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규 행장, 블록체인 기반 ‘GLN’ 본격 가동

[커버스토리=2019 은행 모바일 뱅킹 앱 평가]
-은행별 디지털 전략 : KEB하나은행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데이터 기반의 정보 회사로 탈바꿈시키겠다.”

3월 21일 취임한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향후 성장 전략을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했다. 취임식을 앞두고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도 지 행장은 연신 ‘디지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데이터 기반의 정보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내년까지 1200명의 디지털 전문 인력을 육성해 은행 전반에 디지털 유전자를 전파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지 행장이 취임과 함께 ‘디지털’을 강조한 것은 최근 시중은행에 불고 있는 디지털화 바람에서 선두에 서겠다는 각오이기도 하다.

지 행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누구의 도움이나 사용 설명서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직관적 인터페이스를 만들겠다”며 “모바일을 상품·서비스의 핵심 채널로 만들고 ‘모바일은 KEB하나가 최고’라는 사용자 경험을 만들 것”이라는 각오를 내비쳤다.

KEB하나은행(이하 하나은행)의 디지털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조직, 비즈니스 모델, 손님 경험의 디지털화다.

하나은행은 조직 내 디지털 전환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디지털전략협의회’를 중심으로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애자일’한 조직 문화를 심기 위해 프로젝트 중심의 셀 조직을 확대해 도입했다.

디지털 인재 풀 공모와 인재 육성 프로그램 제도를 통해 디지털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 콜센터에는 인공지능(AI) 상담 지원 챗봇을 도입해 고객들에게 신속한 대응을 펼치고 있다. 본사뿐만 아니라 각 영업점에서는 KEB하나 스마트 창구 설치와 ‘서류 없는 회의’ 문화를 정착시키는 등 전방위적인 디지털화를 진행하고 있다.

◆4년간 준비한 GLN, 올해부터 5개국 서비스

특히 올해는 하나은행이 ‘GLN(Global Loyalty Network)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해다. GLN은 전 세계 은행과 결제 사업자, 유통업자가 제휴해 자유롭게 자금 결제와 송금이 가능한 글로벌 금융 플랫폼이다.

금융 소비자들은 GLN을 통해 해외 어디서든 디지털 자산을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4년간 준비한 핵심 사업인 글로벌 플랫폼 비즈니스 GLN이 올해부터 본격화돼 대만을 시작으로 해외 5개국에서 지급·결제와 쿠폰몰 등의 형태로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흩어져 있는 포인트를 모아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GLN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된다. 하나은행은 향후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 자산의 실시간 지급과 결제 기능을 더해 글로벌 필수 생활 금융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고객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나은행은 고객의 모든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해 그룹 차원의 빅데이터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지원 체계를 마련한다. 또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의 스마트 오피스 등 디지털 인프라를 강화해 2020년까지 ‘손님 중심 데이터 기반의 정보 회사’라는 비전을 향해 나아갈 계획이다.

하나은행의 디지털 전략에서 고객과 최접점에 맞닿아 있는 플랫폼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하나원큐’와 ‘하나멤버스’다. 하나은행은 두 개의 플랫폼에 인공지능 하이(HAI) 뱅킹을 탑재하고 영업점과 콜센터용 챗봇을 도입한다. 이를 통해 모든 디지털 채널을 지능화하고 비대면 채널의 경험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인터넷은행 컨소시엄에도 참여

하나은행은 다우키움그룹·SK텔레콤·11번가·롯데멤버스 등 30여 개 기업들과 함께 제3 인터넷 전문은행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2월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선제 대응하고 혁신의 주체가 되려면 AI와 빅데이터 등 ‘뉴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인터넷 전문은행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신청 준비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3월 27일 최종 컨소시엄 구성을 마치고 금융위원회에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예비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컨소시엄 참여 회사의 온·오프라인 역량을 기반으로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혁신적인 모바일 연계 모델을 구축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증권과 은행이 연계한 하이브리드 모델,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한 신용 평가 기법과 AI 기반의 종합 자산 관리 솔루션, 결제 정보와 주주사 고객 정보 등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손님의 편의성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금리 개인 대출과 저신용자 대출 관련 상품 라인업도 제공한다. 하나금융 계열사의 다양한 고객 맞춤형 상품을 교차 판매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 성낙중 KEB하나은행 디지털마케팅부 팀장

“영업점마다 맞춤 모바일 페이지 개설 예정…‘불편제거위원회’도 운영”



2016년 출시된 KEB하나은행(이하 하나은행)의 모바일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하나원큐’는 지난해 12월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복잡한 절차 대신 6자리 비밀번호나 패턴만으로 쉽게 로그인할 수 있다.

