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해웅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부사장…“채식주의자 위한 배달 음식도 준비 중”
[한경비즈니스= 이명지 기자]산업의 발달로 수많은 문물이 사라져 왔지만 ‘주방’이 그 대상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정성이 담긴 가정식 못지않게 배달 음식으로도 양질의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불을 붙인 게 한국의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최근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승부가 치열해지며 배달 앱 시장이 더욱 달아올랐다. 신규 플레이어들도 잇달아 진입을 선언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늘 추격자의 전략이 궁금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지금 국내 2·3위 배달 앱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찾았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세일즈본부를 책임지는 박해웅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부사장을 만났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의 자회사입니다. 글로벌 기업이라는 점이 한국 비즈니스 운영에 영향을 주나요.
“한국은 딜리버리히어로가 들어간 50여 개 나라 중에서 매출 상위권에 꼽히는 큰 시장입니다. 기본적으로 딜리버리히어로는 각 지사의 의사결정이나 정책 방향을 현지에 맡겨요. 음식은 지역색이 강하기 때문에 현지 기반의 운영 방침을 최우선시하는 게 딜리버리히어로의 기조이기 때문이죠.
물론 글로벌 기준을 도입했을 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반영해요. 그중에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 특히 ‘친환경’은 장기적 계획을 세워 글로벌 지사들이 다 함께 논의를 진행하죠. 또 푸드테크의 글로벌 기술 표준화로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논의도 계속 이뤄지고 있어요.”
▶국내 점유율 기준 2·3위 배달 앱 요기요와 배달통을 동시에 운영 중입니다.
“두 개의 플랫폼을 운영하게 된 것은 상황적 요인이 더 커요. 딜리버리히어로는 다른 시장에 진입할 때 신규 플레이어를 앞세우기보다 로컬 비즈니스를 인수해 키우는 전략을 택했어요. 한국에 들어올 때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국내 최초의 배달 앱인 ‘배달통’을 인수했죠. 그런데 배달 앱 성장에 관건이 되는 결제 기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생겨 요기요를 론칭했죠. 배달통도 다양한 편의 기술을 적용해 지금과 같은 결제 시스템을 갖췄어요.
요기요와 배달통은 사용자 층에서 다소 차이가 있어요. 배달통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배달 앱이다 보니 중·장년층 남성 소비자 층이 두텁고 요기요는 2030 젊은 층이 선호해요.”
▶배달 앱 시장이 성장하면서 다수의 경쟁자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배달 앱을 어떤 기준으로 선택할까요.
“소비자들은 처음엔 가격적인 혜택에 관심을 갖겠죠. 요기요도 고객에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을지 늘 고민 중입니다. 7월 말부터 선보인 ‘슈퍼클럽’이 이러한 맥락의 서비스예요. 월 9900원을 정기 결제하면 요기요 앱 내의 모든 레스토랑 메뉴를 월 10회, 3000원 자동 할인을 받을 수 있어요. 일회성이 아니라 정기 할인 구독 서비스를 배달 앱 최초로 시행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할인이 전부가 아니에요. 소비자들이 배달 앱에서 중시하는 것은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하는 과정’의 편리함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주문 경험’이라고 부르는데 배달 앱은 소비자의 주문 경험에서 생기는 문제점을 어떻게 개선할지 집중해야 하죠.”
▶그렇다면 요기요는 소비자의 ‘주문 경험’을 어떻게 향상시키나요.
“신규 경쟁자가 진입한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뜻이겠죠. 하지만 음식 주문 중개 플랫폼의 운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요.
딜리버리히어로의 비즈니스는 ‘주문 경험의 개선과 확대’라는 명확한 지향점이 있어요. 소비자가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없게 요기요 안에서 더욱 다양한 주문을 경험하게 하는 것입니다. 지난 7월 ‘편의점 음식’ 카테고리를 신설했는데 이제 요기요 안에서 도시락·즉석식품·과자 등을 손쉽게 주문할 수 있게 됐어요. 카페나 디저트 매장의 입점 확대도 그러한 취지죠.”
▶배달 앱 마케팅에 따라 음식점의 희비가 엇갈린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지향하는 마케팅 전략은 무엇인가요.
