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성장’ 기대되는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라

[화제의리포트]
- 삼성전자와 정부 대규모 투자…동운아나텍·칩스앤미디어·에이디테크놀로지 ‘주목’



(사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4월 30일 열린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웨이퍼칩에 서명하고 있다/한국경제신문


[정리 = 한경비즈니스 이홍표 기자]


섬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를 목표로 133조원 규모의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정부 역시 ‘메모리 반도체 강국에서 종합 반도체 강국으로의 도약’을 기치로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 대한 성장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정부가 비메로리 반도체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이유는 반도체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했고 초미세 공정 경쟁이 경제성 측면에서 한계에 도달했다. 5G·사물인터넷(IoT)·자율주행차 등으로 반도체의 수요처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메모리 반도체 하나만으로는 성장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정 수요를 위한 맞춤형 설계와 생산능력이 반도체 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됨에 따라 비메모리 반도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율은 33.7%다. 나머지 66.3%는 비메모리 반도체다. 반도체 업황이 전반적으로 둔화함에 따라 반도체 전체 시장 규모는 올해 소폭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반도체협회에 따르면 2019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전년 대비 30.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비메모리 반도체의 시장 규모는 감소 폭이 매우 작거나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메모리 시장 60.1% 미국 차지



비베모리 반도체 중에서도 시스템 반도체는 미래 유망 산업의 핵심 부품으로 다양한 산업들의 경쟁력에 파급효과가 높다. 시스템 반도체는 IoT·스마트카·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정보기술(IT) 융합 기술이 본격 성장하면서 소프트웨어와 통합된 지능형 반도체로 고도화되고 있다. 새로운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새로운 개념의 시스템 반도체 개발은 후발 주자인 한국 기업들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글로벌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60.1%는 미국이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한국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들도 비메모리 반도체 투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1위 미국은 기초 연구와 기술 보호 등으로 민간 기업을 지원한다.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를 동시에 육성한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1위 기업 TSMC가 있는 대만은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과 파운드리 기업의 유기적 협력을 추진하는 데 주력한다.



파운드리는 현재 대만의 TSMC가 세계시장의 과반을 점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기준 시장점유율 14.2%로 세계 2위까지 올랐지만 아직 TSMC와의 격차가 크다. 중국 기업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SMIC·후아훙그룹 등 중국 파운드리 기업들이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입지를 키우고 있는 추세다.



팹리스는 퀄컴·브로드컴·엔비디아 등의 기업을 앞세운 미국이 압도적 1위다. 한국은 대만과 유럽뿐만 아니라 중국에 비해서도 뒤처진다. 세계 팹리스 기업 순위 50위 중 한국 기업은 실리콘웍스 하나에 불과한 것이 한국 팹리스 산업의 현실이다. 글로벌 팹리스 시장에서는 최근 우수한 인재가 풍부한 중국이 두각을 나태나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국내 주요 팹리스 기업의 실적이 전방산업의 수요 확대로 꾸준히 개선 중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실리콘웍스가 팹리스 대표 기업



유진투자증권은 국내 팹리스 기업 중 세 가지 기준에 따라 추천 종목을 선정했다. 우수한 인력을 기반으로 신제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는 기업, 국내외 주요 고객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한 기업, 전방 시장의 변화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는 기업 등이 그것이다. 그 결과 동운아나텍·칩스앤미디어·에이디테크놀로지를 선정했다.



동운아나텍은 스마트폰용 비메모리 반도체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른 분야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동운아나텍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오토포커스(AF) 드라이버 집적회로(IC)로 이 분야 세계시장 점유율 1위(55%)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물론 중국 스마트폰 제조 업체에도 제품을 공급 중이다. 스마트폰의 멀티 카메라 채택 확대에 따라 실적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손 떨림 보정 기능(OIS) 드라이버 IC도 완성품 업체들에 공급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부품은 미국의 온세미컨덕터가 한국과 중국에 독과점 공급하던 부품이다. 또 삼성전기는 5배속 광학 줌 모듈을 개발해 중국 오포에 공급할 예정이다. OIS 드라이버 IC는 5배 줌 기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진투자증권이 추정하는 동운아나텍의 2분기 실적은 매출액 177억원, 영업이익 2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9.2%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7분기 만에 흑자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업의 2019년 예상 주가수익률(PER)은 9.7배 수준으로 동종업계 평균 PER 16.8배, 국내 기타 기업 대비 저평가돼 거래되고 있다.



칩스앤미디어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비디오 반도체 부문 지식재산(IP) 보유 기업으로 안정적인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매출 비율은 자동차용 45.1%, 산업용 23.4%, 홈 가전 28.8%, 모바일 기기 2.8%다. 지역 비율은 미국 36.4%, 중국 29.3%, 일본 16.5%, 한국 8.3%, 대만 6.4%다. 다양한 사업 영역과 지역에서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칩스앤미디어는 비디오 IP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제품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ISP(Image Signal Processing)도 개발을 완료하고 올해 1분기 2개의 라이선스 계약을 완료했다. 또 동영상 내 이미지 검출 기능(Object Detection) 개발을 완료하고 테스트 중이다.
칩스앤미디어의 2분기 추정 예상 실적은 매출액 37억원, 영업이익 6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4.4%, 영업이익은 121.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주가는 2019년 예상 실적 기준 PER 22.7배 수준으로 동종업계 평균 PER 42.6배 대비 저평가된 상태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시스템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TSMC와 협력 관계(VCA : Value Chain Aggregator)를 맺고 있는 기업이다. TSMC의 VCA는 글로벌 8개사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TSMC의 반도체 생산이 늘어날수록 수혜가 커진다. 2016년 11월 SK하이닉스와 낸드플래시 메모리 컨트롤러 IC 위탁 개발 계약을 했고 올해 초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컨트롤러 IC 제품은 이 회사의 실적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하는 모바일 기기의 메모리 용량 증가로 낸드플래시 메모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TSMC 등 파트너사에 대한 부품 공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엔 PC용 SSD 컨트롤러 IC를 개발해 SK하이닉스에 공급을 시작했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서버용 SSD 컨트롤러도 지난해 말 개발이 완료됐고 올해 말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유진투자증권이 추정하는 2019년 예상 실적은 매출액 1769억원, 영업이익 13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5.5%, 영업이익은 11.5%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예상 PER은 9.4배 수준으로 국내 동종업계 평균 PER 17.2배 대비 저평가돼 있다. hawlling@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1호(2019.07.01 ~ 2019.07.07)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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