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업무용 메신저 1위’ 한규흥 웍스모바일 대표… “‘라인’과 연동해 차별화”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최근 일본 오사카 인근의 소도시가 신규 공무원 채용 면접을 스마트폰 영상통화로 진행하기로 했다. 한국과 달리 구인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구직자의 편의를 최대한 배려한 것이다.
이 도시가 택한 영상통화 플랫폼은 한국 기업 웍스모바일의 ‘라인웍스’다. 2015년 네이버는 기업용 협업 플랫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웍스모바일’을 분사했다. 약 3년이 지난 지금 한국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업무의 효율을 최대한 끌어내는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라인웍스가 일본 비즈니스 채팅 시장에서 점유율 1위(2017년 기준 30%)를 차지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판교에서 8월 21일 만난 한규흥(51) 웍스모바일 대표는 “비즈니스 협업 툴 시장이 ‘변곡점’에 도달했다”며 앞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예측했다.
-라인웍스가 일본 비즈니스 채팅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 비결은 무엇인가요.
“일본은 최근 몇 년간 인구 감소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주도하면서 기업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어요. 이 중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라인웍스’와 같은 플랫폼이 주목받기 시작했죠.
라인웍스는 ‘현지화’를 중시했습니다. 시장의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죠. 일본에서는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은 ‘라인(LINE)’을 연동함으로써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했어요. 또 일본 비즈니스 시장의 특징인 업무 일정 공유에 특화된 기능을 만들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는 거예요. 1년에 3번 라인웍스의 새로운 버전을 배포하는데 한 번에 200여 개의 기능을 업데이트해요.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는 속도는 경쟁사들 중에서 가장 빠르다고 자부하고 있어요.”
-한국과 일본의 비즈니스 협업 툴 시장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나요.
“일본은 유료 서비스 도입에 부담이 없어요. 오히려 기업이 사용하는 플랫폼이 무료면 ‘과연 이 서비스를 믿고 쓸 수 있나’며 우려하죠. 또 챗워크처럼 비즈니스 채팅 시장에서 이름난 업체들도 이미 있고요.
비즈니스 과정에서 이뤄지는 의사소통도 메일이 아닌 업무용 메신저로 이동했어요. 한국은 지금까지는 비즈니스 협업 툴 시장이 활성화됐다고 보긴 어려웠어요. 하지만 변화의 징후를 느끼고 있죠.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라 기업은 한정된 시간 내 효율성을 높이는 게 중요해졌어요. 최근엔 국내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도입 문의가 늘어나고 있죠. 또 일과 사생활을 분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긴 것도 비즈니스 협업 툴 시장의 긍정적 요소로 보고 있어요.”
-라인웍스가 가장 중점을 둔 기능은 무엇인가요.
“라인웍스는 노동자가 외근 중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사무실 PC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과 동일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요. 비즈니스 채팅을 중심으로 메일·캘린더·드라이브 등 다양한 기능을 앱 하나에 담았어요.
앞으론 모바일의 편의성을 극대화해 아예 PC 없이 모바일로만 업무 처리가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려고 해요. 새로운 플랫폼을 도입하면 사용법을 습득하는데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죠. 특히 지점이 전국적으로 흩어져 있으면 더욱 어려워요.
하지만 라인웍스는 일본에서는 라인, 한국에서는 네이버와 유사한 사용자 경험(UX)과 사용자 환경(UI)을 갖춰 로그인만 하면 쉽게 쓸 수 있어요. 또 라인웍스는 네이버의 정보기술(IT) 인프라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보안을 갖추고 있어요. 기업 고객이 정보를 믿고 맡길 수 있죠.”
-기업용 협업 툴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어떤 기능을 갖춰야 하나요.
“기업의 근무 환경에 최대한 맞추는 거예요. 기업에서 쓰는 개인용 PC는 구형이 많고 인터넷 속도도 느린 곳이 많아요. 그러다 보니 기능이 지나치게 많은 업무 도구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라이트 버전’을 따로 출시해 최대한 ‘가벼운’ 업무용 메신저를 만들었어요. 직원들의 사진이나 아이콘도 나오지 않고 연결 기능도 꼭 필요한 것만 제공하죠.”
-글로벌 시장에서 라인웍스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나요.
“일본 시장점유율이 1등이라는 좋은 소식도 전해졌지만 아직 전체 노동자들 중 라인웍스를 쓰는 비율이 1%에 불과하다고 봐요. 바꿔 말하면 아직 개척하지 못한 ‘99%의 시장’이 있는 거죠.
