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금융 금맥’ 동남아 금융벨트를 가다④]
-‘핫한 나라’ 베트남서 제2의 ‘신한 웨이’ 구축…고객 수 90만 명·자산 33억 달러 달성
[호찌민(베트남) = 공인호 머니 기자] “신한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줄줄이 둥지를 틀고 있습니다. 베트남 시장은 말 그대로 ‘핫’한 나라죠.” 베트남 시장의 현지 분위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신동민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의 호기로운 답변이다. 실제 신한은행은 베트남을 동남아시아 시장의 전초기지로 낙점해 베트남판 ‘신한 웨이(way)’ 기반 다지기에 한창이다.
베트남의 행정수도 하노이와 경제수도인 호찌민을 중심으로 30개 네트워크 기반을 구축한 신한베트남은행. 이 가운데 호찌민시 1군에 위치한 신한베트남의 헤드오피스(본점)을 찾았다. 이곳에는 전략기획부·브랜드전략부·기업영업추진부·리테일사업부·디지털뱅킹부·카드기획부·WM(자산관리)사업부·인사부 등에서 총 29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이들 가운데 한국인 주재원은 20명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현지인들로 채워졌다는 점이다.
신 법인장은 베트남 내 30개 영업점과 1600여 명에 달하는 직원을 총괄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여기에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신한금융그룹 계열사들의 협업을 이끄는 컨트리헤드(country head)도 그의 역할이다. 컨트리헤드 제도는 그룹 내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도입한 제도로 베트남을 비롯해 홍콩·인도네시아·미얀마·중국 등 전략적 요충지에 도입해 운영 중이다. 그만큼 그룹 해외 진출 전략인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에서 신한베트남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글로컬라이제이션’ 전략 적중
현재 베트남에는 신한은행뿐 아니라 우리은행·KB국민은행·KEB하나은행·IBK기업은행·NH농협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들이 대부분 진출해 있다. 베트남이 국내외 금융사들로부터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이유는 눈부신 경제 성장 속도 때문이다. 베트남은 1990년대 본격적인 개혁 개방 이후 연평균 6~7% 성장하는 초고도 성장 국가로 분류돼 왔다.
베트남을 방문하면 수십, 수백 대의 오토바이 부대가 도로 한복판을 점령한 장관(?)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오토바이 부대야말로 베트남 경제의 역동성을 대변한다. 특히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이 내수 중심의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면서 성장률이 둔화된 것을 감안하면 베트남의 투자 매력은 더욱 두드러진다. 여기에 1억 명에 달하는 베트남 인구의 평균 연령이 30대 안팎으로 젊다는 점도 베트남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다만 개혁 개방 과정에서 난립한 금융사들의 통폐합 추진 등 베트남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이 추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신 법인장은 “최근 베트남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으로 아세안 주변국인 라오스·캄보디아가 대체 국가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사회 제도와 인프라 측면에서 여전히 베트남을 선호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말했다.
하노이와 호찌민을 찾는 한국 관광객들은 공항에 첫발을 내디딜 때 반가운 얼굴을 접할 수 있다. 국내 기업 가운데서는 여전히 ‘삼성전자’의 브랜드 인지도가 독보적이지만 베트남의 축구 영웅 박항서 감독을 앞세운 신한베트남의 광고판이 공항 입구에서 관광객들을 맞는다. 해외에서만큼은 한국인 모두가 애국자가 된다는 말을 실감케 하는 순간이다. 사실 베트남 내에서 신한베트남의 존재감은 시티은행 등 글로벌 은행들과 견줘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3월 말 기준 신한베트남의 총자산은 33억 달러, 신용카드 회원 24만 명, 총 고객 수 90만 명으로 HSBC은행을 제치고 베트남 내 외국계 은행 1위에 랭크돼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인수한 ANZ은행은 신한베트남의 신용카드 점유율을 7위까지 끌어올려 준 일등공신이다.
