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선물 카탈로그 바꿔 놓은 ‘1인 가구와 펫팸족’

[비즈니스 포커스]
-선물도 시대상 반영하며 진화…최근 ‘천재지변 대비 구호용품’도 인기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각 시대상을 반영하는 명절 선물이 진화하고 있다.

1970~1980년대 명절 선물은 산업화와 함께 스팸·식용유·치약·비누·화장품 등이 인기였다. 1990~2000년대에는 굴비·청과 등 신선식품과 홍삼 등 건강기능식품 선물세트, 백화점·대형마트 상품권이 주축이었다. 2010년대 들어선 와인·디저트 등으로 종류가 다양해졌다.

올 설에는 농축수산물에 한해 선물 상한액을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높인 일명 김영란법 개정으로 신선식품 선물세트가 다시 대세가 됐다.

이번 추석에는 1인 가구와 ‘펫팸(pet+family)족’ 등을 겨냥한 선물 세트가 눈에 띈다. 지진이나 홍수 등 천재지변 상황에 대비한 재난 구호 키트와 골드바·안마의자 등도 명절 선물 카탈로그에 이름을 올렸다.

◆백화점, 10만원 이하 신선식품 선물 확대

백화점업계는 8월 초부터 중순까지 추석 선물 세트 사전 예약 판매를 진행한 데 이어 최근 본판매에 돌입했다. 롯데백화점은 8월 3일부터 17일간 추석 선물 세트 사전 예약 판매를 실시했다. 이 기간의 추석 선물 세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0% 성장했다. 수산 선물 세트(23.1%)와 가공 생필품(22.3%) 등이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롯데백화점은 올 추석 10만원 이하 신선식품 선물 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이상 확대했다. 1인 가구를 겨냥한 7만~8만원대 간편 생선구이 등 가정간편식(HMR) 선물 세트도 늘렸다. 받는 이의 취향을 고려해 원하는 과일만 골라 구성할 수 있는 ‘과일 햄퍼세트(시세 기준)’도 선보이고 있다.



임태춘 롯데백화점 식품부문장은 “지난 추석까지 5만원이었던 김영란법 농수축산물 선물 상한가가 10만원으로 인상되면서 관련 선물 세트 구매가 증가한 것이 매출 성장의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도 10만원 이하 선물 세트 구성을 지난해 추석 대비 42.8% 늘렸다.

신세계백화점은 추석 선물 세트로 골드바 등 이색 제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금거래소에서 품질을 보증하는 ‘신세계 골드바’는 3.75g의 미니바부터 1kg까지 주문, 구매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젊은 층을 겨냥한 수제 맥주 선물 세트도 처음 선보이고 있다. 1세대 수제 맥주 양조장으로 유명한 ‘화수’와 손잡고 인기 수제 맥주 9종과 전용 잔으로 구성된 선물 세트(7만원)를 내놓았다.

현대백화점은 유명 맛집과 협업한 선물 세트를 판매 중이다. 미쉐린 가이드에 소개된 ‘게방식당’의 레시피로 만든 ‘게방식당 간장 전복·새우장 세트(총 950g, 13만원)’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백화점은 ‘군산 황금박대 세트(12마리, 10만원)’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이색 수산물 선물 세트도 선보이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보디워시·미스트·구강클리너 등 반려동물 보디케어 용품으로 구성한 ‘반려동물 홈 보디케어 세트(21만원)’ 등을 내놓았다.

◆대형마트·편의점 “추석에도 ‘소확행’”

대형마트와 편의점업계는 1인 가구와 펫팸족, 젊은 층에게 ‘소확행(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전할 수 있는 이색 추석 선물 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조명봉·보온포·호루라기·구호깃발·바세린 로션 등 재난 구호 키트와 생활용품을 결합한 ‘안전 담은 감사 세트(3만4900원)’를 유통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경북 포항 지진 이후 구호 용품 판매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20~30대를 겨냥한 수제 초콜릿 선물 세트인 ‘피코크 쇼콜라티에(1만9800원)’도 판매 중이다. 벨기에 리얼 다크 초콜릿을 함께 준비된 나무 망치로 깨먹으며 달콤함과 스트레스 해소를 동시에 누리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청년 농부의 스토리를 담은 이색 선물 세트도 눈길을 끈다. 청년 농부가 직접 키워낸 ‘디자인농부 잡곡세트(총 2kg, 2만8800원)’ 등이 주인공이다.

롯데마트는 유럽산 고급 치즈 중 가장 인기 있는 7종으로 구성한 ‘유러피안 치즈 선물 세트(5만원)’와 치즈·버터·올리브를 세트로 구성해 간식이나 와인에 곁들이기 좋은 ‘치즈&도마 세트(7만원)’ 등을 내놓았다.



편의점 CU는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에서 가수 윤아가 사용해 해외 직구 열풍이 불었던 ‘윤아 와플기(6만4900원)’ 등을 추석 선물로 출시했다. 온라인 프리미엄 반려동물 디자인 브랜드 ‘하울팟’의 인기 상품 ‘하울팟 애견집(27만5000원)’과 ‘하울팟 애견 해먹(14만9000원)’도 선보이고 있다.

GS25는 순금 코인 등 총 26종의 순금 추석 선물 제품을 판매 중이다. 바디프랜드 등의 안마의자 제품도 추석 선물로 내놓았다. ‘심플리쿡 궁중버섯불고기(4인분, 2만6900원)·모둠전(2인분, 2만4500원)’ 등 간편하게 손님맞이 상차림을 준비할 수 있다는 ‘밀키트(meal kit : 간편 요리 세트)’ 선물 세트도 선보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1인 가구를 겨냥해 바로 데워 먹을 수 있는 소포장 가정간편식(HMR) ‘소반선물세트(4만7000원)’를 판매 중이다. ‘도쿄 밀크 치즈 팩토리(2만9000원)’ 등의 프리미엄 쿠키 선물 세트도 내놓았다.

한편 올해 대형마트의 추석 선물 세트 사전 예약 판매 실적은 지난해 추석에 비해 껑충 뛰었다. 이마트가 8월 2일부터 36일간의 예약 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의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5만~10만원 세트의 매출 성장률이 109%로 두드러졌다.

choie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9호(2018.09.10 ~ 2018.09.1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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