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를 위한 ‘하트 노동’… ‘10대와 팬심’이 키운 브이라이브
입력 2018-08-21 10:37:19
수정 2018-08-21 10:37:19
-셀러브리티의 다양한 모습 생중계…글로벌 시청자 비율 80% 달해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직장인 서해주(29) 씨는 스마트폰의 ‘브이라이브(VLIVE) 알람’을 손꼽아 기다린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브이라이브 생방송을 시작한다는 표시이기 때문이다.
작은 불만은 있다. ‘최애 아이돌’이 낮 시간에 주로 브이라이브를 하기 때문에 직장인인 자신이 근무 중에 생방송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시보기가 가능하고 콘서트 백스테이지나 스케줄 이동 중 차 안에서의 자연스러운 모습 등을 볼 수 있어 생활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2015년 7월 출시된 네이버 브이라이브는 셀러브리티의 일상에서부터 토크쇼·콘서트와 같은 대규모 이벤트까지 다양한 모습을 생중계하는 ‘글로벌 동영상 라이브 서비스’다. 8월 기준으로 다운로드 5700만을 돌파했다.
현재 브이라이브에는 방탄소년단·엑소·트와이스와 같은 글로벌 아이돌을 포함해 인플루언서, 클래식 연주자 등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들이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다. 또 웹드라마와 웹예능 콘텐츠도 브이라이브를 통해 전 세계 팬들과 만나고 있다.
◆실시간 방송부터 자체 콘텐츠까지
브이라이브의 해외시장 비율은 80%다. 연령층은 전 세계의 10대가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최근에는 베트남 유일의 음악 차트와 음악 방송인 ‘브이 하트비트(V HEARTBEAT)’를 구축했다.
장점은 ‘콘텐츠’와 ‘기술력’으로 나뉜다. 방송사·기획사·제작사들과 함께 다양한 포맷을 개발해 나가며 라이브 포맷을 실험했다. 그 결과 브이라이브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쟁력을 구축할 수 있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합작한 방탄소년단의 예능 ‘달려라 방탄’은 2억1433만의 재생 수를 기록했다. Jtbc에서 방영 중인 ‘아이돌룸’은 브이라이브를 통해 팬과 스타가 소통하는 구조를 시도해 론칭 첫 주 만에 재생 수 1000만을 달성했다.
미스틱엔터테인먼트와 합작한 ‘빅픽처’는 ‘PPL(간접광고)쇼’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고 시즌 1과 시즌 2 모두 재생 수 1억을 돌파했다.
스타를 더 잘 볼 수 있는 기술력은 필수다. 브이라이브는 우수한 동영상 라이브 기술력을 바탕으로 멀티캠·듀얼라이브·애니메이션 필터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해 콘텐츠에 재미 요소를 더하고 있다.
우선 멀티캠은 여러 대의 카메라로 촬영되고 있는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환해 가며 볼 수 있는 기능이다. 듀얼라이브는 셀럽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영상과 외부 카메라를 연동해 촬영하는 영상을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다. 또 라이브 중 화면 속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해 귀여운 캐릭터 스티커를 입히는 ‘애니메이션 필터’도 있다.
브이라이브를 이끌고 있는 박선영 네이버 리더는 “브이라이브 애플리케이션(앱)은 차별화된 기술력과 포맷 기획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스타와 팬들이 가장 활발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대표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며 “최근 베트남에서의 음악 차트·음악 방송 구축을 시작으로 더욱 실험적인 콘텐츠 포맷 개발에 노력하는 한편 가상현실(VR) 등 고도화된 기술 개발 적용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들의 다양한 모습 보여줘
하지만 기술력과 콘텐츠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브이라이브가 전 세계 ‘팬심’을 훔친 이유는 활동기와 비활동기를 가리지 않고 늘 스타의 근황이 궁금했던 팬들의 갈증을 풀어줬기 때문이다.
모 아이돌그룹의 팬인 김혜리(23) 씨는 “브이라이브의 앱은 팬들에겐 ‘생명수’와 같다”며 “비활동기에는 가수가 눈앞에 보이지 않아 소식을 알기 어려운데 직접 자신의 근황을 말해줘 팬들에겐 귀중한 ‘떡밥(스타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이라고 밝혔다.
특히 브이라이브는 공식적인 스케줄이 아니기 때문에 팬들에겐 연예인을 더욱 친근하게 느낄 수 있게 한다. 마치 연예인과 영상통화를 하는 기분도 든다. ‘먹방’, ‘눕방’, ‘보이스온리’ 등 다채로운 콘텐츠도 호평을 얻고 있다.
반면 팬들의 걱정도 있다. 연예인이 실시간으로 댓글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악플을 보며 상처받을까봐 걱정한다. 접속자가 많아 화면이 느려져 연예인이 질문을 보고 바로바로 답하는 게 어렵다는 불만 사항도 있었다. 편집이 불가능한 생방송이기 때문에 혹여 말실수를 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다는 의견도 들을 수 있었다.