베트남 현지에서 선두권을 유지 중인 핀테크 업체들과의 사업 제휴도 활발하다. 신용카드 사업은 베트남 1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인 ‘잘로’ 플랫폼을 통해 신규 회원을 유치하고 있으며, 1위 전자지갑 플랫폼인 ‘모모’와는 신용대출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또 베트남 2위 부동산 플랫폼 업체인 ‘무하반나닷’과는 모기지 상품에 대해 제휴를 맺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페이’ 선불카드 서비스를 추가로 내놨다. 삼성페이 제휴는 작년 시작됐지만 이전까지는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서비스만 진행했다. 신한베트남 측은 현재 삼성페이 사용자가 30만~40만 명 정도라는 점을 감안해 향후 회원 수 200만 명 유치까지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신한베트남의 성과에 힘입어 신한은행의 올 상반기 글로벌 순이익은 1637억원으로 전년(1323억원) 대비 25% 가까이 늘었다. 신한은행의 글로벌 순이익 비중은 신한베트남이 36%로 가장 크고 일본(18%)·중국(9%) 등이 뒤를 잇는다.
신한베트남은 내친김에 현지 네트워크를 지금의 최대 3배까지 늘린다는 복안이다. 베트남 내 45% 점유율을 갖고 있는 4대 국영은행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이들 은행 네트워크의 10~20%가량은 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신 법인장은 “베트남 인구는 1억 명을 훌쩍 넘어서는데 은행 계좌를 보유한 국민은 30%가량에 불과하다”며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ANZ 인수가 ‘터닝 포인트’
신한베트남의 이 같은 행보는 단순한 해외 수익 창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신한 웨이’의 성공 신화가 베트남 시장에서 다시 쓰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실제 신한베트남의 사업구조에는 ‘원 펌(신한)’을 지향하는 신한금융그룹의 사업모델이 고스란히 녹아들고 있다. 특히 ANZ 인수가 중요한 분기점이 됐다.
신한베트남은 작년까지 공무원·교사 등 특정 직업군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사업만 영위했지만 올해부터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로 사업을 확장했다. ANZ가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운영해 온 CCPL(credit card and personal loan) 시스템을 도입한 결과다. 더불어 ANZ가 대내외 글로벌 인지도를 바탕으로 3500여 명(자산 3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자산가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자산관리(WM) 시장 진출의 밑거름이 됐다.
현재 신한베트남은 기존 VIP 서비스에 신한은행의 개인자산관리(PWM) 모델을 접목시켜 고도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내년까지 3000여 명으로 추산되는 신한베트남 VIP 고객들을 추출하는 작업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 본부부서의 PWM 직원들이 베트남 현지에 파견돼 시스템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신 법인장은 “개인 고객의 자산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PWM 고객으로 분류해 150여 가지의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고객별로 직원들을 할당할 예정인데 한국에는 이런 서비스가 일반적이지만 베트남에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대목은 금융투자·카드사·생명보험 등 신한금융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들이 베트남 시장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한금융투자는 3년 전 베트남 현지 남안증권을 사들여 증권 라이선스를 획득했으며, 법인 전환 이후 3년 만에 흑자 전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 또 신한카드는 지난 1월 푸르덴셜의 베트남 소비자금융사인 푸르덴셜 파이낸스(PVFC)의 인수 계약을 맺고 정부 인가만을 남겨둔 상태다.