라인웍스는 오피스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려는 게 아니에요.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책상이나 PC를 갖고 있지 않은 ‘현장 노동자’예요. 이들은 메일은커녕 전화와 문자로 일하고 있는 분들이죠. 이분들이 전화와 문자 대신 ‘라인웍스’를 쓰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예요.
일본은 리모델링 시장이 부흥하고 있는데 직원이 영업 사원과 시공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요. 만약 시공하던 중 거래처에서 전화가 오면 받지 못하고 연락 지연은 곧 고객의 이탈을 부추겼죠.
그런데 라인웍스를 도입한 후에는 신속한 피드백이 가능해져 매출액이 무려 25% 늘었다는 통계가 있다고 해요. 또 전국에 지점을 두고 있는 회사에서는 각 지점에서 발생하는 고객들의 컴플레인을 시시각각 보고하고 본사가 대처할 수 있어 매출액을 늘릴 수 있죠.
판매 대리점에서는 하나의 PC를 전 사원이 사용하기도 해요. 메일도 하나의 대표 메일을 모든 사원이 쓰곤 하죠. 이런 구조 속에 라인웍스를 심는다면 어떨까요.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봐요. 그야말로 ‘블루오션’ 이죠.”
-향후 웍스모바일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웍스모바일은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갖고 모회사인 네이버로부터 독립했어요. 그 첫 시장이 아시아에서 비즈니스 채팅 시장의 성숙도가 높았던 일본이었고요.
당분간 한국과 일본에서 역량을 집중하겠지만 다른 지역도 살펴보고 있어요. 첫째는 라인의 인지도가 높은 동남아시아, 둘째는 협업용 플랫폼이 활발히 쓰이고 있는 유럽이에요.
웍스모바일이 좀 더 다양한 국가에서 비즈니스를 펼칠 역량을 갖춘다면 언제든지 새로운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동시다발적으로 ‘전쟁’을 치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려고 해요.”
한규흥 웍스모바일 대표 약력 : 1967년생. 1990년 중앙대 전산학과 졸업. 1992년 카이스트 대학원 전산학 석사. 2010년 NHN 이사. 2015년 네이버 gWorks 본부장. 2015년 4월 웍스모바일 대표(현).
mjlee@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7호(2018.08.27 ~ 2018.09.02) 기사입니다.]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최근 일본 오사카 인근의 소도시가 신규 공무원 채용 면접을 스마트폰 영상통화로 진행하기로 했다. 한국과 달리 구인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구직자의 편의를 최대한 배려한 것이다.
이 도시가 택한 영상통화 플랫폼은 한국 기업 웍스모바일의 ‘라인웍스’다. 2015년 네이버는 기업용 협업 플랫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웍스모바일’을 분사했다. 약 3년이 지난 지금 한국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업무의 효율을 최대한 끌어내는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라인웍스가 일본 비즈니스 채팅 시장에서 점유율 1위(2017년 기준 30%)를 차지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판교에서 8월 21일 만난 한규흥(51) 웍스모바일 대표는 “비즈니스 협업 툴 시장이 ‘변곡점’에 도달했다”며 앞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예측했다.
-라인웍스가 일본 비즈니스 채팅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 비결은 무엇인가요.
“일본은 최근 몇 년간 인구 감소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주도하면서 기업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어요. 이 중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라인웍스’와 같은 플랫폼이 주목받기 시작했죠.
라인웍스는 ‘현지화’를 중시했습니다. 시장의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죠. 일본에서는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은 ‘라인(LINE)’을 연동함으로써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했어요. 또 일본 비즈니스 시장의 특징인 업무 일정 공유에 특화된 기능을 만들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는 거예요. 1년에 3번 라인웍스의 새로운 버전을 배포하는데 한 번에 200여 개의 기능을 업데이트해요.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는 속도는 경쟁사들 중에서 가장 빠르다고 자부하고 있어요.”
-한국과 일본의 비즈니스 협업 툴 시장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나요.
“일본은 유료 서비스 도입에 부담이 없어요. 오히려 기업이 사용하는 플랫폼이 무료면 ‘과연 이 서비스를 믿고 쓸 수 있나’며 우려하죠. 또 챗워크처럼 비즈니스 채팅 시장에서 이름난 업체들도 이미 있고요.