브이라이브는 팬덤에 새로운 문화를 만들기도 한다.‘하트 노동’이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팬덤 사이에서는 브이라이브의 하트를 빨리 눌러 숫자를 높이는 법이 공유되는데 이를 ‘하트 노동’이라고 부른다. 미리 예고된 방송은 방송 전과 후에도 하트를 계속 누를 수 있다.
팬들이 하트 수를 신경 쓰는 이유는 곧 하트 수가 스타의 인기를 체감할 수 있는 척도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아이돌 그룹은 브이라이브의 재생 수나 하트 수로 팬덤의 크기를 가늠하기도 한다. 심지어 같은 그룹 사이에서도 멤버별 개인 방송 하트 수에 따라 ‘인기 줄 세우기’가 이뤄진다.
김 씨는 “하트 수가 예전 같지 않으면 ‘인기 떨어졌네’라는 글이 트위터나 커뮤니티에 올라오는데, 그게 싫어 ‘하트 노동’을 더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브이라이브를 성장시킨 양대 축은 ‘10대’와 ‘팬’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브이라이브를 이용하는 글로벌 1524세대의 비율은 79%다. 이 중 10대가 70%를 차지한다. ‘한류’의 인기만큼 해외 팬들의 참여율도 높다.
브이라이브를 가장 많이 감상한 해외 국가는 필리핀·일본·미국 순이었다. 댓글을 통해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는 곳은 중국이고 스타를 가장 적극적으로 팔로우하는 국가는 인도네시아다. 글로벌 팬들은 터키어·프랑스어·폴란드어·아랍어 등 58개 언어로 직접 자막 번역에도 참여했다.
‘팬 파워’는 유료 콘텐츠로도 확인된다. 최근 브이라이브의 유료 콘텐츠 상품 모델인 ‘V LIVE+(단건 유료상품)’, ‘CH+(월간 멤버십 상품)’의 유료 구매자가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동영상 콘텐츠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유료 거래액은 최근 230억원을 넘어섰다. 가장 많이 구매된 콘텐츠는 방탄소년단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본보야지’ 시리즈다. 특히 특정 스타의 독점 콘텐츠를 정기 구독하는 형태인 ‘채널 플러스’는 평균 16만 명의 유료 구독자 수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콘텐츠 창작 생태계 조성을 위한 실험적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mjlee@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6호(2018.08.20 ~ 2018.08.26) 기사입니다.]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직장인 서해주(29) 씨는 스마트폰의 ‘브이라이브(VLIVE) 알람’을 손꼽아 기다린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브이라이브 생방송을 시작한다는 표시이기 때문이다.
작은 불만은 있다. ‘최애 아이돌’이 낮 시간에 주로 브이라이브를 하기 때문에 직장인인 자신이 근무 중에 생방송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시보기가 가능하고 콘서트 백스테이지나 스케줄 이동 중 차 안에서의 자연스러운 모습 등을 볼 수 있어 생활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2015년 7월 출시된 네이버 브이라이브는 셀러브리티의 일상에서부터 토크쇼·콘서트와 같은 대규모 이벤트까지 다양한 모습을 생중계하는 ‘글로벌 동영상 라이브 서비스’다. 8월 기준으로 다운로드 5700만을 돌파했다.
현재 브이라이브에는 방탄소년단·엑소·트와이스와 같은 글로벌 아이돌을 포함해 인플루언서, 클래식 연주자 등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들이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다. 또 웹드라마와 웹예능 콘텐츠도 브이라이브를 통해 전 세계 팬들과 만나고 있다.
◆실시간 방송부터 자체 콘텐츠까지
브이라이브의 해외시장 비율은 80%다. 연령층은 전 세계의 10대가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최근에는 베트남 유일의 음악 차트와 음악 방송인 ‘브이 하트비트(V HEARTBEAT)’를 구축했다.
장점은 ‘콘텐츠’와 ‘기술력’으로 나뉜다. 방송사·기획사·제작사들과 함께 다양한 포맷을 개발해 나가며 라이브 포맷을 실험했다. 그 결과 브이라이브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쟁력을 구축할 수 있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합작한 방탄소년단의 예능 ‘달려라 방탄’은 2억1433만의 재생 수를 기록했다. Jtbc에서 방영 중인 ‘아이돌룸’은 브이라이브를 통해 팬과 스타가 소통하는 구조를 시도해 론칭 첫 주 만에 재생 수 1000만을 달성했다.
미스틱엔터테인먼트와 합작한 ‘빅픽처’는 ‘PPL(간접광고)쇼’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고 시즌 1과 시즌 2 모두 재생 수 1억을 돌파했다.