여기에 정보기술(IT) 솔루션을 제공하는 신한데이터시스템(DS)도 법인 인가를 획득하고 9월 정식 오픈했으며, 현재 베트남 내에 사무소만 두고 있는 신한생명 역시 인수·합병(M&A)을 비롯해 법인 전환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원 신한’을 위한 계열사 간 협업 체계도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5월 베트남 현지 기업 질렉스(Gelex)의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는데 은행-증권사 간 협업 체계가 이뤄 낸 성과다. 신 법인장은 “일주일에 한 차례씩 ‘원 신한’ 회의를 통해 다양한 사업과 새로운 딜을 소개하는 등 협업 노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카드 부문은 별도 라이선스가 없어 은행 내 부법인장으로 카드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 일각에서는 베트남 시장에서의 성공이 남북 경제협력 과정에서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베트남 진출의 성과는 국내 금융사들에 대북 금융 지원 과정에서 많은 시사점을 줄 것”이라며 “북한 역시 개혁 개방 이전의 베트남 상황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베트남식 경제 성장 모델을 준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신동민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
“‘박항서 효과’ 톡톡히 봤죠, 매년 5~6개씩 영업점 추가”
‘몸이 10개라도 부족하다’는 말이 결코 무색해 보이지 않았다. 신한베트남은행의 법인장이자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신한금융 계열사를 총괄하는 컨트리 헤드(country head) 역할만으로도 벅찰 법도 하지만 신동민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은 호찌민시 한국투자기업협의회장까지 맡아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쓰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이 2020년 글로벌 순이익 목표를 20%로 제시했는데 부담되지 않는지.
“신한베트남뿐 아니라 모든 글로벌 법인이 큰 부담을 느낄 것이다. 특히 베트남 법인의 경우 전체 손익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 그룹 계획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다행히 베트남 법인은 2016년 순이익 4600만 달러에서 2017년 5700만 달러로 매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7100만 달러, 2020년까지 1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특히 작년 말 ANZ은행 인수가 큰 도움이 됐다. 전체 영업점 개수도 8개가 추가돼 총 30개까지 늘었고 전체 직원 수도 1500명까지 불어났다. 별다른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목표 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베트남 내 외국계 1위 은행에 올라섰는데 외형 확장은 만족할 만한 수준인지.
“아니다. 베트남은 인구 1억이 넘는 거대 시장이다. 국토 면적만 해도 남한의 3배가 넘는다. 아무리 은행 서비스가 디지털화 된다고 해도 최소한 50개에서 100개 정도의 물리적 네트워크는 갖춰져야 리테일 부문에서 경쟁이 가능하다고 본다. 베트남에는 4대 국영은행이 있는데 모두 500개 안팎의 영업점을 갖고 있다. 내년에는 베트남의 대표 관광지인 다낭지점을 포함해 6개 점포를 추가로 개설할 예정인데 매년 5~6개씩 영업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물론 디지털화 작업도 병행돼야 하겠지만.”
-현지 은행이 아닌 호주계 ANZ은행 인수를 추진하게 된 배경은.
“ANZ의 최대 강점은 고액자산가 중심의 영업 기반과 기존 은행과는 다른 차별적 비즈니스 모델이다. 신한베트남은행이 갖고 있지 않은 CCPL(credit card and personal loan) 시스템을 갖고 있다. 쉽게 말하면 컨베이어벨트의 조립생산 과정처럼 대출 모집인들이 고객 명단을 가져오면 동시다발적으로 불특정 고객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방식은 아시아에서도 중진국 이상에서만 가능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ANZ는 베트남에서만 10년 노하우를 갖고 있었다. 연체율도 2%대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와 레벨업 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ANZ 인수 과정에 어려움은 없었나.
