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 ‘스트리밍’시대…정액 무제한 서비스 ‘인기’

-리디셀렉트·밀리의 서재 ‘돌풍’, 예스24·교보문고도 경쟁 가세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종이책의 아날로그 감성을 기억하는 이들에겐 전자책은 ‘신문물’이다. 하지만 정보기술(IT) 기기만 있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책을 다운받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책덕(책 덕후)’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전자책 시장에서 책을 즐기는 새로운 플랫폼이 탄생했다. 월별로 일정한 금액을 내면 전자책을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무제한 도서 월정액제 서비스’다. 활발히 서비스를 진행 중인 리디북스의 ‘리디셀렉트’와 ‘밀리의 서재’를 비롯해 예스24·교보문고도 진출을 선언했다.


◆이병헌이 읽어 주는 베스트셀러 ‘사피엔스’





지난 7월 출시된 리디셀렉트는 베스트셀러급 도서들을 월 6500원에 무제한으로 감상할 수 있다. ‘셀렉트’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도서의 선택 과정에서 드는 시간을 크게 줄였다.

리디셀렉트에서 제공되는 전자책의 99%는 리디북스 평점 4.0 이상의 검증된 양서다. 안정적인 뷰어 애플리케이션과 전자책 단말기 ‘페이퍼프로’를 통해 어디서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스타트업 ‘밀리의 서재’는 2017년 10월부터 유료화를 시작했다. 월 9900원이면 무제한으로 전자책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400여 개 출판사와 계약, 전자책 2만5000권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매달 1000권 내외의 도서를 추가해 3만 권을 목표로 활발한 업데이트를 진행 중이다.


예스24는 지난 9월부터 베타 버전으로 운영해 온 전자책 정액제 서비스 ‘예스24 북클럽’을 11월 22일 정식 오픈했다. 월 5500원의 55요금제와 월 7700원의 77요금제 두 가지로 운영된다.

예스24는 내년 상반기까지 약 2만 권의 전자책 콘텐츠를 서비스할 예정이다. 전자책 서비스 ‘샘(Sam)’을 운영 중인 교보문고는 권수에 제한이 없는 서비스 모델을 준비 중이다.
각 플랫폼별로 특징은 뚜렷하다.

‘리디셀렉트’는 10년간 전자책 시장에서 쌓아 온 리디의 경험과 영업력이 큰 무기다. 탁월한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하는 리디북스의 뷰어로 전자책의 가독성을 높였다. 리디북스의 뷰어는 개인이 소장한 PDF와 이퍼브(ePub) 등의 파일을 읽을 수 있고 아이폰·아이패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대부분의 기기를 지원한다.


스타트업 밀리의 서재는 회원 취향에 맞는 도서 추천을 내세웠다. 실제로 읽은 분량과 독서 시간 등 개인의 ‘독서 행위’를 분석해 추천한다. 책을 30분~1시간 분량으로 요약해 핵심만 읽어주는 ‘리딩북’도 큰 인기다.

밀리의 서재의 ‘리딩북’은 본문을 볼 수 없었던 기존의 오디오북과 달리 관심 있는 부분을 직접 읽을 수 있는 전자책이 결합된 형태다. 배우 이병헌 씨가 녹음한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리딩북은 오픈 1주일 만에 1만 명이 훌쩍 넘는 독자를 모았다.




◆월정액 서비스, 전자책 성장도 이끌 것


한국의 전자책 시장은 아직까지는 장르 소설의 비율이 높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자책 매출의 72%가 로맨스 소설과 판타지·무협 등 장르 문학에서 나온다. 하지만 리디셀렉트와 밀리의 서재는 모두 일반 도서 위주의 서비스를 지향하며 전자책의 단점으로 꼽혔던 ‘부족한 콘텐츠’를 극복하고 있다.


독점 콘텐츠도 선보인다. 리디셀렉트는 미셸 오마바의 ‘비커밍’, 이국종 아주대 교수의 ‘골든아워’ 등 베스트셀러를 월정액 서비스로 독점 론칭했다. 특히 ‘비커밍’은 전자책과 종이책으로 동시 출간돼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전자책은 종이책이 나온 후 2~3주의 시간을 거쳐야만 만나볼 수 있었다.


IT가 발전했지만 전자책 시장 활성화 속도는 더뎠다. 업계에서는 독서를 왕성하게 하는 소비자 중에서도 편리함을 추구하는 사람들만 전자책에 입문하기 때문에 확장성이 크지 않았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월정액 서비스로 시장에서는 독서의 대중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만원이 넘지 않은 가격으로 부담을 낮추고 무제한으로 책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동진 리디 최고사업책임자(CBO)는 “넷플릭스(영화)나 애플뮤직(음악)이 디지털 콘텐츠 기업의 무제한 월정액제가 시장의 성장을 이끈 것처럼 월정액 도서 서비스도 도서 산업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2014년 11월 강화된 ‘도서정가제’로 소비자들의 책값 부담이 늘어나면서 월정액 도서 서비스가 대안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멜론이나 넷플릭스처럼 콘텐츠를 구매하기보다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스트리밍’이 책 구매를 망설이는 일반인들에겐 독서의 문턱을 낮춰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단순히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변환한 수준으로는 활성화를 이끌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따라서 밀리의 서재는 회원들과 함께 만드는 후기, 서평, 10분 영상 요약, 웹툰 등 다양한 2차 콘텐츠에 주목했다.

김태형 밀리의 서재 콘텐츠전략팀 팀장은 “종이책이 제공하지 못하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전자책과 함께 공유되면 전자책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mjlee@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0호(2018.11.26 ~ 2018.12.0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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