비즈니스 과정에서 이뤄지는 의사소통도 메일이 아닌 업무용 메신저로 이동했어요. 한국은 지금까지는 비즈니스 협업 툴 시장이 활성화됐다고 보긴 어려웠어요. 하지만 변화의 징후를 느끼고 있죠.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라 기업은 한정된 시간 내 효율성을 높이는 게 중요해졌어요. 최근엔 국내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도입 문의가 늘어나고 있죠. 또 일과 사생활을 분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긴 것도 비즈니스 협업 툴 시장의 긍정적 요소로 보고 있어요.”
-라인웍스가 가장 중점을 둔 기능은 무엇인가요.
“라인웍스는 노동자가 외근 중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사무실 PC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과 동일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요. 비즈니스 채팅을 중심으로 메일·캘린더·드라이브 등 다양한 기능을 앱 하나에 담았어요.
앞으론 모바일의 편의성을 극대화해 아예 PC 없이 모바일로만 업무 처리가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려고 해요. 새로운 플랫폼을 도입하면 사용법을 습득하는데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죠. 특히 지점이 전국적으로 흩어져 있으면 더욱 어려워요.
하지만 라인웍스는 일본에서는 라인, 한국에서는 네이버와 유사한 사용자 경험(UX)과 사용자 환경(UI)을 갖춰 로그인만 하면 쉽게 쓸 수 있어요. 또 라인웍스는 네이버의 정보기술(IT) 인프라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보안을 갖추고 있어요. 기업 고객이 정보를 믿고 맡길 수 있죠.”
-기업용 협업 툴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어떤 기능을 갖춰야 하나요.
“기업의 근무 환경에 최대한 맞추는 거예요. 기업에서 쓰는 개인용 PC는 구형이 많고 인터넷 속도도 느린 곳이 많아요. 그러다 보니 기능이 지나치게 많은 업무 도구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라이트 버전’을 따로 출시해 최대한 ‘가벼운’ 업무용 메신저를 만들었어요. 직원들의 사진이나 아이콘도 나오지 않고 연결 기능도 꼭 필요한 것만 제공하죠.”
-글로벌 시장에서 라인웍스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나요.
“일본 시장점유율이 1등이라는 좋은 소식도 전해졌지만 아직 전체 노동자들 중 라인웍스를 쓰는 비율이 1%에 불과하다고 봐요. 바꿔 말하면 아직 개척하지 못한 ‘99%의 시장’이 있는 거죠.
라인웍스는 오피스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려는 게 아니에요.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책상이나 PC를 갖고 있지 않은 ‘현장 노동자’예요. 이들은 메일은커녕 전화와 문자로 일하고 있는 분들이죠. 이분들이 전화와 문자 대신 ‘라인웍스’를 쓰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예요.
일본은 리모델링 시장이 부흥하고 있는데 직원이 영업 사원과 시공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요. 만약 시공하던 중 거래처에서 전화가 오면 받지 못하고 연락 지연은 곧 고객의 이탈을 부추겼죠.
그런데 라인웍스를 도입한 후에는 신속한 피드백이 가능해져 매출액이 무려 25% 늘었다는 통계가 있다고 해요. 또 전국에 지점을 두고 있는 회사에서는 각 지점에서 발생하는 고객들의 컴플레인을 시시각각 보고하고 본사가 대처할 수 있어 매출액을 늘릴 수 있죠.
판매 대리점에서는 하나의 PC를 전 사원이 사용하기도 해요. 메일도 하나의 대표 메일을 모든 사원이 쓰곤 하죠. 이런 구조 속에 라인웍스를 심는다면 어떨까요.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봐요. 그야말로 ‘블루오션’ 이죠.”
-향후 웍스모바일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웍스모바일은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갖고 모회사인 네이버로부터 독립했어요. 그 첫 시장이 아시아에서 비즈니스 채팅 시장의 성숙도가 높았던 일본이었고요.
당분간 한국과 일본에서 역량을 집중하겠지만 다른 지역도 살펴보고 있어요. 첫째는 라인의 인지도가 높은 동남아시아, 둘째는 협업용 플랫폼이 활발히 쓰이고 있는 유럽이에요.
웍스모바일이 좀 더 다양한 국가에서 비즈니스를 펼칠 역량을 갖춘다면 언제든지 새로운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동시다발적으로 ‘전쟁’을 치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려고 해요.”
한규흥 웍스모바일 대표 약력 : 1967년생. 1990년 중앙대 전산학과 졸업. 1992년 카이스트 대학원 전산학 석사. 2010년 NHN 이사. 2015년 네이버 gWorks 본부장. 2015년 4월 웍스모바일 대표(현).
mjlee@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7호(2018.08.27 ~ 2018.09.0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