“사실 해외 시장에서 진행되는 인수·합병(M&A)의 경우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신한베트남의 경우 지난 2011년 옛 조흥은행과 신한은행 법인을 합병한 경험을 갖고 있다. 베트남 내 최초의 은행 합병 사례로도 기록됐다. ANZ는 리테일 부문의 자산과 부채만 따로 떼어내 인수하는 P&A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과거의 경험이 바탕이 돼 8개월 만에 마무리할 수 있었다. 통상적인 M&A의 경우 계약부터 정부인가까지 1년 이상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랄 만한 속도전이었다. 사실 ANZ 측은 내년을 매각 완료 시점으로 제시했는데 우리 쪽에서 서둘렀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덕분에 현지 직원들이 고생을 참 많이 했다. 물론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ANZ가 서구계 은행이다 보니 관행 차이가 적지 않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관련 위원회까지 만들어 매달 정보 교류에 나섰다. 다소 의아했던 부분은 ANZ 리테일 부문의 인프라가 기대와 달리 많이 낙후돼 있었다는 점이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생각보다 많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신한베트남의 성공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단연코 ‘현지화’가 가장 큰 성공 요인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신한베트남에는 옛 조흥은행 시절을 포함해 20년 이상 ‘신한맨’ 타이틀을 달고 근무해 온 직원들이 꽤 많다. 신한베트남 직원 1600여 명 중 97%인 1550명이 현지 직원이다. 특히 각 지역 영업점장 34명 중 절반 이상인 18명이 현지인이며 본부장 3명을 포함해 현지인 부장도 10여 명가량이다. 동일한 연장선에서 신한베트남도 한국 본점과 마찬가지로 조직문화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주인정신과 성공 DNA를 강조하는 ‘신한 웨이’다. 한국 본사 직원들과 동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1박 2일 교육도 진행하고 다양한 이벤트도 열고 있다. 금융업 특성상 직원들의 생각과 태도가 바뀌면 자연스레 서비스도 개선될 것이다. 현지 은행들을 직접 찾아가 보면 대기 시간이라든지 서비스 측면에서 불만스러운 경우가 많은데 신한베트남의 강점은 더 친절하고 신속, 정확하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사실 베트남은 여전히 현금이 많이 통용되는 데다 외화도 많이 쓰이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가 최대 강점으로 꼽히고 있는 게 현실이다.”
-베트남 법인 규모에 걸맞게 부행장급으로 격상된 것으로 알고 있다. 회장직을 맡고 있는 호투협은 어떤 단체인가.
“상무급으로 격상됐다는 말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상무급도 부문별 그룹장 역할을 맡을 수 있어 경영진에 포함된다. 사실 베트남 법인에 한해 격상된 만큼 부담도 크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다. 호찌민시 한국투자기업 협의회(호투협)는 옛 신한은행이 만든 단체인데 현재는 독립된 협회로 자리매김했다. 신한은행이 베트남 진출 기업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 온 것이 발단이 됐다. 호투협은 호찌민시에 투자한 기업들의 권익 증진과 상호 교류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정기적으로 140여 명이 모이는 골프대회를 비롯해 사이공 리더스포럼 등도 매월 개최하고 있다. 부동산이나 세무 등의 서비스도 직접 제공하고 있다.”
-박항서 감독 얘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에서도 박항서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신한베트남에는 홍보대사 4명이 있는데 박항서 감독을 포함해 한국에서도 활동했던 국가대표팀 축구선수, 영어로 경제 방송을 진행하는 유명 앵커, 포브스의 ‘미래의 여성’ 30인에 선정됐던 인물 등이다. 이들 모두 영업점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사실 영업점 20~30개로 대중 광고를 진행하기에는 힘든 측면이 많다. 비용 문제도 있고 효과 역시 기대하기 힘들다. 박 감독을 활용한 광고는 ANZ 인수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광고를 진행하면서 놀랐던 점이 있는데 ‘신한’이라는 브랜드에 대해 많은 고객들이 오해를 하고 있었다는 부분이다. 상당수 고객이 일본계 혹은 중국계로 알고 있던 거다. 박 감독을 광고모델로 쓰면서 얻은 가장 큰 결실은 ‘신한=한국계’라는 인식을 확산시켰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문재인 대통령이 베트남을 찾았던 올해 초부터 ‘신한뱅크, 한국의 리딩뱅크’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대대적인 미디어 광고도 진행해 오고 있다.”
약력
1988년 신한은행 입행. 2002년 기업고객지원부 부부장. 2004년 호찌민지점 부지점장. 2011년 신한베트남은행 호찌민T/C 센터장. 2013년 신한베트남은행 북부본부장 겸 하노이지점장. 2016년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현).
ball@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92호(2018.10.01 ~ 2018.10.07) 기사입니다.]
