스’를 출시하고 임대주택 사업 서비스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엘리스는 주거 시설에 대한 책임 관리 서비스와 비주거 시설에 대한 개발·건설·운영·관리·서비스 등 모든 범위를 아우르는 부동산 종합 서비스 플랫폼이다.

입주자는 이 서비스를 통해 가전제품 대여는 물론 조식 배달, 청소, 아이 돌봄 등 생활 지원 서비스도 제공 받을 수 있다.

근무지 변경 등의 이유로 입주민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야 할 때는 전국에 있는 롯데캐슬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뉴스테이 포함)으로의 이동이 가능한 캐슬링크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대우건설도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한 동탄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에 디앤서 오픈 플랫폼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임차인은 계약 현황에서 계약 일자와 재계약 기간 등 기본적인 사항을 확인할 수 있고 과금 관리를 통해 임차료와 공과금, 보증금 수납 내역도 살펴볼 수 있다.

이처럼 대형 건설사가 짓는 민간 임대주택은 기존 임대주택에서는 볼 수 없었던 차별화된 서비스로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또한 공공 지원인 만큼 주변 시세 보다 임대료와 분양 가격이 낮아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사진) ‘수원 권선 꿈에그린’ 단지 내에 운영되고 있는 커뮤니티 시설인 피트니트센터(위)와다목적 실내체육관./ 한화건설


◆ 청약 경쟁률도 고공행진

이렇다 보니 이들 단지는 청약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월 GS건설이 공급한 공공 분양 단지 ‘고덕신도시 자연&자이’는 인근에서 공급된 민간 분양 단지보다 10% 저렴한 분양가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수요가 몰렸다.

그 결과 1순위 청약에서 특별 공급을 제외한 249가구 모집에 총 7164명이 몰리며 평균 28.77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중견사들도 임대주택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우미건설은 최근 임대주택 관리를 위해 우미자산관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우미자산관리는 7월 입주를 앞둔 ‘충북혁신도시 린스테이’의 임차인 관리, 임차료 수납, 시설 유지·보수, 주거 서비스 운영 등의 통합 관리를 위탁받아 수행한다.

앞서 지역주택조합 사업에 매진해 온 서희그룹도 지난 5월부터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에 진출했다. 서희그룹은 2020년까지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안정리 일대에 17개 동 규모의 기업형 임대주택 818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신세계건설도 임대주택 브랜드인 ‘빌리브(VILLIVE)’를 론칭하고 올해 1호 사업지를 울산 중구 학성동에 건설할 예정이다.

‘한양 수자인’으로 잘 알려진 한양의 모회사인 보성그룹도 계열사인 보성산업을 통해 종합 부동산 개발과 서비스산업에 진출했다.

보성산업은 현재 청라금융단지, 새만금 신시야미 관광레저 개발 사업 등 주택 외에도 종합 부동산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세종시 민간 임대 주거 부문에도 참여하고 있다.

‘지웰’을 보유하고 있는 시행사 신영도 임대주택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신영이 선보인 ‘지웰홈스 동대문’이 대표적 사업이다. 신영의 첫 민간 임대주택 사업으로 신영이 개발을 맡았고 신영건설이 시공, 신영에셋이 임대 관리와 운영을 담당한다.


[돋보기]
- 하반기에 선보일 ‘알짜 임대주택’은 어디?





올해 하반기에도 대형 건설사들의 알짜 임대주택이 대거 공급된다. 우선 롯데건설이 7월 3~5일(일반 공급) 경기도 김포시 운양동에 ‘김포한강 롯데캐슬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을 공급한다. 지하 1층~지상 최고 9층, 32개 동, 전용면적 67~84㎡ 912가구 규모다.

8월에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 옛 서울남부교정시설 부지에 공공 지원 민간임대주택인 ‘고척 아이파크’를 공급할 예정이다. 최고 35층, 5개 동, 전용면적 64~79㎡ 총 2205가구 규모로 구성된다.

같은 달 GS건설·대우건설·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경기도 수원시 고등동에 ‘수원고등 푸르지오 자이’를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전용면적 59~101㎡ 총 4086가구 규모다.

GS건설과 LH는 10월 경기도 과천시에서 공공 분양 아파트 ‘과천지식정보타운 S9블록’의 분양을 진행한다. 총 647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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