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오마카세 열풍 주역…매장마다 인테리어·메뉴 차별화”

[스페셜리포트 : 외식업계 다크호스 4인방 : 홍성철 오픈 대표]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올해 예상되는 연매출은 약 350억원 정도입니다.” 외식업계의 신흥 강자로 떠오른 홍성철(35) 오픈 대표는 올해 실적 전망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레드오션’이라고 불리는 외식업에 2015년 뛰어들어 불과 4년 만에 이뤄낸 성과여서 더욱 놀랍다.



외식업계에서 급성장한 오픈의 주력 브랜드는 ‘도쿄등심’이다. 최근 거세게 불고 있는 ‘한우 오마카세’ 열풍을 불러일으킨 주인공이다. 2015년 서울 잠실점을 시작으로 빠르게 매장을 확대하며 현재 서울과 경기 등 주요 상권에서 총 7개 매장이 영업 중이다.



이 밖에 이자카야 ‘갓포 서울’, 한우 고깃집 ‘대가원’, 프리미엄 정육점 ‘쉐프의 정육점’ 등을 잇달아 론칭하며 무서운 속도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기업도 고전하는 외식 시장에서 오픈이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강남구 테헤란로 오픈 본사에서 6월 4일 만난 홍 대표는 성공 뒤에 숨겨진 비결들을 꺼내놓았다.



◆실패 사례에 주목하며 반대 전략을 펼치다



“하나부터 열까지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시도하는 ‘차별화’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전개한 것이 오픈을 지금의 위치까지 키워낼 수 있었던 주된 요인이라고 생각해요.” 홍 대표의 말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이지만 홍 대표는 오랜 기간 직접 외식업계의 사정을 들여다본 경험이 있어 보다 구체적으로 차별화 전략을 도출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원래 평범한 직장인이었어요. 소셜 커머스와 정보기술(IT)업계에서 영업과 신사업 등을 담당하는 직원으로 8년간 회사 생활을 했었죠. 특히 과거 맛집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했던 소셜 커머스 업체에 있으면서 여러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어요. 자연스럽게 외식업계의 동향이나 트렌드를 잘 알게 됐습니다.”



그렇게 그는 전에 없던 새로운 아이템으로 승부를 보면 충분히 외식업계에서 성공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마음속에 품었다. 그리고 고민 끝에 당시 서서히 붐이 일기 시작했던 한우 오마카세를 주 메뉴로 들고 창업 전선에 뛰어들기로 마음먹는다.



한우만으로는 메뉴를 차별화하는데 부족하다는 생각에 전복과 생연어를 사용한 퓨전 일식과 일본식 샤부샤부인 스키야키 등 일반적인 한우 고깃집에서 맛볼 수 없는 음식들도 메뉴에 포함했다. 매장 구성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활성화되는 것을 바라보며 단순히 맛으로만 승부해서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매장 인테리어·벽지·식기·플레이트 역시 기존에 어떤 식당에서도 보지 못한 것을 하자고 마음먹었고 실행에 옮겼죠.”



전략은 맞아떨어졌다.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그리고 예쁜 접시에 플레이팅한 한우와 퓨전 일식 메뉴를 선보인 도쿄등심은 빠르게 잠실을 대표하는 ‘맛집’이자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진짜 고민은 이후부터 시작됐다. 도쿄등심 1호점의 성공으로 추가 매장 오픈을 준비하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홍 대표는 추후 문을 열게 될 매장의 구성을 놓고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된다. 그는 왜 인기를 끌던 여러 프랜차이즈 음식점들이 빠르게 무너지며 사라졌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간 외식 업체들이 매장을 확장하는 것을 보면 똑같은 것이 많아진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매장이 늘어나는 만큼 희소성이 떨어지고 소비자들은 금방 질려 외면하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이죠. 결국 그런 회사는 현재 망하거나 간간히 명맥만 유지하고 있어요. 그래서 도쿄등심의 추가 매장을 열 때 고민이 많았어요. 결국 브랜드 가치를 이어 가기 위해 도쿄등심이라는 브랜드는 유지하되 모든 매장의 인테리어와 메뉴를 전부 다르게 출점하기로 결론 내렸죠.”



◆인재 채용 통한 지속 성장 도모



실제로 현재 운영 중인 도쿄등심 7개 매장은 메뉴부터 분위기까지 서로 다른 음식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매장별 특성을 반영해 상호명도 도쿄등심 블루, 도쿄등심 헤리티지 등으로 다르게 지었다. 홍 대표는 “소비자 특성을 반영한 출점 전략이 없었다면 오픈도 지금과 같이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 그가 내세우는 성공 비결은 고집스럽게 이어 가고 있는 ‘직영점 출점 전략’이다. 현재 오픈이 운영하는 브랜드의 모든 매장은 직영점 형태이며 향후에도 가맹점을 유치할 계획이 없다. 이유는 이렇다.



“각종 외식업 지표가 창업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얘기하는 데도 왜 프랜차이즈가 많아지고 여기에 가맹점주들이 몰릴까요. 원인은 간단해요. 외식업을 만만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외식업을 이해하고 공부하고 뛰어드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생각해요. 프랜차이즈 본사도 문제죠. 책임지지 못할 점주들을 모집해 공사비를 받고 식재료 값을 높게 책정해요. 이 때문에 프랜차이즈의 사업 모델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픈은 계속해 직영 형태로만 매장을 낼 예정입니다.”







홍 대표는 급변하는 외식 시장에서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동종업계 최고 대우를 전면에 내세우며 ‘인재 모시기’에 한창이다.



“현재 150명까지 직원을 채용했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직급에 관계없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정착 중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오픈의 150명 직원들이 모두 속한 메신저 방이 있어요. 맛있는 것을 맛보면 찍어 올리는 등 서로 외식업계의 트렌드를 공유하고 때로는 이런 메뉴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도 합니다. 최근 론칭한 매장이나 거기에 담긴 모든 메뉴들이 그렇게 만들어졌죠. 직급에 관계없이 누구나 의견을 내놓고 또 이를 실제로 사업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도쿄등심의 뒤를 이을 새로운 브랜드도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선보이기로 했다.



“오는 9월 광화문에 암소를 쓰는 생등심 전문점인 ‘암소서울’을 오픈합니다. 도쿄등심의 뒤를 이을 주력 브랜드예요. 계속 도쿄등심으로 출점하려고 했는데 ‘도쿄’라는 지역명이 거슬린다는 얘기들이 내부에서 종종 나오더라고요. 이를 반영해 7호점을 끝으로 도쿄등심은 더 이상 매장을 늘리지 않기로 했어요. 향후 암소서울 브랜드로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에도 도전할 것입니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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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28호(2019.06.10 ~ 2019.06.1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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