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티센크루프·오티스, 초고속 엘리베이터 기술로 입찰 노려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올해 본격화될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 사업으로 관련 업계가 들썩인다. 건설에 필요한 자재 공급부터 내부 시설 확충까지 관련 산업들도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성동에 들어설 GBC는 총 105층으로 그 높이만 569m다. 준공이 끝나면 현존하는 국내 최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555m)를 뛰어넘고 최고층 빌딩의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 최고층 빌딩을 오르내리기 위해선 성능 좋은 승강기가 필요하다.
하늘과 맞닿을 ‘마천루’에 설치될 100여 개의 승강기 입찰을 따내는 기업은 어디가 될지 엘리베이터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100개 승강기 입찰 예상…‘진검승부’
GBC 입찰에 참여할 승강기 기업으로는 현대엘리베이터·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이하 티센크루프)·오티스엘리베이터(이하 오티스)가 꼽힌다. 이들 3사의 국내 승강기 시장(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무빙워크 등) 점유율은 80%에 육박한다.
특히 현대엘리베이터의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의 점유율은 약 45%로, 2007년부터 줄곧 1위 자리를 지켜 왔다.
3사 중 유일한 국내 기업인 현대엘리베이터에 GBC 입찰은 놓칠 수 없는 기회다. 하지만 현대엘리베이터는 초고층 엘리베이터 시장에서 티센크루프나 오티스에 비해 수주 실적이 많지 않다는 약점이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 시장점유율은 높지만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낮다. 2016년 해외 매출 비율을 2020년까지 38%로 확대하겠다는 ‘비전 2020’을 선포한 현대엘리베이터로서는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초고층 건물의 실적 수주를 올리는 게 중요하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에서 부산국제금융센터, LG유플러스 용산 신사옥, 파크하얏트 부산, 송도G타워 등의 엘리베이터를 시공했다. 초고속 엘리베이터로는 ‘디엘’이라는 브랜드를 갖고 있다. 디엘은 초고속 9상 동기전동기와 함께 소음 진동을 최소화했고 우수한 성능의 제동장치를 갖췄다.
국내에서 서울 롯데월드타워와 인천 송도 동북아무역센터(305m), 서울 국제금융센터(283m) 내 승강기를 설치한 오티스는 초고층용 승강기 ‘스카이라이즈(SkyRise)’로 입찰에 참여한다.
오티스는 세계 최고층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829m)의 초고층용 승강기를 수주한 기술력을 갖고 있어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을 듣는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젠투(Gen2)’가 있다.
오티스는 젠투 엘리베이터 시리즈로 업계 최초로 ‘이노스타(INNOSTAR)’ 인증을 받아 엘리베이터 부문에서는 4년 연속(2015~2018년)으로 1위를 달성했다. 국내에서는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한 ‘젠투라이프’라는 모델로 출시됐다.
이 모델군의 핵심은 강철 로프 대신 오티스가 자체 개발한 ‘플랫 벨트’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오티스 관계자는 “플랫 벨트는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해 우수한 승차감을 제공한다”며 “교체에 따른 유지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젠투 엘리베이터는 지진 등 재난 시에도 안전하다. 드럼 형태로 특수하게 제작된 권상 도르레로 건물이 흔들릴 때도 견인 장치인 벨트가 점점 중간으로 모여 엘리베이터 본체의 흔들림을 최소화한다.
티센크루프는 2017년 영등포구 여의동 파크원 빌딩의 초고속 승강기 82대를 수주했다. 티센크루프는 자사의 특허 제품인 트윈(TWIN) 엘리베이터 56대와 분속 600m의 초고속 엘리베이터 등 승강기 82대를 파크원 빌딩에 공급, 설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트윈 엘리베이터는 하나의 승강로에 두 대의 승강기가 독립적으로 운행하는 제품이다. 일반 승강기에 비해 수송 효율이 40% 높고 승강로 면적을 25% 절약할 수 있다.
◆글로벌 엘리베이터사가 韓 주목하는 이유
하지만 경쟁자는 이들 셋 뿐만이 아니다. 현대엘리베이터·티센크루프·오티스가 지배하던 한국 엘리베이터 시장에서 최근 몇 년 간 글로벌 엘리베이터 기업들이 보폭을 넓혀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히타치제작소는 2017년 말 한국 시장에 재진출을 선언했고 그해 12월 한국법인인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이하 히타치)를 설립했다. 히타치는 1984년 한국 고층 빌딩의 상징인 여의도 63스퀘어에 승강기를 설치한 경험도 갖고 있다. 또 히타치 측은 한국 법인 설립과 함께 현대차 GBC 수주전에도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세계 5대 엘리베이터 업체 중 하나인 일본의 미쓰비시엘리베이터는 지난해 3월부터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엘리베이터 신공장과 연구센터를 가동 중이다. 이 시설은 미쓰비시전기가 한국에 투자한 실적 중 최대 규모이자 해외 법인에 건립한 첫 엘리베이터 연구·개발 시설이다.