-‘핫한 나라’ 베트남서 제2의 ‘신한 웨이’ 구축…고객 수 90만 명·자산 33억 달러 달성
[호찌민(베트남) = 공인호 머니 기자] “신한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줄줄이 둥지를 틀고 있습니다. 베트남 시장은 말 그대로 ‘핫’한 나라죠.” 베트남 시장의 현지 분위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신동민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의 호기로운 답변이다. 실제 신한은행은 베트남을 동남아시아 시장의 전초기지로 낙점해 베트남판 ‘신한 웨이(way)’ 기반 다지기에 한창이다.
베트남의 행정수도 하노이와 경제수도인 호찌민을 중심으로 30개 네트워크 기반을 구축한 신한베트남은행. 이 가운데 호찌민시 1군에 위치한 신한베트남의 헤드오피스(본점)을 찾았다. 이곳에는 전략기획부·브랜드전략부·기업영업추진부·리테일사업부·디지털뱅킹부·카드기획부·WM(자산관리)사업부·인사부 등에서 총 29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이들 가운데 한국인 주재원은 20명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현지인들로 채워졌다는 점이다.
신 법인장은 베트남 내 30개 영업점과 1600여 명에 달하는 직원을 총괄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여기에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신한금융그룹 계열사들의 협업을 이끄는 컨트리헤드(country head)도 그의 역할이다. 컨트리헤드 제도는 그룹 내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도입한 제도로 베트남을 비롯해 홍콩·인도네시아·미얀마·중국 등 전략적 요충지에 도입해 운영 중이다. 그만큼 그룹 해외 진출 전략인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에서 신한베트남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글로컬라이제이션’ 전략 적중
현재 베트남에는 신한은행뿐 아니라 우리은행·KB국민은행·KEB하나은행·IBK기업은행·NH농협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들이 대부분 진출해 있다. 베트남이 국내외 금융사들로부터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이유는 눈부신 경제 성장 속도 때문이다. 베트남은 1990년대 본격적인 개혁 개방 이후 연평균 6~7% 성장하는 초고도 성장 국가로 분류돼 왔다.
베트남을 방문하면 수십, 수백 대의 오토바이 부대가 도로 한복판을 점령한 장관(?)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오토바이 부대야말로 베트남 경제의 역동성을 대변한다. 특히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이 내수 중심의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면서 성장률이 둔화된 것을 감안하면 베트남의 투자 매력은 더욱 두드러진다. 여기에 1억 명에 달하는 베트남 인구의 평균 연령이 30대 안팎으로 젊다는 점도 베트남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다만 개혁 개방 과정에서 난립한 금융사들의 통폐합 추진 등 베트남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이 추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신 법인장은 “최근 베트남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으로 아세안 주변국인 라오스·캄보디아가 대체 국가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사회 제도와 인프라 측면에서 여전히 베트남을 선호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말했다.
하노이와 호찌민을 찾는 한국 관광객들은 공항에 첫발을 내디딜 때 반가운 얼굴을 접할 수 있다. 국내 기업 가운데서는 여전히 ‘삼성전자’의 브랜드 인지도가 독보적이지만 베트남의 축구 영웅 박항서 감독을 앞세운 신한베트남의 광고판이 공항 입구에서 관광객들을 맞는다. 해외에서만큼은 한국인 모두가 애국자가 된다는 말을 실감케 하는 순간이다. 사실 베트남 내에서 신한베트남의 존재감은 시티은행 등 글로벌 은행들과 견줘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3월 말 기준 신한베트남의 총자산은 33억 달러, 신용카드 회원 24만 명, 총 고객 수 90만 명으로 HSBC은행을 제치고 베트남 내 외국계 은행 1위에 랭크돼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인수한 ANZ은행은 신한베트남의 신용카드 점유율을 7위까지 끌어올려 준 일등공신이다.