“소비자들의 음식 주문 소비 패턴이 달라졌기 때문에 할인 프로모션이 매출에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선 전적으로 동의해요. 하지만 요기요는 파트너들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요기요는 기본적으로 수수료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에 사장님의 매출 성장이 곧 요기요의 성장입니다. 마케팅 전략도 대부분 입점사들의 매출 성장에 포커스를 맞췄어요.
매달 프랜차이즈들과의 협업으로 365일 운영하는 ‘슈퍼레드위크’를 통해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하죠. 최근 화제를 불러 모은 ‘누구나 페스티벌’과 국내 배달 앱 최초의 정기 구독 할인 서비스인 ‘슈퍼클럽’도 시행 중이에요. 할인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면 요기요를 통한 사장님들의 매출 상승에도 보탬이 될 겁니다.”
▶중소 프랜차이즈는 대형 프랜차이즈와 다른 정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주문 수수료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다는 것 때문에 요기요의 진입 장벽이 다른 플랫폼에 비해 낮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인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중소 프랜차이즈들이 좀 더 넓은 고객층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요기요의 장점이죠.
중소 프랜차이즈나 개인 사업자들을 위한 상생 프로그램 ‘알뜰쇼핑’을 소개하고 싶어요. 대형 프랜차이즈와 달리 개별적으로 음식점 운영에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는 사장님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행한 제도입니다. 식자재부터 식기까지 식당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제품을 소매가격보다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요. 알뜰쇼핑에서 판매하는 물품에 대한 할인 비용은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전적으로 부담합니다.”
▶향후 배달 앱 시장의 전망은 어떤가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배달 음식은 앞으로 ‘고급화’와 ‘세분화’로 진화할 거예요.
이에 따라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프리미엄 딜리버리 서비스 ‘셰플리’를 시작했습니다. 셰플리는 유명 셰프와 고급 레스토랑의 음식을 배달해 집에서 편히 맛볼 수 있는 서비스예요.
다음 단계는 세분화입니다. 마케팅 방법 중 하나인 ‘핀셋 전략’을 따라 세분화된 배달 메뉴를 내놓을 겁니다. 최근 대세가 된 ‘편의점 음식’ 카테고리를 만든 것처럼 유기농 푸드나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비건 메뉴 배달도 준비 중입니다.”
mjlee@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9호(2019.08.26 ~ 2019.09.01) 기사입니다.]
[한경비즈니스= 이명지 기자]산업의 발달로 수많은 문물이 사라져 왔지만 ‘주방’이 그 대상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정성이 담긴 가정식 못지않게 배달 음식으로도 양질의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불을 붙인 게 한국의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최근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승부가 치열해지며 배달 앱 시장이 더욱 달아올랐다. 신규 플레이어들도 잇달아 진입을 선언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늘 추격자의 전략이 궁금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지금 국내 2·3위 배달 앱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찾았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세일즈본부를 책임지는 박해웅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부사장을 만났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의 자회사입니다. 글로벌 기업이라는 점이 한국 비즈니스 운영에 영향을 주나요.
“한국은 딜리버리히어로가 들어간 50여 개 나라 중에서 매출 상위권에 꼽히는 큰 시장입니다. 기본적으로 딜리버리히어로는 각 지사의 의사결정이나 정책 방향을 현지에 맡겨요. 음식은 지역색이 강하기 때문에 현지 기반의 운영 방침을 최우선시하는 게 딜리버리히어로의 기조이기 때문이죠.
물론 글로벌 기준을 도입했을 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반영해요. 그중에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 특히 ‘친환경’은 장기적 계획을 세워 글로벌 지사들이 다 함께 논의를 진행하죠. 또 푸드테크의 글로벌 기술 표준화로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논의도 계속 이뤄지고 있어요.”
▶국내 점유율 기준 2·3위 배달 앱 요기요와 배달통을 동시에 운영 중입니다.
“두 개의 플랫폼을 운영하게 된 것은 상황적 요인이 더 커요. 딜리버리히어로는 다른 시장에 진입할 때 신규 플레이어를 앞세우기보다 로컬 비즈니스를 인수해 키우는 전략을 택했어요. 한국에 들어올 때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국내 최초의 배달 앱인 ‘배달통’을 인수했죠. 그런데 배달 앱 성장에 관건이 되는 결제 기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생겨 요기요를 론칭했죠. 배달통도 다양한 편의 기술을 적용해 지금과 같은 결제 시스템을 갖췄어요.
