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원텍, ‘1인 벤처’로 창업… 10년 만에 세계시장 점유율 1위로

[커버스토리=‘영업이익률 30%’ 숨은 고수익 기업의 비밀 기사 인덱스]-브이원텍, 디스플레이 압흔 검사장비 ‘강자’…중국·대만 업체도 고객사로 확보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대표적 장치산업인 디스플레이 산업은 경기에 민감하다. 최근 한국의 디스플레이 산업은 중국 기업의 공세,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전환 등 그야말로 ‘격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시장이 요동치더라도 꾸준한 성장을 유지하는 기업도 있다. 2006년 설립된 평판 디스플레이 생산용 장비 제조 기업 브이원텍이 그렇다. 최근 4분기(2017년 3분기~2018년 2분기) 브이원텍의 영업이익률은 34.58%를 기록했다.
창업한 지 10년을 막 넘긴 벤처기업이 꾸준히 양호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 비결로 중국 LCD·OLED 생산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끊임없는 해외시장 공략을 꼽을 수 있다.


◆세계시장 64% 점유한 ‘1위 업체’
‘압흔 검사’는 디스플레이 패널에 부착된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등 자재 사이에 분포된 도전볼(컨덕티브 파티클)의 압착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고품질의 OLED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고성능의 압흔 검사기가 있어야 한다. 특히 내년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폴더블 스마트폰이 상용화된다면 압흔 검사 장치는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브이원텍은 LCD·OLED 압흔 검사 장비에서 전 세계 64%를 점유한 글로벌 1위 업체다. LCD·OLED 압흔 검사 장비와 비전 인식 소프트웨어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중국 BOE·차이나옵토일렉트로닉스(CSOT), 대만 AUO를 고객사로 확보해 뒀다.
현재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은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급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브이원텍이 흔들리지 않는 것은 고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압흔 검사 장비 공급처를 다변화했기 때문이다.
브이원텍은 압흔 검사 장비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 2013년 압흔 검사 장비를 중국으로 수출한 후 압흔 관련 검사 기술을 한국·중국·대만 등 3개국에 특허를 출원해 등록을 완료했다. 2017년 7월 코스닥시장에도 상장했다.
올해도 브이원텍 압흔 검사 장비의 인기는 이어지고 있다. 브이원텍은 지난 6월 5일 톈마사와 LCD·OLED 압흔 검사기 공급 계약을 했다. 계약 금액은 20억원으로 지난해 브이원텍의 연결 기준 매출액의 5.22%에 해당한다. 이보다 앞선 5월에는 중국 업체와 11억원 규모의 OLED 압흔 검사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했다.
연이은 수주 계약은 브이원텍의 실적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안주원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올해 브이원텍의 매출액을 전년 대비 62% 증가한 627억원, 영업이익은 11.7% 증가한 172억원으로 전망했다.
안 애널리스트는 “LCD·OLED 압흔 검사기의 수주가 꾸준히 증가해 전년 대비 10%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수주한 2차전지 검사 시스템 계약금 211억원이 1~3분기에 반영되면서 올해도 큰 폭으로 실적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김선중 브이원텍 대표는 한양대에서 기계·전자공학 석사를 받은 후 LG전자에 입사해 머신 비전 소프트웨어를 연구해 온 엔지니어다. 창업을 꿈꾸던 김 대표는 3년 만에 대기업 생활을 접고 주전공인 소프트웨어 개발 실력을 살려 지인과 함께 창업했다.
하지만 야심차게 시작한 사업은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김 대표의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창업의 꿈이 남아 있었다. 그는 LG전자를 나온 지 10년 만인 2006년 혈혈단신으로 1인 벤처기업인 브이원텍을 설립해 다시 한 번 도전에 나섰다.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해 소프트웨어 개발도 혼자 했다. 일이 새로 늘어날 때마다 사람을 채용하며 차츰차츰 회사 규모를 키워 나갔다.
다시 창업 시장에 뛰어든 김 대표는 초기 아이템이었던 소프트웨어 개발만으로는 회사를 키우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브이원텍은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기반으로 LCD·OLED 압흔 검사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약력 : 1971년생. 1996년 한양대 대학원 졸업. 1996년 LG전자, 1998년 코삼. 2000년 글로벌링크 개발실장. 2006년 브이원텍 대표(현).
◆미세먼지 측정 장비 생산에 ‘첫발’ 내딛다
기존의 압흔 검사 장비는 크기가 크고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었다. 브이원텍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단계로 나뉘어 있던 검사 과정을 일원화했다. ‘라인스캐닝’ 방식을 도입해 촬상 장치(제품을 촬영해 검사하는 장비)를 하나로 통합했다. 그 결과 장비 크기와 검사 시간 모두를 줄일 수 있었다.
2016년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던 시기, 김 대표는 “OLED 압흔 검사 장비 1위 기업에서 2차전지, 솔라 셀, 의료 장비까지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2년여가 지난 지금, 브이원텍은 당시 김 대표가 그렸던 계획을 차근차근 이뤄 가고 있다.
브이원텍은 국내에서 유일한 ‘2차전지 검사 장비 제조업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브이원텍의 2차전지 검사 장비 매출액이 지난해 말 수주한 1, 2차 공급 계약 금액인 211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소형 2차 검사 장비로 올해 시장 진출에 성공했고 추가적 수주가 진행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브이원텍이 2차전지 시장에서 높은 가능성을 가진 것은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쌓아 온 실적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율주행차에 사용되는 2차전지는 소비자의 안전과 직결돼 고도의 기능을 갖춘 검사 장비가 꼭 필요하다.
여기에 향후 브이원텍은 소형에 이어 대형 2차전지 검사 장비 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대형 2차전지 검사 장비 개발을 완료했다.
또 브이원텍 검사 장비의 기본인 머신비전 수요처가 다각화되면서 머신비전의 역할이 제품 불량을 가려내는 것을 넘어 다양한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브이원텍은 미세먼지 측정 장비 시장에 진출했다. 브이원텍은 신규 개발한 미세먼지 측정기를 통해 인도네시아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브이원텍은 자체 광학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지난해 광산란방식 미세먼지 측정기 개발에 성공했다. 인도네시아 산업부 산하 ‘국립화학포장연구소’는 브이원텍의 미세먼지 측정기를 활용해 인도네시아의 대기 질을 측정하게 된다.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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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96호(2018.10.29 ~ 2018.11.0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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