엘리베이터 업체들이 한국 시장을 노리는 것은 한국이 글로벌 엘리베이터 시장에서 급성장하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히타치는 2017년 한국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면서 “한국은 중국과 인도에 이어 승강기 수요가 전 세계에서 셋째로 많은 시장”이라며 한국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파트와 고층 건물의 건설로 급격히 성장했던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은 지난해 초 건설·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으며 잠시 침체를 겪는 듯했다. 하지만 GBC의 승강기 입찰에 연내로 확실시되면서 엘리베이터 기업들엔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초고층 엘리베이터 수주전의 승리는 외국계 기업들의 몫이었다. 국내에 현존하는 초고층 빌딩 롯데월드타워의 승강기는 오티스가 설치했다.
롯데월드타워에 설치된 오티스의 전망용 더블데크 엘리베이터는 초속 10m(분속 600m)의 속도로 한 번에 최대 54명을 태울 수 있고 지하 2층에서 지상 121층까지 1분 이내에 도착한다. 오티스의 롯데월드타워 프로젝트는 세계적 엘리베이터 전문 매거진인 ‘엘리베이터 월드’가 주관한 ‘2018 올해의 프로젝트’에서 엘리베이터 신규 설치 부문 1위를 수상하기도 했다.
초고층 엘리베이터 수주전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과거 수주 실적이 매우 중요하다.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를 시공한 오티스, 중국 상하이타워의 미쓰비시, 원트레이드센터의 티센크루프 등 외국계 엘리베이터사들은 굵직굵직한 수주 실적을 갖고 있어 한 발 더 앞서 있다.
여기에 GBC와 같은 초고층 건물에는 100개 이상의 초고속·고속·중저속 등 다양한 승강기 제품군의 입찰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각 사들은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력도 빼놓을 수 없다. 롯데월드타워의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오티스는 초고층용 프로젝트 솔루션으로 ‘셀프 클라이밍 스카이빌드’를 출시했다. 스카이빌드 엘리베이터는 특수한 유압 피스톤 시스템을 적용해 건물 높이가 한 층씩 올라갈 때마다 엘리베이터가 함께 올라간다.
따라서 작업자들은 건축 중에도 건물 최고층까지 손쉽게 접근할 수 있어 작업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여기에 시공 후에는 승객 수송용 스카이라이즈 엘리베이터로 전환이 가능해 전체적으로 프로젝트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한다.
◆IoT·챗봇으로 진화하는 승강기 사후관리
승객을 수송하는 승강기에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안전이다. 특히 500m가 넘는 초고층 빌딩에서 승강기의 사후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최근 승강기 기업들은 유지 보수에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 등 신기술을 접목하는 ‘서비스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투자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가장 빠르게 움직인 것은 독일의 티센크루프다. 티센크루프는 2014년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를 활용해 엘리베이터의 보수·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했다. 애저의 머신 러닝 서비스를 통해 엘리베이터의 운영 상황을 시시각각으로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다.
오티스는 2016년 전 세계 3만1000여 명의 서비스 엔지니어들에게 스마트폰과 자체 개발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을 배포했다. 엔지니어는 현장에 출동하기 전 스마트폰 앱을 통해 승강기 상태 정보와 점검에 필요한 도구와 진단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고객도 진단 정보와 승강기 점검 진행 일정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수집된 빅데이터는 클라우드를 통해 글로벌 서비스 시스템으로 통합된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1월 신규 서비스 브랜드 ‘시그니처 서비스’를 론칭하고 IoT 기반의 서비스 플랫폼 ‘오티스원’을 비롯한 최첨단 유지·관리 솔루션을 선보였다.
오티스원은 IoT와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지능형 서비스 플랫폼으로 시그니처 서비스의 가치를 담아 고객에게 선보인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6월부터 인공지능(AI) 챗봇 기능을 적용해 대응 시간을 최소화한 유지·관리 서비스를 개시했다. 고객이 전용 앱으로 승강기 관련 문의나 신고를 하면 챗봇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으로 답변한다. 고장 접수, 수리 기사 배치, 실시간 기사 도착 안내, 처리 결과 안내, 고객 확인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mjlee@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1호(2019.02.11 ~ 2019.02.17) 기사입니다.]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올해 본격화될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 사업으로 관련 업계가 들썩인다. 건설에 필요한 자재 공급부터 내부 시설 확충까지 관련 산업들도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성동에 들어설 GBC는 총 105층으로 그 높이만 569m다. 준공이 끝나면 현존하는 국내 최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555m)를 뛰어넘고 최고층 빌딩의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 최고층 빌딩을 오르내리기 위해선 성능 좋은 승강기가 필요하다.