베트남 현지에서 선두권을 유지 중인 핀테크 업체들과의 사업 제휴도 활발하다. 신용카드 사업은 베트남 1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인 ‘잘로’ 플랫폼을 통해 신규 회원을 유치하고 있으며, 1위 전자지갑 플랫폼인 ‘모모’와는 신용대출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또 베트남 2위 부동산 플랫폼 업체인 ‘무하반나닷’과는 모기지 상품에 대해 제휴를 맺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페이’ 선불카드 서비스를 추가로 내놨다. 삼성페이 제휴는 작년 시작됐지만 이전까지는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서비스만 진행했다. 신한베트남 측은 현재 삼성페이 사용자가 30만~40만 명 정도라는 점을 감안해 향후 회원 수 200만 명 유치까지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신한베트남의 성과에 힘입어 신한은행의 올 상반기 글로벌 순이익은 1637억원으로 전년(1323억원) 대비 25% 가까이 늘었다. 신한은행의 글로벌 순이익 비중은 신한베트남이 36%로 가장 크고 일본(18%)·중국(9%) 등이 뒤를 잇는다.
신한베트남은 내친김에 현지 네트워크를 지금의 최대 3배까지 늘린다는 복안이다. 베트남 내 45% 점유율을 갖고 있는 4대 국영은행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이들 은행 네트워크의 10~20%가량은 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신 법인장은 “베트남 인구는 1억 명을 훌쩍 넘어서는데 은행 계좌를 보유한 국민은 30%가량에 불과하다”며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ANZ 인수가 ‘터닝 포인트’
신한베트남의 이 같은 행보는 단순한 해외 수익 창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신한 웨이’의 성공 신화가 베트남 시장에서 다시 쓰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실제 신한베트남의 사업구조에는 ‘원 펌(신한)’을 지향하는 신한금융그룹의 사업모델이 고스란히 녹아들고 있다. 특히 ANZ 인수가 중요한 분기점이 됐다.
신한베트남은 작년까지 공무원·교사 등 특정 직업군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사업만 영위했지만 올해부터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로 사업을 확장했다. ANZ가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운영해 온 CCPL(credit card and personal loan) 시스템을 도입한 결과다. 더불어 ANZ가 대내외 글로벌 인지도를 바탕으로 3500여 명(자산 3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자산가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자산관리(WM) 시장 진출의 밑거름이 됐다.
현재 신한베트남은 기존 VIP 서비스에 신한은행의 개인자산관리(PWM) 모델을 접목시켜 고도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내년까지 3000여 명으로 추산되는 신한베트남 VIP 고객들을 추출하는 작업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 본부부서의 PWM 직원들이 베트남 현지에 파견돼 시스템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신 법인장은 “개인 고객의 자산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PWM 고객으로 분류해 150여 가지의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고객별로 직원들을 할당할 예정인데 한국에는 이런 서비스가 일반적이지만 베트남에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대목은 금융투자·카드사·생명보험 등 신한금융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들이 베트남 시장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한금융투자는 3년 전 베트남 현지 남안증권을 사들여 증권 라이선스를 획득했으며, 법인 전환 이후 3년 만에 흑자 전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 또 신한카드는 지난 1월 푸르덴셜의 베트남 소비자금융사인 푸르덴셜 파이낸스(PVFC)의 인수 계약을 맺고 정부 인가만을 남겨둔 상태다.
