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주 발굴 위해 주지스님 앞에서도 프레젠테이션

[커버스토리 : 기적을 만드는 최강 영업팀 36] 제일기획 비즈니스16팀



#배우 김영철 씨가 버거킹에 들어가 “사딸라(4달러)”를 외친다. 직원이 당황하며 햄버거 가격을 설명하려고 하지만 단호하게 “사딸라”를 밀어붙인다. 결국 4900원에 협상하고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는다.

버거킹 사딸라 광고를 기획한 주인공은 제일기획 비즈니스 16팀이다. 비즈니스 16팀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김두한식 협상법’으로 불리는 드라마 ‘야인시대’의 한 장면을 TV CF로 불러들였다. 이 광고는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를 움직이며 유튜브 조회 수 560만을 돌파했다.

버거킹 외에도 최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광고들은 비즈니스 16팀의 손을 거쳤다. 유인나 씨의 중독성 있는 춤이 인기를 끌며 유튜브 조회 수 1000만 건을 돌파한 삼성증권의 ‘영원히 0원’도 비즈니스16팀의 작품이다.

이 팀은 브랜드에 맞는 광고를 기획한다. 이후 제일기획 내부 제작팀 등 다른팀과 협업해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광고를 수주한다.

“광고주가 말하고 싶은 메시지와 소비자 입장에서 듣고 싶은 메시지는 서로 다를 때가 많아요. 비즈니스 16팀은 기업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소비자가 듣고 싶은 얘기로 치환하는 역할을 합니다.”

◆광고주 있다면 사찰도 달려가


광고의 패러다임이 TV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면서 소비자를 사로잡는 시간도 더 짧아졌다. 5초 안에 보고 싶은 광고가 되기 위해선 유머와 재치가 필수다.

하지만 광고주인 기업에 유머 코드의 광고를 제안하고 설득하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많은 기업들이 자사 브랜드를 가볍게 표현하기보다 고급스럽고 진중하게 보이길 원해요. 브랜드 이미지가 자칫 우스꽝스러워질까봐 보수적인 시각을 고수하죠.”

최근에는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일방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보다 재미있게 소통할 수 있는 바이럴 콘텐츠를 많이 찾는다. 비즈니스 16팀은 이 같은 트렌드에 발맞춰 버거킹·삼성증권·삼성화재 등 다양한 광고주들과 재미있는 콘셉트의 광고를 만들었고 연이어 히트를 쳤다.

이처럼 비즈니스16팀은 광고주와 소비자, 내부 제작팀의 접점에 있다. 그러다 보니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친화력은 필수다.

“어떤 사람들과 만나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3분 안에 기존에 알던 사람처럼 익숙해지고 친해질 수 있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에요.”

이들은 스스로를 ‘카멜레온’이라고 정의한다. 언제든지 광고주와 시대에 맞춰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16팀은 새로운 광고주를 발굴하기 위해서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제일기획 사상 처음으로 불교계의 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광고주가 꼭 기업이 아니더라도 되잖아요. 종교계를 타깃으로 잡고 서울에 있는 유명 사찰에 전화해 한 달 뒤 아이디어를 들고 갈 테니 만나달라고 했어요.”

프로젝트의 큰 주제는 불교 대중화였다. 한 달간 팀원들과 함께 열심히 준비해 주지스님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비즈니스 16팀을 이끌고 있는 이재환 그룹장은 “아이디어가 현실화되진 못했지만 비즈니스 16팀은 여전히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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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25호(2019.05.20 ~ 2019.05.2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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