하늘과 맞닿을 ‘마천루’에 설치될 100여 개의 승강기 입찰을 따내는 기업은 어디가 될지 엘리베이터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100개 승강기 입찰 예상…‘진검승부’
GBC 입찰에 참여할 승강기 기업으로는 현대엘리베이터·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이하 티센크루프)·오티스엘리베이터(이하 오티스)가 꼽힌다. 이들 3사의 국내 승강기 시장(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무빙워크 등) 점유율은 80%에 육박한다.
특히 현대엘리베이터의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의 점유율은 약 45%로, 2007년부터 줄곧 1위 자리를 지켜 왔다.
3사 중 유일한 국내 기업인 현대엘리베이터에 GBC 입찰은 놓칠 수 없는 기회다. 하지만 현대엘리베이터는 초고층 엘리베이터 시장에서 티센크루프나 오티스에 비해 수주 실적이 많지 않다는 약점이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 시장점유율은 높지만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낮다. 2016년 해외 매출 비율을 2020년까지 38%로 확대하겠다는 ‘비전 2020’을 선포한 현대엘리베이터로서는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초고층 건물의 실적 수주를 올리는 게 중요하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에서 부산국제금융센터, LG유플러스 용산 신사옥, 파크하얏트 부산, 송도G타워 등의 엘리베이터를 시공했다. 초고속 엘리베이터로는 ‘디엘’이라는 브랜드를 갖고 있다. 디엘은 초고속 9상 동기전동기와 함께 소음 진동을 최소화했고 우수한 성능의 제동장치를 갖췄다.
국내에서 서울 롯데월드타워와 인천 송도 동북아무역센터(305m), 서울 국제금융센터(283m) 내 승강기를 설치한 오티스는 초고층용 승강기 ‘스카이라이즈(SkyRise)’로 입찰에 참여한다.
오티스는 세계 최고층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829m)의 초고층용 승강기를 수주한 기술력을 갖고 있어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을 듣는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젠투(Gen2)’가 있다.
오티스는 젠투 엘리베이터 시리즈로 업계 최초로 ‘이노스타(INNOSTAR)’ 인증을 받아 엘리베이터 부문에서는 4년 연속(2015~2018년)으로 1위를 달성했다. 국내에서는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한 ‘젠투라이프’라는 모델로 출시됐다.
이 모델군의 핵심은 강철 로프 대신 오티스가 자체 개발한 ‘플랫 벨트’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오티스 관계자는 “플랫 벨트는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해 우수한 승차감을 제공한다”며 “교체에 따른 유지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젠투 엘리베이터는 지진 등 재난 시에도 안전하다. 드럼 형태로 특수하게 제작된 권상 도르레로 건물이 흔들릴 때도 견인 장치인 벨트가 점점 중간으로 모여 엘리베이터 본체의 흔들림을 최소화한다.
티센크루프는 2017년 영등포구 여의동 파크원 빌딩의 초고속 승강기 82대를 수주했다. 티센크루프는 자사의 특허 제품인 트윈(TWIN) 엘리베이터 56대와 분속 600m의 초고속 엘리베이터 등 승강기 82대를 파크원 빌딩에 공급, 설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트윈 엘리베이터는 하나의 승강로에 두 대의 승강기가 독립적으로 운행하는 제품이다. 일반 승강기에 비해 수송 효율이 40% 높고 승강로 면적을 25% 절약할 수 있다.
◆글로벌 엘리베이터사가 韓 주목하는 이유
하지만 경쟁자는 이들 셋 뿐만이 아니다. 현대엘리베이터·티센크루프·오티스가 지배하던 한국 엘리베이터 시장에서 최근 몇 년 간 글로벌 엘리베이터 기업들이 보폭을 넓혀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히타치제작소는 2017년 말 한국 시장에 재진출을 선언했고 그해 12월 한국법인인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이하 히타치)를 설립했다. 히타치는 1984년 한국 고층 빌딩의 상징인 여의도 63스퀘어에 승강기를 설치한 경험도 갖고 있다. 또 히타치 측은 한국 법인 설립과 함께 현대차 GBC 수주전에도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세계 5대 엘리베이터 업체 중 하나인 일본의 미쓰비시엘리베이터는 지난해 3월부터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엘리베이터 신공장과 연구센터를 가동 중이다. 이 시설은 미쓰비시전기가 한국에 투자한 실적 중 최대 규모이자 해외 법인에 건립한 첫 엘리베이터 연구·개발 시설이다.