여기에 정보기술(IT) 솔루션을 제공하는 신한데이터시스템(DS)도 법인 인가를 획득하고 9월 정식 오픈했으며, 현재 베트남 내에 사무소만 두고 있는 신한생명 역시 인수·합병(M&A)을 비롯해 법인 전환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원 신한’을 위한 계열사 간 협업 체계도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5월 베트남 현지 기업 질렉스(Gelex)의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는데 은행-증권사 간 협업 체계가 이뤄 낸 성과다. 신 법인장은 “일주일에 한 차례씩 ‘원 신한’ 회의를 통해 다양한 사업과 새로운 딜을 소개하는 등 협업 노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카드 부문은 별도 라이선스가 없어 은행 내 부법인장으로 카드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 일각에서는 베트남 시장에서의 성공이 남북 경제협력 과정에서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베트남 진출의 성과는 국내 금융사들에 대북 금융 지원 과정에서 많은 시사점을 줄 것”이라며 “북한 역시 개혁 개방 이전의 베트남 상황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베트남식 경제 성장 모델을 준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신동민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
“‘박항서 효과’ 톡톡히 봤죠, 매년 5~6개씩 영업점 추가”
‘몸이 10개라도 부족하다’는 말이 결코 무색해 보이지 않았다. 신한베트남은행의 법인장이자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신한금융 계열사를 총괄하는 컨트리 헤드(country head) 역할만으로도 벅찰 법도 하지만 신동민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은 호찌민시 한국투자기업협의회장까지 맡아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쓰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이 2020년 글로벌 순이익 목표를 20%로 제시했는데 부담되지 않는지.
“신한베트남뿐 아니라 모든 글로벌 법인이 큰 부담을 느낄 것이다. 특히 베트남 법인의 경우 전체 손익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 그룹 계획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다행히 베트남 법인은 2016년 순이익 4600만 달러에서 2017년 5700만 달러로 매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7100만 달러, 2020년까지 1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특히 작년 말 ANZ은행 인수가 큰 도움이 됐다. 전체 영업점 개수도 8개가 추가돼 총 30개까지 늘었고 전체 직원 수도 1500명까지 불어났다. 별다른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목표 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베트남 내 외국계 1위 은행에 올라섰는데 외형 확장은 만족할 만한 수준인지.
“아니다. 베트남은 인구 1억이 넘는 거대 시장이다. 국토 면적만 해도 남한의 3배가 넘는다. 아무리 은행 서비스가 디지털화 된다고 해도 최소한 50개에서 100개 정도의 물리적 네트워크는 갖춰져야 리테일 부문에서 경쟁이 가능하다고 본다. 베트남에는 4대 국영은행이 있는데 모두 500개 안팎의 영업점을 갖고 있다. 내년에는 베트남의 대표 관광지인 다낭지점을 포함해 6개 점포를 추가로 개설할 예정인데 매년 5~6개씩 영업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물론 디지털화 작업도 병행돼야 하겠지만.”
-현지 은행이 아닌 호주계 ANZ은행 인수를 추진하게 된 배경은.
“ANZ의 최대 강점은 고액자산가 중심의 영업 기반과 기존 은행과는 다른 차별적 비즈니스 모델이다. 신한베트남은행이 갖고 있지 않은 CCPL(credit card and personal loan) 시스템을 갖고 있다. 쉽게 말하면 컨베이어벨트의 조립생산 과정처럼 대출 모집인들이 고객 명단을 가져오면 동시다발적으로 불특정 고객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방식은 아시아에서도 중진국 이상에서만 가능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ANZ는 베트남에서만 10년 노하우를 갖고 있었다. 연체율도 2%대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와 레벨업 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ANZ 인수 과정에 어려움은 없었나.
