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부동산, '원픽' 강남에 신길·고덕을 주목하라"

- 한경비즈니스, ‘2020 재테크 트렌드 대전망’ 개최- 주식·연금·부동산 3대 분야 점검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내년 경제성장률이 1~2% 내외에 그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칫 투자에 실패한다면 손해는 더욱 뼈아프게 다가올 것이다. 불황일수록 심도 깊은 재테크 지식이 필요한 이유다.
한경비즈니스는 한국경제신문사빌딩 다산홀에서 12월 16일 ‘2020 재테크 트렌드 대전망’ 강연회를 개최했다. 243명이 참석한 이번 세미나는 주식·연금·부동산 등 재테크 3대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강연자로 참석해 놓치지 말아야 할 재테크 트렌드를 짚어줬다.
◆‘3층 연금’으로 대비하는 초고령화 사회
1부에서는 국내 주식 시장을 대표하는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2020 주식 시장 전망과 글로벌 투자 전략’이라는 주제로 내년 주식 투자 전략에 대해 강연했다.
올해 주식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위기와 내수 불황이 맞물려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주식형 공모펀드 시장의 비율도 1.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윤 센터장은 내년 주식 시장에 대해선 비관과 낙관으로 양분하지 말고 ‘회색 기조’로 바라봐야 한다고 전했다. 여전히 대외 환경은 ‘미·중 무역 분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 위안화의 가치다.
윤 센터장은 “위안화가 강해질수록 한국 주식 시장은 지수상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는 중국 위안화와 연동돼 있는 성향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동시에 중국 채권도 주목해야 한다. 중국 외환관리국이 지난 9월 10일 적격외국기관투자자(QFII)와 위안화 적격외국인투자자(RQFII)의 투자 한도를 폐지함으로써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채권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제고했기 때문이다.
눈여겨봐야 할 종목은 삼성전자·카카오 등이다. LG이노텍은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의 발전으로 전망이 밝고 기아자동차도 이머징 마켓에서 한국 자동차의 점유율이 높아 기대되는 종목이다. 중소형주에서는 고성장 지속과 함께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동국제약을 주목해야 한다.
2부에서는 100세 시대, 꼭 알아야 할 재테크지만 소홀하기 쉬운 ‘노후 연금’에 대해 다뤘다. 현대투자신탁운용 사장과 미래에셋 부회장 등을 역임한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가 ‘1% 금리 시대, 노후 대비 연금 재테크’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강 대표는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으로 구성된 ‘3층 연금’을 강조했다. 만약 ‘3층 연금’이 준비가 안 된다면 주택연금이나 농지연금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은 2017년 기준 고령층의 수입원에서 공적·사적 연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12.5%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이 60~70%, 독일이 80~90%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저조한 수준이다.
여기에 한국은 평균 수명의 증가와 출산율 저하로 ‘노인이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시대’에 돌입했다. 따라서 ‘3층 연금’으로 노후의 최소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연금은 최대 5년 수령 시기를 늦출 수 있는데 이 시기를 늦추면 늦출수록 유리하다. 또 군 복무와 출산, 실업 등 처한 상황에 따라 발생하는 각종 크레디트 제도를 유념해 둬야 한다.
강 대표는 “주택연금은 연금이라곤 하지만 사실상 대출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집 외에 다른 자산이 없다면 주택연금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재산세 감면과 소득세 공제, 주택담보대출(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거주 안전성을 보장하면서 부부 종신 수령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연금 상품의 최대 장점은 세제 혜택이다. 강 대표는 “세액 공제 연금 상품이 비과세 상품보다 유리하다. 연금저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합쳐 700만원까지 세액이 공제되기 때문”이라며 연금 계좌는 해지하지 말고 대출이나 부분 인출을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82년생 김지영’이 부동산에 뛰어든 이유
3부와 4부에서는 가장 뜨거운 재테크 수단인 ‘부동산 시장’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망했다. 국내 최고의 부동산 전문가로 꼽히는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이 ‘2020년 부동산 시장 인사이트, ‘82년생 김지영’ 세대와 공감하라’를 주제로 3부 강연을 진행했다.
박 전문위원은 내년 부동산 시장의 변수를 크게 세 가지로 꼽았다. 첫째는 ‘82년생 김지영 세대’의 부동산 소비 패턴이다. 30대는 다수가 맞벌이 부부로 구성돼 있어 도심·역세권·새 아파트를 선호한다. 이러한 30대들의 성향은 곧 강북의 아파트 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또 최근 2030은 스마트폰을 활용해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등 집 안에서 모든 여가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해 다양한 시설을 갖춘 커뮤니티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전문위원은 “30대는 지금의 청약 제도를 일종의 ‘희망 고문’으로 인식한다”며 “한국의 집값은 계속 오르기 때문에 지금 시기가 결국 막차가 아니라 여긴다”며 30대가 부동산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이유를 설명했다.
둘째는 갭 채우기다. 이미 고평가될 때로 고평가된 서울 아파트 값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은 약보합세를 나타내며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지역에서 ‘갭 채우기’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12월 16일 발표된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강남 고가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더욱 강해져 그동안 더디게 올랐던 지역을 주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박 전문위원은 ‘함부로 다주택자가 되지 말라’를 키워드로 꼽았다.
4부에서는 여의도 출신 부동산 전문가인 이상우 익스포넨셜 대표가 ‘분양가 상한제 이후 주택 시장’에 대해 분석했다. 이 대표는 “지난 2년간 전셋값이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내년엔 전셋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특별히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만한 악재도, 호재도 지금으로선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해 부동산 시장을 살펴보면 내년 시장을 전망할 수 있다. 2019년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4월까지 다소 하락했다. 좋은 지역에서 저렴한 청약이 많이 나올 것이란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2019년 청약은 나오지 않았다.
11월엔 서울 송파, 강남, 경기 성남, 수원 영통, 부산 수영 등 인기 지역의 가격이 올랐다. 이는 교육 관련 정책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동시에 아예 부산 지역으로 눈을 올려 이익을 본 투자자들도 다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대표는 2020년 부동산 시장의 큰 변수는 ‘전셋값’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셋값이 오르면 세입자들은 더 보태 집을 사려고 하기 때문이다. 또 내년 4월 15일로 예정된 21대 총선과 2025년으로 예정된 외고·자사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도 변수로 작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2020년 가장 뜨거운 부동산 시장으로는 원픽 ‘강남’에 신길과 고덕을 추가했다.
이 대표는 “12월 16일 발표된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매물이 나오는 것이 더더욱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분양가 상한제는 시장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mjlee@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56호(2019.12.23 ~ 2019.12.2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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