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쪽에 압축한 ‘실리콘밸리 지침서’

[서평 : 파워풀]
-넷플릭스의 현재를 만든 기업 철학 ‘자유와 책임의 문화’

[한경비즈니스=황혜정 한경BP 출판편집자] 2009년 ‘넷플릭스의 자유와 책임의 문화 가이드’라는 제목의 125쪽짜리 자료가 온라인에 공개됐다.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 최고경영자(CEO)가 공개한 ‘내부 문서’였다. 넷플릭스가 어떻게 일하는지, 어떤 사람들이 일하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정리돼 있었다.

이 문서는 처음 공개된 이후 1800만 명이 봤고 ‘넷플릭스 컬처 데크’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다. 그리고 현재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지침이 됐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실리콘밸리 역사상 가장 중요한 문서”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전 세계에서 성장이 가장 빠르고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기업 넷플릭스. 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을 통칭해 ‘팡(FANG)’으로 불릴 정도로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급부상했다. 무엇이 넷플릭스를 급성장하게 만들었을까.

◆14년 기업 철학의 정수

이 책은 14년간 넷플릭스의 기업 문화를 창조하고 정착시키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 패티 매코드 전 최고인재책임자(CTO)가 쓴 책으로, 넷플릭스 기업 철학의 정수다.

넷플릭스는 전 직원이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변화의 당위를 받아들이고 열정적으로 변화를 주도하길 기대했다. 그리고 그런 조직이 되기 위해 탁월한 팀워크와 혁신적인 문제 해결력을 가진 문화를 만드는 데 열중했다.

넷플릭스의 문화는 인재 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정책을 줄이고 절차를 제거해 나갔다.

직원들이 전력을 다할 수 있고 도전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디어와 문제를 소리 내 말하고 서로 간에 또는 경영진 앞에서 극도로 솔직하고 자유롭게 토론하도록 했다.

어떤 직급에 있는 어느 누구라도 중요한 통찰과 걱정거리를 혼자만 끌어안고 있지 않도록 했다. 그리고 넷플릭스 경영진은 이를 ‘자유와 책임의 문화’로 모델화했다.

많은 기업들이 직원에게 권한을 부여한다면서 속으로는 잘못할까봐 절절맨다. 이 때문에 현재 일반적인 인재 관리 방식은 직원들의 권한을 빼앗는 것이다.

기업들이 직원들의 권한을 없애려고 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모든 것을 과도하게 관리하면서 직원들을 겁쟁이로 만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기업들이 잘못 생각한 것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회사의 일은 직원들이 자신의 힘을 갖고 출근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그들이 실제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과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일 뿐이라고 한다.

그러면 직원들이 얼마나 엄청난 일들을 해내는지 보고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역설한다.

이 책은 기업 환경이 놀라운 속도로 변화하는 오늘날 높은 성과를 내는 조직 문화를 구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아주 명쾌하게 말하고 있다.

또한 단위가 크든 작든 모든 직급의 리더를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파워풀’은 우리가 가진 ‘일에 대한 생각’과 ‘사업을 운영하는 방법’을 바꿀 것이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4호(2018.08.06 ~ 2018.08.1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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