요기요와 배달통은 사용자 층에서 다소 차이가 있어요. 배달통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배달 앱이다 보니 중·장년층 남성 소비자 층이 두텁고 요기요는 2030 젊은 층이 선호해요.”
▶배달 앱 시장이 성장하면서 다수의 경쟁자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배달 앱을 어떤 기준으로 선택할까요.
“소비자들은 처음엔 가격적인 혜택에 관심을 갖겠죠. 요기요도 고객에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을지 늘 고민 중입니다. 7월 말부터 선보인 ‘슈퍼클럽’이 이러한 맥락의 서비스예요. 월 9900원을 정기 결제하면 요기요 앱 내의 모든 레스토랑 메뉴를 월 10회, 3000원 자동 할인을 받을 수 있어요. 일회성이 아니라 정기 할인 구독 서비스를 배달 앱 최초로 시행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할인이 전부가 아니에요. 소비자들이 배달 앱에서 중시하는 것은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하는 과정’의 편리함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주문 경험’이라고 부르는데 배달 앱은 소비자의 주문 경험에서 생기는 문제점을 어떻게 개선할지 집중해야 하죠.”
▶그렇다면 요기요는 소비자의 ‘주문 경험’을 어떻게 향상시키나요.
“신규 경쟁자가 진입한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뜻이겠죠. 하지만 음식 주문 중개 플랫폼의 운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요.
딜리버리히어로의 비즈니스는 ‘주문 경험의 개선과 확대’라는 명확한 지향점이 있어요. 소비자가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없게 요기요 안에서 더욱 다양한 주문을 경험하게 하는 것입니다. 지난 7월 ‘편의점 음식’ 카테고리를 신설했는데 이제 요기요 안에서 도시락·즉석식품·과자 등을 손쉽게 주문할 수 있게 됐어요. 카페나 디저트 매장의 입점 확대도 그러한 취지죠.”
▶배달 앱 마케팅에 따라 음식점의 희비가 엇갈린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지향하는 마케팅 전략은 무엇인가요.
“소비자들의 음식 주문 소비 패턴이 달라졌기 때문에 할인 프로모션이 매출에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선 전적으로 동의해요. 하지만 요기요는 파트너들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요기요는 기본적으로 수수료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에 사장님의 매출 성장이 곧 요기요의 성장입니다. 마케팅 전략도 대부분 입점사들의 매출 성장에 포커스를 맞췄어요.
매달 프랜차이즈들과의 협업으로 365일 운영하는 ‘슈퍼레드위크’를 통해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하죠. 최근 화제를 불러 모은 ‘누구나 페스티벌’과 국내 배달 앱 최초의 정기 구독 할인 서비스인 ‘슈퍼클럽’도 시행 중이에요. 할인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면 요기요를 통한 사장님들의 매출 상승에도 보탬이 될 겁니다.”
▶중소 프랜차이즈는 대형 프랜차이즈와 다른 정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주문 수수료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다는 것 때문에 요기요의 진입 장벽이 다른 플랫폼에 비해 낮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인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중소 프랜차이즈들이 좀 더 넓은 고객층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요기요의 장점이죠.
중소 프랜차이즈나 개인 사업자들을 위한 상생 프로그램 ‘알뜰쇼핑’을 소개하고 싶어요. 대형 프랜차이즈와 달리 개별적으로 음식점 운영에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는 사장님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행한 제도입니다. 식자재부터 식기까지 식당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제품을 소매가격보다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요. 알뜰쇼핑에서 판매하는 물품에 대한 할인 비용은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전적으로 부담합니다.”
▶향후 배달 앱 시장의 전망은 어떤가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배달 음식은 앞으로 ‘고급화’와 ‘세분화’로 진화할 거예요.
이에 따라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프리미엄 딜리버리 서비스 ‘셰플리’를 시작했습니다. 셰플리는 유명 셰프와 고급 레스토랑의 음식을 배달해 집에서 편히 맛볼 수 있는 서비스예요.
다음 단계는 세분화입니다. 마케팅 방법 중 하나인 ‘핀셋 전략’을 따라 세분화된 배달 메뉴를 내놓을 겁니다. 최근 대세가 된 ‘편의점 음식’ 카테고리를 만든 것처럼 유기농 푸드나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비건 메뉴 배달도 준비 중입니다.”
mjlee@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9호(2019.08.26 ~ 2019.09.0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