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익의 경제돋보기]어딘가 불안한 연초의 주가 상승세

[경제 돋보기]




[김영익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올 들어 세계 주요국의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의 주가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주가 상승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경기가 회복돼야 한다. 그런데 아직은 그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따르면 올 들어 2월 13일까지 세계 주가지수는 8.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도 각각 7.9%와 9.5%씩 올라 세계 평균과 유사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가는 이론적으로 배당금이나 기업 수익이 증가하면 상승한다. 또 금리가 떨어지면 주가가 오른다. 우선 한국의 배당성향은 25% 안팎으로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당분간 크게 개선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올해 주가 상승에 가장 크게 기여한 부분은 금리다.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2019년 2~3차례 올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올해 1월 FOMC에서 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갖겠다고 표현할 정도로 경제 상황이 많이 변했다.

이를 반영해 지난해 11월 말 3%를 웃돌았던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올 들어서는 2.7% 정도에서 안정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는데도 시장금리를 대표하는 국고채 3년 수익률은 1.98%에서 최근 1.8% 안팎까지 떨어졌다.

금리 하락과 함께 달러 가치 하락(원화 가치 상승) 기대가 외국인 순매수 증대로 이어져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앞으로 주가가 더 오르기 위해서는 경기가 회복되고 기업 수익이 늘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발표되는 각종 실물 경제지표를 보면 그런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통계지만 현재의 경기 상태를 나타내는 통계청의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12월까지 감소 폭이 확대되고 있다. 과거 경기 저점에 1~5개월 앞섰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2017년 8월부터 하락세를 이어 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을 주도했던 수출이 12월부터 2개월 연속 감소(올해 1월 전년 동월 대비 -5.8%)했다.

국가별 수출을 보면 한국의 수출에서 27%를 차지하고 대중 수출이 1월 19.1% 줄었다. 또 품목별 비율에서 21%인 반도체 수출도 23.3%나 감소했다. 코스피와 상관계수가 0.88로 매우 높은 하루 평균 수출이 19억3000만 달러로 2017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 심리는 앞의 실물경제 통계보다 더 나쁘게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81.1로 2009년 3월(76.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009년 초는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 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시점이었다. 조사 대상 기업 수가 훨씬 더 많은 한국은행의 BSI도 제조업 중심으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주가는 거의 모든 경제 변수에 선행하기 때문에 최근의 주가 상승이 경기 회복의 신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얼마 전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세계경제에 ‘4대 먹구름(무역 전쟁, 금융 긴축, 브렉시트, 중국 경기 둔화)’이 끼어 있고 작은 충격에도 ‘경제적 폭풍’이 몰려올 수 있다고 경고한 것처럼 한국의 수출을 좌우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은 좋지 않다.
주가 상승 원인을 재점검하고 차분하게 대응할 시기인 것 같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2호(2019.02.18 ~ 2019.02.2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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