엘리베이터 업체들이 한국 시장을 노리는 것은 한국이 글로벌 엘리베이터 시장에서 급성장하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히타치는 2017년 한국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면서 “한국은 중국과 인도에 이어 승강기 수요가 전 세계에서 셋째로 많은 시장”이라며 한국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파트와 고층 건물의 건설로 급격히 성장했던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은 지난해 초 건설·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으며 잠시 침체를 겪는 듯했다. 하지만 GBC의 승강기 입찰에 연내로 확실시되면서 엘리베이터 기업들엔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초고층 엘리베이터 수주전의 승리는 외국계 기업들의 몫이었다. 국내에 현존하는 초고층 빌딩 롯데월드타워의 승강기는 오티스가 설치했다.
롯데월드타워에 설치된 오티스의 전망용 더블데크 엘리베이터는 초속 10m(분속 600m)의 속도로 한 번에 최대 54명을 태울 수 있고 지하 2층에서 지상 121층까지 1분 이내에 도착한다. 오티스의 롯데월드타워 프로젝트는 세계적 엘리베이터 전문 매거진인 ‘엘리베이터 월드’가 주관한 ‘2018 올해의 프로젝트’에서 엘리베이터 신규 설치 부문 1위를 수상하기도 했다.
초고층 엘리베이터 수주전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과거 수주 실적이 매우 중요하다.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를 시공한 오티스, 중국 상하이타워의 미쓰비시, 원트레이드센터의 티센크루프 등 외국계 엘리베이터사들은 굵직굵직한 수주 실적을 갖고 있어 한 발 더 앞서 있다.
여기에 GBC와 같은 초고층 건물에는 100개 이상의 초고속·고속·중저속 등 다양한 승강기 제품군의 입찰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각 사들은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력도 빼놓을 수 없다. 롯데월드타워의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오티스는 초고층용 프로젝트 솔루션으로 ‘셀프 클라이밍 스카이빌드’를 출시했다. 스카이빌드 엘리베이터는 특수한 유압 피스톤 시스템을 적용해 건물 높이가 한 층씩 올라갈 때마다 엘리베이터가 함께 올라간다.
따라서 작업자들은 건축 중에도 건물 최고층까지 손쉽게 접근할 수 있어 작업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여기에 시공 후에는 승객 수송용 스카이라이즈 엘리베이터로 전환이 가능해 전체적으로 프로젝트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한다.
◆IoT·챗봇으로 진화하는 승강기 사후관리
승객을 수송하는 승강기에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안전이다. 특히 500m가 넘는 초고층 빌딩에서 승강기의 사후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최근 승강기 기업들은 유지 보수에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 등 신기술을 접목하는 ‘서비스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투자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가장 빠르게 움직인 것은 독일의 티센크루프다. 티센크루프는 2014년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를 활용해 엘리베이터의 보수·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했다. 애저의 머신 러닝 서비스를 통해 엘리베이터의 운영 상황을 시시각각으로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다.
오티스는 2016년 전 세계 3만1000여 명의 서비스 엔지니어들에게 스마트폰과 자체 개발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을 배포했다. 엔지니어는 현장에 출동하기 전 스마트폰 앱을 통해 승강기 상태 정보와 점검에 필요한 도구와 진단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고객도 진단 정보와 승강기 점검 진행 일정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수집된 빅데이터는 클라우드를 통해 글로벌 서비스 시스템으로 통합된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1월 신규 서비스 브랜드 ‘시그니처 서비스’를 론칭하고 IoT 기반의 서비스 플랫폼 ‘오티스원’을 비롯한 최첨단 유지·관리 솔루션을 선보였다.
오티스원은 IoT와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지능형 서비스 플랫폼으로 시그니처 서비스의 가치를 담아 고객에게 선보인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6월부터 인공지능(AI) 챗봇 기능을 적용해 대응 시간을 최소화한 유지·관리 서비스를 개시했다. 고객이 전용 앱으로 승강기 관련 문의나 신고를 하면 챗봇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으로 답변한다. 고장 접수, 수리 기사 배치, 실시간 기사 도착 안내, 처리 결과 안내, 고객 확인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mjlee@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1호(2019.02.11 ~ 2019.02.1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