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구인난, 한국은 구직난인 이유는?

[서평 : 흐름의 한국 축적의 일본]
-한국과 일본의 차이를 만드는 세 가지 축

[한경비즈니스=황혜정 한경BP 출판편집자] 한국이 몇 년 내지 몇 십 년 차이를 두고 일본의 상황을 그대로 따라간다는 식의 진단을 들어봤을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대학에서 각각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30년 가까이 일본에 머무르면서 일본을 깊이 경험한 국중호 요코하마시립대 교수는 신간 ‘흐름의 한국 축적의 일본’에서 “일부 현상적 징후가 엇비슷하게 나타나는 것을 지적하는 데 불과하다”고 말한다.

물리적인 거리는 가까워도 양국 간에는 그 근저에 깔린 사고방식을 비롯해 질적·양적으로 두드러진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일본을 알아야 한국이 보인다

양국을 비교하기 위해 저자가 제시한 세 가지 축 중 첫째는 ‘넓고 얕게’의 한국과 ‘깊고 좁게’의 일본이다.

이 책에 따르면 한국인은 자신의 전문 분야 외에 관여하는 곳이 많은 편이다.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한 식견이 다른 분야보다 높기는 하지만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이며 상당 정도의 지식을 갖고 있다.

둘째는 디지털 한국과 아날로그 일본이라는 축이다. 그러던 한국이 일본을 따라잡고 앞서가는 대표적인 분야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이다.

셋째는 흐름의 한국과 축적의 일본이라는 축이다. 대륙과 해양을 잇는 지역에 자리한 한반도는 이것저것 혼합돼 흐름의 속성이 역력하다.

반면 대륙의 끝 섬에 자리 잡은 일본은 쌓아 가는 축적 성향의 기질이 강하다. 이 세 가지 축을 통해 독자는 사회·경제·정치 등에서 양국이 어떠한 특징적 차이를 보이는지, 사고방식은 어떻게 다른지 명확히 알게 된다.

2017년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만9891달러, 일본의 1인당 GDP는 3만8550달러로 그 격차는 1.3배까지 좁혀졌다.

이렇게 한국과 일본의 소득수준은 해가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이 상태가 계속되면 2021~2022년쯤에는 한국의 1인당 GDP가 일본을 따라잡거나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저자는 한국의 소득 불평등도가 일본보다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한국은 아직 일본에 비해 소득수준이 낮고 소득 불평등도 심하다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은 일자리 문제가 심각한 것에 비해 일본은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일본의 고용 사정이 좋아진 데는 중소기업의 고용 흡수가 많고 이들 기업으로 노동 공급이 잘 이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 한국은 중소기업을 꺼리고 대기업이나 공무원으로의 취업을 바라는 경향이 있다.

저자는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간의 격차 해소 등으로 구직자의 취업 선호가 변하지 않는 한 고용 확대의 저변이 넓어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일본처럼 고용 창출이 많은 제조업의 기반을 다지고 일본 전문가 풀을 통해 한국의 일자리 문제를 개선하는, 즉 그 해답을 가진 일본을 적절히 활용할 것을 주문한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9호(2018.09.10 ~ 2018.09.1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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