“사실 해외 시장에서 진행되는 인수·합병(M&A)의 경우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신한베트남의 경우 지난 2011년 옛 조흥은행과 신한은행 법인을 합병한 경험을 갖고 있다. 베트남 내 최초의 은행 합병 사례로도 기록됐다. ANZ는 리테일 부문의 자산과 부채만 따로 떼어내 인수하는 P&A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과거의 경험이 바탕이 돼 8개월 만에 마무리할 수 있었다. 통상적인 M&A의 경우 계약부터 정부인가까지 1년 이상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랄 만한 속도전이었다. 사실 ANZ 측은 내년을 매각 완료 시점으로 제시했는데 우리 쪽에서 서둘렀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덕분에 현지 직원들이 고생을 참 많이 했다. 물론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ANZ가 서구계 은행이다 보니 관행 차이가 적지 않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관련 위원회까지 만들어 매달 정보 교류에 나섰다. 다소 의아했던 부분은 ANZ 리테일 부문의 인프라가 기대와 달리 많이 낙후돼 있었다는 점이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생각보다 많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신한베트남의 성공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단연코 ‘현지화’가 가장 큰 성공 요인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신한베트남에는 옛 조흥은행 시절을 포함해 20년 이상 ‘신한맨’ 타이틀을 달고 근무해 온 직원들이 꽤 많다. 신한베트남 직원 1600여 명 중 97%인 1550명이 현지 직원이다. 특히 각 지역 영업점장 34명 중 절반 이상인 18명이 현지인이며 본부장 3명을 포함해 현지인 부장도 10여 명가량이다. 동일한 연장선에서 신한베트남도 한국 본점과 마찬가지로 조직문화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주인정신과 성공 DNA를 강조하는 ‘신한 웨이’다. 한국 본사 직원들과 동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1박 2일 교육도 진행하고 다양한 이벤트도 열고 있다. 금융업 특성상 직원들의 생각과 태도가 바뀌면 자연스레 서비스도 개선될 것이다. 현지 은행들을 직접 찾아가 보면 대기 시간이라든지 서비스 측면에서 불만스러운 경우가 많은데 신한베트남의 강점은 더 친절하고 신속, 정확하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사실 베트남은 여전히 현금이 많이 통용되는 데다 외화도 많이 쓰이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가 최대 강점으로 꼽히고 있는 게 현실이다.”
-베트남 법인 규모에 걸맞게 부행장급으로 격상된 것으로 알고 있다. 회장직을 맡고 있는 호투협은 어떤 단체인가.
“상무급으로 격상됐다는 말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상무급도 부문별 그룹장 역할을 맡을 수 있어 경영진에 포함된다. 사실 베트남 법인에 한해 격상된 만큼 부담도 크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다. 호찌민시 한국투자기업 협의회(호투협)는 옛 신한은행이 만든 단체인데 현재는 독립된 협회로 자리매김했다. 신한은행이 베트남 진출 기업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 온 것이 발단이 됐다. 호투협은 호찌민시에 투자한 기업들의 권익 증진과 상호 교류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정기적으로 140여 명이 모이는 골프대회를 비롯해 사이공 리더스포럼 등도 매월 개최하고 있다. 부동산이나 세무 등의 서비스도 직접 제공하고 있다.”
-박항서 감독 얘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에서도 박항서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신한베트남에는 홍보대사 4명이 있는데 박항서 감독을 포함해 한국에서도 활동했던 국가대표팀 축구선수, 영어로 경제 방송을 진행하는 유명 앵커, 포브스의 ‘미래의 여성’ 30인에 선정됐던 인물 등이다. 이들 모두 영업점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사실 영업점 20~30개로 대중 광고를 진행하기에는 힘든 측면이 많다. 비용 문제도 있고 효과 역시 기대하기 힘들다. 박 감독을 활용한 광고는 ANZ 인수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광고를 진행하면서 놀랐던 점이 있는데 ‘신한’이라는 브랜드에 대해 많은 고객들이 오해를 하고 있었다는 부분이다. 상당수 고객이 일본계 혹은 중국계로 알고 있던 거다. 박 감독을 광고모델로 쓰면서 얻은 가장 큰 결실은 ‘신한=한국계’라는 인식을 확산시켰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문재인 대통령이 베트남을 찾았던 올해 초부터 ‘신한뱅크, 한국의 리딩뱅크’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대대적인 미디어 광고도 진행해 오고 있다.”
약력
1988년 신한은행 입행. 2002년 기업고객지원부 부부장. 2004년 호찌민지점 부지점장. 2011년 신한베트남은행 호찌민T/C 센터장. 2013년 신한베트남은행 북부본부장 겸 하노이지점장. 2016년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현).
ball@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92호(2018.10.01 ~ 2018.10.0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