스타를 더 잘 볼 수 있는 기술력은 필수다. 브이라이브는 우수한 동영상 라이브 기술력을 바탕으로 멀티캠·듀얼라이브·애니메이션 필터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해 콘텐츠에 재미 요소를 더하고 있다.
우선 멀티캠은 여러 대의 카메라로 촬영되고 있는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환해 가며 볼 수 있는 기능이다. 듀얼라이브는 셀럽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영상과 외부 카메라를 연동해 촬영하는 영상을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다. 또 라이브 중 화면 속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해 귀여운 캐릭터 스티커를 입히는 ‘애니메이션 필터’도 있다.
브이라이브를 이끌고 있는 박선영 네이버 리더는 “브이라이브 애플리케이션(앱)은 차별화된 기술력과 포맷 기획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스타와 팬들이 가장 활발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대표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며 “최근 베트남에서의 음악 차트·음악 방송 구축을 시작으로 더욱 실험적인 콘텐츠 포맷 개발에 노력하는 한편 가상현실(VR) 등 고도화된 기술 개발 적용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들의 다양한 모습 보여줘
하지만 기술력과 콘텐츠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브이라이브가 전 세계 ‘팬심’을 훔친 이유는 활동기와 비활동기를 가리지 않고 늘 스타의 근황이 궁금했던 팬들의 갈증을 풀어줬기 때문이다.
모 아이돌그룹의 팬인 김혜리(23) 씨는 “브이라이브의 앱은 팬들에겐 ‘생명수’와 같다”며 “비활동기에는 가수가 눈앞에 보이지 않아 소식을 알기 어려운데 직접 자신의 근황을 말해줘 팬들에겐 귀중한 ‘떡밥(스타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이라고 밝혔다.
특히 브이라이브는 공식적인 스케줄이 아니기 때문에 팬들에겐 연예인을 더욱 친근하게 느낄 수 있게 한다. 마치 연예인과 영상통화를 하는 기분도 든다. ‘먹방’, ‘눕방’, ‘보이스온리’ 등 다채로운 콘텐츠도 호평을 얻고 있다.
반면 팬들의 걱정도 있다. 연예인이 실시간으로 댓글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악플을 보며 상처받을까봐 걱정한다. 접속자가 많아 화면이 느려져 연예인이 질문을 보고 바로바로 답하는 게 어렵다는 불만 사항도 있었다. 편집이 불가능한 생방송이기 때문에 혹여 말실수를 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다는 의견도 들을 수 있었다.
브이라이브는 팬덤에 새로운 문화를 만들기도 한다.‘하트 노동’이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팬덤 사이에서는 브이라이브의 하트를 빨리 눌러 숫자를 높이는 법이 공유되는데 이를 ‘하트 노동’이라고 부른다. 미리 예고된 방송은 방송 전과 후에도 하트를 계속 누를 수 있다.
팬들이 하트 수를 신경 쓰는 이유는 곧 하트 수가 스타의 인기를 체감할 수 있는 척도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아이돌 그룹은 브이라이브의 재생 수나 하트 수로 팬덤의 크기를 가늠하기도 한다. 심지어 같은 그룹 사이에서도 멤버별 개인 방송 하트 수에 따라 ‘인기 줄 세우기’가 이뤄진다.
김 씨는 “하트 수가 예전 같지 않으면 ‘인기 떨어졌네’라는 글이 트위터나 커뮤니티에 올라오는데, 그게 싫어 ‘하트 노동’을 더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브이라이브를 성장시킨 양대 축은 ‘10대’와 ‘팬’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브이라이브를 이용하는 글로벌 1524세대의 비율은 79%다. 이 중 10대가 70%를 차지한다. ‘한류’의 인기만큼 해외 팬들의 참여율도 높다.
브이라이브를 가장 많이 감상한 해외 국가는 필리핀·일본·미국 순이었다. 댓글을 통해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는 곳은 중국이고 스타를 가장 적극적으로 팔로우하는 국가는 인도네시아다. 글로벌 팬들은 터키어·프랑스어·폴란드어·아랍어 등 58개 언어로 직접 자막 번역에도 참여했다.
‘팬 파워’는 유료 콘텐츠로도 확인된다. 최근 브이라이브의 유료 콘텐츠 상품 모델인 ‘V LIVE+(단건 유료상품)’, ‘CH+(월간 멤버십 상품)’의 유료 구매자가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동영상 콘텐츠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유료 거래액은 최근 230억원을 넘어섰다. 가장 많이 구매된 콘텐츠는 방탄소년단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본보야지’ 시리즈다. 특히 특정 스타의 독점 콘텐츠를 정기 구독하는 형태인 ‘채널 플러스’는 평균 16만 명의 유료 구독자 수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콘텐츠 창작 생태계 조성을 위한 실험적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mjlee@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6호(2018.08.20 ~ 2018.08.2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