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오더’로 대박 친 한국스타벅스…‘디지털 혁신’ 속도 더 낸다

[비즈니스 포커스]
-차량 진입하면 자동 결제되는 ‘마이 DT 패스’ 내놔…8월 140여 곳으로 확대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이하 스타벅스)가 디지털 혁신을 바탕으로 고객 경험 개선 작업을 추진해 눈길을 끈다.


스타벅스는 모바일 주문·결제 시스템인 ‘사이렌오더’를 세계 스타벅스 최초로 론칭한 데 이어 소비자의 차량 정보를 선불식 충전카드와 연동해 드라이브 스루 이용 시 자동 결제가 가능한 ‘마이 DT 패스’를 선보이는 등 디지털 혁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문 시스템의 혁신 ‘사이렌오더’


스타벅스는 2014년 5월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주문과 결제가 가능한 O2O 서비스 사이렌오더를 선보였다. 매장 반경 2km 안에서 방문 전 주문과 결제를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서비스로, 점심시간 등 혼잡한 시간대에 대기시간을 줄여준다.


주문 메뉴가 준비되는 진행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음료가 완료되면 ‘콜 마이 네임’과 연동해 등록한 이름을 바리스타가 호명해 주는 진동 벨 기능도 갖췄다.


스타벅스는 2017년 11월 사이렌오더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인별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추가하기도 했다. 개인의 최근 구매 이력을 비롯해 매장 정보, 주문 시간대, 기온 등의 빅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사이렌오더는 론칭 이후 사용 편의성과 기능성 개선 등의 진화를 거듭하며 누적 주문 수 4000만 건 이상을 기록 중이다. 하루에 약 50만 명의 고객이 방문하는 스타벅스에서 일평균 사이렌오더 이용 건수는 약 7만 건에 달한다. 2014년 론칭 당시 2000건 대비 35배 증가했다.


스타벅스는 올해 4월 사이렌오더를 삼성전자 빅스비(Bixby)와 연동해 음성 주문 서비스를 도입했다. 빅스비는 사용자의 상황과 맥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능형 어시스턴트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스타벅스 바리스타와 이야기하는 것처럼 주문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스타벅스는 6월 사이렌오더를 T맵과 연동해 음성 주문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스타벅스의 T맵 음성 주문 서비스는 길안내와 동시에 음료의 주문·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다. 운전 중 음성으로 수령 매장, 수령 방법, 원하는 음료 등을 선택해 주문을 접수하면 해당 매장으로의 길 안내가 자동으로 시작된다.


스타벅스는 사이렌오더를 통한 모바일 결제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점을 감안, 총 103개의 ‘현금 거래 없는 매장’을 운영 중이다. 현재 스타벅스 전국 매장의 현금 사용 결제 비율은 약 7% 수준이다.


◆매출·매장 수 꾸준히 늘어


스타벅스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의 대기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마이 DT 패스’를 지난 6월 세계 스타벅스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다.


마이 DT 패스는 소비자의 차량 정보를 스타벅스 선불식 충전카드와 연동해 스타벅스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 DT) 이용 시 별도의 결제 수단을 제시하지 않아도 자동 결제를 통해 주문한 메뉴를 받아 바로 출차가 가능한 서비스다.


마이 DT 패스에 등록된 차량이 스타벅스 DT 존에 진입하면 차량 번호가 자동 인식된다. 스타벅스 바리스타는 소비자의 닉네임과 사이렌오더 여부, 쿠폰 보유 여부 등의 정보를 사전에 인지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차량 1대당 약 13~15초의 이용 시간 단축 효과는 물론 전체 대기시간의 약 10%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스타벅스의 설명이다.


스타벅스는 송파방이 DT점과 구의 DT점 등 서울 지역 11개 매장에서 운영 중인 이 서비스를 8월까지 전국 140여 개 DT 매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스타벅스의 고객 중심 디지털 혁신은 점포 수 및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스타벅스의 국내 매장은 2013년 599개에서 올해 상반기 1180개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스타벅스는 2016년 1조28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1조원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국내 커피 전문점업계 첫 사례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1조2634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인터뷰 서경종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시스템기획팀장
“세계의 스타벅스가 ‘벤치마킹’…‘디지털’은 한국의 자랑이죠






▶최근 선보인 ‘마이 DT 패스’의 개발 과정이 궁금합니다.


“스타벅스는 고객이 DT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불편함이 궁금했습니다.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자체 빅데이터 분석팀의 지원을 통해 매장의 상권과 형태별로 바쁜 시간과 한가한 시간의 메뉴를 비교했죠. 고객의 구성과 주문 구간별로 소요되는 시간, 이유 등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결제의 편의성과 속도에 주목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DT 이용 고객들이 결제 과정에서 지갑이나 휴대전화를 꺼내기 위해 좁은 운전석에서 불편한 행동들을 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차량 번호와 스타벅스 카드를 연결하는 방식을 생각해 냈습니다. 스타벅스 세계 최초의 DT 전용 서비스가 탄생한 배경이죠.”


▶각 서비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요.


“시스템 개발에 앞서 고객과 파트너, 경영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여야 한다는 점과 전체 프로세스에 대한 철저한 정보 보안이 담보돼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고객이 편해야 하지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트너 또한 편해야 질 높은 서비스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스타벅스의 모든 서비스는 한국의 정보 보안 기준은 물론 미국의 정보 보안 심사 또한 통과해야만 론칭이 가능합니다. 이 부분에서 항상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수시로 발전하는 정보 보안 위협에 대한 지속적 대응만이 고객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담보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 도입 초기에 에피소드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마이 DT 패스를 론칭하면서 발생했던 일인데요, 이 서비스를 ‘차 지나가면서 자동 결제’ 또는 ‘다 필요 없고 음료만 받으면 된다’고 이해하신 고객이 많습니다. 자동 결제에 집중한 나머지 음료를 받지 않고 DT 구간을 그냥 지나친 고객도 있었고 주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계산대로 진입해 음료를 달라고 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서비스 론칭 초기에 벌어진 해프닝이었죠.”


▶한국의 서비스를 각국이 벤치마킹한다고요.


“맞습니다. 세계 모든 나라의 스타벅스가 한국의 IT 혁신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1년에 최소 3~4차례 이상 다른 나라 스타벅스 관계자들의 벤치마킹이 이뤄지고 있죠. 그들은 배워간 내용을 현지 고객에 맞춰 각각의 방식으로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미국 스타벅스 본사는 한국의 IT와 디지털 혁신에 주목하고 우선적으로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choie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2호(2018.07.23 ~ 2018.07.2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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