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민체육진흥공단, 특정 단체에 20년 넘게 무상 임대 특혜 제공

-‘형평성 어긋난다’는 민원 접수에 문체부 감사…공단에 시정 요구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특정 단체에 사무실을 무상으로 임대해 주는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 드러났다.

문체부에 따르면 이번 감사가 실시된 배경은 이렇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정관을 근거로 전직 체육부 출신과 친분이 있는 특정 단체들에 올림픽공원 내 사무실을 무상 임대해 주고 있다는 민원이 접수된 것이다. 이는 예산의 방만 운영에 속하며 다른 체육 단체들과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실시된 문체부 감사 결과를 보면 실제로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과거 체육 관련 기관에 종사하다가 퇴직한 이들과 올림픽 메달리스트 등으로 구성된 단체 등 총 5곳에 공단 정관을 근거로 사무실을 무상으로 임대해 주고 있었다.

임대 기간은 기관별로 달랐지만 대부분의 기관이 20년 가까이 사무실을 무상 임대해 쓰고 있었다. 3년마다 공단 출자회사인 한국체육산업개발을 통해 매년 무상 계약을 갱신해 왔다.

정관만 놓고 본다면 이들 5개 단체에 대한 무상 임대는 문제가 없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정관에는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설립된 대한체육회 및 그 가맹 경기 단체 △규정에 따라 설립된 국제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인정하는 체육 또는 청소년 관련 법인 단체의 경우 무상으로 공단의 사무실을 임대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첫째, 둘째 규정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이사회 의결을 통해 무상으로 사무실을 임대해 줄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셈이다.

하지만 문체부는 “공단이 이들 5개 단체를 제외한 다른 체육 관련 단체들은 경쟁입찰이나 수의계약 등을 통해 유상 임대하고 있었다”며 “이는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또 문체부는 “사무실 무상 임대가 공단의 정관을 근거로 이뤄졌지만 선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5개 단체의 설립 목적이 친목 활동으로 보여 무상 임대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문체부는 공단 측에 무상 임대를 중단할 것을 통보한 상태다. 다만 공단 정관을 근거로계약이 이뤄진 것을 감안해 현재까지 이뤄진 계약은 인정하기로 했다. 무상 임대 중인 5개 단체의 계약 기간 종료 기간은 2018년 12월 31일이다.

문체부는 공단 측에 이번 계약 기간이 끝나면 “사무실을 유상 임대로 전환하거나 재계약을 불허하는 등의 자체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감사 결과 2개 단체는 관리비마저 체납 중인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들 단체에 대해서는 “관리비를 납부하지 않으면 즉시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공단 측은 문체부의 요구를 이행하기 위해 해당 단체들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린 상태다. 공단 측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을 수긍하고 있다”며 “10월 정도까지 사무실 임대료 등을 책정해 5개 단체에 통보하고 내년에 유상 계약을 할지 여부를 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리비를 미납한 2개 단체 가운데 한 곳은 아직 납부를 완료하지 못했다. 공단 관계자는 “해당 단체 측에서 곧 납부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했다”며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소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nyou@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6호(2018.08.20 ~ 2018.08.2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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