또 ‘빠른 이체’ 서비스를 도입해 최대 300만원까지는 공인인증서나 보안 매체 없이 이체할 수 있다. 3월 중순부터는 기존의 ‘1Q뱅크’였던 명칭을 ‘하나원큐’로 교체했다.

‘하나원큐’의 운영 업무를 맡고 있는 하나은행 디지털마케팅부 성낙중 팀장은 “성공적인 온·오프라인 연계를 위해 영업점마다 맞춤 모바일 페이지를 개설해 영업점과 손님의 결속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원큐’의 개발 과정에서 초점을 맞춘 것은 무엇인가.

“여러 스마트폰의 기종과 운영체제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최적화를 진행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한 테스트를 꾸준히 진행했다.

은행 업무는 대규모의 자금이 오가기 때문에 중간에 끊김이 있어선 안 된다. 이에 초점을 두고 사용자 디자인(UX·UI)을 설계했다.

사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아무리 편리한 앱이라고 하더라도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따라서 시시각각으로 앱의 안전성을 확인하고 최초 의도했던 부분들이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하나원큐’만이 가진 장점은 무엇인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융합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기존 은행들은 오프라인에서 전국적인 영업망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활용하는 것이다.

하나원큐는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통해 손님들의 편의를 도모했다. 또 하나은행이 전통적으로 외환에서 타행 대비 강점을 갖고 있는데 이러한 서비스들을 모바일에 특화한 후 운영하고 있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손님불편제거위원회’를 통해 접수된 모바일 앱에 대한 불편한 사항들을 듣고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콜센터·영업점 직원들을 통해 접수된 손님들의 지적 사항을 듣고 지속적으로 사용자 환경(UI)과 사용자 경험(UX) 개편 작업에 나서고 있다.”

▶‘디지털 소외층’을 위해선 어떤 대책을 마련했나.

“글자 크기를 크게 볼 수 있는 ‘큰글씨뱅킹’과 자주 쓰는 메뉴를 전면에 배치해 편의성을 높였다. 디지털 소외층을 위한 해결 전략은 단기전이 아닌 지속적인 프로젝트로 시행될 예정이다.
최종 목표는 ‘사용 설명서가 필요 없는 앱’을 만드는 것이다. 전면에 배치되는 메뉴를 손님이 개개인별로 자주 쓰는 메뉴로 구성되게 만들 것이다. 완성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각자 손님별로 우선순위를 두는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디지털 소외층을 위해선 오프라인 영업점과의 연계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체나 조회가 모바일에서 가능하다면 자산 관리는 여전히 영업점의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향후 ‘하나원큐’는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는지.

“빅데이터를 통해 손님의 요구를 사전에 파악하고 개인별로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하나은행뿐만 아니라 은행권의 전체적인 화두다. 우리도 이를 별도의 프로젝트 형태로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손님을 연령대와 지역별로 분석함으로써 각자에게 맞는 금융 상품을 안내하는 것이다. 동시에 개인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는 앞서 언급한 디지털 소외층에게도 좀 더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전략이 될 것이다.

또 하나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가미하는 것이다. 모바일 앱에서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포인트를 적립해 혜택을 준다든가 일정한 저축 금액을 달성했을 때 화면에서 축포를 터뜨리는 것이다. 작지만 기쁨을 주는 서비스를 통해 은행 앱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고취할 계획이다.”

mjlee@hankyung.com

[커버스토리=2019 은행 모바일 뱅킹 앱 평가 인덱스]
-①금융소비자 900명 설문, 2019 은행 모바일 뱅킹 앱 평가
-모바일 뱅킹 평가 1위 기업은행 ‘i-ONE뱅크’
-②은행별 디지털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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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8호(2019.04.01 ~ 2019.04.07)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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