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에 몸값 쑥쑥 오르는 ‘단독주택’

- 지난해 거래 16만2673건‘최고치’…건설사들도 ‘브랜드 단독주택’ 선봬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아파트에 밀려 찬밥 신세였던 단독주택이 인기를 되찾고 있다. 단독주택의 인기 비결은 희소성, 여유 있는 생활공간, 아파트 대비 느슨한 규제 등이 꼽힌다.

특히 단독주택은 아파트와 달리 주택과 용지를 분양할 때 청약통장이 없어도 되고 아파트에 비해 전매 제한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변화하는 주거 환경과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려는 건설사들이 ‘브랜드 단독주택’을 속속 선보이며 단독주택 ‘붐’을 형성 중이다.



◆ 단독주택 거래 늘고 가격 오르고

건설·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정부 규제로 주택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며 단독주택을 원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단독주택 거래량은 16만2673건으로 정부가 거래 통계를 낸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도 1월 1만2103건에서 4월 1만3399건으로 10.7% 증가하며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반면 올 들어 아파트 거래량은 1월 13만4312건에서 4월 10만1527건으로 24% 감소했다.

거래가 늘면서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1월과 4월 기준 아파트 가격과 단독주택 가격을 비교한 결과 아파트 가격은 전국 평균 0.2% 감소했지만 단독주택 가격은 0.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주택 공급량은 아파트에 비해 적어 희소성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유형별 재고 주택 현황에 따르면 단독주택 재고 주택 수는 2010년 이후 꾸준히 줄어 2010년 4089가구였지만 2016년에는 3967가구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아파트 재고 주택은 8576가구에서 1만30가구로 증가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아파트 중심으로 강한 규제가 잇따르며 단독주택에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공급은 적고 재고량이 빠르게 줄어 몸값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향후 나올 단독주택 선점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단독주택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미래 주택 시장 트렌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만 25~64세 1020명 중 35%가 집 구매 시 ‘주거 쾌적성’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고 국토연구원이 2014년 실시한 ‘주택 가치의 인식에 관한 국민 설문 조사’에서는 국민 10명 중 6명이 2040년쯤 살고 싶은 집으로 단독주택 또는 타운하우스를 희망했다.

◆ 단독주택도 ‘브랜드’ 시대

이러한 주거 트렌드의 변화를 감지한 건설사들도 단독주택 시장을 겨냥한 ‘브랜드’ 상품을 선보이며 실수요자 잡기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단독주택 시장은 대형 건설사가 지은 단독주택·저층(연립형)주택·타운하우스 등 2~3층 규모의 주택이 아파트 단지처럼 모여 있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개인이 땅을 사들여 개별적으로 건축사와 설계하고 집을 지었던 예전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GS건설은 지난해 3월 경기 김포한강신도시에 선보인 블록형 단독주택 ‘자이더빌리지’에 자사의 역량을 투입하며 단독주택도 브랜드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렸다.

GS건설은 자이더빌리지에 개별 정원과 테라스·다락 등의 특화 설계를 도입하고 아파트 못지않은 보안과 스마트 시스템을 선보였다. 평균 33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계약 시작 나흘 만에 전 가구가 완판됐다.

뒤를 이어 뛰어든 태영건설도 단독주택 시장의 인기를 실감했다. 지난해 5월 김포한강신도시 운양동에 공급한 단독주택 ‘라피아노’는 열린 지하 공간인 선큰과 옥상정원·알파룸 등의 특화 설계를 적용해 수요자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었다. 그 결과 단지는 평균 65 대 1의 경쟁률로 이틀 만에 전 가구가 주인을 찾았다.

이들 단독주택들은 최근 매매시장에서도 웃돈이 붙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자이더빌리지는 분양가 대비 최대 1억원 이상(운양동 5단지 기준)의 프리미엄이 붙었고 라피아노 역시 최대 5000만원이나 값이 올랐다.

브랜드 단독주택의 성공은 다른 대형 건설사들의 유입을 이끌고 있다. 우선 KCC건설이 경기도 성남에서 블록형 단독주택인 ‘동분당 KCC스위첸 파티오’를 분양 중이다.

성남시 도촌지구 A12~17블록(1단지 A존), B3블록(2단지 B존)에 총 203가구(전용 84㎡) 규모로 조성된다. 가구 전용 정원, 다락, 개인 주차장 등 다양한 설계가 적용된 점이 특징이다.

태영건설은 김포한강신도시 운양지구에서 ‘운양역 라피아노 2차’를 분양하고 있다. 이 주택은 운양동 1286의 7 일대에서 총 104가구(전용 84㎡)로 조성된다. 총 3면의 창을 둬 통풍과 채광 효과를 높였고 이를 통해 공간감과 쾌적함을 극대화했다.

효성도 소사벌지구 S-2블록에 저층 주택 ‘평택소사벌 효성해링턴 코트’를 분양 중이다. 총 447가구(전용 84·93㎡) 규모다. 전 가구가 와이드형 테라스 하우스로 조성되며 4층에는 옥탑방과 테라스가 도입된다.

일신건영은 이달 평택시 소사벌지구 S-1블록에 저층 주택 ‘아너하임186’을 분양한다. 총 186가구(전용 84·89·93㎡) 규모로 모든 가구가 복층형 테라스로 공급된다.



[돋보기] 브랜드 단독주택 구매 전 알아야 할 팁 2가지
- 전용면적 아닌 총면적 중심, 집 안 구조 등 꼼꼼히 확인해야

최근 건설사들이 공급하는 브랜드 단독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청약이나 매입하기 전 꼭 알아둬야 할 사항이 2가지 있다. 일단 용적률이다.

대부분의 브랜드 단독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공급한 주거 전용 단독주택 용지(블록형 단독주택 용지)에 짓는다.

이때 공동주택 용지보다 용적률(대지 면적에 대한 건축면적의 비율)이 낮다. 쉽게 말해 건물 높이에 제한을 받는다. 집을 원형 그대로 사용하면 큰 문제가 없지만 향후 증축 등 개발하기가 어렵다.

다음으로는 전용면적을 잘 살펴야 한다. 전용면적이 아파트와 같은 84㎡라고 해도 블록형 단독주택은 층수를 쪼개 실질적으로 한 층의 면적은 그 절반 수준일 수도 있다.

즉, 블록형 단독주택의 총면적(건축물 면적의 합) 숫자라는 점, 각 집마다 공간이 다양한 형태로 구성되기 때문에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

cwy@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 비즈니스 제 1181호(2018.07.16 ~ 2018.07.2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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